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10.19 생명평화기행
섬진강 편지
「섬진강 편지」
- 지리산 10.19 생명평화기행
귀한 봄비와 함께 귀한 손님들이 찾아오셨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지리산사람들이 주관한 '지리산 10.19 생명평화기행단'이 서울에서 버스 한 대로 구례로 내려오셨다.
1박2일 동안 여순사건 구례유적지를 돌아보는 답사기행이다.
첫날 일정은 구례읍 봉성산 기슭에 있는 여순사건희생자위령탑을 참배를 시작으로 간전면학살지인 간문초등학교, 지리산으로 입산한 14연대의 주둔지인 문수간이학교를 둘러보고 국립공원 지리산생태탐방원에서 주철희박사의 '여순항쟁과 민주주의' 강의로 첫날의 일정을 마쳤다.
둘째 날은 14연대와 토벌대의 전투가 있었던 산동면 시랑마을과 산동면 학살지인 누에고치판매장을 돌아보고 산동면사무소 강당에서 정지아작가의 특강을 들었다. 오후에는 산동애가 주인공인 백부전이 살았던 산동면 상관마을과 산동애가 노래비가 있는 산수유사랑공원을 둘러보고 반곡마을 홍판주 어르신으로부터 9살 소년이 겪었던 여순항쟁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여순사건특별법 제정으로 여순사건으로 불리고 있지만 실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구례다. 14연대가 여수나 순천에서 머문 시간은 열흘이 채 되지 않지만 지리산으로 입산하여 지리산입산금지가 해제된 1955년 4월 1일까지 6년이 넘게 구례는 여순사건의 피해를 당했다.
최근 정지아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어 구례 많은 사람들이 여순사건으로 희생당한 역사가 알려지는 것 같다. 이번 기행단이 성황을 이룬 것도 정지아 작가의 특강 덕이 큰 것 같다.
비를 맞으며 지리산 자락 아픈 자리를 돌아보는 이들의 무거운 마음을 달래주듯 확 피어난 벚꽃, 아직 지지않고 기다려준 산수유꽃들아 고맙다.
-섬진강 / 김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