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구례군은 산지관리법을 위반하고, 봉성산을 훼손하였습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20211226, 산림청장에게 봉성산 훼손지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출하였습니다. 산림청에 제출한 민원 전문을 싣습니다. 이 글의 사진은 김인호 시인이 찍었습니다. 

 

최병암 산림청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비영리민간단체인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대표이며, ‘봉성산훼손비상대책위원회공동대표(공동대표: 정인호 이장, 이춘희 운영위원장, 윤주옥) 윤주옥입니다.

 

제가 2021년의 마지막 달에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최근 구례군민의 소중한 숲인 봉성산이 훼손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기 때문입니다. 봉성산은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봉서리, 봉남리, 봉북리에 걸쳐 있는 산이며, 구례의 주산이자 진산입니다. 봉성산은 지리산의 주맥이 내려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해발 166m의 아담한 명산이며 풍수적으로는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봉황포란형(鳳凰抱卵形)'이라고 합니다.

 

저를 포함한 구례군민들이 봉성산 훼손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지난 1217입니다. 봉성산 가까이에 사는 구례읍 봉남리 주민 한 분이 정인호 이장(봉남리)에게 전화를 해서 봉성산이 파헤쳐지고 있는데 이장이 뭘 하느냐?’고 지적하여, 마을사람들이 현장을 가보니 나무는 베어지고, 산은 헐벗어 있었다고 합니다.

 

봉성산훼손사진1.jpg

 

봉성산훼손사진2.jpg

 

정인호 이장은 너무나 놀라 1220일에 긴급 마을회의를 소집했고, 회의에 나온 주민들은 김경모 과장(구례군 스포츠산업과)으로부터 이 공사가 봉덕정 정비공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경모 과장은 이 공사는 202212월까지 구례군 구례읍 봉성산길 42(봉덕정 일원)에서 19(균특 3.6, 군비 15.4) 원의 예산으로 사로확장(4과녁, 28사로)과 건축물 보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공사를 위해 20204월에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실시하였고, 올해 6월 군관리계획(공원조성계획)을 심의한 후, 11월부터 토목공사가 진행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구례의 심장인 봉성산을 파헤치고, 산사태 등으로 주민의 안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주민 어느 누구에게, 단 한 번도 설명하지 않았다며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며 분노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심각성은 1년 넘는 공사기간과 19억 원이라는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공사에 대해 대다수의 공무원, 정인호 이장 등도 몰랐다는 사실입니다. 주민들은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안전을 무시한 군을 질타하며 원상복구를 요구하였고, 김경모 과장은 군청에 들어가 상황을 공유하고 대안을 마련해서 1231일까지 답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1220일 마을회의 후에 화가 난 주민들은 구례군에 항의하는 표시로 주민 무시, 안전 불감, 불법적인 봉성산 훼손, 구례군은 군민에게 사과하고 원상복구하라!’는 현수막을 구례읍내 곳곳에 걸었습니다. 마을회의 다음날(1221), 김순호 구례군수는 정인호 이장과 이춘희 운영위원장을 만나 원상복구하겠고, 1224일 군민 모두에게 이 공사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하였답니다.

 

마을회의에 참석하여 여러 사실을 알게 된 저는 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례군청 민원실을 방문하여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발급받고 산지전용 담당 직원과 면담한 결과(1223), 이 사업은 산지전용 미이행으로 산지관리법을 위반(산지관리법 제14조)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구례군청 안전도시과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군 계획시설인 봉덕정에 대한 공사를 진행하면서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의한 실시계획 인가를 받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되었고, 봉성산을 파내어 나온 흙을 구례 골프 연습장 예정지복토작업에 사용하였는데 이 또한 허가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봉성산흙이실려가복토된구례골프연습장예정지.jpg

 

봉덕정 정비공사 계획평면도와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봉성산을 가로 215m × 깊이 10m × 높이 6m로 파낼 계획이며, 이미 50%의 흙이 나갔다고 합니다. 훼손된 봉성산 바로 아래 사는 전병선 감사(봉남리, 봉성연립 거주자)와 봉성산 둘레길을 걸었던 분들에 의하면 베어진 나무들은 벚나무, 동백나무, 참나무, 대나무 등입니다.

 

봉성산 훼손과 관련한 여러 사실들에 저와 군민들은 너무 황당하여 말이 안 나올 지경입니다. 이는 정말 엄청난 일입니다. 법을 수호하고 집행해야할 행정이 법을 위반하면서 공사를 진행했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더구나 구례의 자랑인 봉성산을 파헤치다니, 이건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더 화가 나는 것은 1224일 설명회에 나온 김순호 군수가 이 공사에 대해 사전에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정인호 이장, 이춘희 운영위원장과 원상복구를 약속한(1221일 만남) 것을 뒤짚고, 공사를 멈출 수는 없다며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한 점입니다. 김순호 군수는 말로만 사과하고 있을 뿐,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고 끔찍한지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주민설명회(12월24일)사진1.jpg

 

주민설명회(12월24일)사진2.jpg

 

봉성산 훼손에 대해서는 이 공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례군민들은 분노하며 하루빨리 봉성산이 옛 모습을 찾기를 원하고 있습니다.이 공사의 필요성을 제기한 구례궁도협회와 봉덕정 회원들은 봉덕정 정비공사가 필요한 이유가 국궁 전국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구례군은 이미 전국대회 유치를 위한 적정규격 사대 확보와 동호인들의 이용 편익 증진을 위한 지산정(구례군 산동면 위치) 정비사업에 7억 원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봉덕정 정비공사는 세금을 낭비하는 중복사업이기도 합니다. 설사 지산정 말고도 전국대회를 위한 국궁터가 필요하다해도 봉성산을 훼손하는 계획은 철회되어야 합니다.

 

최병암 산림청장님

산지관리법은 산지(山地)를 합리적으로 보전하고 이용하여 임업의 발전과 산림의 다양한 공익기능을 증진시키기 위한 국민 모두의 약속입니다. 저는 포함한 구례군민, ‘봉성산훼손비상대책위원회는 산림청이 산지관리법을 위반한 구례군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원상복구를 명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대로 놔두면 구례군은 봉성산을 계속 훼손할 것입니다. 공식 문제제기와 원상복구 명령을 통해 숲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일깨워 주십시오.

 

숲은 우리에게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줄 뿐 아니라, 야생동물과 만나게 해줍니다. 좋은 숲을 거닐면 몸과 마음이 치유되며, 오래된 숲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화가 느껴집니다. 하여, 국민 모두는 건강한 숲을 위해 일하는 산림청 직원 모두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계획하는 바쁜 시기에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쁜 새해 되십시오.

 

20211226

 

윤주옥 드림

 

 

첨부

1. 봉성산 훼손 사진 (4)

2. 마을회의(1220, 1223) 사진 (2)

3. 주민 설명회(1224) 사진 (2)

4. 봉성산에서 파낸 흙이 실려가 복토된 구례 골프 연습장 예정지사진 (1)

5. 구례읍내에 걸린 현수막 사진 (2)

6. 해당 토지에 대한 토지이용계획확인서

7. 봉덕정 정비공사 공사계획평면도 

전체댓글 1

  • 90672
천천히

자연을 훼손하기를 밥 먹듯이 하고, 구례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봉성산을 함부로 할퀼만큼 공동체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가 빈약하고, 주민과 상의하는 일을 우습게 알고, 법과 절차를 지키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군수와 군 공무원에게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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