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10-0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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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현경

 

농민·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식량주권 실현

_이수미(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

 

   

○ 유엔 농민권리선언과 식량주권

   

2018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농민과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선언’(UNDROP, United Nations Declaration on the Rights of Peasants)은 국제 체제에서 가장 야심 찬 문서 중 하나이다. 비아 깜페시나(La Via Campesina)에서 주도한 거의 20년에 걸친 운동의 결과물인 이 선언은 세계 식량의 대부분을 생산하면서도 빈곤, 폭력, 정치적 소외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고자 한다.

 

유엔 농민권리선언은 다른 국제 문서에서 거의 명시되지 않은 권리들을 인정한다. 바로 토지에 대한 권리, 종자에 대한 권리, 물에 대한 권리, 강제 퇴거로부터의 보호, 의사결정 참여, 집단적 권리와 관습적 권리, 농민 지식에 대한 인정 등이다. 또한 식량주권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유엔 농민권리선언(2018년)에서의 식량주권은 농민과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여러 국가와 지역에서 식량주권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자신들의 먹거리 및 농업 체계를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는 먹거리 및 농업 정책 수립 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권리와 각각의 문화를 존중하는 생태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을 통해 생산된 건강하고 충분한 먹거리에 대한 접근권을 포함한다(유엔 인권이사회. 2018).


* 유엔농민권리선언 참고 :https://viacampesina.org/en/2026/08/the-un-working-group-on-the-rights-of-peasants-undrop-will-soon-present-its-reports-on-land-and-seeds-in-geneva/

 

 

○ 기후위기 극복, 지속가능한 농생태학 확대

 

적정한 소득과 생계에 대한 권리는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있어 중요한 측면이며 농생태학적 전환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농생태학적 원칙을 수용함으로써 농민과 농촌 노동자는 지속가능한 생계와 공정한 소득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정책 및 투자를 통해 농촌지역에서 생계 보장 방안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강화시켜야 한다.

 

농생태학은 생산 다각화,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촉진하고 용이한 영토 시장과 지역 식품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불평등을 줄이고, 생산자와 농업 노동자의 적절한 소득과 생계에 대한 권리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 농생태학은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식량시스템을 위해 해결해야 할 사회적 측면을 고려하면서 식물, 동물, 인간 및 환경 간의 상호 작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농생태학적 및 친환경농업을 포함한 지속가능한 농업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 농촌 지역 사회의 노동 가치를 인식하고, 그들의 사회 경제적 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적절한 소득과 생계를 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이주와 빈곤,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고, 식량시스템 회복력을 위해 농생태학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기후위기 대응책으로 다국적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거짓된 해결책에 투자가 쏟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농민이 주도하는 농생태학적 해결책에 할당되는 기금을 늘려야 식량시스템을 기후위기에 적응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식량주권은 관계, 연대를 중심으로 확장된다

 

세계의 농민운동, 농업계 뿐 아니라 소비자,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집단과의 폭넓은 연대 속에서 확장되어 온 것이 식량주권이다. 이들과 단결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힘을 강화하는 길이다. 식량주권 운동은 초기 농업 기반을 넘어 점차 확장되어 더 다양한 생산자뿐만 아니라 윤리적 소비, 공정 무역, 농촌 및 도시 개발, 기후 변화 대응을 촉진하며 변화를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식량을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농촌에 사는 사람과 도시에 사는 사람 간의 새로운 관계를 확립하고, 생산 비용에 따라 공정한 가격을 보장하는 공공 정책을 개발하여, 농촌에서 생산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정한 소득을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건강한 식량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보장(via campesina)한다.

 

식량주권은 더 이상 상징적 구호가 아니다. 실제 구체적인 실천의 사례를 담고 있는 현장 투쟁으로 만들어진 실천적 개념이다. 식량주권 실현은 근본적인 먹거리 체계의 전환이다. 식량주권 원칙은 생산과 소비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식량주권은 다양한 대안 먹거리운동과 함께다. 식량주권 제도화의 핵심은 농정에 농민과 소비자가 주체로 참여(설계, 집행, 평가의 과정에 주도적으로)하는 것이다.

 

농식품 체계에서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원칙과 기준 마련이 중요하며 식량주권(Food Sovereignty)을 원칙으로 세워야 한다. 식량주권은 시장과 기업의 요구가 아닌 식량을 생산, 유통, 소비하는 사람들의 열망과 필요를 식량 시스템과 정책의 핵심에 둔다(La Via Campesina)

 

 

○ 농업에서의 정의로운 무역

 

신자유주의 시장 체제는 세계의 굶주림과 빈곤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불평등 확대, 기아 증가, 극심한 양극화를 불러왔지만 여전히 막강한 힘의 우위에 서 있다. 더 나쁜 상황은 농업의 미래, 농업의 디지털화라는 명목으로 농민없는 농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아 캄페시나와 전세계 농민운동의 투쟁으로 식량주권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전 세계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 결과 유엔농민권리선언 15.4조에서 식량에 대한 권리가 명시되어 세계적으로 강조되었다. 또한 일부 국가는 식량주권을 헌법, 법률로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장벽이 농민 앞에 놓여 있고 자본주의 세계질서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이윤추구 방식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자본은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해 대량으로 식량을 생산하는 식량시스템을 선호하고 생태적, 인간적 영향은 무시되고 있다.

 

식량안보는 식량의 가용성, 접근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식량주권은 세계적 기아와 영양실조의 근간이 되는 구조적 요인을 강조하여 기술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 문제로 규정한다. 식량을 상품과 이윤의 원천으로 이해하는 것을 거부하고 인권, 문화적 가치의 원천으로 인식한다(Rachel Carlile, 2021). 식량주권은 식량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식량주권은 농민에게 자신의 농사활동을 통제할 힘을 부여한다.

 

우리는 기후위기, 식량위기, 농업위기, 지역위기 시대에 살아가게 되었고 모든 일들이 실타래처럼 얽혀져 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도 없고,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말하기도 어려운 시기다. 단편적인 접근이 아닌 종합적인 그림 속에서 우리의 요구를 펼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기다.

 

 


이 글은 9월 2일 곡성군농민회와 항꾸네 틈모임이 주관하여 연 "AI와 농촌" 제2강에서 이수미 녀름 소장이 발표한 주제의 자료집 "농민권리보장과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뒤웅박 씻나락에 글을 실을 수 있게 허락해 주신 필자께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_대안문화웹진 <지리산人>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누리집 :  https://nongye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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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웅박 씻나락] "농민·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식량주권 실현" 이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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