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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환의 절기 이야기] 가을 익어가는 백로
- 8월령백로는 보통 음력 8월에 들지만 올해는 7월 25일에 들었습니다. 8월의 시작이 백로인데 7월에 들었으니 빠른 백로입니다.음력 8월은 12지지 중 유酉월로 유는 항아리에서 술 익는 모습을 표현한 겁니다. 7월에 시작한 가을이 8월에 익어가는 거겠지요. 7월 처서에 팬 이삭이 8월 백로에 익기 시작하는 건데요, 그래서 백로가 되서야 늦게 팬 이삭은 쭉정이가 됩니다."백로에 벼 이삭패지 않은 집엔 가지도 말아라" 라는 속담은 얻어먹을 게 없다는 뜻일거구요, 괜히 민폐끼칠 걸 저어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8월의 정점은 추분과 추석입니다. 이 대목에선 진짜 드릴 말이 많으니 그 때 가서 하기로 하고 요번엔 백로에 집중할까 합니다.가을이 무르익는 백로이젠 진짜 본격적인 가을에 들어섰습니다. 새벽엔 이불 덮어야 남은 잠 청할 수 있는 때가 된 것이죠. 찬 기운에 놀라 창문 닫고 겹이불 덮었는데도 이미 깬 잠을 이어가지 못 해 이글을 긁적이고 있네요.그런데도 한 낮은 여름이 아직 남아있어 조심은 해야 합니다.백로에 딱 맞춰 출수를 완료한 벼 이삭의 익어가는 모습은 진짜 그럴듯합니다. 그 거 보고 싶어 눈에 어른 거릴 정도니요.모종하지 않고 씨로 심어 지주 없이도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고추와 가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듬직하기만 합니다. 때를 놓쳐 너무 웃자란 놈을 모종해 기대도 안했던 들깨와 콩들도 고추 가지 못지 않은 기세를 보면 미안키도 하지만 대견한 마음이 크네요. 논 둑에 심은 콩은 자리잡자마자 떡잎만 남기고 과감히 적심해주는데요, 웃자라 이미 떡잎은 대부분 떨어져 어딜 잘라줄지 몰라 물어보는 아내를 저는 그냥 모른 척 하고 말았어요. 아내도 결국 죽거나 말거나 대충 하고 뒤돌아선 모양이대요. 풀 속에서 목숨줄 겨우 잇고 있는 놈에게 숨통을 터 주려 풀을 벤 건 순전히 벼를 위한 거였어요. 근데 그러고 나서 힘을 내기 시작하더니 벼를 흉내 내려는 건지 그럴 듯하게 코투리를 달고 키우고 있는거지 뭡니까. 어린 콩코투리 즙을 쪽 빨아먹어 쭉정이 만드는 개미허리노린재도 올 해는 나타나질 않아 코투리가 예쁘게 익어갑니다.들깨는 웃자라도 잘 사는 편이지만 이번엔 좀 심했습니다. 그렇게 뻘춤히 웃자란 들깨를 고구마 심듯 누여 심고 윗 순을 잘라주라는 제 말에도 아내는 심드렁했지요.워낙 생명력이 강한 놈이라 믿긴 했지만 뿌리 내릴 때쯤 북을 주며 바라보는 제 마음도 심란하긴 매 한가지였어요.그럴 때는 그냥 잊고 마는 게 상책입니다. 그렇지만 결국 들깨는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여지껏 키운 것 중 단연 제일입니다. 열심히 순도 지르고 잎사귀도 따다 먹었지요. 이젠 이놈도 가을이 온 걸 눈치 챘는지 잎의 기세가 약해져 있더만요. 에너지를 모아 꽃을 피우려 용을 쓰고 있는 겁니다.네팔 소식을 그냥 넘기려니 개운치가 않습니다. 남 얘기가 아니기도 하고 또 우리 잘못 같아 더 그렇습니다.사실 기후 변화는 지구 입장에선 하나의 생리현상 같은 걸지 모릅니다. 감기 같은 거라 할까요?구석기 시대처럼 이동하는 삶에선 기후변화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답니다. 기후 따라 이동하면 되니까요. 아마 기후변화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전 지구로 퍼져갔을 겁니다.그런데 농사지으며 붙박이 삶이 위기를 키웠습니다. 어디 갈 데도 없고 갈 방법도 잊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이번 기후변화는 도시문명이 주도하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 합니다. 네팔이 그걸 얘기해주고 있는데요 당장의 홍수는 새발의 피일지 모릅니다. 빙하가 사라지는 게 더 큰 문제이지요. 히말라야 빙하는 남극, 북극과 또 다른 극으로 몬순기후의 발원지입니다. 그 덕에 장마가 있어 폭염에도 견디고 살 수 있는 거겠죠. 알프스, 안데스 고산 빙하도 그런 역할을 합니다. 지구 곳곳의 고산 빙하들이 지구의 다양한 기후 조건들을 만들어주어 인간도 그 외 많은 생명들도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었겠지요.더 중요한 사실은 고산 빙하들이 바로 많은 강들의 발원지라는 사실입니다. 빙하가 사라지면 강들도 말라버릴 수 있다는 점이죠. 강도 사라지고 몬순도 사라져 비도 오지 않는다면 지구가 어떻게 되겠습니까?기후변화의 끝판은 바로 가뭄입니다. 제가 되도록 물 적게 주고 작물의 자생력을 키워보려 농사짓는 나름의 명분입니다. 되도록 직파한다든가, 지주를 세워주지 않는다든가 논에 물을 자주 뺀다든가 하는 식이죠.고추든 가지든 직파를 하면 지주 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뿌리를 깊게 내려 스스로 버티고 쓰러지지 않으려 열매를 많이 달지 않지요. 적당히 감당할만큼만 열매를 여니 쓰러지지도 않고 거의 병도 없습니다. 가지는 더 쉽구요, 토마토는 아직 모종을 하지만 지주는 세워주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수량은 적지만 물도 안 주고 지주도 안 해주는데 병도 없다면 전체적으론 가성비가 높지요. 더 중요한 건 가뭄에 대비한 이른바 한전旱田농법의 주요 방법이라는 겁니다. 전통농법의 지혜이지요.논에도 벼가 자리잡아 그늘을 드리우면 풀이 힘을 못 쓸 때 물을 뺍니다. 그러다 이삭 팰 때 물을 넣는데 자작자작할 정도 넣고 그것도 이삼일 있다 빼지요. 수확할 직전까지 물 담아 놓는 논하곤 다릅니다. 물이 상시로 담겨 있으면 논 흙이 혐기상태가 되어 발생하는 메탄도 거의 없을 겁니다. 거름도 완숙된 거나 오줌으로 웃거름 정도만 주니 메탄가스든 그보다 더 무섭다는 아산화질소 같은 온실가스가 별로 발생되지 않을 거라 자신하지요.몇년 전까진 저희 논에 장마 때 아니면 아얘 물이 없었어요. 논 벼인데도요. 모내기도 건답에서 했지요. 훨씬 전엔 벼도 직파를 했어요. 그러다 지금처럼 제한 급수를 하고 모내기를 하는 건, 제초와 밀 이모작 때문입니다. 확실히 물을 채우니 피사리를 한 두번밖에 하질 않아요. 수량도 1.5배는 되구요. 더 결정적인 건 밀과 이모작이 된다는 겁니다. 직파하면 일찍 심어야 해서 이모작이 안되거든요.암튼 지금처럼 물을 많이 쓰는 농사방식은 기후변화에 아주 위험합니다. 물을 아끼며 농사지었던 조상들의 지혜가 절실합니다. 네팔사태가 일러주는 메시지를 저는 그렇게 해석하지요.옛날처럼 기후변화에 따라 이동하며 살 수는 없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붙박이 삶이 기후변화를 억제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 땅이 가뭄으로 사막화되는 걸 막아야 하니까요. 이동하는 삶은 떠나면 그뿐이니 사막화를 막지는 않을거잖아요. 지금 지구 곳곳의 사막들이 그렇게 방치되어 생긴 것들이 많을 겁니다.그렇지만 지금처럼 물도 낭비하고 끝없는 단작농사로 토양을 망가뜨리고 도시에선 온실가스를 펑펑 뿜어대면 지구엔 더 많은 사막들이 생길겁니다.반대로 조상들의 지혜를 살리면 대안을 만들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당장의 문제를 막지는 못해도 노아의방주 같은 대안은 되지 않을까요? 내일 당장 하늘이 무너진다해도 나는 오늘 한알의 콩씨를 심으려 하는 명분이지요. 그것도 즐거운 마음으로요. 글을 쓴 안철환 선생은 온순환협동조합, 전통농업연구소 대표이고 경기도 안산에서 ‘산림생태텃밭 먹거리숲 농장’을 운영한다. 남은 음식물과 똥오줌, 커피 찌꺼기를 받아 직접 거름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으며, 우리 토종 종자와 전통 농업 살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25년 전, 처음으로 심은 배추 씨가 3일 만에 싹 트는 걸 보고 ‘씨 안에 누가 있었구나!’ 깨닫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우리가 먹는 배추는 단순히 물질적인 먹을거리가 아니라 나와 별 차이 없는 생명이며, 그래서 먹는다는 것은 생명을 먹고, 생명과 소통하고, 생명과 하나 되는 일이라고 믿는다. 쓴 책으로 《시골똥 서울똥》(2009), 《24절기와 농부의 달력》(2011), 《호미 한자루 농법》(2016), 《토종농법의 시작》(2020)이 있고, 옮긴 책으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200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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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환의 절기 이야기] 가을 익어가는 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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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사는 맛구례 사는 맛
- 구례 살다 보면 구례 맛이 있다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 정자 옆 연밭에 연꽃이 피었다. 유산 할미의 목소리가 정답다. 깜빡하는 기억도 이쁜 치매 어르신 파가 푸릇푸릇, 솔이 푸르고 열무가 파란 텃밭 대파 한두 뿌리 뽑고 싶다. 나는 영락없는 도둑심보다. 듬성듬성한 잔디가 말한다. 차라리 나를 밟고 밟아라. 내가 짠흐제! 분토마을 봉숭아꽃이 참 예쁘다. 손톱에 꽃물 들게 숯과 백반 넣어 봉숭아꽃, 잎을 넣고 돌로 찧던 날이 있었다. 할매들 합창을 한다. “긍께 말이요” 지리산에서 캔 고사리 말려 농산에 맡기고 센터로 가는 할미, 등을 쓰다듬자 “내가 짠흐제!“ 한다. 광의 주유소 왼쪽 길로 들어가면 백조미용실을 지난다. 마을 미용실이 남아있어 정답다. "이따 파마 흐러 강께 이따가 나 저그 앞에서 내려주씨요 이!" 아직 곱슬거리는 백발의 할미가 정겨워 자꾸 말을 걸고 싶다. 죽마리 할미 텃밭에도 대파가 쑥쑥 자란다. 파도 파도 팔 것이 많은 할매들, 입에서 나오는 입말이 맛깔스러운 파향처럼 퍼진다. 감칠맛 나는 꼬들빼기 넣은 파김치처럼, 언젠가 파꽃이 피겠지. 할매들 속에서 내 생각도 자란다. 긍께요, 거시기, 긍께말이요 일본어가 안되어 한숨을 푹푹 쉬는 정 선생. 나도, 복습 하나도 못했어요 흥께 “긍께요” 한다. 내 귀로 들어오는 낮은 음표 "긍께요" 후렴구 긍께요! 앞에서 일본어가 잘되는 문 선생님, "거시기해도 열심히 배워봅시다. 내가 도와줄게요." 학생들에게 일본어 자료를 출력하여 전해주는 팔순의 문 선생님 고마워 빠질 수 없는 일본어 수업, 일본어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노트 한권씩 선물한다. 노트에 회화, 문법, 단어, 해석 등 자세하게 기록한 노트를 견본으로 보여주며 기록하여 항상 들고다니라고 나눠준다. 김선생님 덕에 일본 말이 몸으로 쳐들어와 빠질 수 없는 수업이 기다리고 있어요 구례, 긍께말이요, 거시기… 이 맛은 구례를 오래 살은 사람들이 주는 맛이그마요. 옆에서 정 선생이 긍께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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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무지개
- 「섬진강 편지」 -섬진강 무지개 윗녘에 내린 비로 불어난 강물이 탁해졌습니다. 구월, 첫 아침 구례에서 곡성까지 섬진강변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 강에서 선연한 무지개가 피어올랐습니다. 상서로운 기운입니다. 네팔에서 기적 같은, 기쁜 소식이 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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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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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지리산권 주민 기후재난 보상·복구 인식 조사 설문
- 지리산권 주민 기후재난 보상·복구 인식 조사 설문 안녕하십니까! 본 조사는 지리산권에 거주하는 주민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기후위기와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재난 위험에 대해 주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진행됩니다. 또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보상 및 복구 제도에 대해 주민 여러분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실제로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하여 앞으로 더 나은 재난 대응 정책과 지원 제도를 마련하는 데 활용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응답은 통계 분석과 정책 제안에만 사용되며, 개인정보는 관련 법령에 따라 안전하게 보호됩니다. 설문에는 정답이 없으며, 평소 느끼신 생각과 경험을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은 지리산권 주민의 안전을 지키고, 기후재난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바쁘시더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 설문에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기후재난대비를 위한 지리산권 시민모임 - 설문 참여 https://forms.gle/LaU4q2r7jhERpQKi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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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지리산권 주민 기후재난 보상·복구 인식 조사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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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의 둘레길 완주1]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우리나라는 전국의 80% 가량이 산지로 되어있는 아주 작은 나라다. 따라서 아름답고 수려한 산들이 많다. 정상을 오르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요즘은 모든 산들에 둘레길을 만들고 있다. 집 뒤 작은 산에도 운동을 위한 둘레길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니까. 작은 산은 한 바퀴 도는데 반나절, 조금 더 큰 산은 하루가 걸리는 곳도 있다. 네 개의 지역에 걸쳐 있는 지리산처럼 큰 산은 21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어 보통 사람은 21일 동안 걸어야 완주할 수 있다. 중국 사람들은 공원에 모여 건강 체조나 춤을 춘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걷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걷기 좋아하는 국민성 때문인지 전국에 ‘무슨 길’ 무슨 길‘ 하면서 전국을 걷는 길로 만들어 놓았다. 가보면 도로 옆을 하염없이 걸어야 하는 길도 있고, 아주 짧아서 거기까지 찾아온 것이 후회가 되는 길도 있고, 관리가 되지 않아 찾기 힘든 길도 많다. 혹자는 걷기는 명상의 일부라고 하고, 혹자는 건강을 위해서 걷는다고 한다. 어떤 이유로 걷든 걷기는 몸과 마음 건강에 좋은 방법이다. 누가 나에게 왜 그토록 걷기를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숲이 좋아서’ 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나 임도 등을 걷는 것은 극히 싫어하니까. 나무가 있고, 여러 꽃들이 피어 있는 흙을 밟을 수 있는 숲길이 좋다. 그래서 난 지리산둘레길 걷는 것이 좋다. 내가 지리산둘레길을 처음 찾은 것은 아마도 거의 20여 년 전인 것 같다. 처음 지리산둘레길이 생겼다고 해서 부리나케 달려왔으니까. 숲길로 이루어진 지리산둘레길은 둘레길다웠다. 그때는 초기이고 걷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혼자 둘레둘레 걸으며 산속 마을을 지나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밭에서 일을 하시다 나를 보고 물으신다. “이곳이 뭐 볼 것 있다고 걷는다요?” 울창한 숲과 작은 계곡, 논과 밭, 그리고 간혹가다 마주치는 산골마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지리산이기에 느껴지는 정취는 지리산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 후로 지리산둘레길이 하나씩 생길 때마다 찾아온 지리산, 어느덧 21개의 코스가 형성되고, 함께 걷는 프로그램도 생겼다. ‘사단법인 숲길’에서 ‘벅스(길안내 화살표)’도 세우고, 늘 관리도 하기 때문에 지리산둘레길은 늘 정성들여 가꾸는 손길과 찾는 발길들로 분주하다. 지리산 둘레길은 지역마다 센터를 운영한다. 둘레길 코스에는 구간 구간에 ‘벅스’가 서 있기 때문에 벅스의 화살표를 따라 걸으면 되니 길 찾기가 쉽다. 지리산 둘레길을 시작하려면 ‘스탬프포켓북’을 사서 스탬프를 찍으면서 다니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 스팸프북에는 코스별 안내도와 난이도, 스탬프와 화장실 위치 등도 나와 있다. 스탬프북은 각 센터에서 구매할 수 있다. 자세한 코스별 안내는 ‘사단법인 숲길’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숲길’에서 운영하는 ‘토요걷기’ 프로그램에 신청하여 함께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교통편이 제공되기 때문에 다시 차를 가지러 되돌아와야 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혼자 다니는 위험도 피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걷는 길에 동행이 있다는 것은 든든하고 즐겁다. 지리산은 남원, 함양, 산청, 하동, 구례 이렇게 5개의 지역에 걸쳐있기 때문에 둘레길 코스도 5개지역 21개 구간으로 나뉜다. 보통은 남원 주천센터에서 시작하는 둘레길을 1코스로 친다. 물론 둘레길 센터에서 나눈 것은 아니고, 처음 시작이 남원이어서 그때부터 1구간이라 부르던 것이 고정관념으로 남겨진 것 같다. 주천에서 시작해서 운봉 방향으로 걷는 길을 순방향(빨간색 화살표), 반대편 검은 화살표 방향으로 걷는 길을 역방향이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길은 순방향이 편하고, 어떤 길은 역방향으로 걷는 것이 좀 더 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길도 순방향으로 걸을 때와 역방향으로 걸을 때 바라보여지는 풍광과 길의 느낌이 다르니, 이쪽저쪽으로 두 번 걸어도 손색이 없다. 숲길을 좋아하는 사람은 포장도로나 마을도로 길을 따라갈 때면 ‘둘레길이 뭐이래’ 하면서 싫어하고, 둘레길이니 평탄한 길 걷기라 생각하고 걷는 사람은 경사가 있는 산길을 오를 때면 ‘둘레길이 아니라 등산이네’ 하면서 힘들어한다. 둘레길이 숲 오솔길로만 이루어져 있으면 금상첨화이겠으나, 그렇게 만들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 그러지 못했을 것이니 좋은 점만 취하면 된다. 숲길을 오를 때면 ‘숲길이어서 좋네!’ 하고, 평지 길을 걸을 때는 ‘마을구경도 하고, 평지라 편해서 좋네!’ 하고. 그래도 지리산은 전국 곳곳의 ‘산둘레길’ 어느 곳보다, 가장 ‘산둘레길’다우니까. 봄이면 길가에 벚꽃이 만발하고, 농장엔 감꽃, 배꽃 등 갖가지 꽃이 핀다. 산에 갖가지 야생화가 만발하는 것은 물론이다. 여름에는 계곡이 있는 숲길과 폭포가 있는 숲길을 걸을 수 있고, 가을이면 온 산이 단풍으로 물든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이 바람따라 일렁이는 춤을 볼 수 있는 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곳곳에 자리한 마을들의 아기자기함과 논과 밭이 만들어낸 선들의 아름다움. 계절별로 다른 색색의 풍광들을 볼 수 있는 길이 지리산둘레길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거의 숲길로만 이루어졌던 둘레길이 이제는 포장된 임도와 마을길들로 바뀐 곳이 많아지고, 그늘이 없이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걸어야 하는 길도 늘었다. 숲에서 나와 도로를 따라 걷는 길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서서히 진행되었는데,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예를 들자면 이렇다. 먼저 산속에 있는 밭의 농작물과 과수에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자꾸 손을 데면서, 피해를 당한 주인들이 길이 내주지 않게 되면서 둘레길이 우회 도로로 달라진다. 둘레길이 도로로 나왔다 들어갔다 하게 되는 이유다. 두 번째는 산 위까지 개발이 되면서 임가 포장이 되어 농로가 되고, 전원주택들이 들어서면서 포장도로로 변했다. 그러다 보니 임도를 또 다시 새로 내면서 시멘트 포장이 된다. 세 번째는 산사태, 산불 등의 자연재해다, 무분별한 개발이나 부주의로 인한 것이니 인재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작년과 올해는 산불과 산사태 등으로 인해 구간이 통제되고, 특히 산청지역의 피해가 심했다. ‘지리산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지리산에 오지 않는 사람이다’고 지리산둘레길 안내자는 말한다. 인간의 발길이 닿으면 그 자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의 훼손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인간과 자연은 공존해야 하고, 숲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은 숲에 다녀간 흔적을 남기면 안 된다. 이것이 우리가 등산을 하면서, 둘레길을 돌면서 지켜야 할 자연에 대한 예절이다. 자신이 만든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야 하고, 과일껍질 등도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 되었다. 그럼에도 간혹 음료수병, 떨어진 사탕껍질, 휴지 등을 볼 때면 얼굴이 찌푸려진다. 길을 내어준 농부들에게도, 산속 마을 분들께도 늘 감사한 마음으로 걸을 일이다. 둘레길을 돌면서 ‘농작물에 손대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을 종종 접할 때면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마을 주변에 심어진 농작물뿐 아니라, 밤농장 주변에 떨어진 밤이나 감. 매달려 익어가는 오디, 두릅 등등... 떨어져 썩어가는 것처럼 보여도 주인이 수확을 위해 키우고 있는 모든 것에는 함부로 손을 대면 안 된다. 산속 깊은 곳을 걷다보면 산밤도 있고, 자생하는 오디, 머루 산딸기 등의 열매도 많이 있으니, 그런 자연의 선물만으로도 충분하다. 산길을 걷다 보면 음악을 크게 틀고 걷는 사람을 만난다. 음악은 자신에게 좋은 선율일지 모르나,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소음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이어폰을 쓰면 좋겠다. 또산행을 할 때 스틱을 사용하는 것은 좋으나, 스틱을 자신의 몸보다 뒤로 들어 뒷사람을 다치게 할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을 가끔 겪는다. 스틱의 뾰족한 부분이 뒷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신경 쓸 일이다.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걷는 것도 좋지만 숲을 즐기면서 걷는 것도 필요해보인다. 숲속에는 다람쥐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시냇물소리 등 온갖 아름다운 소리들로 가득 차 있다. 귀 기울여 소리를 들어보고, 소리의 근원을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길에 핀 작은 야생화들이 제모습을 뽐내는 것도 바라보면서, 시인은 노래하지 않았나 ‘자세히 보아야 더 예쁘다’고. 지리산을 오르거나. 둘레길을 돌면서 느끼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지리산 둘레길의 같은 코스를 서너 번씩 걷는 나를 보고, 누군가가 물었다. “그렇게 여러 번 같은 길을 걸을 의미가 있어요?” 물론이다. 지리산둘레길은 걷는 계절에 따라, 그날의 날씨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보고, 느끼며, 걷는 걸음마다 길은 모습을 달리한다. 그러니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고, 오래도록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더없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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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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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의 둘레길 완주1]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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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주간 행사 안내
- ★ 919 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행진 안내 ★ 구례 : 2026.9.19(토) 오후 3시 구례읍사무소 ~ 봉성산 행진 남원산내 : 2026.9.19.(토) 오후 4시 산내면사무소 ~ 실상사 행진(사전행사 1시부터) 주최 : 919 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조직위, 지리산사람들 ▧ 지리산 불태우고, 섬진강 말려 죽이는 착취 폭주를 멈춰라! ▧ 지리산 불태우고, 람천·임천 말려 죽이는 착취 폭주를 멈춰라! ★ 919 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주간 행사 안내 ★ - 13일 (일) 16:00-18:00 네 이웃의 옷장(‘구병모_네 이웃의 식탁’ 오마주) @ 함양 동네책방 오후공책 - 14일 (월)·15일 (화) 19:00-21:00 기후정의 영화제 <캔 아이 겟 위트니스?> @구례자연드림시네마 - 16일 (수) 19:00-20:00 지구의 노래 sing-along @구례읍 봉동길 3, 1층 - 17일 (목) 10:00-12:00 기후정의 정책 요구안 만들기 @구례 중앙로 25, 2층 - 17일 (목) 13:00-15:00 햇빛소득마을, 네가 궁금 @구례 산보고책보고작은도서관 - 17일 (목) 16:00-18:00 <녹색계급의 출현> 함께 읽기 @온라인 - 18일 (금) 10:00-12:00 초등학생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법 발표 @구례 공유공간 '거실' - 19일 (토) 09:30-11:00 지구에 숲을! 곰에게 칡덩굴을!! @구례 한겨레숲 - 19일 (토) 17:00-19:00 모두의가게 옷케스트라 @하동 악양면사무소 앞 야외공터 ✅ 919 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7대 요구안 ✅ 1. 생태계 서식지·종 다양성 보장하고,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하라 2. 에너지 사용 한계선 설정하고, 탈핵·탈화석연료·공공재생에너지로 에너지정의 실현하자 3. 지역을 희생시키고 생태계와 주민의 삶을 파괴하는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중단하라 4. 생태친환경농업으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지원하고 생명농지 보전 정책과 소농으로의 전환 기반 마련하라! 5. 성장과 소비를 뒷받침하느라 지역에 강요되는 착취와 희생을 똑바로 보고, 성장 사회 신화 깨뜨릴 생태적 대안 문화로 전환하자! 6. 재난에 취약한 지역 인프라와 복지 체계 바로잡고, 재난 예방책과 적응 정책 함께 마련하라! 7. 시민들이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만드는 의사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기후시민 참여권 보장하라 ● 주간 행사 정보 https://docs.google.com/document/d/1ewumSWzthXsrjqRGxulFsOlZnACvUSydJTviATLGur4/edit?usp=sharing ● 지리산사람들 https://www.instagram.com/jirisanpeopl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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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기후정의행진 지리산행동 주간 행사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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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물매화
- 「섬진강 편지」 -사라진 물매화 끊겼던 계곡 물소리가 단비에 살아났다. 저만치 아래서 흐르는 물소리만으로도 들꽃들 꽃빛이 맑아졌다. 선한 소리는 소리만으로도 대지를 적시고 우리들 마음까지 시원하게 적신다. 노고단 숲길에 물봉선, 진범, 꽃며느리밥풀, 지리고들빼기, 병조희풀, 산비장이, 둥근이질풀, 사데풀, 꿩의비름이 피어 가을을 준비한다. 노고단 정상 부근의 물매화 몇 송이가 보인다. 정상 아래 헬기장의 물매화는 사라진 지 오래, 천상 화원이라 불리던 노고단도 앞으로는 미역줄과 경쟁에서 살아남는 큰 키의 몇 종과 바위틈에 사는 몇 종을 빼고는 점점 사라질 것 같다. 24년 이후 만날 수 없게된 추억의 물매화를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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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물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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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대재앙
- 「섬진강 편지」 -히말라야의 대재앙 새벽에 일어나 EBS 다큐 <하나뿐인 지구> '히말라야의 대재앙, 빙하 쓰나미'편을 봤다. 2014년 방영되었으니 벌써 12년 전에 히말라야의 온난화로 인한 재앙에 대해 예고를 하고 있었다. 히말라야 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에메랄드빛 호수는 더없이 맑고 평온해 보이지만 어마어마한 물을 담고 있는 이 호수는 대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작은 연못에 지나지 않던 임자 호수는 지난 50년 사이에 거대한 호수로 성장했다. 빙하는 계속 녹아내리고 이런 호수는 매년 숫자가 늘어나고 규모도 커져 '빙하 쓰나미'의 위험이 하루가 다르게 가까워지는 중이다. 세계의 지붕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26일 오전 9시경 일어난 네팔 대홍수로 392명 사망·1,400여 명 실종, 한국인 9명도 실종 상태이다. 아직도 2차 쓰나미의 우려가 남아 있고 이 홍수 사태가 지나고 나면 또 물 부족 재앙이 걱정이란다. 이 재앙은 네팔만의 재앙이 아니다. 히말라야 온난화의 주역인 국제 온실가스 배출량 국가별 순위(다큐 내용, 2014년 현재)를 보니 한국이 7위이고 배출량 증가율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망설이고만 있으면 우리는 더 끔찍한 재앙을 당하게 될 것이다. 어제 남동발전에 근무했던 선배에게 혹시 네팔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실종된 후배들 소식을 아는 게 있는지 전화를 해봤으나 선배도 그저 애가 탄단다. 지금은 각기 나뉘어 있는 다른 회사지만 실은 다 같은 한전 직원이었던 전력산업 후배들, 나 또한 해외발전소 건설 현장 경험이 있어서 더 애가 탄다. 올해 말이면 준공 예정이었다니 지난 5년 간 국위선양이라는 자부심으로 견뎠을 열악한 현장의 생활이 짐작된다.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 저녁에 열어주는 소주와 삼겹살 회식이 기다려지던 산간오지의 시간들을 떠올려본다. 오늘은 제발 실종자들의 기적 같은 소식이 전해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비 내리는 아침 섬진강을 바라본다. *사진은 점점 사라져 가는, 몇 개체 남지 않은 <노고단 물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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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 에 대하여
-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에 대하여 『요가 수트라』는 고대 인도에 난무하던 다양한 요가 철학을 통합하여 총 4장 195절의 수트라로 구성한 짧고 함축적인 요가 경전이다. ‘요가’라는 말은 ‘합일’이라는 뜻으로 제한된 에고 의식(개체의식)을 높은 영적 의식 수준(지고 의식인 전체의식)으로 끌어올려 합일을 이루는, 그래서 궁극의 자유로움(해탈,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수행의 한 방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요가 수행을 통해 몸과 마음과 영혼을 하나로 묶어주는 삼위일체의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몸의 자세나 호흡법 등의 바디 요가(하타요가)는 이 궁극의 합일을 위해 몸을 만드는 수단이며 마인드 요가와는 다르다. 전통적으로 요가는 의식의 자기 변형을 이루어 깨달음, 자유, 해탈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이라고 보면 된다. 요가 지식은 전통적으로 밀교의 형태로 스승이 제자에게 직접 가르치는 방법으로 전수되었다. 그러다 보니 혼란이 없지 않았는데 약 2500년 전에 파탄잘리(붓다 이후 2~3백년 사람으로 봄)가 『요가 수트라』를 지어 요가를 집대성하면서 요가의 마스터, 요가의 대부라고 불리게 되었다. 파탄잘리는 『요가 수트라』에서, 요가란 늘 움직이고 있는 마음을 고요 속으로 가라앉히는 것이며 그 고요는 유체 이탈이나 황홀경 같은 무의식적 상태가 아니라 완전하게 깨어 있는 의식의 상태라고 말한다. 완벽한 고요함과 완전한 의식으로 현재의 순간에 깨어 있는 그러한 의식 상태가 요가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요가는 우리가 현실에서 깨어 있으면서 보다 큰 의식적 단계에서 작용할 수 있도록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요가 수트라』2장 2~8 ►크리야 요가의 목적은 집중하는 힘을 기르고 깨달음에 장애가 되는 번뇌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있다. ►번뇌의 원인, 곧 깨달음을 방해하는 다섯 가지 장애물은 무지, 에고의식, 집착, 증오, 그리고 목숨에 대한 애착이다. ►무지는 번뇌의 밭이다. 다른 번뇌가 잠자고 있든지, 요가 수행으로 미약하게 되든지, 억눌려서 중단되든지, 혹은 활동하든지 간에 항상 그의 밭으로써 존재한다. ►영원하지 않은 것을 영원한 것으로, 깨끗하지 않은 것을 깨끗한 것으로,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참 자기가 아닌 것을 참 자기로 잘못 생각하는 것이 곧 무지이다. ►의식 자체(아트만, 참 자아의 순수의식)와 의식을 반영하는 마음을 구분하지 못하고 동일시하는 것이 곧 에고 의식이다. ►집착은 쾌락에 머물려고 하는 마음에서 생긴다. ►증오는 괴로움에 따라서 일어나는 마음이다. 위의 말씀은 『요가 수트라』의 2장에 실린 것인데 2장의 전체 구성은 요가의 수행에 대한 장으로 먼저 요가 수행의 첫걸음인 행위의 요가(크리야 요가)에 대해 말한다. 이어서 과거의 생각과 행동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카르마의 잠재적 경향(업, 삼스카라)에 대해 말하며 다음으로 제거되어야 할 괴로움의 원인인 '에고 의식'과 함께 아트만(진아)에 대해서 말한다. 마지막으로는 구체적인 수행법인 아스탕카 요가 8가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이 글에서는 인용한 구절에 대한 생각과 함께 요가 수행의 핵심인 아스탕카 요가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위에 인용한 제2장 2절에서 8절까지에는 요가 수행을 방해하는 번뇌의 원인 5가지를 제시한다. 깨달음을 방해하는 이 다섯 가지 장애물은 무지, 에고의식, 집착, 증오, 그리고 목숨에 대한 애착 등이다. 여기서 무지는 우리의 본성(순수의식)에 대한 무지를 의미하며, 에고를 중심에 두고 에고 의식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무지를 의미한다. 이것은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것, 순수한 것과 불순한 것, 나와 참나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말하자면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의 엄청난 세상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며, ‘나’가 나의 전부라고 알며 살 뿐 ‘참나’에 대한 의식의 확장 자체를 아예 모르고 사는 것이 무지이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번뇌의 근원적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생존본능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이미 우리의 의식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그것이다. 이 강력한 두려움의 본능이 사는 동안 끊임없이 번뇌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는 살고자 하는 강한 집착의 본능적인 힘이 아주 집요해서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압도적이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자동적인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자신의 생존과 안위를 가장 먼저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능적이고 자동적인 감각이기 때문에 번뇌와 고통의 원인이 된다. 이렇게 파탄잘리는 요가의 수행에서 깨달음을 방해하는 번뇌의 원인으로 불가에서 말하는 탐, 진, 치, 3독(三毒)과 에고와 죽음, 다섯 가지를 말하고 있다. 파탄잘리는 이러한 요가를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번뇌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8가지의 탁월한 처방을 내놓는다. 이것이 바로 깨달음을 얻게 해준다는 아쉬탕카 요가이다. 이 요가를 수행하면 몸과 신경계에 누적된 불순함이 깨끗이 정화되고 순수의식(푸르샤)과 현상세계(프라크르티)를 식별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고 한다. 좀더 부연하면 첫 번째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적 도덕률인 5가지 계율이고(야마), 두 번째는 자신의 완성된 삶을 위해 필요한 5가지 계율이다(니야마). 그리고 세 번째는 명상 수행을 돕기 위한 다양한 몸의 자세를 계발하는 것이다(아사나). 네 번째는 마음의 활동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바른 호흡법이며(프라나야마) 다섯 번째는 마음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흩어지게 만드는 감각기관의 활동을 컨트롤하여 의식이 한 방향으로 바르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프라티야하라). 그리고 여섯 번째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을 하나로 집중시키는 것이며(다라니), 일곱 번째는 마음이 가라앉아 고요해진 상태에서 바른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고(디엔), 여덟 번째는 고요히 가라앉은 마음이 그대로 순수의식으로 머물러 있는 상태(사마디)를 말한다. 이것이 7천 년 전 고대 인도의 시바로부터 시작된 그리고 이후 개인으로 전수되어 오던 탄트라 요가를 파탄잘리가 대중을 위해 8가지로 정리한 아스탕카 요가다. 이러한 수행이 깊어지고 사마디(삼매)의 경험을 조금씩 쌓게 되면, 삶에서 고통을 초래하는 원인들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 있음을 점차적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의식에 주의를 기울이면 척추를 통해 흐르는 차크라 에너지들(쿤달리니 파워)이 서서히 깨어나고 의식의 가장 깊은 상태에 이르러 몸과 마음이 순수의식 자체를 경험하고 영혼과 하나가 되는 합치(요가)가 마침내 이루어질 것이다. 이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일상의 자신을 섬세하게 들여다 봄으로써 내면의 지혜가 점점 깊어지고 삶의 번뇌를 모두 극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렇게 일상의 삶 속에서 육체와 호흡을 정화하고 에고의 무지를 끊임없이 의식하면서 순간순간 깨어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 마음으로 몸과 마음과 영혼의 조화를 이루는 수련을 하며 흔들림 없이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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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 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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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행간行間
- 행간行間 김영춘 겨울이 봄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추적추적 비가내리던 것처럼 넘기는 갈피마다 무엇인가 글썽이기를 바랐다 있는 듯 없는 듯 햇빛이나 바람 같은 것들이 따뜻하거나 서늘하게 살고 있기를 바랐다 나의 말과 말이 겨우 이어져 살아나려고 할 때 영영 분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떠난 어머니나 봄날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리기를 바랐다 그 사이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머뭇머뭇 서성이게 되기를 오래 바랐다 ================================================ 행간行間은 시의 한 행과 행 사이를 말한다. 시를 쓸 때 행과 행의 사이에 시인들은 많은 것을 숨기고자 한다. 그것이 시다. 많은 여백을 만들어 그 여백에 또 많은 숨은 그림을 그려넣고 싶은 것이 시 쓰는 자의 소망이다. 햇빛이나 바람 같이 따뜻하거나 서늘한 것들, 어머니나 봄날 아지랑이 같은 사는 일의 그리움 같은 것들, 그래서 사람들이 순간 머뭇거리며 무엇인가의 생각에 사로잡히게 하고 싶은 것이다. 어디 시뿐이랴, 사는 일의 순간순간이 이미 그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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