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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전해야 할 숲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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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전해야 할 숲의 조건?
대상지에 가장 넓게 분포한고 있는 식생보전등급 Ⅲ등급의 소나무군락. 없어져도 되는 숲인가?
몇 해 전, 지리산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마을인 산청군에 골프장 건설이 추진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골프장 건설은 산림 파괴와 농약 살포로 인한 오염 등 여러 문제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이에 지역 환경단체인 지리산사람들을 중심으로 필자를 비롯한 지역의 생태 전문가가 모여서 사업 대상지에 대한 생태 조사를 했고, 그 결과를 얼마 전 공식적인 보고서로 작성하였다. 자연을 보전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조사를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였지만, 자연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느껴진 불편함과 답답한 보전 정책의 한계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상지의 생태 조사 결과 포유류와 조류 조사 결과에서 멸종위기종에 해당하는 삵, 하늘다람쥐, 수달, 담비, 참매, 붉은배새매, 팔색조가 확인되어 보전의 당위성을 주장하는데 힘을 실어 주었다. 하지만 식생, 식물상 분야는 그렇지 못했다. 한마디로 대상지의 숲은 ‘그저 그랬다’. 전국적으로 흔하디 흔한 소나무군락이 대부분이고, 간혹 가슴높이 직경(흉고직경)이 큰 나무가 분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가슴높이 직경이 20cm를 조금 넘는 어린 숲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넓은 지역이 ‘숲가꾸기’란 멋진 이름으로 포장된 사업이 시행되어 교목층(가장 큰 키의 나무들)을 제외한 하층 식생이 제거된, 인위적으로 관리된 숲이었다. 이러한 숲은 잘려진 하층에서 식물이 급격히 자라면서 서로 뒤엉킨 듯한 모습으로 복잡하게(안정적인 숲이 아닌 천이 초기의 모습) 자라난다.
국가에서는 식생의 상태에 따라 식생을 평가하고 등급을 부여한다. 이를 식생보전등급이라고 하며, 식생이 가장 좋은 Ⅰ등급에서 가장 좋지 않은 Ⅴ등급까지 다섯 단계로 구분하여 평가한다. 식생보전등급이 Ⅰ,Ⅱ등급으로 평가된 지역은 보전과 복원을 우선으로 하지만, 그 외 Ⅲ~Ⅴ등급은 큰 문제 없이 개발이 허가되고 숲은 사라진다. 이러한 평가 방식을 적용한 결과 대상지는 모두 식생보전등급 Ⅲ~Ⅴ등급에 분포하기에, 기존의 정책대로라면 숲을 보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동물분야도 마찬가지다. 법적보호종인 멸종위기종의 서식이 확인되지 않는 숲은 개발의 논리에서 지켜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렇게 숲을 보전하기 위해 조사를 하면, 멸종위기종을 찾고, 식생보전등급이 높은 숲을 찾아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대상지 일대의 생태‧자연도. 대상지 내 보전 및 복원을 우선하는 1등급 지역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런’ 식생보전등급 Ⅲ~Ⅴ등급의 소나무군락이 대부분인 이 숲에 대한 보고서를 조사 결과 그대로 담담히 작성하다보니, 불편함과 답답한 한계가 느껴진 것이다. 좋은 숲은 보전해야하고, 상대적으로 식생 발달 상태가 좋지 않은 숲은 보전할 필요가 없는 것인가?
식생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간다. 그런 변화의 과정을 천이(succession)라 부르고 Clements의 고전적 천이 이론에 따르면 식생은 극상림으로 변해가고, 그러한 극상림(Climax forest)은 구조적 기능적으로 안정된 시스템을 갖춘다. 따라서 현재는 식생이 ‘그저 그렇게’ 보이더라도, 이러한 숲이 10년, 20년, 또는 50년, 100년간 보전된다면 국립공원 수준의 울창한 숲으로 우리를 맞아줄 것이다. 또한, 현재의 시점에서만 좋은 숲을 보전하고,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숲은 계속 없어진다면 울창한 숲이 지금보다 넓게 확대되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현재의 상태가 다소 좋지 않다고 그 숲을 보전하지 않는 것은 미래에 아름드리 나무로 자랄 어린 나무를 제거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울창한 숲 역시 과거에는 모두 식생보전등급이 낮은 ‘그저 그런 숲’ 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자연을 평가하고 등급화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보전해야할 숲의 조건이 따로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희귀한 식물이 살고 있어야 보전될 자격이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천이 초기에 나오는 ‘그저 그런’ 숲이 우리 곁에 없다면 결국 극상림의 울창한 숲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데도 개발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작은 땅에 이미 많은 것을 개발해 왔고 많은 숲을 파괴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인간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의 상황을 맞닥뜨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숲에 식생보전등급을 매겨 ‘Ⅰ,Ⅱ등급이면 보전, Ⅲ~Ⅴ등급이면 개발 가능’이라는 이분법적 논리에 따라 보전할 숲과 개발할 숲을 판가름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있는 숲을 미래 세대에게 안전하게 전해 주는 일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기후위기는, ‘불안’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고 있다. 어느 것도 명확하게 좋다, 괜찮다, 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다. '보전되어야 할 숲의 조건'을 따져야 할 때는 지났다.
글쓴이 : 정태준
모두를위한생태연구소 소장(자연과 사람이 모두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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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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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나무 생명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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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참나무 수공에 둥지를 만든 올빼미
함양 상림이나, 하동 취간림, 광릉 수목원 등 오래된 나무가 있는 공원을 가보면 원앙, 까막딱다구리, 올빼미, 솔부엉이가 나무속에 둥지를 만들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까막딱다구리가 만든 둥지를 원앙이 이용하기도 하고, 올빼미 종류가 이용하기도 합니다. 예전에 황새도 논 주변 도로가에 있는 고목 위에 둥지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나무를 찾기가 어려워 인공 탑을 만들어 둥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오래된, 늙은 나무는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목, 늙은 나무가 있는 숲은 많은 생명을 품습니다. 나무가 나이가 들며, 가지가 부러지거나, 작은 틈새가 생겨서 거기로 물이 들어가 썩게 되고, 이때에 구멍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수공’이라 부릅니다. 이런 수공들은 올빼미, 부엉이, 원앙, 비오리, 호반새와 찌르레기 등 다양한 새들과 하늘다람쥐와 같은 작은 생명들의 집이 되어줍니다. 나무는 씨앗이었을 때는 새들과 많은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자라났지만, 다 자라서는 다시 생명들에게 다시 먹이를 제공해 주고,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서로 돌보는 숲의 공동체입니다. 딱다구리는 나무속에 있는 딱정벌레 애벌레를 잡아먹어 나무가 너무 많은 애벌레로 인한 피해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나무는 자신의 몸에 구멍을 내고 살아가는 딱다구리와의 공생을 선택한 것입니다. 딱다구리는 먹이와 집을 얻고, 나무는 자신의 몸에 있는 애벌레의 숫자를 조절하여 자신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나무와 식물들은 씨앗을 멀리 퍼트리기 위해 씨앗에 달콤한 과육을 덮어 다른 생명들이 배를 채울 수 있게 하였고, 소화되지 않고 남은 씨앗은 거름이 풍부한 똥 속에서 다시 자라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생명들과 숲은 서로 돕고, 보듬으며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늙은 숲은 진정으로 아름답고 생명다양성이 풍부한 숲입니다. 자본의 가치, 돈의 가치로 판단할 수 없는 그런 숲...
하지만 실제 우리 주변에서 늙은 나무가 있는 숲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40년 된 숲도 귀한 우리의 숲을 보고 숲이 늙었다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100년을 사는 우리는 40이면 늙었다 말하지 않습니다. 나무는 사람과 달리 1000년까지 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당산나무가 400년 이상은 되었다는 것을 보면, 40년은 청년기에나 들어갈 수 있을까요?
▲ 나무 수공속에 둥지를 만든 솔부엉이
우리 숲의 미래를 생각해 봅니다. 많은 생명들이 늙은 나무의 돌봄 속에서 살아가고, 또 돌봄을 받던 생명들이 다른 나무들을 돌보면서 살아가는 생명의 숲, 생명을 키워내는 숲, 우리의 숲이 그렇게 자라나길, 그런 숲으로 나아가길 희망해 봅니다.
이 기사는 <봉성신문>에도 함께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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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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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씨앗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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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가 지났다. 바야흐로 감자 시즌이다.
고구마와 감자는 구황작물의 양대 산맥이다.
하지만 두 가지 작물의 가장 큰 차이는 씨앗에 있다.
무슨 소리인가? 감자나 고구마에 씨앗이 있는가?
굳이 따지자면 감자는 감자가 씨앗이고 고구마는 고구마가 씨앗의 바탕이 된다. 감자는 감자를 심어야 하고, 고구마는 이른 봄에 하우스에서 키운 고구마의 새싹을 잘라 심으면 된다. 만약 고구마 100평을 심으려고 한다면 고구마 20개 정도만 심어 새싹을 키워도 충분하다.
하지만 감자는 감자를 심어야 하니 50키로 정도의 씨감자가 필요하다.
100평을 심는다면 씨감자 50키로가 필요하니 상당량을 비축해야 한다.
하지만 감자는 평당 10키로가 나오니 100평이면 감자 1000키로를 얻을 수 있다. 씨감자를 구입한다고 해도 20배에서 25배 정도의 감자가 수확되는 편이라 경제적으로 충분하다.
그렇다고 해도 씨감자를 수출하거나 옮기는 데는 막대한 물류 비용이 발생한다. 한국에서도 강원도의 씨감자를 내가 사는 전남 구례까지 옮기려면 씨감자 수확, 포장, 배송의 과정이 필요하다.
[솔린타의 감자씨앗]
그렇다면 씨감자를 심지 않고 씨앗을 심으면 어떤가?
최근 네덜란드의 솔린타와 HZPC에서 진성 감자 씨앗을 생산하고 있다. 자국 내에서 이미 생산을 하고 있고 수출도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감자 씨앗으로 심었다는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지만 곧 심는 시기가 올 것이다.
100평을 심기 위해 씨감자 50키로를 구입해 옮기고 심는 과정이 필요 없이, 몇 그람 정도의 씨앗을 상토에 심어 옥수수처럼 키울 수 있다. 씨감자 연작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 병충해에서도 해방될 수도 있다고 하니 감자 수확량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다.
솔린타의 공식 사이트 소개글이다.
[솔린타는 네덜란드 종자 회사로, 잡종 감자 종자 전문 기업입니다. 솔린타의 사명은 감자 재배 농가에 더욱 경제적이고, 튼튼하며, 내성이 강한 감자 품종을 재배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는 전 세계 식량 유통을 개선하고 영양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솔린타의 비유전자변형(Non-GMO) 잡종 감자 종자는 10년 이상에 걸친 잡종 육종 연구 개발의 결과물입니다.]
하이브리드 잡종 감자 종자에 대하여
[감자를 종자 괴경에만 의존하지 않고 종자만으로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은 감자 재배 농가에 상당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종자 괴경은 운송 중 질병에 감염되거나 부패할 가능성이 높고, 운송 및 보관 비용도 더 많이 듭니다. 솔린타의 잡종 감자 종자는 질병이 없고, 보관 수명이 길며, 크기가 작아 운송 및 보관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또한, 잡종 감자 종자는 연중 내내 공급 가능합니다. 농부들은 현재 시스템에서 부패하기 쉬운 종자 괴경 2,500kg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솔린타의 깨끗하고 질병 없는 종자 25g만 있으면 헥타르당 감자를 재배할 수 있습니다. 비유전자변형(Non-GMO) 잡종 육종을 통해 개발된 잡종 감자는 역병 저항성과 같은 유익한 자연적 특성을 보유하도록 개량될 수 있어 살충제 사용 필요성을 줄여줍니다.]
그렇다고 씨감자가 주류를 이루기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매년 새로 구입해야 하는 씨감자 가격이 현재 감자를 직접 파종해서 얻는 것보다 저렴해야 하기 때문이고, 많은 곳에서 여전히 씨앗보다는 씨감자를 심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종자를 직접 키워서 심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자 씨앗의 새로운 혁명이 시작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네덜란드는 씨감자 수출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매년 약 150만 톤의 씨감자를 생산하는데, 이 중 70~75%에 달하는 약 80만 톤을 전 세계 80여 개국으로 수출한다.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막대한 물류 비용 때문에 씨앗 개발에 많은 연구비를 투자했고 드디어 감자 씨앗을 만들었다. 다양한 감자 품종도 개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감자 품종은 4000개~5000개에 이른다. 한국에서 심어져 유통되는 품종은 10개 미만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다 아는 품종인 수미감자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1961년에 개발되어 1975년에 한국에 도입되었다. 한때 90%를 점유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50% 정도로 점유율이 낮아졌다. 역병에 취약하고 이상 기후로 점점 수확량 감소와 병충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도 농촌진흥청에서 한국 기후에 맞는 두백, 서홍, 풍원, 조풍 등 다양한 품종을 개발하고 있고 두백의 경우 파종량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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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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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둘기가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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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엄사의 낭비둘기, 지금은 화엄사에서 살아가기 어려워 졌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흔하게 참새부터, 까치, 멧비둘기 등 장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흔하게 만날 수 있고 흔적으로라도 확인할 수 있는 존재들이 우리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심이 없다면 매일 들리는 새소리도, 집 앞을 날아다니는 새들의 모습도, 산보, 산책을 할 때 길 위에 보이는 야생동물들의 흔적도 모르고 지나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생명들을 만나기 위해 멀리 나가곤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관심이 없어 지나치다 다른 장소에 나가 소리와 모습을 보면 ‘우리 주변에도 저런 아이들이 있었단 말이야?’ 하며 놀라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번 배우고 오게 되면 다시 그 이전의 눈과 귀로 돌아갈 수 없게 됩니다. 집 주변에서도, 산책하는 와중에도 너무 많은 흔적과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 우포늪 따오기 복원개체, 농사철이 아니지만 물을 담아두어 따오기가 먹이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쉽게 만나기 어려운 멸종위기종, 멸종위기까지는 아니지만 개체수가 계속해서 줄어들어 만나기 어려운 관심 단계에 있는 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멸종위기에서 절멸되거나, 절멸 위기까지 다다른 생명들은 ‘복원’을 진행하게 됩니다. 흔하게 복원‘사업’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복원을 대표하는 종은 반달가슴곰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황새, 따오기, 여우, 낭비둘기, 민물어류(임실납자루, 미호종개, 얼룩새코미꾸리 등)이 있습니다. 모두 복원이라는 ‘사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업이다 보니 결과만 중요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복원’은 하지만 서식지에 대한 ‘보전’은 뒷전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황새를 복원하겠다고 많은 돈을 들이고 있지만 황새가 서식할 만한 서식지에 대한 보전을 하려고 적극적인 행정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미 가치가 높은 서식지도 개발로 인한 위협에 놓인 경우도 많습니다. 연어를 놓고 보아도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가 산란할 장소가 없는 이 현실에서 치어만 양식해서 풀어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임실납자루를 열심히 키워서 섬진강에 풀어주었지만 이듬해 하도정비로 그 지역을 밀어버립니다. 얼룩새코미꾸리의 복원지도 하도정비로 밀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복원 ‘사업’의 ‘본사’인 환경부(지금은 환경이 사라지고 있는 기후부)는 서식지 보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스스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규제 기관이 아니다’라고 하였으니,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 정책 방향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원’을 하는 기관이라면 당연하게도 ‘규제’를 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 그들은 뭐 하는 집단이란 걸까요?
반달가슴곰은 서식지 확장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우는 생태축 단절로 인한 로드킬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낭비둘기는 구례에 복원 개체 32마리를 풀어주었지만 구례 지역의 서식지 안전은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안전에 대한 책임은 낭비둘기의 책임이 아닌 환경부와, 지자체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당당하게 잘 하고 있다 말할 수 있는가.
황새는 논습지, 갯벌, 자연습지가 필요하지만 영농형태양광, 갯벌 매립, 개발로 인해 서식지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지자체장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황새를 죽이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생태 감수성도 사라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과연 복원이라는 이 중대한 책임을 그저 하나의 돈벌이 ‘사업’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 구곡산에서 바라본 지리산 청왕봉의 모습
‘Natural Capital’인 ‘자연자본’을 ‘Nature Positive’라는 목표로 2030년까지 자연 ‘자본’ 훼손을 멈추고 다시 역전시켜 2050년까지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겠다는(다시 사용하기 위한?) 목표....생명의 근본마저 자본으로 취급하는 이 추악한 자본주의 세상에서 생명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너무 어렵고 힘든 이야기인 걸까요?
글쓴이 : 정정환 _지리산사람들 사무국장, <새들은 우릴 기다려 주지 않아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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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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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반달곰친구들과 함께 하는 올무수거 생초보의 하루반달곰친구들과 함께 하는 올무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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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무수거 생초보의 하루
마지막 월요일 오후 (사)반달곰친구들과 함께 올무수거를 위해 함양 서하마을로 향한다. 짐이 될지 모르는 나는 올무수거에 관한 한 초보자다. 산에서 동물길을 더듬고 숲을 익힌다. 반달곰친구들과 함께 서하마을 산 왼쪽으로 잡목숲을 훑어간다. 잡목숲은 야생동물의 은밀한 숨구멍이자 복잡한 생태계의 결이라고 한다. 그 길은 가보지 않은 숲이다.바스락대는 숲의 호흡 따라 바스락거리며 약초 길에 들어 숨을 돌린다. 오른쪽에서 “찾았어요!” 외치는 소리. 따끔거리는 등을 타고 옷 소매에서 부러진 가지 하나가 나온다. 동물길에 불법 침입하다 들킨 기분이랄까? 순간 고요로 가슴이 철렁하다. 홀로 떨어진 적막을 지우려는 듯 새소리가 청량하다.
나뭇가지에 걸려있다는 올무. 올무를 놓은 주민과 올무를 찾는 우리 사이 파헤친 흙이 옴팍한 터를 보니 동물들이 목욕하고 지나갔구나. 기후변화로 인해 무너져가는 생태계, 먹이를 찾아 야생동물이 마을로 내려오고 주민은 피해를 막기 위해 올무를 설치해야 하는 악순환을 지속하고 있다. 올무 설치는 불법 포획이다. 올무 등 불법 도구의 피해와 죽음 없이 자연과 하나 되는 야생동물, 반달곰을 그려본다. 문득 사육되던 농장에서, 문수사에 살던 곰이, 구례 곰마루 쉼터에서 야생의 감각을 찾아 산으로 돌아가는 상상을 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인가?
올무 4개를 찾았으니 육십령을 넘어 서하마을로 달려간 수확은 있다. 올무 하나는 멧돼지 다리에 걸렸다 끊어진 것이라고 한다, 멧돼지 비명이 산을 타고 서하마을에 울려 퍼졌으리라. 울었으리라. 올무를 설치한 인간의 마음 한쪽에도 울렸으리라. 숲에서 찾은 올무와 함께 돌아가는 길, 나 역시 올무나 덫 한두 개 걸려 살고 있지 않나, 굽이굽이 육십령을 돌아 돌아가면서 길 잃은 동물들, 반달곰이 생각나는 하루, 이제 숲을 헤치고 반복해서 숲을 헤쳐나가면 되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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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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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구상나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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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구상나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천왕봉 구상나무 고사 현황
구상나무가 죽는다.
이미 많은 구상나무가 죽었고 지금도 일부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면 눈으로 봐도 절반에 가까운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는 모습을 누구나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걱정한다. 구상나무는 덕유산, 지리산, 가야산, 한라산의 1,000m 이상 아고산대에 자생하는 한국 고유종(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종)이기에 더욱 그렇다. 다시 말해서 구상나무가 계속 죽어가서 국내에서 멸종한다면, 결국 지구상에서 멸종한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러하니 환경단체 및 국가 기관에서도 ‘구상나무를 보호종으로 지정해야 한다.’, ‘복원해야 한다.’… 등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특히나 식목일 즈음이 되면 구상나무 고사 현상에 대한 기사가 크게 보도되고 관계 기관인 국립공원공단은 대응에 바빠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립공원공단은 아고산대 상록침엽수 자연적응실험 사업을 추진했고, 5월 13일에 구상나무 묘목을 식재하는 사업도 실행했다. 본 사업은 구상나무 고사 지역에 대한 상반된 견해(자연천이에 맡겨 인위적 개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과 적극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하여 어떤 방식이 합리적인지를 판단해 보는 시범 사업이다.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과 중봉 사이에, 세석에서 키워낸 구상나무 묘목 160주(수고 40cm 내외)를 심고, 이렇게 식재한 구상나무를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이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과 논의 과정을 거쳤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논의된 부분이 ‘이 사업은 복원 사업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나는 이 글에서 많은 시민과 기관이 구상나무를 복원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복원 사업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논의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생태복원이란 '저하되었거나, 훼손되었거나, 파괴된 생태계의 회복을 돕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그렇다면 구상나무 고사 지역은, 저하되었나? 훼손되었나? 파괴되었나? 교목층(산림식생에서 가장 높은 공간을 피복하는 층위)의 우점 수종이 죽고 있기에 생태적 기능에 있어 일시적 저하가 있다고 볼 수는 있지만, 훼손되거나 파괴되었다고 말하긴 어렵다.
구상나무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 밝혀진 구상나무 고사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기후가 변한 것도 사실이다. 구상나무는 빙하기에 한반도 전체를 뒤덮으며 확장되었다. 하지만 빙하기 이후 기온이 오르면서 저지대에서 자취를 감추고 온도가 낮은 아고산대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빙하기가 끝난 것은 자연적인 기후변화였고, 지금은 인간에 의해서 기후가 변했다. 어쩌면 구상나무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식물은 스스로 이동할 수 없고 뿌리를 내린 그 자리에서 어떻게든 성장하고, 번식하기 위해 애쓰면서 살아간다. 그렇지만 급격한 기후변화를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자, 그럼 이제 생각해 보자. 기후가 변해서 그 자리에 살던 식물이 죽었다…. 생태복원이 필요한 ‘훼손지’ 인가? 한반도의 식생은 다양하다. 난대림, 온대림, 아고산대 식생은 물론이고 염생식물군락, 습지식생, 울릉도 너도밤나무군락과 같이 고립되어 진화해 온 식생, 터주식물군락과 같이 사람이 사는 곳 가까이 살며 적응해 온 식생도 있다. 이처럼 어떤 지역의 환경에 따라 그곳에 살 수 있는 식물이 들어와서 살게 된다. 또한, 울창했던 산림도 벌채되거나, 교목층의 식물이 고사해서 틈이 생기면, 강한 광이 들어오면서 호광성 식물(양지를 좋아하는 또는 직사광선을 인내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식물)이 자리 잡게 된다. 환경이 변하면 사는 식물이 달라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후는 급격히 변했고, 식물의 서식지는 서서히 북상하고 있으며, 구상나무는 죽고 있다. 구상나무가 죽고 있는 지역에 다시 구상나무를 심을 것인가? 구상나무가 죽은 자리에는 분명 변화한 기후에 적합한 다른 식물이 들어올 것이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숲의 변화다.
그렇다면 이 글의 제목과 같이 죽어가는 구상나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구상나무의 멸종을 막고 싶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해 본다. 대답은 간단하지만, 실행은 어렵다. 기후변화를 늦추는 것뿐.
이번 자연적응실험을 위해 공단 직원 50여 명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고, 헬리콥터가 두 번 묘목을 옮겼다. 수많은 플라스틱 생수병이 버려졌고, 많은 차량이 노고단 대피소까지 이동했으며, 많은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헬리콥터가 또 한번 움직일 것이다. 많은 투자를 했고, 많은 노력을 했으며, 많은 비용을 치렀고, 또한 많은 탄소를 발생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이러한 사업이 꼭 필요한 보전 활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노력의 방향에 대하여 질문할 때다. 우리는 정말 구상나무에게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가? 나무를 심고 과거의 모습으로 복원하려 노력하기보다, 기후변화를 늦추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구상나무를 살 수 있게 하는 근본적이면서도 유일한 방법이다.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식물보전센터에서 발아시켜 세석에서 현지 적응된 구상나무 묘목 160주
식재된 구상나무 묘목
반야봉-중봉 구간에 식재된 구상나무(빨간 표식은 추후 모니터링을 위한 식별 장치)
글쓴이 : 정태준
모두를위한생태연구소 소장(자연과 사람이 모두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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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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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새소리, 지리산의 노래는 공존, 평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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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계사 아래, 천왕봉이 조망되는 곳에서
요즘 숲에 들어가면 산새들의 노랫소리로 숲이 가득 찬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침이면 숲을 울리는 되지빠귀와 흰배지빠귀의 노랫소리와 박새와 쇠박새 등 박새류의 재잘거림, 작지만 우렁찬 굴뚝새의 외침과 청아하며 숲을 느리게 만드는 큰유리새의 노랫소리와 밤이면 들리는 소쩍새와 뻐꾸기의 노랫소리는 이제 여름이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지리산 아래쪽부터 초록으로 물 들어가는 숲은 산의 높이를 느낄 수 있게 하며 봄철 첫 잎은 다양한 수종들이 섞여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봄의 끝자락에서 다시 봄임을 느끼게 해주고, 논물로 인해 탁해진 강물은 봄의 모내기가 시작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렇게 자연은 우리에게 다양한 느낌과 깨달음, 편안함을 줍니다. 구태여 높은 산에 올라가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경험들입니다.
이런 다양성의 숲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을 때 더 많은 생명을 품고, 다양한 생명들이 섞여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나무들이 첫 잎을 내보일 때 다하게 섞여서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큰산개구리의 산란시기 변화(국립공원연구원의 Rana uenoi Matsui, 2014 논문 참고) 적산온도와 산란시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렇게 함께 섞여서 살아가는 지구에서 기후의 변화로 사라져갈 위기에 놓인 친구들이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두 친구는 큰산개구리와 구상나무입니다. 큰산개구리는 과거 북방산개구리로 불리던 종을 최근 개별적 종으로 분리하여 큰산개구리로 이름 지었습니다. 이 큰산개구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산란 시기 변화로 산란 시기가 빨라지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산란시기가 빨라져도 기온이 올라가서 그런 것이니 적응하지 않겠는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기후변화라는 것이 따뜻한 것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온도 저하도 함께 벌어지기에 산란 이후 알들이 동사하는 일도 있을 수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큰산개구리를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무엇을 할 수는 있을까요?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며 반도체 산단, AI센터를 이야기하며 더 많은 전기,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우리들을 보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끝이 정해진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큰산개구리 다음으로 이야기할 것은 구상나무입니다. 구상나무는 아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상록침엽수로 지리산과 한라산, 덕유산과 같이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며 오직 한국에만 자생하는 나무입니다. 이 구상나무가 지금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수의 개체가 고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리산 반야봉, 천왕봉 일대에서 많은 개체의 고사가 발생하고 있는데 원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적설량의 부족으로 수분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을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2023년 치밭목에서 천왕봉 가는 길에, 산 구상나무와 죽은 구상나무가 함께 서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그 아래서는 다시 생명이 싹트고 있다.
이렇게 기후변화로 인한 한 종의 개체수 감소를 막아내기 위해 ‘복원’이라는 작업을 국가에서는 진행합니다. 사라져가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일이겠지만...이전에 연어 기사에서 이야기했듯, 서식지에 대한 변화, 보전이 없이 특정 종의 복원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구상나무의 쇠퇴는 기후변화가 주원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은 ‘복원’이 아닌 기후변화를 막아내거나 늦추는 일 이어야 합니다. 기후변화를 막는 과정에서 최대한 살리기 위해 ‘복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복원’이라는 작업은 다른 종을 배제하며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특정 종을 살리기 위해 흔하다고 판단되는 종을 배제한다면 이는 올바른 길이 아닙니다.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는 지역은 빠르게 신갈나무나 사스레나무와 같이 낙엽활엽수로 대체되고 있다 합니다. 숲은 환경에 맞춰 변화하지만, 그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의 모습을 지향하는 종은 오직 인간입니다.
숲과 강, 산은 귀한 종만의 서식지가 아닙니다. 모든 종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어머니의 산 지리산이라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부모의 마음으로, 구상나무를 복원하기 위해 특정 종의 배제가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기에 지리산에서 구상나무 복원은 신중해야 합니다. 아니 하지 말아야 합니다.
끝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국립공원이라는 공간은 모든 종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평화, 공존, 모두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글쓴이 : 정정환
_<새들은 우릴 기다려 주지 않아서> 지은이, 지리산사람들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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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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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곰 마루쉼터에 사는 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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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곰 마루쉼터에 사는 곰을 찾아서
커피박을 통한 곰의 감각 풍부화를 위하여
월요일이면 커피박을 싣고 구례 곰 마루 쉼터(이하 곰 쉼터)로 간다. 야생을 모르는 사육되던 곰의 풍부화를 위한 커피박, 커피박은 말 그대로 추출되고 남은 커피의 껍질이자 찌꺼기다. 후각이 발달한 곰에게 커피박 제공은 곰의 감각 풍부화로 후각과 촉각을 자극한다.
풍부화란 보호시설이나 동물원에 있는 곰이 자연에 가까운 행동을 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돕는 활동이다. 쉽게 말해 본능을 자극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철창에 갇힌 생명의 감각을 깨우고 무기력한 곰에게 활력을 주는 활동이다.
무기력한 곰을 바라보는 일은 무기력한 일이자 고통이다. 한 달 전 지리산 문수사에서 본 반달곰이 울부짖는 분노어린 발작과 철창을 부여잡은 곰의 발바닥이, 아기곰의 눈망울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커피박을 수거하는 일은 카페 주인의 마음과 그 만의 향기가 담겨있다. 커피가 제 일을 다 하고 껍질이 건조되는 과정은 곰으로 가는 기도다. 커피박에 희끗희끗한 점이 커피 일부이기를 바라며 커피박을 수거한다. 커피박을 건조하는 카페 주인의 손길은 숭고함이 전해진다. 곰에게 가는 돌봄 하나하나가 모여 커피박이 되기까지의 시간은 숨구멍을 통해 건강한 커피박이 탄생한다. 커피가 곰의 후각을 살려 숲의 냄새 따라 먼 선조의 기억을 찾아가는 것이리라.
야생에서 태어나 자라야 할 곰이, 우리나라 사육곰으로 태어나 곰 쉼터에 있는 주옥이라는 곰을 CCTV를 통해 처음 만났다. 얼굴은 보지 못했다. 아니, 그녀의 등을, 뒷모습을, 어슬렁거리며 반복되는 걸음이 또한 그녀이기에, 얼굴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다. 그렇게 그녀를 만나고 임옥주 수의사에게 그녀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내내 곰은 느리게 느리게 목적 없는 배회를 하고 또 하고 나는 보고 또 볼 수밖에 없었다.
곰의 풍부화를 위해 커피박을 나르며 실은 내 삶이 풍부해지고 있음을 고백한다. 곰을 알아가고 생명을 존중하는 일, 곰에게 커피박을 나르는 일은 커피가 남긴 향기처럼, 건조된 커피의 빛과 색의 순간에 감사하며, 곰도 그 순간의 감각을 체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진 : 곰마루쉼터 제공)
커피박을 제공한 후 커피 향을 제일 좋아하는 곰이 청심이라는 것을 영상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얼굴에 커피박이 담긴 봉지를 비비고 만지고 냄새 맡는 청심이란 곰이 사랑스러웠다. 새로운 향과 촉감에 흠뻑 취한 그녀의 기분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청심의 감각 풍부화 과정을 한번 상상을 해보시라. 한 곰이 새로운 것을 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인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한 생명의 감정과 행동을.
이제 커피의 눈물이 남긴 껍질과 향을 곰들과 공유하는 일. 곰의 야생성을 찾아 풍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자. 지리산 아래 살면서 지리산 아래 곰 쉼터로 찾아온 곰들을 환영하며 그들에게 커피박을 나른다. 일어나 곰아!
오늘도 멀리서 날아온 흙냄새, 꽃 향, 쓴맛과 초콜릿 향을 맡으며 곰에게 간다. 차 안 가득 향기로운 바람이 분다. 곰이 산길을 숲을 헤매고 산과 함께 할 날을 상상한다. 낙엽 바스락거리는 숲을 거닐 듯 네 발로 커피박과 노는 영상을 본다. 전생에 엄마 곰이 아기곰에게 알려준 생존의 기억을 찾아 커피야, 곰과 놀다 갈래? 도도 새침한 곰을 네 향으로 유혹해봐. 자연 속 자연의 일부로 곰이 곱답게 살아가도록 우리 함께 힘을 기울이자. 곰이 커피 향에 취한 순간은 곰의 배회를 잠재운다. 곰 쉼터로 오르는 경사로처럼 남아있는 사육 농장의 곰과 문수사 곰이 곰마루 쉼터로 옮겨지는 일 또한 숙제로 남아있다.
구례 읍내의 카페 및 음식점, 지리산오여사, 둥둥, 느긋한 쌀빵, 봉서리책방, 지인카페, 호이요, 오차커피공방, 구례가, 구례자연드림시네마 카페 순으로 커피박을 수거하여 구례 곰마루 쉼터로 달린다. 달리는 길에 벚꽃이 흩날리며 꽃비를 내린다. 이처럼 행복한 일이 또 없다. 이 기분이 커피박을 제공하는 카페와 음식점에 전해지기를 바라며 또한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 담아 보낸다.
글쓴이 : 이촉
시인, 지리산人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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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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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와 자원, 그들은 자원일까 자연(自然)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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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족자원이라는 이름으로 착취되는 생명들, 과연 생명들은 자원인가 자연(自然)일까 연어에게 자유를, 강이 자유롭게 바다로 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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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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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와 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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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 물렁할때 먹는 무른 감과 딱딱할 때 먹는 단단한 감이 있습니다. 무른 감은 홍시, 단단한 감은 단감이라 부릅니다. 단감, 달달하다는 말인데 이 달달하다는 말을 독차지하기에는 다른 감들이 많이 서운할 것 같습니다. 단감이 있으면 반대로 떫은 감이 있기에 홍시들이 단체로 반기를 들 것입니다. ‘나는 떫냐?’
하지만 이 감들은 모두 언젠가는 달콤한 단감으로 변합니다. 시기가 다를 뿐입니다. 그러니 조금 떫더라도 참고 기다리면 됩니다.
어릴적 기억에 남아있는 감이 있습니다. 단단할 때 먹는 단감인데 먹을 시기가 되어도 절반은 달고 절반은 떫습니다. 한 감에 두 가지 성향 또는 지향하는 바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삼팔선단감입니다. 한 국가에 두 국가, 같은 민족이 두 나라로 쪼개진 것과, 감의 맛이 한 감에서 갈라진다는 것이 비슷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이 감을 먹을 때는 반은 맛있게 먹지만 나머지 반은 버리게 됩니다. 떫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로 갈라져 하나만 선택한 한 민족들의 모습 같습니다.
하지만 이 감도 홍시가 되면 갈라졌던 삼팔선이 이어져 달콤한 감으로 변합니다. 하나의 감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들은 ‘너 나이 때는 통일되서 군대 안간다’였습니다. 하지만 전 군대를 다녀왔고 통일은 아직도 멀었습니다. 그래서 조카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너 때는 통일 안돼 군대 가야해’ 라고 말합니다. 씁쓸하지만 현실이니까....
가을이면 먹을 만큼의 감을 따고서 높은데 남은 감들 몇 개를 남겨둡니다. 이름은 까치밥, 다른 생명들이 먹으라고 감나무마다 2~3개의 감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높아서 못 따니까 어쩔 수 없이 남겨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낭만적으로 생각해서 까치밥으로, 생명들을 배려해서 남겨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생명의 범주에는 사람도 포함이 되기에....저도 겨울에 가끔 먹기도 합니다. 까치밥이 호모사피엔스의 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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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