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을이야기
Home >  고을이야기 >  하동
실시간 하동 기사
-
-
[활동가들의 새해편지] 4. 하동에서 : 물이 없는 강에 찾아오는…
-
-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2026년 새해를 맞으며,
『지리산人』 독자들께 특별한 새해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저 날짜 하나 지나가는 것뿐이지만, 우리에겐 흩어지지 않을 희망과 용기가 계속 필요하니까요.
지리산 자락 다섯 개 지역에서 난개발을 막으려고 애써 온 현장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에서 무겁지만 가볍게, 가볍지만 무겁게, 길을 내 온 활동가들의 마음을 읽어 주세요.
우리가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 새해 복은 넉넉히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지리산人』 드림
[활동가들의 새해편지] 4. 하동에서
물이 없는 강에 찾아오는
구억사천구백오십만의 빛깔을 만나러 강으로 가자
물이 없는 강이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말한다.
가장 깨끗한 강이라고,
바다와 연결되는 강이라고,
꽃이 시작되는 강이라고 말이다.
빨강.
해질녘, 강물은 빨강으로 물든다.
가을 단풍빛에, 한여름 백일홍나무 꽃빛에 빨강으로 물든다.
사랑의 고백과 다짐에 수줍은 강물은 빨강으로 물든다.
주황.
봄빛이다. 황어떼다.
노오란 산수유 꽃빛에 물들기 전 강물은 주황으로 물든다. 황어떼다.
어느 꽃빛에도 그러하고
가끔은 강변을 달리는 자동차의 주황으로 물든다.
노랑.
또 봄빛일까.
유채며, 갓의 꽃빛에 노랑으로 물든다.
넘실대는 꽃빛은 살랑거리는 봄바람, 매서운 꽃샘바람도 노랑으로 물들인다.
어린 재첩, 그 껍질빛에도 노랑으로 물든다.
초록.
봄빛, 여름빛, 가을빛이면서 겨울빛인.
유난히 볕이 좋은 강은 언제나 초록으로 물든다.
초록의 숲빛일까, 숲의 초록빛일까.
일렁이는 파도의 들녘빛에도 초록으로 물든다.
파랑.
파랑(波浪)주의보.
겨울, 매서운 강바람과 물결 그리고 파랑(波浪).
그 파랑(波浪)의 강은 넋을 앗아가는 파랑으로 물든다.
넋을 앗아가는 그토록 사랑스러운 파랑(波浪) 또는 파랑.
자갈에 몸을 비비는 갈겨니의 파랑에도 파랑(波浪)은 파랑으로 물든다.
보라.
다시 파랑주의보다.
파랑으로 물든 파랑(波浪)을 넋을 잃고 바라본다.
문득, 파랑(波浪)의 파랑은 파랑만이 아니었다.
이른 봄 살갈퀴의 보라도 물론이지만,
파랑의 파랑 속 보라는
가끔은 낭만적 서사가 과학적 관찰에 앞서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보라로 물든다.
흰과 반짝임.
이 모든 색을 합해보자. 검정, 검정빛이다.
이 모든 빛을 합해보자. 흰, 흰빛이다.
애도의 검정 그리고 투쟁의 흰.
색과 빛이 하나 되는 순간,
강을 그리고 강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들의 삶은 애도와 투쟁으로 떠오른다.
단지 슬픔을 대하는 어떤 자세가 아닌,
누군가를 특정한 감정선에 고정하는 힘이 아닌,
단지 그윽한 검정의 애도
그리고 눈부신 흰의 투쟁.
섬진강의 말하는 어떤 숫자들을 더한다.
949500000, 구억사천구백오십만.
“톤”이라는 말을 붙여 본다.
그만한 무게의 물이 섬진강이 아닌 곳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의미한단다.
그렇게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물의 무게를 우리는 책임질 수 없다.
사람들은 책임질 수 없음에 강이 죽어간다며
눈부신 흰의 투쟁과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다며
그윽한 검정의 애도를 한다.
그 눈부심과 그윽함 사이,
검정과 흰 사이에
어쩌면 구억사천구백오십만 만큼의 색과 빛이 숨어 있는지 모른다.
“깨끗하다”, “아름답다”, “눈부시다”, “연결된다”, “시작된다”
그리고 “깨닫는다”라고 말해지는
그 모든 애도와 투쟁을,
모든 색과 빛을 더한 검정과 흰을 버리고
그 구억사천구백오십만의 빛깔을 만나자.
지금 바로
그 빛깔을 만나러 강으로 달려가자.
바로 지금.
글쓴이 : 최지한
하동에 삽니다. 이것저것 합니다. 딱히 하는 것이 없기도 합니다. 그래서 뭐하고 사는지, 사는게 뭔지 잘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사람입니다.
-
2026-01-01
-
-
이호신 화백 "지리산 하동의 빛" 전시회 보러 오세요
-
-
이호신 전시회
-
2025-05-06
-
-
지리산 화개 십리 벚꽃길
-
-
지리산 화개 십리 벚꽃길 2025.4.1.
-
2025-04-01
-
-
[11월29일] 궁금해지리산-하동편
-
-
올해 ‘궁금해지리산’은 남원을 시작으로 함양, 산청, 구례를 돌아 마지막 순서로 하동에 갑니다. 강수돌 교수님과 함께하는 걸음에 관심있는 분들을 초대합니다.
일시 : 2024. 11. 29.(금) 10시 ~ 15시
출발지 : 하동군 금남면 대송리 산15-1, 등산로 입구 주차장
걷는길 : 금오산 등산로입구-정상-등산로입구
이야기손님 : 강수돌교수
난이도 : 중
준비물 : 낮밥, 새참 등
-
2024-11-18
-
-
자연, 그대로일 때 강하고 아름답다
-
-
모니터링의 두 번째 꼭지였던 탐방로(등산로) 일부 구간의 침식 우려 건은 비전문가인 내가 보기엔 아직은 인간이 끼어들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비가 제법 많이 내린 후에 이루어진 모니터링이었는데 다녀온 어느 구간에서도 탐방로(등산로)가 침식되거나 침하된 곳은 없었다. 전문가의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개입은 최소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동읍 거주
-
2023-08-18
-
-
경남 하동 지리산 산불 봄비 덕분에 23시간만에 진화완료
-
-
며칠째 건조 특보가 내려진 경남 하동군 지리산 인근의 의신마을에서 2023년 3월 11일 오후 1시20분경에 산불이 발생했었습니다.
산림청이 '산불 2단계'를 발령하는 등 상황이 심각했었지만 다행히 12일 오전11시경 내리기 시작한 봄비 덕분에 23시간만에 산불은 꺼지게 되었습니다.
산불 진화 과정에서 60대 진화대원 한 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고
옛대성골의 집들도 불에 타 형체만 겨우 남았지만
다행히 서산대사 출가지인 원통암은 소실되지 않았습니다.
-
2023-03-21
-
-
흑두루미와 함께, 생명의 2023년!
-
-
하동주민신문 '오! 하동' 기사 중에서
흑두루미와 함께, 생명의 2023년!
하동 갈사만을 찾은 흑두루미들이 추수를 끝낸 논에 떨어진 나락을 주워 먹고 있다. 최근 국제적인 보호종이자 국내에서도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는 흑두루미 수 백 마리가 갈사만을 찾았다. 좀처럼 보기 힘든 흑두루미의 방문에 지역 주민들도 반가워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이명정)
오!하동 신문 보기
-> 2023년 1월, 아직은 18호 (notion.site)
-
2023-01-16
-
-
지리산 마지막 주막에서 마지막 가을 맛보기
-
-
경남 하동군 화개면 의신마을에서 대성골로 천천히 1시간정도 걸어가면 지리산 마지막 주막이 있답니다
산행도 아닌 거의 산책 느낌으로 갈 수 있는 길인데 그 길이 너무 이쁘더군요
의신에는 대성골,수곡골,원통골,운암골,철골등의 여러 골이 있는데
이곳은 지금 단풍이 절정을 지나고 있어 영상으로 제작했습니다
-
2022-11-09
-
-
하동소식 | 피서갈때 여기어때? 화개 신흥계곡 물놀이
-
-
몇일전 화개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이제는 분교가 되어버린 모교앞 개천에서 피서를 즐기는 분들을 보다 시원해보여 드론영상 한꼭지 촬영했습니다
여름방학이 되면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왕성분교가 바로 옆에 있고 개천으로 내려가는 계단도 잘 되어 있으며 특히, 분교 옆 몇백년이 된 나무 옆에 군에서 운영하는 피서지 안전요원이 상시 대기하고 있어서(영상에서 주황색 지붕) 가족단위 휴가에 안성맞춤이라 생각됩니다
-
2022-08-19
-
-
하동의 아동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
-
하동의 아동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교육소멸, 지역소멸을 벗어날 수 없는가
학교를 살리는 것이 지역을 살리는 일이다
하동 지역의 아동 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2021년 4월 기준 하동군에는 27개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있으며 18개의 초등학교(분교 포함)가 있다. 초등학교 4~6학년은 716명, 초등학교 1~3학년은 545명,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5~7세 아동은 329명으로 연령이 낮아질수록 아동 수가 감소하고 있다.
노량초등학교, 진정초등학교, 양보초등학교, 북천초등학교, 화개분교에는 2021년 기준 1학년 입학생이 없으며 묵계분교의 경우에는 2, 3학년 재학생이 없다. 양보초등학교의 경우에는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가 1명이고 1, 2학년 모두 학생이 없다. 쌍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의 경우에는 어린이가 한 명도 없어서 2022년에는 휴원이 확정되었다. 아동 감소가 학교와 유치원 감소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악양초등학교 병설유치원, 2021년도 원아 수는 2명이다.
학생이 이렇게 줄어드니 ‘1면 1교(하나의 면마다 하나의 초등학교)’ 원칙이 무너질 위기에 있다. 학생 수 200명이 넘는 하동, 진교를 제외한 다른 초등학교는 대부분 학생 수가 70명이 넘지 않는다.
하동군 내 지역 불균형이 심각하다. 아동 수가 적은 지역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를 1명이라도 보내 학교를 존속시키자는 쪽과 이미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으니 다른 면과의 통폐합으로 조금이라도 큰 곳으로 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양보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의 경우, 최근 ‘경남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에 지원하였으나 선정되지 못하였다. 이 사업은 초등학교 자녀를 둔 가구의 이주를 통해 폐교 직전의 작은 학교와 소멸위기 마을간의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양보면에 사는 최병용 씨(69세)는 “학교를 살리는 것이 곧 지역 사회 공동체를 살리는 것이고 촌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였다. “양보에 야구장이 있거든요. 실내 야구연습장까지 잘 갖춰놨으니 좋은 선생님을 델꼬오고, 초등학생 유소년 야구클럽을 만들고, 거기에 살 집을 지어 놓으면 좀 오지 않을까?” 라며 내년에도 공모사업에 지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래가 없으면 아동 발달과 교육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
아동 수의 급격한 감소는 아동의 발달과 교육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첫째, 또래 집단이 없으니 친구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또래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니 사회성 발달이 떨어질 수 있다. 둘째, 아동 수가 적으면 교육기관의 돌봄에서 소외될 수 있다. 유치원은 정원이 3명 미만일 경우에 단독으로 돌봄교실을 개설할 수 없다. 이 경우 초등학교 1~2학년과 함께 돌봄이 이루어져 돌봄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셋째, 교육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교원 수는 학생 수에 따라서 결정되는데 학생 수가 적어지면 교원 수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원 수가 감소해도 행정업무는 줄어들지 않아 업무량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사가 수업 외로 해야 하는 업무량이 늘어나면 학생들에게 소홀해질 수도 있다.
하동군에 거주하는 20세 미만의 인구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자표출처: 통계청(2022년 1월 기준) 하동군 인구통계자료 참조
아동 수가 줄어드는 위기를
자연 속 전인교육의 기회로 삼아야
아동 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은 교육의 위기이자 지역소멸의 위기다. 그러나 이것은 역설적으로 경쟁교육이나 학력 중심의 교육을 넘어서 도시와 차별화된 자연 속에서의 전인교육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하동이 가지고 있는 기회의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교육복지를 실현할 교육예산이 충분하다. 교육지원청의 초중고 교육예산 외에 장학재단의 여력도 넉넉하다. 하동군장학재단에는 약 170억 원의 장학금이 예치되어 있으며 올해 예산만 해도 15억 8천만 원이다. 현재 학생 수에 비춰보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둘째, 하동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연과 접하면서 살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도시의 환경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 자연환경을 교육자원으로 삼고 전인교육을 실천한다면 전국의 학부모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넉넉한 교육예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전인교육을 바라는 사람들이 몰려오게 하면 어떨까. 그 힘으로 지역소멸이 아니라 지역부흥으로 나
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학부모는 물론 교육지원청, 하동군청, 하동군민들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김건해 기자
-
2022-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