• 최종편집 2026-10-0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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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대추
문화예술 10-08 21:32
[비아의 지리산 둘레길 완주3] 함양 편
고을이야기 10-08 16:35
쥐 잡기와 산통 깨기
기후위기 10-08 16:29
[곰주옥 X 인간주옥] ⑦ 풍요로운 삶을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하는가?
기획 10-07 19:24
핵발전소 32기의 나라에서 탈핵의 길을 걷는 순례자 - 청명 인터뷰
사람이야기 10-03 14:35
내 얼굴도 저런갑서
고을이야기 10-01 16:45
구례 동네 작가 정지아의 신간 찌니주의보
문화예술 09-30 11:42
[안철환의 절기 이야기] 추석과 함께 가을의 정점 추분
기획 09-26 21:41
구례 가을빛
문화예술 09-26 16:25
100년 전통 오일장이 무허가? 일심철물 60년, 산동 오일장과 함께한 세월 - 임순덕 어르신 인터뷰
사람이야기 09-23 19:43
사진으로 보는 919 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고을이야기 09-23 09:51
[뒤웅박 씻나락] "농민·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식량주권 실현" 이수미
기획 09-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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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촉 09-21 06:30

    지구에게 숲을, 곰에게 칡덩굴을

    곰에게 숲을, 칡덩굴을 전하러 갑니다 숲! 하면 벌써 시원한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아요 하물며 숲에서는 숲 할 필요없이 숲과 한 몸이 되지요. 기후 정의 행진의 날 우리는 구례향교 앞에서 만나 숲으로 갑니다. 왜냐구요? 칡덩굴을 모아 구례 곰마루 쉼터의 곰에게 가려고 합니다. 산에 숲에 있지 못한 곰에게 숲을 전하려고요. 곰이 칡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칡 이파리 너풀거리는 한겨레 평화의 숲 앞에서 멀리 캐나다에서, 전주 남원 아영 하동 악양에서 모여 구례 우리와 마음을 한데 모읍니다. 칡인 줄 몰랐던 넓고 푸른 잎을 덩굴 채 잡아끌며 칡을 알아갑니다. 언젠가 맡음 직한 향이 코를 찌릅니다, 덩굴을 잘라 자루에 담습니다. 칡덩굴에 꽃이 딸려오고 풀이 딸려옵니다. 옆의 초등학생 아이가 재채기합니다. 그래도 칡을 끊어내는 아이의 손길이 자랑스럽네요. 울타리를 동여매던 칡을 제거하니 길이 환해집니다. 트럭에 가득 찬 칡덩굴을 싣고 구례 곰마루 쉼터로 달려갑니다. 가는 길에도 칡이 넝쿨 채 나무를 감고 하늘로 오르고 있네요. 대다수 처음 방문한 곰 마루 쉼터. 트럭에서 칡덩굴을 한데 끌어 내립니다. 트럭만 한 면적의 칡 한 덩굴이 바닥에 내려앉는 순간을 상상해보세요. 커다란 쑥떡 한 판처럼 말이죠. 쉼터 직원이 칡공을 만들어 보입니다. 우리 손을 거친 다양한 칡공, 커다란 공, 중간 공, 작은 공, 곰의 장난감인 타이어 빈 곳에 칡잎을 넣고 있어요, 작은 칡공에 과일을 넣어줍니다. 칡공은 오늘 곰들에게 주는 간식거리입니다. 운동장에 커다란 칡공을 넣고 작은 숲을 만들고 싶군요. 쉼터에 있는 곰 식구들이 다양한 동작과 언어로 우리를 환대합니다. 사육되던 곰이, 다리 하나가 없는 곰이, 왼쪽 다리에 상처가 흉터로 남아있군요. 앞이 보이지 않은 곰이 앞에 보입니다. 각자 곰이 사는 곳에 이름과 성별이 있고 그 옆에 "약" 이 궁금하여 묻자 정형 행동이 있어 약물을 복용한다고 합니다. 처음 곰마루쉼터를 방문하여 CCTV로 본 곰의 행동이 떠오릅니다. 지속적으로 배회하던 곰이 마음에 걸렸었는데, 그들에게 감각풍부화를 위해 우리가 고민할 때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한 칡덩굴을 모아 곰에게 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문수사에서 옮겨온 곰에게 칡공을 주러 갑니다. 작은 칡 공에 사과를 넣어서 부기에게 줍니다. 아삭아삭 먹는 소리 들려주고 싶군요. 넝쿨을 잡고 뜯어 입으로 가져가는 무니, 수리를 한참 지켜봅니다. 문수사에서 울부짖던 그 눈동자가, 나를 쳐다보던 그 눈동자가 비록 산은 아닐지라도 더 나은 자리를 찾아 다행입니다. 신선한 칡 이파리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푸릇한 칡 향과 영양분을 산에서 숲에서 함께 하던 곰의 기억이 야생성이 살아나기를, 사육되던 곰들, 일일이 이름을 다 말할 수 없어도 그들에게 오늘 우리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숲이 곰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구례에 곰마루 쉼터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곰에게 가는 처음이 두 번 세 번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칡덩굴처럼 연결된 시간을 뿌듯해하며, 오늘 작은 활동이 일회성이 아닌 두 번 세 번의 내일로 이어지기를 희망하며 곰들과 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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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홍현경 10-08 16:29

    쥐 잡기와 산통 깨기

    내 안에 있는 악마가 가끔 입 밖으로 욕을 내뱉을 때가 있습니다. 저런 쓰레기 같은, 망할 세상, 이라고요. 악마는 복수의 칼을 갑니다. 누군가에게 슬픈 일이 벌어졌는데도 쌤통이라고 말합니다. 잘못했으니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요. 또 이 악마는 아주 비겁합니다. 큰 소리로 말하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말합니다. 광장에 나와 말하지 못하고 집안에서만 말합니다. 그래도 난 이 악마를 버릴 수 없습니다. 가끔 이렇게라도 욕하고 분노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으니까요. 할 수 있는 일이 겨우 이것밖에 없는 것 같다고 느끼는 날엔 더욱 그가 필요하지요. 누가 소리 지를 텐가 박연준 시인의 첫 소설 『여름과 루비』를 읽다가, 내 안에 숨은 악마에게 물었습니다. 소리 지른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요. 여덟 살 여름은 동네가 떠내려갈 정도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느 교회에서 한 아줌마가 도망가려는 쥐의 꼬리를 한쪽 발로 잡고는 “집사님 빨리 연탄집게!” 하고 외치고 있을 때였습니다. 여름이 찢어질 듯 비명을 내지른 채 멈추지 않자, 아줌마는 여름에게로 와 화를 냅니다. 다 잡은 쥐를 여름이 소리 지르는 바람에 놓쳤다고요. 사람들은 쥐가 무서워서 소리를 지른 줄로 생각했을 테지만, 여름은 ‘쥐가 아니라 연탄집게의 도착’을 두려워했습니다.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일어날 일’을 무서워했던 여름은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름이 무서워한 일은 쥐의 죽음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날 그 교회 마당엔 쥐를 잡으려는 아줌마뿐 아니라 친구 루비를 잡으려는 남자애들도 있었거든요. 집에 방이 세 개고, 목욕탕이 두 개 있다는 루비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눈으로 확인해 보고야 말겠다는 남자애들이 루비를 앞장세워 기어코 그의 집에 따라가던 날이었습니다. 루비가 앞서고, 그 뒤를 남자애들이, 또 그 뒤를 여름이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여름은 굳이 루비의 말을 심판대에 세워 쥐 잡듯 잡도리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남자애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집에 가다 말고 루비가 교회 앞 벤치에 앉아 책을 보려 하자 그네들은 얼른 네 집으로 가자며 루비를 닦달합니다. “빨리 가라고! 순 뻥쟁이 아냐!” 여름은 아이들이 루비를 때린다면 달려가 말릴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바로 그때 아줌마가 쥐 꼬리를 밟고 집사님을 불렀던 것입니다. 여름이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면, 쥐가 잡혀 죽었을 것이고, 루비가 애들에게 맞거나 강제로 일으켜져 집으로 가야 했겠지요. 루비의 얼굴이 벌게졌고 쥐의 몸부림이 극에 달했을 때 여름은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렇게 소리를 지름으로써 루비는 남자애들로부터 달아났고, 쥐는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허탕 친 사람들이 여름을 쏘아봅니다. 여름은 너무 세게 오래 소리를 지른 탓에 목이 아팠습니다. 나는 이 장면에서 여름이 부러웠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안의 악마가 여름을 부러워했습니다. 소리를 질러서 산통을 깼으니까요. (아, 좋겠다…….) 와장창, 쨍그랑, 또는 쩍 나의 악마는 늘 산통을 깨고 싶어 합니다. 산통은 점을 칠 때 쓰는, 산가지를 넣은 통인데, 산통을 흔들다가 뚜껑에 난 작은 구멍으로 산가지가 튀어나오면 그 괘로 점을 쳤다고 합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지만, 오늘날 ‘산통을 깬다’는 건 ‘다 잘되어 가던 일을 이루지 못하게 뒤틀다.’라는 뜻으로 쓰고 있어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이튿날 산통을 깬 사람이 생각납니다. ‘제로웨이스트샵 알맹상점’의 고금숙 대표인데요, 그는 “탄핵안 가결 풍선 날리기, 나만 불편해?”라는 글을 자기 SNS에 올렸어요. 뭔가를 축하하기 위해 굳이 미세플라스틱을 지구에 흩뿌릴 필요가 있냐는 거죠. 그러면서 “누군가는 환경을 생각하자는 제안을 ‘기쁜 순간에 산통을 깬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산통을 깨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해서, 나의 악마가 기뻐했답니다. 지난 8월, 산통 깨기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919 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을 준비했습니다.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자본 추앙 사회’의 흐름을 깨는 일을 산통 깨기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죠.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놓는다고 해도, 벽소령을 뚫어 도로를 놓겠다고 해도, 한 기업이 하루 600톤이 넘는 지리산 지하수를 퍼내도, 여기저기 송전탑이 세워지고 농지가 사라진다고 해도, 3대 메가프로젝트로 막대한 이윤은 사기업이 가져가고 물 부족과 각종 오염은 시민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와도, 누군가는 화석연료의 풍요를 누리고 누군가는 기후재난으로 죽는 기후부정의가 벌어져도, 소리 지르지 않는다면 나는 연탄집게가 될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올해 지리산권 기후정의행진은 구례와 남원 산내에서 열립니다. 구례는 19일 오후 3시 구례읍사무소에서 출발해 봉성산 정상까지 행진합니다. 13일부터 19일에 걸친 기후정의 주간에는 크고 작은 시민 작당 모임도 열립니다(포스터 참고). 거대한 흐름이 아무리 내게 “믿으셔야 합니다” 할지라도 나는 의심하겠다, 그 흐름을 깨 보겠다, 하고 함께 말할 수 있는 기후정의행진에서 만납시다. 그때 우리도 여름처럼 소리를 질러 봅시다. 아무리 흔들어도 착취와 수탈만 나오는 이 산통을 같이 깨 봅시다. 이 글은 <봉성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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