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봄 바람이 가고 여름이 시작 되었다.

공사중인 검은 아스팔트에서 무더운 공기와함께 휘발유 냄세가 훅하고 차 안으로 들어왔다. 

마을에 잠시 볼 일이 있어 들어갔다 나오는 길이었다.

들어 갈 때 보이던  동네 어르신 두 분이 여전히 버스 정류장에 계셨다. 


파도리.jpg

<파도리에서 보이는 섬진강>

 

"아저씨 타세요" 


이 분들과 함께 대화를 해본 적은 거의 없다. 

인사를 하거나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었지만.


어르신: 도로포장하는 것을 보시면 "요즘 장비들이 참 좋죠? 

어르신:  요즘은 장비가 좋아서 장비를 잘 다루는 것이 기술이죠." 

나 : 맞아요" 

어르신: 예전에 기술이라는 것이 장비보다는 사람의 가진 것이 것인데 지금의 기술은 사람 손기술이라기보다는 

장비가 기술을 대신하고 사람은 작동하는 단순한 기술이 돼 어 버린 것 같아요. 

나:  "네" : 비싼 장비가 있어야 하니 비용이 많이 드는 사회죠? 

어르신 : 맞아요. 오래전에 칼 막스가 이야기했죠. 자본주의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들의 의해 굴러간다고요 

나: 네 : 여기서 살짝? 갑자기 어르신 입에서 칼 막스가 나와서 놀랬다. 

나: 네.. 자본이 많이 필요한 사회이니 없는 사람은 좀 힘들죠. 사는 것이 

어르신 : 자본주의는 결국 자본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 더 좋은 사회니까요. 

나: 오래전에 목수는 톱 하나 망치 끌이나 대패 정도면 되었지만 지금은 몇 백에서 

몇 천만 원 정도 되는 장비가 있어야 하니까요.


어르신 : 맞아요. 결국은 돈이 있어야 목수도 가능한 직업이 되었죠. 

오래전에는 손기술이 있으면 되었지만 지금은 손 기술보다 

결국 비싼 장비가 있어야 가능한 직업이 된 거죠. 

 

나 : 네, 오래전에 아버지에게 톱질을 할 때 어떻게 하는지 배웠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엔진톱이 알아서 반듯하게 잘라주니 그런 기술은 필요가 없어졌죠. 

뒤에 있던 할머니에게 연새를 여쭤보니 너무 많아서 알려주기 싫다고 하신다. 

그러자 동네 어르신이 아주머니 오래 살아야죠.


어르신: 천상병 시인이 그랬잖아요. 

인생은 소풍이라고... 

즐거운 소풍 나오셨으니 재밌게 사시다가 

어느 날 소풍 끝내고 기분 좋게 가시면 됩니다. 

(참고로 할머니는 90...) (어르신은 70대 후반) 

구례읍에 도착해서 내려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 분은 저에게 이제까지 

한 번도 반말을 한 적이 없어요.

태그

전체댓글 0

  • 79856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동네 아저씨에 입에서 맑스가 튀어 나온 이유..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