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2(수)
 

가끔 읽을 책이 없으면 오래된 책장을 기웃거린다. '한남자'가 읽던 책(내 책은 모두 버린지 오래고 그도 그렇지만, 그래도 그는 오래된 책을 더러 가지고있고 새책을 사들인다.)을 기웃거린다. 이 책도 그런책 중 하나다. 나와는 관계없는 전혀 뜬금없는 책이지만 읽고 싶지 않은 건 아니다. 암튼 미치광이건 바람둥이건 뭐든 그들은 쓰는데 열심이었다. 그것이 다른 점이다. 안쓴 사람과.

 

책소개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는 어느새 먼 과거의 전설처럼 잊힌 알튀세르의 삶과 철학, 독특한 정치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정신분석적 자서전이다. 사랑하는 남자의 형과 원치 않은 결혼을 한 어머니와 우울증에 걸린 여동생 등 복잡한 가정사와 인간적 고뇌, 징집과 함께 시작된 5년에 걸친 기나긴 포로 생활과 우울증 발병, 철학 연구의 시간만큼 긴 정신분석과 심리치료의 시간, 아내를 죽인 미치광이 철학자의 내면, 면소 판결이 내려진 뒤 고립감 속에서 돌아보는 자아, 현존하는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애정과 비판, 위선과 가식이 넘쳐나는 지성계의 이면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다.(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비록 자신이 40여 년 동안 조울증으로 고생했지만 누구나 범할 수 있는 우발적인 살인 때문에 자기를 미치광이라고 몰아서 죽음보다 못한 고독과 침묵(이 또한 미궁이 아니겠는가!)속에 무려 10년씩이나 가둬 둔 우리 모두에게 알튀세르가 이처럼 어지러운 자서전으로 복수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다. 어쨌든 가족이야말로 가장 끔찍한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라는 그의 절규는 누구나 되새기고 되새겨야 할 것이다. p15

 

한번은 브르타뉴 지방에서 한 달 내내 한 특이한 스포츠를 계획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가게에서 도둑질을 하는 것이었는데, 나는 전혀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냈다. 그리고 매번 나는 자랑스럽게 그녀에게 점점 늘어가는 다양한 장물들을 보여주었으며 한치의 실수도 없는 내 방법을 상세히 늘어놓기도 햇다. 사실이지 내 방법들은 완벽했다. p177

 

"내가 당신에게서 좋아하지 않는 것, 그것은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당신의 욕망이에요." 이 말은 내 눈을 열어 주었고 그 힘든 시절에 대한 모든 기억을 되살려 주었다. 사실 나는 모든 것을, 내 책들과 내가 결국 죽인 엘렌느, 나의 정신분석가 등 모든 것을 파괴하고자 했는데, 그것은 내가 내 자살 계획 속에서 환각적으로 꿈꾸엇듯이 나 자신을 확실히 파괴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토록 끈덕진 자아 파괴의 욕망은 무엇 때문인가? 내 존재 깊숙이, 무의식적으로 (그런데 이 무의식은 끝없는 추론 속에서 현물화되었었다)내가 나를 파괴하고자, 왜냐하면 나는 처음주터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를 파괴하고자 원했기 때문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가장 가까운 모든 사람들, 내 모든 지주들과 내 모든 수단들을 다 파괴한 다음, 자신을 파괴하는 것보다 더 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어디 있겠는가?p309

 

따라서 삶이란 그 모든 비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다. 나는 지금 예순일곱 살이다. 그러나 나는 마침내 지금, 나 자신으로서 사랑받지 못했지 때문에 청춘이 없었던 나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곧 인생이 끝나게 되겠지만, 젊게 느껴진다. 그렇다.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p311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알튀세르 자서전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