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다함께사이좋은마을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이희정 (다함께사이좋은마을학교 대표)


 산길을 들길을 봄내음 꽃내음 맡으며 걷는 걸음걸이에서 경쾌한 중량감이 느껴진다옆에서 걷던 초등학교 6학년인 딸아이가 길이 참 맛있다는 나의 말에 엄마다운 표현이다.며 박장대소한다무리가 지나는 자리는 처음 만난 이도 오랜 지인도 있는 지라 바람결에 하하호호’ 싱그럽다선두와 후미에서 사단법인 숲길 식구들이 안전하게 끌어주고 밀어주는 속에서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있는 우리는 다함께사이좋은마을학교 사회적협동조합 가족들과 우리가 진행 중인 지리산둘레길 마을주민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함양지역 주민들이다.

 

202104지리산권단체소개.png

 

 함양군 백전면에는 2003년 대안대학으로 설립된 녹색대학교(현재는 온배움터)가 있다이 배움터에 공부하러 왔던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해 가정을 꾸리기도 하고주변에 귀농해 살던 4~50대 교육에 관심 있던 몇몇이 각자 육아모임과 백전초 학부모회 활동을 했다이들이 모여 2018년 경남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교협력형마을학교에 백전초등학교 협력사업으로 선정되면서 마을학교 이름으로 정기적으로 모여 공부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활동을 했다시간이 지나면서 마을학교 활동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지역을 위해 꼭 필요 하구나 느끼고 2020년 사회적협동조합을 꾸렸다.

 

 조합이 꾸려지고 첫 사업으로 사단법인 숲길의 <2021년 녹색자금사업 프로그램진행 용역>으로 주민아카데미마을문화예술프로젝트를 계약해 함양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시골지역의 빈약한 문화 다양성을 풍성한 자연 속의 걷는 길로 해소하고부족하지만 최대한 지역의 인력풀을 형성해 좀 더 다양한 문화 예술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려는 내용이다

 

 두 번째 사업으로 재단법인 숲과나눔에서 진행하는 풀씨 사업에 「‘지구인의 마음 씨앗 틔우기아이-이 선정되어 텃밭을 중심으로 자연순환 농장과 에너지적정기술 등 전환마을을 비젼으로 다양한 공부와 워크숍을 진행 중이다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음식들이 남겨지고 버려지면서 음식물쓰레기로 천대를 받고 있는데 이를 다시금 잘 사용하면 동식물의 먹을거리가 되고 에너지가 될 수 있음을 지역민들과 텃밭에서 실험해 볼 것이다도시민의 로망인 텃밭이 시골지역에는 일반적이기에 우리에게 없는 것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있는 것들을 최대한 부각시켜 나름의 적절한 방법으로 생태적인 삶을 모색해 나가기 위함이다.

 

 세 번째 4년차 백전초 학교협력형 마을학교와  함여중 학교협력형 마을학교를 동시에 진행한다좀 더 재미있고 능동적인 아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매주 선생님들의 공부와 회의가 계속되고 있다초등은 놀이에 기반을 둔 팀프로젝트식 프로그램중등은 소통과 주제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식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만날 예정이다학교에서의 틀 지워진 수업과는 다르게 스스로에 방점을 찍고자유롭게 무언가 할 수 있는 마당을 깔아주고도와줄 멘토를 찾아주는 역할이 마을학교가 해야 할 일이지 싶다.

 

 네 번째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고정 공간이 백전면에는 없는 관계로 온배움터 운동장 한 켠에 게르를 설치하는 작업을 틈나는 대로 하고 있다보통은 면 단위에 지역아동센터나 작은 도서관 하나쯤은 있어서 아이들과 청소년의 사랑방이 되곤 하는데 우리 지역은 어른들을 위한 공간은 해마다 하나씩 늘어나는 추세인데 아이들을 위한 공간은 좀처럼 쉽지가 않다유일한 학교 공간이 평일은 4시 30분에 잠겨 지고주말이나 공휴일은 개방 자체가 되지 않기에 아이들이 서로 삐대고 놀만한 실내공간이 없다면내에 사용할만 한 유휴공간을 찾아보았으나 면사무소의 비협조로 실패하고임대공간을 알아보았으나 임대 가능한 공간 자체가 없어 안타깝던 때에 다른 수련단체에서 10년 된 게르를 기부한다 하기에 얼른 받았다지난 겨울 해체하고 온배움터 운동장에 설치 중인데 워낙 오래되어 나무 뼈대는 오일스텐으로 보강했지만지붕과 벽채 천막은 방수기능을 상실해 어떻게 이를 해결할까를 놓고 조합 식구들끼리 고민 중이다

 

 다섯째 <2021년 공동체활동지원 주민공모사업>중 씨앗기 사업에 자밭-전환마을 네트워크 만들기를 응모한 상태이다기후위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책을 읽고영상물을 같이 보고삶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가 사는 마을을 자연 순환적이고 재생 가능한 삶을 가능케 하는 마을로 전환하는 모임을 만들어보자는 내용이다

 

 현재 다함께사이좋은마을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은 여섯 명이다여섯 살 딸아이를 키우며 애니메이션 등 자연미술과 다양한 퍼실리테이션 기능을 가진 홍보이사 사사사사와 한 집에 살면서 밧줄놀이트리클라이밍 등 숲 놀이를 즐기는 기획이사 도원하브루타를 장착하고 언제 어디서나 아이들과 스리슬쩍 놀 수 있는 재무이사 영선지리산권 웬만한 생태 관련 단체는 꿰고 있는 대외협력이사 재화 목사님뚝딱뚝딱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목공으로 만날 수 있는 감사 영민두 아이의 엄마이자 영민과 같이 살면서 자연과 인간 모두가 다함께 사이좋게 살고 싶은 대표이사 바리()가 있다여섯 조합원은 지난 12월 조합 설립 이후 2월부터 위의 사업들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대부분 공모사업들이고 간혹 떨어진 사업들도 있지만 비교적 많은 고민과 이야기를 나눈 후에 사업을 선정해 공모하는 관계로 잘 붙는다그러나 사업은 많지만 인건비는 거의 없는 사업들이어서 조합원 개개인이 개인적인 경제활동과 더불어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러한 사업들을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힘 모아 하고 있다아주 재밌다.

 

 우리 조합은 앞으로 지역민들과 또는 지역민 상호간 편안한 소통아이들의 성장과 쉼을 위한 커뮤니티 공방카페를 거점으로 숲놀이터숲도서관을 연결지어 만들어 보자는 큰 그림을 계속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할 것이다산촌지역 어린이와 청소년고령의 지역주민귀농한 중장년들의 삶에 조금의 즐거움과 신명을 더하고 점점 위기상황으로 치닫는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한 지구생명체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실천 방법을 찾는 일을 중심에 두고 조합은 계속 움직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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