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10-08(목)
 

첫 눈이 내렸다. 꽤 이른 첫 눈이었다. 12월이 한참이나 남은 11월 초였다. 

수현과 나경은 역앞에서 만났다. 지숙이 결혼식 청첩장을 보냈다.

“축 결 혼" 신랑 강진 신부 김지숙

강진과 지숙이 결혼식을 한 다는 청첩장을 받은 것은 10월이었다. 

들판에 벼가 황금빛으로 변하고 막 수확을 끝낸 직후였다.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었고 하늘은 파랬다. 

가을 볕은 벼를 말리기 좋았다. 

적당히 말린 벼로 첫 도정을 했다. 


벼농사.jpg

 

오늘 수확해서 도정했어

쌀가져가…. 수현은 나경에게 전화를 했다. 

나경은 수현이 키운 쌀로 밥을 했다. 


햅쌀엔 윤기가 흐르고 고소한 향이 퍼졌다. 

나경은 수현이 키운 쌀을 먹는다고 생각하니 이제까지 먹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여기 안에 수현의 땀과 노력 그리고 정성이 들어 있구나.

이제까지 마트에서 사다 먹던 것과 전혀 다른 새로운 쌀이라는 생각이 나경은 들었다.


음.. 맛도 좋은데… 

나경은 수현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했다. 

그 때 수현은 나경게 말했다.


“ 지숙이 결혼 하나는데 함께 갈까요?’

“그래"

“석민이가 있어서 함께 가도 될까?’

“그럼요”

“수지랑 함께 가면 석민이도 좋아할 거예요?”


그것이 몇 주 전 그리고 오늘 나경과 수현 그리고 석민과 수지가 함께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눈이 내려요"

“그래 석민아"

“나경은 석민이 손을 잡고 있었다"

“어디로 뛰어 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빠 또 눈이 와요"

“그래 수지야"

“수지는 눈 안 좋아"

“좋은데… 아빠가 눈 오면 새벽에 나가서 눈 치우느라 고생하잖아요"

“아이고. 우리 딸… 역시 최고야"

“근데 수지야 그런 걱정은 하지마.. “


여수행 기차가 도착하고 넷은 기차에 올랐다.

누가 봐도 가족처럼 보일 것 같다는 상상을 나경은 기차를 타기 전에 해봤다.

기차는 여수를 향해 달려 갔다.


얼마나 달렸을까 기차 옆으로 섬진강이 보였다. 

오래전 수현을 만나자고 하고 내리지 못했던 날 봤던 섬진강이었다. 

곡성과 구례를 잇는 전라선을 따라 섬진강이 나란희 함께 달렸었다. 

나경은 그때 자신이 수현과는 나란히 함께 가지만 결코 하나가 되지 못하는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주변에 있었지만 함께 하지 못했다. 


강과 나란히 달리던 기차는 구례구역을 지나자 헤어졌다. 

강은 지리산으로 향했고 기차는 순천으로 향했다. 

나경은 다시 수현과 헤어지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아니야


“수현아 저기가 지리산이야?

“네”

“저기 보이는 산이 아마 노고단일 것 같은데요"

그렇구나

지리산 노고단

가보고 싶다.

뭐 가보면 되죠.

노고단은 성삼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되는데요.

금방 올라가요.

너는 가봤어?

저요

저는 많이가봤죠. 

제가 산을 좋아 하잖아요.

지리산 종주도 몇 번 해봤는데요.

오.. 멋있는데

나랑도 한 번 해보자. 

뭐 그래요

아이들이랑 함께 가도 좋을 것 같은데요.


“아빠 정말요!”

그래 수지야…


기차는 곧 여수 역에 도착 하겠습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석민은 규칙적인 기차 소리가 좋은지 기차를 타고 나서 조용히 그 소리를 감상하는 것 같았다. 


여수역에 내리자 바다냄새가 났다. 

수현은 오래전 지숙을 만나러 왔던 날이 생각났다. 

그 쓸쓸했던 날들이 불쑥 올라왔다. 

나경도 수현과 만나지 않고 지숙을 만났던 날이 생각났다. 

지숙이 더 이상 수현을 사랑하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했던 날이었다. 


“수현아 근데 이렇게 넷이 가면 다들 부부로 알지 않을까?”

“그러게요"

“뭐 어쩔 수 없죠"


결혼식장은 바다가 보이는 곳 2층이었다. 

햇살이 가득 들어왔다. 


신부 지숙과 신랑강진이 보였다.


지숙아 오랜 만이야…. 수현이 지숙에서 말했다. 선배 오랜 만이에요.

잘살죠?  지숙과 수현은 과거의 연인이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처럼 인사했다.

강진아 오랜만이다. 그 때 이후에 처음이지 그러네.

우리 정말 오랜만이다. 수현아…


강진이 너는 요즘 뭐해

어.. 나 여수 환경운동 연합회에서 일하고 있어.

아. 그랬구나. 지숙이 환경과에 근무해서 자주 만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둘다 나이도 많고….


강진선배때문에 제가 정말 힘들어요. 근데 자꾸 만나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잘어울리는데… “수현이 말하자”두 분도 잘 어울리는데요”라고 지숙이 말했다.

“남자아이는 나경선배 아이 여자 아이는 내 딸이야”

신랑 신부님 결혼식 안 하실거예요?


나경은 강진을 손을 잡고 결혼식장으로 들어가는 지숙이 부러웠다. 

자신도 수현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선배 둘이 좋아 보이네요"

“그러게 잘 어울린다"


결혼식이 끝나고 나경과 수현 그리고 아이들은 오동도로 갔다. 

아이들과 함께 동백열차를 타고 오동도를 돌았다. 

아이들은 오동도 분수대에서 놀았다. 

노을이 지고 있었다.

다시 가치를 타고 돌아왔다.

밤은 늦었고 둘이 다시 헤어졌다. 

오동도에는 오동나무가 없고 둘 사이에는 아직 건너지 못하는 벽이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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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키즈의 생애 18편 오동도에는 오동나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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