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 남원 주천센터를 보통 지리산둘레길 시작점이라 부른다. 둘레길은 어디서든 시작해도 둥근원이니까. 한바퀴 도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소개하기 쉽도록 ‘주천센터’를 시작점으로하여 빨간 화살표 방향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 운봉으로 향하는 길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1구간- 남원 주천센타->운봉: 거리 14.9km / 난이도 중/ 6시간>
처음 만들어질 당시에는 개천가를 따라, 농로를 따라 걷다가 숲길로 들어섰는데, 도로가 나면서 도로가를 걸어 숲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주천센터 앞 개울을 건너고, 도로를 건너 마을길을 따라 숲 입구까지 가면, 개미정자가 숲길의 시작점이다. 개미정자는 ‘왜적이 침입해 오자 개미가 잠든 장군의 다리를 물어 알려, 왜적을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있는 쉼터이다.
이 숲길은 지리산 구룡폭포에 이르는 등산로와도 만나기 때문에 여름철 산행코스로 자주 다녔던 길이다. 오래전에는 구룡폭포를 돌아 다시 원점회귀 하는 1-1코스가 있었는데, 이번에 와보니 1코스라는 말이 없어지고, 둘레길 정식코스가 정비되면서 돌아 내려오는 코스는 없어졌다. 구룡폭포 등산로쪽으로 포함시킨 것 같다. 육모정에서 시작하는 구룡폭포계곡길을 따라 폭포까지 다녀오는 등산로도 좋은 길이다.
지리산을 올라 운봉방향으로 하산하면 운봉이 워낙 고지대에 있는 마을이라 하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산을 내려 평지길 마을과 논길, 그리고 다시 조그만 숲길을 내려서, 개천가를 따라 걷다보면 1코스 종점에 다다른다.
이 길에서 지나게 되는 마을 중 ‘노치마을’이 있다. 노치마을은 백두대간에서 유일하게 지나게 되는 마을이라고 한다. 잠깐 길에서 벗어나 500년 된 보호수가 있는 쉼터로 찾아들면 백두대간 정맥도와 호랑이상, 일제침략기에 나라의 정기를 막는다고 박은 돌 등을 볼 수 있다. 시원한 그늘에서 한숨 돌리면서 백두대간의 정기를 마시고 가자.
또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숲이 있다. 2000년에 ‘아름다운 숲’으로 대상을 받은 서어나무 숲이 행정마을에 있다. 개천가길 건너편에 있기 때문에 다리를 건너 잠깐 들렸다 가면 좋은 곳이다.
보통은 시작점이라고 생각하는 주천에서 오르는 코스들로 많이들 다니나, 사실 이 코스는 역방향(?)으로, 운봉에서 시작하여 내려오는 코스로 걷는 것이 쉽다. 물론 역방향이라는 게 등산에서 의미는 없다. 난 이 코스를 좋아해서 숲길만 여러 번 이쪽, 저쪽 방향에서 많이 걸어 보았는데 어느 방향에서 오르고 내리던 간에 그 나름의 묘미가 있어 아주 좋은 코스다.
<2구간. 운봉-인월 : 거리 9.7km / 난이도 하 /3-4시간>
서림공원에서 출발하는 이 코스는 둘레길 구간 중 가장 짧은 코스이다. 마을길이 대부분이라 그늘이 거의 없다, 이 구간에서는 ‘황산대첩비’와 국악의 성지 ‘동편제 마을’을 지난다.
황산대첩비와 고려말기 왜적을 물리친 이성계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왜구가 여기까지?’ 놀란다. 하긴 1코스의 개미정자도 왜적의 침입이었군. ‘황산대첩’이라고 하면 삼국시대의 황산벌싸움을 생각하게 하는데, 이성계와 얽힌 황산은 벌판이 아니라 뒤에 있는 황산을 일컫는 이름이다.
바로 옆에 있는 동편제 마을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동편제 마을을 둘러본다. 동편제를 맥을 세운 송흥록과 국창 박소월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짧은 구간에 난이도도 없는 구간이어서 여유롭게 쉬엄쉬엄 편안하게 걷는다.
이 코스는 짧고, 다음 ‘인월-금계’ 코스는 길기 때문에 3코스를 약간 걸어두는 것이 좋다. 오전에 출발하면 2코스 종점인 인월마을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사먹을 수 있다. 인월센타에서 조금 휴식을 취하고, 다시 3코스를 출발하여 산을 넘어 장항마을까지 걸어두면 3코스의 부담을 좀 줄일 수 있다.
2코스는 인월 버스터미널 인근에 주차를 하고 남원버스를 타고 시작점인 서림공원까지 가고, 코스 걷기가 인월마을에서 끝나면 차를 되찾을 수 있게 된다. 만약 코스를 연장하여 장항마을까지 오후에 걸었을 경우에도 장항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인월마을로 돌아올 수 있다.
지리산둘레길 코스 걷기가 끝나고 여력이 남으면 남원 끝자락에 위치한 ‘실상사’에도 들러 보면 좋다. 실상사는 계곡옆 평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고, 여름에는 연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룬다. 문화재를 보유한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절이다.
<3구간. 인월-금계 (거리 20.5km / 난이도 상 /시간 8시간)>
인월에서 시작하여 여러마을을 지나, 동구재를 넘으면 남원과 함양의 경계를 만난다.
남원 인월센터를 출발하여 항양센터에서 끝나게 되는 구간이다. 구간 중 가장 긴 구간이지만, 거의 모든 길이 숲길로 이루어져 있고, 경사도 급하지 않아. 둘레길 순례자들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평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인월에서 장항마을로 넘어가는 구간은 산길을 걸어 올라가면 숲과 계곡을 만날 수 있는 예쁜 길이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잠시 피로를 풀며 쉴 수 있다.
배너미재를 넘어 장항마을에서 감식초공장 방향으로 도로를 건넌다. (2코스를 할 때 장항마을 감식초공장에서 끝냈다면 3코스는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포장길을 따라 오르면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농장과 만난다.
사과농장의 빨간 사과, 다랭이 논의 푸르름, 아름다운 숲길, 그리고 설악초가 하얗게 피어있는 한옥. 그래서 순례자들이 이 코스를 좋아한다. 산자락을 타고 둘레둘레 힘들이지 않고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둘레길이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숲길 중간에 만나는 ‘동구렁 쉼터’는 이 구간의 또 하나의 묘미이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이 간절히 생각나게 하는 분위기의 주막이다.
3코스에는 포토존이 있다. 언덕을 넘어가는 곳(아래 사진)과 대나무 숲 사이로 빠져나가는 사람을 찍은 사진들은 아주 멋진 연출이 된다.
이제 3구간을 타고 남원에서 함양으로 넘어왔다. 길은 다시 함양으로 이어진다.
(다음 '함양 편'에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