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行間
김영춘
겨울이 봄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추적추적 비가내리던 것처럼
넘기는 갈피마다
무엇인가 글썽이기를 바랐다
있는 듯 없는 듯
햇빛이나 바람 같은 것들이
따뜻하거나 서늘하게 살고 있기를 바랐다
나의 말과 말이 겨우 이어져
살아나려고 할 때
영영
분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떠난 어머니나 봄날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리기를 바랐다
그 사이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머뭇머뭇
서성이게 되기를
오래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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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行間은 시의 한 행과 행 사이를 말한다. 시를 쓸 때 행과 행의 사이에 시인들은 많은 것을 숨기고자 한다. 그것이 시다. 많은 여백을 만들어 그 여백에 또 많은 숨은 그림을 그려넣고 싶은 것이 시 쓰는 자의 소망이다. 햇빛이나 바람 같이 따뜻하거나 서늘한 것들, 어머니나 봄날 아지랑이 같은 사는 일의 그리움 같은 것들, 그래서 사람들이 순간 머뭇거리며 무엇인가의 생각에 사로잡히게 하고 싶은 것이다. 어디 시뿐이랴, 사는 일의 순간순간이 이미 그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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