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운동,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2023년 7월 4일 (화) 낮 3시 30분
실상사 선재집
광범위하게 지속되는 개발과 생태학살
가속화되는 기후위기와 불평등
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요?
지리산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지리산과 지리산운동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지리산에 살거나 살지 않거나,
지리산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누구라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지리산」 제안자 모두
『다시, 지리산』 운동을 제안하며
► 『다시, 지리산』을 제안하는 이유
1. 지리산 자락에 사는 활동가들이 21C의 문제의식에 부응하는 새로운 운동정서를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며 그 연대의 틀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2. 21C ‘기후정의운동’(사회적 실천)과 개인 삶(자기완성)의 일치를 위해 활동가들이 함께 지리산과 지리산운동의 의미를 새롭게 확충해 보자는 것입니다.
► 다시 생각해보는 『지리산 운동』에 대한 생각들
1. ‘지리산 운동’은 댐 건설, 케이블카, 산악열차, 성삼재 도로 등 지리산 개발에 대한 반대운동이나 반달곰, 구상나무, 수달 등 생태환경 문제만으로 규정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리산 운동’은 단순히 개발이나 생태환경 관련의 반대운동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리산의 많은 문제는 기후 위기와 함께 21세기 최전선의 상징적인 문제들과 연계되어 있고 그런 지구 위기에 대한 답 또한 이 지리산에 내장되어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리산 운동’은 그 답을 창출해내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2.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구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데, 21세기 기후위기, 지구위기는 무엇 때문에 왔을까요?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자본 중심의 사회, 물질 중심의 가치관, 그런 국가, 지자체의 운영 그리고 자본 이데올로기에 종속된 개인의 삶, 이런 인간의 욕심이 자연을 무자비하게 훼손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간의 욕망을 정당화 한 것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물질주의적 가치관과 그렇게 살아온 인류의 삶 때문입니다. 지구는 사피엔스의 것만은 아니지요. 존재하는 모두가 주체고 주인이고 한 몸입니다. 주체의 일부일 뿐인 인류는 지배 논리에 따라 그동안 인류 자신이기도 한 자연을 무자비하게 착취하고 훼손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한계에 이른 것이지요. ‘지리산 운동’은 이 근본 원인을 치유하고 극복하자는 것이며 그렇게 우리의 삶을 바꿔내자는 운동입니다. 그래서 ‘지리산 운동’은 자본 이데올로기의 문화를 극복하고 높은 의식의 인간성을 회복하는 네오휴머니즘의 문명으로 전환하자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지리산 운동’은 ‘우리는 21세기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화두이기도 한 것입니다. ‘지리산 운동’은 21C 시대 정신인 ‘기후 정의’라는 화두를 통해 우리 시대에 필요한 가치를 담아내고 그 이야기를 중심에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3. 그리고 ‘지리산 운동’은 기후 위기라는 모두의 문제를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이분화된 진보_보수의 진영 대립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4. 모든 운동이 그렇듯 지리산 운동도 결국 사람과 삶에 대한 문제이고 생명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관점을 포괄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기주의, 개인주의, 물질만능주의, 등 자본이데올로기의 극복을 위해 지리산이 가지는 어머니의 품성인 사랑, 즉 모성의 회복이라는 관점을 지리산 운동에 결합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5. 설악산 운동, 한라산 운동이라는 이름을 쓰지는 않습니다. ‘지리산 운동’이라는 이름을 걸고 고민을 하는 것은 지리산이 가지는 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지리산은 생태적 가치도 높지만, 지리산이 어머니의 산이라는 의미를 갖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점입니다. 예전부터 개인과 사회의 이상향을 찾았던 곳이 지리산이며 지리산은 21세기의 이상향에 대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또 다른 날에 제대로 된 ‘지리산 운동’을 위해 함께 크고 튼튼한 판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어떤 연합단체를 새로 만들자는 것은 아닙니다. ‘지리산 운동’은 지금의 각자 위치에서 하는 일을 그대로 하면서 함께 가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를 더 알아가고 각 지역의 상황도 공유하며 중요한 사안은 함께 풀어나가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응 방식 또한 단순한 투쟁이 아닌 구체적 삶 속의 운동으로 진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지리산 운동’을 통해 지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적인 삶 문화를 모색하고 실천해나가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