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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지리산의 가을은 들녘에서부터...
참으로 힘들었던 여름은 그 꼬리를 감추고 언제나 단명인 가을이 서서히 지리산을 물들이고 있다. 이번 여름이 가장 덜 더운 여름으로 기록될 거라 했고 극한호우란 단어가 등장했던 지난 여름, 유난히 더웠고 또 비는 얼마나 오랫동안 그리고 많이 쏟아부었던가. 그럼에도 지리산의 들녘엔 알곡들이 여물면서 단순한 식량 그 이상의 무게로 벼들이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초봄 모를 준비하고 논물 대면서 시작하는 벼농사, 식량은 기본이고 가장 생태적인 저수지에 청정 산소를 생산하는 초록 공장 역할을 하는 우리들의 오래된 미래다. 게다가 봄부터 가을 그리고 겨울 빈 들녘까지 논은 설치미술 그 이상의 예술작품으로 우리 곁을 지킨다. 그러니 긴 세월 논을 지켜온 우리 농부들은 자연의 예술가들임이 분명하다. 쥐꼬리만한 농민수당은 작품 감상비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필자의 변함없는 생각이다. 그 아름다운 가을 들녘을 감상하고 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지리산 자락을 한 바퀴 돌 요량으로 길을 나섰다. 산청을 출발해서 하동 구례 남원 함양 찍고 다시 산청까지는 대략 300km, 구석구석 누비기엔 스쿠터가 딱 좋은데 비가 오락가락해서 차를 운전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리산 둘레길을 따라 이동하면서 둘레길 모니터링도 병행할 수가 있어 더 유익했다. 필자가 산청 안솔기마을에 살면서 날마다 만나는 외송 들녘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다랑이 논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더 애정이 가고 또 아름답다. 그리고 경호강 건너 저 멀리 웅석봉과 달뜨기능선이 배경이라 지리산의 의미를 더한다.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외송 들녘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 간디고등학교 아이들에게도 커다란 축복이리라. 하동 적량과 악양 들판에 들렀다가 섬진강을 따라 구례를 지나오면서 시간이 허락지 않아 골프장 건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사포마을 다랑이 논을 들리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밤재를 넘어 제1회 ‘아름다운 마을 숲’ 대상을 받은 서어나무 숲이 기다리고 있는 남원 행정마을로 향했다. 지리산 둘레길 1구간인 주천-운봉 사이에 자리한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은 사시사철 언제 찾아도 감동을 주는 숲이라고 감히 말한다. 해발 400m 고원지대인 운봉 들녘은 정령치에서 바래봉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릉이 든든한 뒷배가 되어준다. 논두렁에서 하늘거리며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무리는 가을 들녘의 운치를 더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조연이라 할 수 있다. 운봉과 인월을 지나고 산내 실상사를 지나면서 강물은 남강 수계가 되고 남원과 함양의 경계 쯤에 자리한 함양군 마천면 도마마을은 다랑이 논으로 그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지만 벼농사의 어려움으로 면적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지금은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해 복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시 옛 명성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지리산 칠암자길로 유명한 삼정산을 배경으로 도마마을 다랑이 논 풍경을 멋지게 담기 위해서는 건너편 금대암 오르는 길에서 찍어야 제대로 된 작품을 얻을 수 있다. 지리산 자락을 한 바퀴 돌면서 돌아본 가을 들녘, 비와 바람과 햇볕 그리고 농부의 손길이 만들어 내는 그 예술작품이 지속가능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과연 그 벼농사를 이어 갈 젊은 농부들이 있을지가 관건이지 싶다. 아무튼 지리산의 가을은 들녘에서부터 시작되었고 곧 온 산이 가을의 본색으로 번져 나갈 것임을... 웅석봉과 달뜨기능선을 배경으로 노을로 물들어 가는 외송 들녘 삼정산 아래 자리 잡은 도마마을 다랑이 논 평사리 부부송이 지키고 있는 악양 들녘 웅석봉과 달뜨기능선에 걸린 운무 그리고 외송 들녘 정령치에서 바래봉까지의 지리 서북릉 아래 행정마을 들녘 하동 적량 들녘을 지키는 용버들 지리산 둘레길 주천-운봉 구간 들녘을 걷는 길동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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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역대급 강추위는 우리 동네도 예외가 아니지만 날씨야, 아무리 추워봐라~ 납매가 꽃을 안 피우나, 내가 초록걸음을 안 걷나... 산청 묵곡생태숲길을 걷다가 납매와 학이재 그리고 꽁꽁 언 경호강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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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석봉의 노을
나는 저 산만 보면 피가 끓는다 눈 쌓인 저 산만 보면..." 박종화의 '지리산' 노랫말처럼 나도 그렇다. 오늘 눈 덮인 웅석봉 노을 보다가... 제발, 저 지리산을 그대로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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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이 가을, 미술관으로 다가온 실상사
- 지리산에서 실상사가 갖는 의미는 아주 각별하다. 지리산 생명 평화 운동의 시작점이자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엄숙 진지함보다는 마을 가운데 자리하고는 스스럼없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웃 같은 절집으로 느껴지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지리산이 위태로울 땐 저항의 구심점이 되어 지리산의 사람들이 모이게 하는 역할을 자임해 온 것도 실상사였다. 이 가을날, 지리산 운동의 심장 그 실상사가 지리산프로젝트란 이름을 달고 울타리 없는 미술관이 되었다. 그림, 사진, 설치미술 등등 다양한 모습으로 실상사 곳곳을 장식하면서 문화 불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2014년 '우주예술집'이란 제목으로 시작된 지리산프로젝트는 해마다 진행되다가 코로나 등으로 잠시 소원해지기도 했지만 올해 '정의도 빛나고 평화도 빛나라'란 주제로 독일과 일본 작가를 포함해 스무 명의 작가들이 참여, 실상사를 미술관으로 변신시켜 9월 22일부터 10월 29일까지 작품들을 전시했다. 지리산프로젝트 김준기 예술감독은 “지리산프로젝트2023은 한국 근현대 역사가 만들어 낸 이분법적인 진영 대립 구도를 극복하고자 하는 예술적 시도들에 집중해보고자 한다”면서 “이는 동시대 사회와 예술의 최전방에 위치한 정의와 평화를 다루고자 함이며, 정의의 추구는 곧 평화의 실천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실천의 과정으로서 지리산의 생명 평화 사상과 결합한 다양한 예술 형식을 새로이 모색하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번 지리산프로젝트2023의 스태프로 참여한 실상사 수지행은 “실상사를 찾는 분들이 언제부턴가 실상사에 문화재 말고도 볼 것이 많아졌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면서 “절은 나를 돌아보는 성찰과 치유의 쉼터로 예술이 가진 성찰의 힘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법문이고 절은 불교 신자들에겐 신행의 공간이자 모든 사람에게도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전통문화를 배우고 현재의 삶을 치유하는 열린 문화공간”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리산프로젝트는 “천년고찰 실상사에 스며있는 문화유산의 가치에 더해서 지금 여기에서의 삶을 이야기하는 예술에 시대정신을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번 지리산프로젝트는 10월 29일 “윤리와 예술의 관점에서 본 정의와 평화”란 제목으로 진행된 토론회를 끝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필자가 지리산 운동에 발을 디디면서 숱하게 찾았던 실상사였지만 지리산프로젝트2023으로 또 다른 실상사로 다가왔다. 다양한 모습으로 전시된 작품들 하나하나를 사진에 담으면서 실상사의 문화재와 더불어 저 멀리 장쾌하게 펼쳐진 지리산 주 능선과 천왕봉도 작품들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리고 산청에서 실상사로 이어지는 60번 지방도 그 길을 수없이 오가면서 엄천강 따라 펼쳐진 가을 풍경 또한 그대로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감히 주장한다. 끝으로 이번 지리산프로젝트를 마감하면서 지리산권 지자체들은 지리산 케이블카나 산악열차 그리고 골프장 건설 등 시대착오적 개발사업에 예산 낭비하지 말고 지리산 전체를 커다란 예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궁리를 해 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자료 출처 : 지리산프로젝트2023 리플렛) 이번 지리산프로젝트에서 스태프로 참여했던 실상사 수지행이 엄혁용 작가의 “‘책 피어오르다”를 바라보고 있다. 지리산의 구름, 나무와 책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선재집 앞마당에 설치되어 있는데 담 너머 저 멀리 지리산 주 능선과 함께 천왕봉이 조망된다. 김화순 작가의 “불어라, 생명평화의 바람”은 보광전 뒤 숲속에 걸려있는데 기후위기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아프리카 여성들의 뒷모습으로 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불타는 산과 녹아내리는 빙하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의 실제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아이를 업은 포대기에 그려진 인드라망 생명평화 문양에 눈길이 먼저 간다. 실상사 목탑지에 설치된 한호 작가의 “영원한 빛 코스모스”, 우주의 정원에서 빛나는 별들은 우리가 바라본 먼 세계이며, 인간이 가진 사유의 우주 또한 투영된 자신의 셰계와 연결된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저 목탑지 바로 옆에는 세월호지리산천일기도소가 자리하고 있다.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팽나무를 배경으로 설치된 홍경태 작가의 “설계”는 인간관계의 의미로 출발하는 격자구조의 철근은 이어짐과 끊어짐 그리고 관계를 더욱 견고히 해주는 지지대의 역할이고 내부의 편지 봉투 형상의 상자는 상호 간의 교류를 의미한다. 절집 주련은 대부분 한자로 새겨져 있지만 실상사 천왕문에는 한글 주련이 있어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안상수 교수님의 글씨로 한글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가득함도 빛나고 비움도 빛나라” 주련을 지나는 필자의 어린 길동무들, 지리산 칠암자길 중 영원사에서 출발해서 실상사까지 여섯 암자를 걸어온... 실내 전시관 역할을 하고 있는 선재집에는 천왕봉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에 방석이 놓여져 있다. 그 방석에 앉으면 선재집 출입문을 통해 보광전과 천왕문 그리고 저 멀리 천왕봉까지 일직선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어디에서 이런 풍광을 만날 수 있겠는가. 칠성각 앞 반송 아래에서 “평화를 지키는 고양이 심바”는 권군 작가의 작품으로 이곳을 가상의 산신각 자리로 정하고 지리산을 지키는 호랑이 대신 시대적 현상을 반영해 고양이 심바가 그 역할을 하도록 위치시켰다. 심바의 두 눈은 해와 달을 상징하고 두 눈 사이의 하트 형상은 사랑과 평화를 뻗어나가게 하는 전류와 파동의 중심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선재집 벽면에 걸린 선무 작가의 “손에 손 잡고”는 여덟 명의 어린이가 각각 다른 국기를 달고 있지만 그들은 평화를 원한다고 말한다. 선이 없다는 의미의 ’선무‘는 탈북 작가의 가명인데, 세계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체제들의 경계를 해제시키는 것, 그래서 평화로운 세상을 그리는 것이 선무 작가의 메시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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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이 가을, 미술관으로 다가온 실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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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새의 지리산통신] 금포림에서 울러퍼진 장사익 찔레꽃 선율
- 장사익 선생의 열 번째 산청 차황면 실매리 찔레꽃 공연, 올해도 금포림 버드나무 숲에서 감동의 울림이 되었다. 왕버들 어르신들이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는 이토록 아름다운 공연이 또 어디 있을라고... 게다가 그 아득한 찔레꽃 향기는 덤이었다. 10년째 찔레꽃 피는 5월이면 어김없이 산청을 찾아주시는 장사익 선생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2024.05.25 금포림 찔레꽃 둑방길에 세워진 장사익 찔레꽃 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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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새의 지리산통신] 금포림에서 울러퍼진 장사익 찔레꽃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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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흰 꽃의 계절 5월
- 향기로 승부를 거는 흰 꽃들의 계절 5월,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는 서당마을 이팝나무 어르신도 꽃을 활짝 피우셨다. 해마다 입하 무렵이면 고봉의 쌀밥으로 서당마을 들녘을 굽어살피시면서 400년 세월을 저 자리 지키고 계신다. 때마침 할머니와 아들 부부에 손자 손녀들까지 3대가 한 프레임에 들어온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는 필자도 괜히 흐뭇해지는 장면이다. 올해 벼농사도 대풍이겠다.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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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흰 꽃의 계절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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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산청 간디고 아이들의 4.19마라톤
- 해마다 4월 19일이면 둔철산 자락을 달리는 간디고 4.19마라톤 대회, 올해 슬로건을 'Let it be 지리산'으로 정하고는 다양한 몸자보를 만들어 가슴에 붙이고 달리다니 참으로 고마울 따름이다. 사진으로 그 기록을 남기면서 늙수그레한 동네 아저씨는 다시금 '지리산을 그대로'를 가슴에 새겼다.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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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산청 간디고 아이들의 4.19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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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다시 걸음을 시작한 지리산 초록걸음
- 1, 2월 쉼을 마치고 다시 걸음을 시작한 지리산 초록걸음, 지리산을 두 발로 걷기 시작한지도 어느새 13년째로 접어들었다. 121차 초록걸음은 벽송사에서 용유담 거쳐 와룡대까지 엄천강 따라 걸으며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만나다. 올해도 변함없이 매달 셋째 토요일 지리산을 아끼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동무들과 함께 둘레길을 걷는다. 지리산 초록걸음은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지키는 또 하나의 발걸음이다.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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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다시 걸음을 시작한 지리산 초록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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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주민 스스로 열어가는 산청 목화장터
- 어느새 141번째 산청 목화장터, 오늘은 산청의 자랑 '큰들' 식구들까지 함께해서 더 흥겨웠던 장터였다. 관의 간섭 일절 받지 않고 지역 주민들 스스로 꾸려가고 있어 더 의미 있는 장터로 매달 둘째 넷째 일요일 오후 산청 신안면 원지 소공원에서 왁자지껄하게 열린다. 필자는 그 장터의 사람들을 폰카로 남기고 있는데 이 사진 속 한 사람 한 사람이 산청의 역사란 생각이다. -202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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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주민 스스로 열어가는 산청 목화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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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지리산 둘레길 안녕기원제
- 105주년 삼일절에 진행된 지리산 둘레길 안녕기원제, 필자는 행사에 합류하기 전 둘레길이 지나는 곳에 계신 산청 평화의 소녀상에 먼저 인사 올리고는 길동무들과 함께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다. 산청 성심원을 출발해서 선녀탕과 내리 저수지 지나 다시 성심원으로 돌아오는 12Km 남짓한 웅석봉 자락 둘레길을 함께 걸었던 길동무들과 그 길에서 만났던 풍경들을 사진으로 남긴다. 비록 강풍주의보가 내리긴 했지만 산&청이란 이름에 걸맞게 맑고 푸르렀던 하늘은 지리산의 선물임이 분명했다. 아무튼 올 한해도 지리산 둘레길이 생명과 평화의 길로 아픈 대한민국을 어루만져주길 간절히 빈다.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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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지리산 둘레길 안녕기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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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환한 꽃등불을 켠 히어리
- 비 내리는 2월의 끝날에 올해 첫인사를 나눈 지리산 깃대종 히어리, 성심원 둘레길 길섶에서 그 자리 잘 지키고 있었다는... 널리 퍼져 멸종위기종에서 벗어났기에 더 기특하다.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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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환한 꽃등불을 켠 히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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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우수에 꽃을 피운 남명매
- 비 그친 雨水, 산천재 앞마당의 남명매도 드디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450년 넘도록 단 한 해도 거르지 않은 그 의식을... 하지만 오늘에서야 알았다. 지리산의 정신 남명을 지켜오고 있는 이들이 누군지를...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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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우수에 꽃을 피운 남명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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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풀천지 우리 집 마당 봄소식
- 광양 소학정 매화와 통도사 자장매가 핀다고 난리들이지만 풀천지 우리 집 마당에서 꼼지락거리는 봄의 실마리가 더 반갑다. 낮게 엎드려 그 추운 겨울을 견디더니 이렇게 봄의 실마리를 선사하는 상사화야, 달맞이야, 봄동배추야, 개망초야~ 고맙고 또 고맙다. -2024.02.15 별을 품고 있는 달맞이꽃의 꽃방석(로제트) 봄이 오면 장다리꽃을 피울 봄동은 잎마다 한 그루 나무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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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풀천지 우리 집 마당 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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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사진으로 되돌아보는 2023년 지리산
- 진부한 표현이라 해도 다사다난 말고는 달리 쓸 단어가 없을 2023년 한 해도 그 꼬리를 감추고 있다. 나라 안팎이 숨 가쁘게 돌아간 올 한해, 숱은 사람이 들고 나기도 했던 지리산 자락에도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풍운아처럼 지리산과 수도산을 넘나들던 반달곰 오삼이도 그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감했다. 우리 초록걸음 길동무들도 변함없이 지리산의 실핏줄 같은 그 길들을 걷고 또 걸었다. 2023년 지리산은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웠고 그 위태로움은 쉬 끝나지 않을 듯싶다. 산청과 함양의 케이블카, 남원 산악열차, 구례의 골프장과 양수발전 댐에 최근엔 한동안 잠잠하던 덕천강 덕산 댐까지 온 지리산이 천박한 자본주의를 앞세운 개발 광풍에 휩싸이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지리산권 지자체들은 주민 공동체가 망가지든 말든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고 현 정부 또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승인 과정에서 보여주듯 기후 위기의 시대에 역주행하고 있으니 더 절망적이다. 그렇지만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지키려는 지리산 사람들이 아픈 지리산 곳곳을 누비며 지리산을 껴안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들의 이런 몸짓이 비록 달걀로 바위 치기가 될지라도 우린 우리의 방식으로 뚜벅뚜벅 지리산을 걸어갈 것이다. 1월 산청 정취암에서 맞은 해돋이, 필자가 농장으로 향하는 그 길에서 날마다 이토록 장엄한 일출이 되풀이되고 있음을... 저 멀리 한우산과 자굴산 그리고 운무에 휩싸인 단계마을까지 신비로움을 연출한다. 4월 악양 평사리 들녘, 활짝 핀 자주구름꽃 자운영 뒤로 무딤이뜰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부부송이 정겹다. 5월 지리산 둘레길 마지막 고개 밤재의 초록 터널을 지나고 있는 초록걸음 길동무들 6월 구재봉 활공장, 섬진강을 적시는 노을을 바라보는 젊은 연인들의 뒷모습을 훔치다. 반짝거리는 평사리 무논들 또한 노을로 물들어간다. 7월 운봉읍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 필자의 어린 길동무가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는 서어나무 숲을 걸으며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9월 노고단 가는 길, 아빠와 아들로 오해할 뻔한 할아버지와 아들의 뒷모습이 하도 부러워 뒤를 따라 걸으며 수없이 셔터를 눌렀다. 11월 실상사, 실상사 주변 오체투지를 마치고 보광전 앞에서 합장하면서 마무리하는 길동무들의 뒷모습을 보며 지리산의 깊고 엄숙한 울림이 그대로 전해져 왔음을... 12월 눈 쌓인 천왕봉,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는 산천재 앞 덕천강을 가로지르는 돌다리에서 신령스럽기만 한 천왕봉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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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샘의 지리산통신] 사진으로 되돌아보는 2023년 지리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