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10-08(목)
 

구례 살다 보면 구례 맛이 있다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 정자 옆 연밭에 연꽃이 피었다.

유산 할미의 목소리가 정답다. 

깜빡하는 기억도 이쁜 치매 어르신 파가 푸릇푸릇, 솔이 푸르고 열무가 파란 텃밭 대파 한두 뿌리 뽑고 싶다. 

나는 영락없는 도둑심보다. 듬성듬성한 잔디가 말한다. 차라리 나를 밟고 밟아라.

 

내가 짠흐제!

 

분토마을 봉숭아꽃이 참 예쁘다.

손톱에 꽃물 들게 숯과 백반 넣어 봉숭아꽃, 잎을 넣고 돌로 찧던 날이 있었다.

할매들 합창을 한다.

“긍께 말이요”

지리산에서 캔 고사리 말려 농산에 맡기고 센터로 가는 할미, 등을 쓰다듬자

“내가 짠흐제!“ 한다.

 

광의 주유소 왼쪽 길로 들어가면 백조미용실을 지난다. 마을 미용실이 남아있어 정답다.

"이따 파마 흐러 강께 이따가 나 저그 앞에서 내려주씨요 이!"

아직 곱슬거리는 백발의 할미가 정겨워 자꾸 말을 걸고 싶다.

 

죽마리 할미 텃밭에도 대파가 쑥쑥 자란다.

파도 파도 팔 것이 많은 할매들, 입에서 나오는 입말이 맛깔스러운 파향처럼 퍼진다. 

감칠맛 나는 꼬들빼기 넣은 파김치처럼, 

언젠가 파꽃이 피겠지. 

할매들 속에서 내 생각도 자란다.

 

긍께요, 거시기, 긍께말이요

 

일본어가 안되어 한숨을 푹푹 쉬는  정 선생.

나도, 복습 하나도 못했어요 흥께  “긍께요” 한다.

 

내 귀로 들어오는 낮은 음표  "긍께요"  후렴구 긍께요!

앞에서 일본어가 잘되는 문 선생님,  "거시기해도 열심히 배워봅시다. 내가 도와줄게요."

학생들에게 일본어 자료를 출력하여 전해주는 팔순의 문 선생님 고마워 빠질 수 없는 일본어 수업,

일본어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노트 한권씩 선물한다. 

노트에 회화, 문법, 단어, 해석 등 자세하게 기록한 노트를 견본으로 보여주며

기록하여 항상 들고다니라고 나눠준다.

김선생님 덕에 일본 말이 몸으로 쳐들어와 빠질 수 없는 수업이 기다리고 있어요 구례,

 

긍께말이요,

거시기… 이 맛은 구례를 오래 살은 사람들이 주는 맛이그마요.

 

옆에서 정 선생이 긍께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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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사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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