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10-08(목)
 
gary-bendig-b30CHD9UdVs-unsplash.jpg
ⓒGary Bendig on Unsplash

 

‘프라우트 사회’를 꿈꾸다

 

 

모든 선거는 누가 새로운 정치 지도자가 되느냐가 아니라, 사실은 어떤 나라를 꾸려나가느냐의 첫 단추일 뿐이다. 우리는 한때 누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가 꿈꾸는 나라가 금방 올 줄로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군부독재가 끝나고 민간정부가 들어서도, 일생을 민주화 투쟁을 했던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우리가 원하던 나라는 오지 않았다. 그리고 사실은 우리가 원하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보지도 못했다. ‘프라우트 사회’는 현실사회로 봐서는 이상주의적 측면이 강하지만 그래도 자본주의를 끝내고 도래할 세상으로 가장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데 한 번쯤은 살펴볼 만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맛보기처럼 잠깐이라도 그 사회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프라우트 사회는 요가명상 수행공동체인 아난다마르가의 창시자 P.R.샤카르(슈리슈리 아난다 무르띠)로부터 나왔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탄생되었으며 네오-휴머니즘의 사상을 구체적으로 현실세계에서 구현시키고자 하는 사회, 경제, 정치제도라고 할 수 있다. 프라우트 경제체제의 핵심은 자기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 활용하는 한편, 수출입의 의존도를 줄이고 의, 식, 주, 의료, 교육을 자급자족하는 체제를 목표로 하며 농업(농산물가공 및 농기계 산업 포함)의 비중이 40-50% 정도가 되는 반면에 서비스 부분은 10%를 넘지 않는 산업 체제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과에 따른 임금의 차등을 인정하되 최저소득과 최고소득의 차이를 자본주의 체제처럼 무한정으로는 인정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즉, 소득과 부의 상한선을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설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농업을 비롯하여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다양한 공업부문에는 도덕성과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바람직한 협동조합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노동과 자본이 분리되지 않는 협동조합식 기업구조 속에서 일자리와 적어도 최저생계비에 해당하는 임금을 누구에게나 보장하는 제도이다. 특히 자본의 역할이 그 투자된 지역에 남아서 그 지역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기능을 하게 해서 자본의 유출과 인재의 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체제는 정당정치를 지양하고 풀뿌리 자치제도에 근간을 둔 정당공천이 아닌 인물 중심적 선거제도를 수립하는 것이다. 입법, 사법, 행정의 3권 분립의 체제가 통상의 민주주의 국가처럼 그대로 유지되지만, 프라우트에서는 “원로기구”라고 하는 주민들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그 지역의 도덕성과 경륜을 갖춘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을 두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높은 의식을 가진 사드비프라 급의 자기 통제력과 도덕성,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가진 영적 수행자 조직이라고 할 수 있으며 평소의 비 선거기간에는 공직자들의 활동을 감시하며, 주민과 이들 3권 기관 간의 의사소통의 채널 역할을 한다. 그리고 선거기간에는 그동안 공직자들의 활동 상황을 선거인단에게 자세히 알림으로써 도덕성과 업무 능력이 잘 갖추어진 공직 후보자들이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프라우트는 Progressive Utilization Theory(진보적 활용 이론)의 약자(PRO+U+T)로서, 모든 우주상의 존재들이 같은 원천에서 나왔으며, 그 원천은 바로 “동체대비”의 사상을 그 기저에 깔고 있다. 그러므로 프라우트 철학에서는 모든 존재들이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형제자매라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모든 존재들 중에서 가장 정묘한 마음을 가진 생명체로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들이 이 우주상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자신들의 길(道)을 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만 하는 사명을 지니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 세계의 적지 않은 곳에서 이미 프라우트 모델을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있으며, 인도에서는 일부 풀뿌리 지역선거에서 프라우트의 강령을 내세우고 선거에 출마하고 있는 상황이다. 덴마크에 프라우트 본부(www.prout.org)가 있으며, 호주에는 프라우트의 이론과 실천 방안을 가르치는 대학과정(www.proutcollege.org)의 코스를 상주 및 온라인 강의를 통하여 제공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의 SMU 대학의 세계적인 경제학 교수인 라비 바트라(Ravi Batra)는 세계경제 대공황 및 프라우트와 관련된 베스트셀러, “1990년의 대공황”을 포함한 많은 책을 저술하였고, 세계 순회강연과 온라인 교육(www.proutworld.org)을 통해서 프라우트를 알리고 있다. 베네수엘라에는 프라우트 연구소(www.priven.org)가 있어 이론적 연구와 함께 프라우트 제도를 사회에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프라우트는 생태계의 근본적인 해결책인 네오휴머니즘의 사상에 기반을 둔 물질적, 정신적, 영적인 면이 모두 고려된 통합적이며 총체적인 대안이라는 점에서, 미래사회의 모델을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시하고 있어서 깊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런저런 정치적 사건들로 인해 사회의 의식이 매우 높아졌다. 이렇게 확장된 의식 속에서 선거가 치러지고 진정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이 프라우트 사회가 가지는 철학과 삶의 방식을 우리에 맞게 가져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바야흐로 계절은 또 바뀔 것이고 우리는 이제 모두가 새로운 세상을 열어야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태그

전체댓글 0

  • 59693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프라우트 사회’를 꿈꾸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