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전체기사보기

  • 화영쌤의 구례생태텃밭활동 전시회&공유회 다녀온 후기
    텃밭 농사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서 텃밭 학교 활동을 구경하고 싶고 씨앗도 얻어 볼 마음 갖고 공유회에 갔다. 어린이 도슨트가 있어 활동 설명을 하고, 일년간 농사 일지와 약속, 사진 등 글과 그림을 보는데 너무 훌륭해서 깜짝 놀랐다. 사랑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24절기 자연을 오롯이 함께 하며 배운 것들과 느낀 마음을 표현하니 들려줄 이야기가 너무나 풍성하고 재미있었다. '가슴이 뭉클하다'란 말의 뜻을 알게 되었다는 아이의 글을 보고 이 분들이 진짜 큰일하고 계시구나 가슴이 쿵! 울렸다. 동근 상글 들 양지 아림 ... 이 젊은분들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유가 궁금했었다. 모든 존재를 사랑하는 마음! 텃밭 이끔이, 어린 사람 등 쓰는 말도 다르고 교육 방식도 내용도 세심하고 존중이 가득하다. 구례를 아름답게 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까이서 배울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다시 주조장 가서 전시물 하나하나 읽어볼 생각이다. 온갖 감수성이 살아나고 사랑이 넘쳐나 돈이 기준이 된 사회에서 뒤틀려버린 것들을 씻어내고 인간 본성을 되찾는 시간이 될것 같다! +상글의 덧붙이기 :) 지리산에 내려오기 전에 호미도 한번 손에 잡아본 적 없던 내가 벌써 학교에서 4년차 ’텃밭이끔이‘ 라니. ‘선생님’보다는 ’상글!‘하고 불러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어린이 도슨트들은 일찍와서 전시된 씨앗들의 이름을 능숙하게 알아보고(감동), 이름표 붙이기를 도와준 덕분에 금방 준비도 마쳤다! 한 날은 배추잎을 갉아먹던 달팽이를 이사시켜준다고 가장 먼 곳까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엄청 바빴다. 그 날 활동일지에는 ’달팽이에게 배추는 나무 숲이에요‘라고 적혀있었다. 작은 생명체를 존중하는 따뜻한 아이들의 시선이 지리산 골프장, 양수댐 소식으로 시끄러웠던 모두의 마음에 위로가 되기를!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4-01-12
  •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알다시피 저자 조민은 전 법부장관 조국의 딸이다. 나라가 들었다 놓은 소위 '조국사태'가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한 가족이 몰살되도록 저격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조국 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명 후 한달 동안 네이버에 조국 후보자 관련 기사가 118만건이라고 밝혔다.출처 : 미디어오늘(https://www.mediatoday.co.kr)) 그 어떤 사건도 이렇게 많이 언론에 거론되고 이렇게 많이 파헤쳐진 적이 없었다. 이 사건을 지켜본 엄마이고 아내인 나는 참담하고 걱정됐다. 도대체 이 가족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어느날 이름도 거론되지 않다 조민이란 이름이 슬슬 퍼져 이름을 알게 됐던 그녀가 SNS를 시작했다. 그녀는 밝았고 아름다웠고 솔직했다. 그녀가 책을 냈다기에 궁금했다. 그녀는 굳이 변명하려 애쓰려하지 않았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에 촛점을 맞춘 에세이였다. 이제 서른이 지난 그녀는 성숙했고 바르게 자랐으며 당당했다. 부모가 자기 일에 바쁜 나머지 그녀는 독립적으로 성장했고 부모 때문에 외국에서 공부하며 많은 경험을 했다. 이런 환경이 그녀를 부모의 감옥에 갇히지 않고 세상에 나와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외치도록 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누구는 책으로 그 이유를 밝혀야 할 이유가 있지만 누구는 그럴 필요없이 그렇게 산다. 밝혀야 한다면 밝히고 그러고 싶지 않다면 할 필요가 없다. 모두 자신의 의지고 뜻이다. 이런 의지와 뜻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자신감은 한가지 이유로 말 할 수 없지만 한번 자신을 드러냈을 때,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을 때 가능하다. 두려움은 숨길 것이 없고 정직할 때 벗어날 수 있다. 서른여 나이에 이렇게 정직하고 당당한 청년 조민이 참 장하다!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이르기를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의 문을 삼으라. 변치 않는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지 고작 땅 주인 되는 데에 인생을 걸어서야 되겠는가. -보왕삼매론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4-01-12
  • 인간실격
    인간에게 자격이 있다면 그것은 누가 정하는 것이며 무엇일까? 저자 다사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첫번째 수기의 첫 문장은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인간의 삶은 이것이다!라고 정의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 자격은 누가 부여할 수 있는가? 그는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 분석하지만 인간이야 말로 난해하다고 말한다. 난해한 인간들과 함께 살기 위해 그가 선택한 기술은 익살이다. 웃기는 일이다. 즉 자신을 가장하는 일이다. "여자들이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가를 추측하는 일은 저한테는 지렁이의 생각을 탐색하는 것보다도 까다롭고 귀찮고 소름 끼치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를 이해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새삼스럽게 의문을 던진다. "인간 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술에 중독되고 술병을 고치기 위해 약을 먹고 결국 약에 중독되고 정신 병원에 갇힌 요조가 한 말이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몸을 다스리지 못할 때 그는 선언한다. '인간실격'!이라고. 그리고 그는 말한다.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눈에 띄게 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으로 봅니다." 인간실격을 선언한 요조의 삶이 특별하지는 않다. 누구나 비슷하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요조의 삶은 이렇다라고 정의할 수 없는 '인간'으로 태어나 '인생'이라는 바다에 던져진 모든 인간의 고뇌이고 삶의 한 단면이다. 인간의 삶에는 성공도 없고 실패도 없다. 그저 죽음에 이르는 한 과정일 뿐이다. 누구는 조금 일찍 죽고 누구는 좀 오래 산다. 누구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누구는 억지로 숨을 이어간다. 무엇이 될 필요도 없지만 어쩌다 보면 무엇이 되어있고 아무것도 되어 있지 않다. 무엇이 될 필요도 없고 굳이 안 될 필요도 없다. 그저 지나가다 그렇게 됐을 뿐이다. 나는 스물일곱에 무엇을 하고 무엇이었는가 돌아본다. 이십대는 한치 앞도(지금이나 그 때나 죽음이 바로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알수 없는 어둠이었고 혼돈 그 자체였다. 무엇이라 어떤 것도 정의 할 수 없는 카오스였다. 요조같이! 하지만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이다. 굳이 인간의 자격을 말한다면 자기의 정신이 깃든 육체를 지키는 것이다. 불꽃이 재가 되듯 스스로 사그라질 때까지.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고리대금업을 하는 부자집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것을 부끄럽게 여겼고 죄책감으르 느꼈다. 그는 다섯번의 자살 시도 끝에 39세에 생을 마감했다. 책 표지 에곤실르의 그림은 사진의 다자이 오사무와 닮은 것 같다.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4-01-12
  • 끝내주는 인생
    이슬아와 사진작가 이훤이 결혼한 소식을 들었다. 그들의 결혼 사진은 아름다웠다. 누구의 결혼 사진인들 아름답지 않겠냐마는. 웨딩드레스가 참신했다. 이 책이 그들의 결혼 이야긴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이훤의 이야기는 이슬아의 다른 책에도 여러번 나온다. 같이 작업하다보면 마음이 통하고 결혼에 이르는 경우를 여러번 본다. 그녀는 쉬지않고 일상을 기록하고 책을 낸다. 참 부지런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지경이다. 이 책의 사진은 좀 특이하다. 꿈 속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런 것이 요즘 애들 취향인가? 이슬아 ! 책이 또 나왔네. 뻔하지...하면서도 또 읽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저마다 사는 방법이 다르니 인생 끝내주는 방법도 다르다. 누구나 끝내주는 인생을 살고 있다. 누구나의 인생은 언젠가 끝날 것이니. 오늘 끝낼 것 처럼 사는게 끝내주는 인생이다.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4-01-10
  • 생명평화 기도문
    생명평화 기도문 박 두 규(시인) 내 안의 신성한 빛이 스스로 피어나 나를 밝게 하고 혼탁한 세상에 그 빛을 더하소서. 강가의 돌멩이가 하릴없이 물결에 쓸리는 일이나 꿀벌 한 마리가 태어나 죽는 일이 모두 우주의 질서이고 리듬인 것을 알게 하소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도토리 한 알의 무게와 자욱한 안개 속 강을 건너는 새 떼들, 잠 못 이루는 그대의 슬픔까지도 모두가 평형을 이루게 하는 우주의 저울이며 일상의 평정심임을 알게 하소서. 수평의 저울이 기울고 우주의 리듬을 깨는 것은 오로지 나를 묶고 있는 나의 마음 때문이니 평화로운 마음의 집이 무너지는 것이나 종일토록 조울躁鬱 속 혼란의 시간이 흐르는 것은 내 탓이고 또 내 탓인 것을 알게 하소서.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처럼 사소한 슬픔과 기쁨에도 우주가 흔들린다는 걸 알게 하소서. 두려움에 휩쓸려 깊은 어둠의 숲을 헤맬지라도, 단호하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처럼 스스로 벗어나 먼바다의 수평을 볼 수 있게 하시고 가여워하는 마음을 일으켜 스스로를 품어내게 하소서. 그리고 生의 균형감각을 찾아 우주질서의 대열에 들어 다시금 빛이 되게 하소서. 모든 생명은 스스로 사랑 그 자체이고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랑으로 비롯되는 것임을 알게 하소서. 또한 매일매일 언제나 해가 뜨는 일처럼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의 사랑은 완벽하니 그 절대의 사랑을 의심하거나 부정하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내가 먼저 고마워하고 내가 먼저 미안해하고 내가 먼저 용서를 구하고 내가 먼저 피와 땀을 나누고 내가 먼저 상대방을 지극정성으로 섬기는 일이 그것이 내 사랑이며 신성임을 알게 하소서. 내 안의 신성한 빛이 스스로 피어나 나를 밝게 하고 혼탁한 세상에 그 빛을 더하소서.
    • 지리산문화
    • 시를 찾아서
    2024-01-09
  • 강을 바라보다
    강을 바라보다 강은 저무는 강이 가장 아름답다. 물론 이것은 매우 주관적인 나의 생각이다. 안개 자욱한 새벽 강인들 아름답지 않을 것인가. 나는 언제부턴가 강을 자주 바라보는 사람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거처가 강가에 있다보니 좋든 싫든 하루 종일 강을 힐끗거리며 살고있는 것이다. 그리고 딱히 일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일과가 끝나는 저녁이면 나도 모르게 툇마루에 앉아 붉은 노을이 내려앉은 강을 바라보게 된다. 검붉은 노을의 강을 건너는 새들도 뜸해지면서 서서히 어두워지는 시간에 비례해 강은 점점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멀리 마을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며 마침내 주변이 다 어두워져도 강은 홀로 반짝이며 흐른다. 어둠 속 적막을 흐르는 빛나는 강물을 보며 앉아 있으면 지상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사무쳐 온다. 이 시간이면 마음은 끝없이 깊게 내려앉아 저절로 명상의 상태에 이른다. 실제로 십여 년 전 이 두텁나루숲에서 ‘강을 바라보다’라는 이름을 붙이고 명상 캠프를 가졌었다. 그때 아난다마르가의 수행자 칫따란잔아난다 다다를 모시고 지역의 활동가들을 포함해 열댓 명 정도가 단식하며 ‘인간의 의식층’에 대한 강의를 듣고 명상을 배웠다. 명상은세상과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상을 더 깊고 밝게 보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명상은 자기중심적인 관점을 극복하고 세상을 하나로 만나기 위한 것이며 ‘지금 여기’에서 실천적으로 살게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세상의 많은 현상과 그 지식의 현실은 당대의 삶을 규정짓는 환경이고 조건이지만 한편으로는 존재와 생명을 구속하는 것이기도 해서 이를 극복하고 삶과 죽음의 균형감각을 일구는데 명상은 매우 유효하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고 떠나고 사라지는 것들의 무상함이 주는 생의 쓸쓸함과 두려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이러한 소멸하는 것들에 대한 아픔을 이 나이토록 제법 훈련받아 왔지만, 나는 아직도 늘 그 무상의 끝자락에서 울음 운다. 세속의 삶을 산다는 것이 얼추 그렇지 않은가. 욕망과 집착의 낮은 의식층을 살고 있는 한 성인군자의 그것처럼 아무리 위선을 떨어도 안 되는 것은 안 되지 않던가. 평생토록 많은 지식을 머리에 담아냈다 해도 실천이 없으면 삶의 지층에는 변화가 없듯이 우리는 길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속절없이 그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무런 말 없이 어둠 속을 흐르는 강물은 어둠 속의 빛을 끌어모아 반짝이고 또 반짝이며 우리에게 이런 생의 왜곡과 허망함을 가르쳐준다. (박두규. 시인)
    • 지리산문화
    • 지리산 편지
    2024-01-09
  • 마치 우울하고 예민한 내가 죽기라도 바라는 것처럼
    우울 측정기, 예민 측정기 같은 것이 정신과에 가면 있을까? 감정 계기가 플러스와 마이너스 딱 중간에 있어야 정상일까? 계이지를 10으로 본다면 4-7 정도가 정상일까? 플라스의 극과 마이나스의 극, 그러니까 1,2나 ,9,10을 왔다갔다 하는 병을 조울증이라고 한다. 어떨 때는 10 가까이 어떨 때는 1가까이 상황에 따라 감정이라는 것은 기복이 심하면 병이라고 불리는 거다. 그러니까 바늘이 늘 1과 2에 혹은 9나 10에 있다면 '증' 즉 병이라고 진단한다. 한달 내내 1이라면 맨날 울 것이다. 한달내내 10 이라면 맨날 웃을 것이다. 이 글의 작가는 자주 운다. 툭하면 운다. 나도 졸 우울한데 잘 안운다. 이 작가의 글을 보면 부모에 대한, 특히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욕구가 크다. 그러지 못할 때 더 우울해 하는 것 같다. 부모 노릇 어렵다. 자식 노릇 못지 않게 어렵다. 내 친구 스티비의 딸은 조울증으로 결국 죽었다. 옛날 살던 동네 약사는 우울증으로 아파트에서 뛰어 내렸다. 우울증, 죽음을 그리워하는 병이다. 높은 곳에 있으면 뛰어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작가 정하는 자신의 우울증을 깊이 분석한다. '정하우울증 분석서'라고 해야 하나! 분석 할 수 있다는 것은 우울에 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우울 속에 풍덩 빠져서 눈을 부릎뜨고 살펴본다. 나의 우울은 손도 꼼짝할 수 없어 눈 감고 자는데 그녀는 눈을 크게 뜨니 글을 쓴다. 누구나 조증 아니면 울증 아닐까? 흑인을 볼 때 참 부러웠다. 내가 본 흑인들은 노래 잘부르고 춤도 잘 춘다. 어디서건 음악이 나오면 흔든다. 누가 뭐라건 흔드는 연습부터 하자! 아기들이 태어나면 흔들기 연습부터 시키고 바흐보다는 모짜르트보다는 왈츠를 먼저! 신나는 발라드와 댄스곡을 먼저 틀어주자! 근데 이제 아가를 날 수가 없구나... 뭐 암튼 우울에 빠져 허둥거릴 때 손가락은 얼른 댄스곡을 틀도록, 아니 이래서 될 일이 아니다. 분석은 나중에 하고 병원에 가서 약부터 먹도록. 이 모든 것이 홀몬의 짓거리일테니.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4-01-08
  • 형제봉 다녀온 꼬리의 방구일기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 사람들’은 이 날을 기념해 생일잔치를 하러 형제봉에 오르자고 했다. 지난 번 구상나무 모니터링을 하러 산에 올랐다가 엉덩이로 하산했던 기억이 있다. 당분간 산은 오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 나지만 무려 지리산님의 생일파티라는데 도무지 빠질 수가 없었다. 앞으로도 오래 오래 아름다우시라고 한 마디 올려야했다. 요즘 온갖 난개발로 지리산이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형제봉도 반달가슴곰의 주요 서식지임에도 불구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아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모노레일이 한꺼번에 들어올 뻔했다. 그렇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결국엔 막아냈던 곳이다.설레는 지리산님의 생일잔치 전날 밤, 구례에 양수발전소 건설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동네에서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동네가 그 예정지였다. 그곳엔 계족산과 중산천이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긴꼬리딱새, 하늘다람쥐, 담비와 수달이 사는 곳이었다. 비록 사람들은 국립공원의 경계를 지도위에 반듯이 잘라놓았지만 야생동식물들에게는 모두 연결된 하나의 집이다. 온 생명들은 그 모든 경계와 위계를 쉴새 없이 넘나들어야만 자연을 이룰 수 있다.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지키기로 약속했다면 그 테두리의 숲과 강도 지켜야 했다. 이것 말고도 계족산이 양수댐으로 사라지면 안되는 이유 수십 개를, 참 많은 곳을 다니며 말하고 또 말했었다. 그런데 지리산국립공원의 생일 전날 이런 발표가 나니 순간 허무했다. 구례군청 앞에서 매일같이 ‘양수발전소 유치 반대’ 피켓을 들었던 이웃들은 지금 다들 어떤 심정일까 걱정도 되었다. ‘어쩌면 생일잔치 전날 이 소식을 듣게 된 이유가 있을지도 몰라.’하며 잠에 들었다.산 아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였다.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할지 몰라서 사람들과 간격을 두고 조용히 걸었다. 지리산님의 생일잔치 분위기는 꽤나 엄숙했다. 너른 바위에 차를 따라놓고, 주옥쌤(지리산사람들 공동대표)이 전날 써온 고유문을 낭독했다. 지리산을 오래오래 지켜드리겠다는 마음을 떨리는 목소리로 전하던 주옥쌤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마지막까지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 모인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절을 올리고, 나눠 마실 차를 건네는 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차를 마신 후 하산했다.어느새 나는 사람들과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었다. 바위를 짚고 오르는 재미를 느껴가며 가파른 산을 엉덩이로 내려왔던 악몽은 극복한 듯 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씩씩했다. 여전히 나무와 풀의 이름을 궁금해하며, 물이 필요한 사람이 없는지 살피며, 싸온 도시락을 소소히 나누어 먹으며,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그렇게 걸었다. 이 사람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절망하기보다 뚜벅뚜벅 다음 걸음을, 또박또박 다음 말을 이어가는 지리산의 사람들.공기와 바다와 숲이 본래의 맑음을 잃어가는 모습을 힘없이 목격하지만 아직 전부 사라지진 않았다. 아직 지키고 싶은 것들이 이곳에 살아있다. 사진. 정환 @potodoto93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4-01-05
  • 세종시원정집회여행 1박2일 다녀온 채연의 방구일기
    이번에 방랑단을 따라서 양수댐 반대 원정 집회여행을 1박 2일로 다녀왔다. 방랑단을 주제로 한 논문을 쓰기 위해서 방랑단이 하는 활동을 옆에서 체험(?)해 보고 있는 중인데 부끄럽게도 나는 구례 주민이면서도 양수댐 반대 시위에 처음 참여해 보았다. 3시간 정도를 달려서 세종시 산자부 앞에 도착했다. 다른 분들은 익숙한 듯 산자부 직원들이 볼 수 있는 곳에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구례양수댐 중단'이 적힌 피켓을 하나씩 들었다. 마이크를 들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그동안 시위를 옆에서 구경만 해보았지 전면에 나서서 참여해 본 것은 처음이어서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구호를 외칠수록 가슴속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고 지리산의 소중한 생명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긴 시간 동안 꿋꿋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었던 모든 분들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세종시에서 1박 2일 농성투쟁을 하기로 했지만 양수발전소 사업자 심사장소가 서울로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날 아침 서울로 올라가서 다시 한번 투쟁하기로 했다. 심사장소가 있는 건물 앞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서울에 있던 친구들도 참여해서 힘을 보탰다. 대치동 한복판이라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한 번씩 우리를 쳐다보고 지나갔다. 조금이라도 더 사람들이 양수댐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회의 장소는 건물 5층이었는데 우리는 5층 복도까지 올라가서 입장을 전달했다. 사람들이 우리의 입장을 별로 듣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고 경찰도 왔지만 그래도 확실히 느꼈던 것은 그분들이 우리 같이 목소리를 내는 존재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어야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배운 하루였다. 결국 구례는 양수댐 사업지로 선정되었다.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사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 실제로 무엇이 파괴되고 죽어가는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구례에 사는 당사자들의 의견이 무시되는 것도 분통이 터지는 일이었다. 낭비되는 예산을 사람들의 기본생활을 위해 나눠준다면 세상 살기가 조금 덜 팍팍해지지 않을까 싶다. 어찌 됐든 저항이 가져온 변화와 의미는 충분히 있었고,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나는 개인적 편안함만을 위해서 살아왔던 것 같다. 환경과 생명보다는 소비하고 이기심을 채우는 데에만 관심을 가졌다.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했고 미워하는 마음만 가득했던 나에게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주었다. 2023년이 끝나기 전 방랑단과 지리산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사진. 수달아빠(@otterpapa )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4-01-01
  • [2024년 2월~12월] 늘 지리산에서 새롭게 섬진강으로
    2024년 늘 지리산에서 새롭게 섬진강으로 2024년 ‘늘 지리산에서 새롭게 섬진강으로’(줄여서 늘지새강)는 2월부터 시작합니다. 올해 늘지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지리산 안으로 들어갑니다. 1년 동안 늘지와 함께 하면 지리산을 더 사랑하게 됩니다. 새강은 분기별로 섬진강 생명을 만납니다. 우리나라 큰 강 중 유일하게 자연형 하천이라던 섬진강은 인간 세상의 일들로 아파하고 있습니다. 2024년 새강은 섬진강에 깃들어 사는 생명을 마음에 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2024년 늘지새강에 지리산과 섬진강을 사랑하는 회원님을 초대합니다. ◎ 언제 : 늘지 : 매월 둘째 주 목~금요일(1박 2일), 금요일(하루) 샛강 : 3월 27~29일, 6월 27~28일, 9월 26~27일, 11월 28~29일 ◎ 물어보기 : 061-783-6547. 010-4686-6547(주옥), 010-4740-1915(수달아빠) 구분 일정 걷는 길 비고 늘지 2월 23~24일 (금~토) 산청 필봉산~특리 마을숲~경호강~엄천강~지리산리조트(1박)~엄천강~지리산둘레길 회원모두모임 참석 새강 늘지 3월 15일 전북학생교육원~세동치~부운치~팔랑치~바래봉~용산리 산방 기간 새강 3월 27~29일 섬진강 전 구간 돌아보기 섬진강 물속생물 관찰(봄) 늘지 4월 11~12일 중산리~칼바위능선~장터목대피소(1박)~천왕봉~로터리대피소~중산리 산방 기간 늘지 5월 9~10일 거림~세석대피소(1박)~삼신봉~청학동 늘지 6월 13~14일 음정~연하천삼거리~연하천대피소(1박)~토끼봉~화개재~뱀사골 새강 6월 27~28일 섬진강 물속생물 관찰(여름) 늘지 7월 12일 정령치~만복대~고리봉~당동고개~성삼재 늘지 8월 8~10일 중산리~천왕봉~장터목대피소(1박)~세석~벽소령~연하천대피소(2박)~화개재~노고단~연기암 여름 종주 늘지 9월 12~13일 새재~치밭목대피소(1박)~천왕봉~장터목~중산리 새강 9월 26~27일 섬진강 물속생물 관찰(가을) 늘지 10월 10~11일 화엄사~노고단대피소(1박)~반야봉~피아골 늘지 11월 7~8일 백무동~한신~세석대피소(1박)~장터목~백무동 새강 11월 28~29일 섬진강 물속생물 관찰(겨울) 늘지 12월 20일 삼정~벽소령~삼정 산방 기간으로 1주 연기 * 2024년 늘지새강 일정은 불가피한 상황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지리산사람들
    • 공지사항.알림
    2023-12-31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