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8-08(월)
 

 길거리에 걷다 보면 흔하게 보이는 가게 중 하나가 찐빵가게다.

구례 같은 시골에도 스타벅스나 롯데리아는 없어도 찐빵가게는 1-2개가 있다.
그만큼 흔하고 흔한 것이 찐빵이다.

 

 

<찐빵은 흔하다. 하지만 제대로 만든 찐빵은 결코 흔하지 않다.>

 

찐빵이 흔한 이유는 뭘까? 그것은 그만큼 먹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찐빵을 먹는 이유는 뭔가?  그것은 추억 때문이 아닐까?

 

누구나 어렸을 때 어머니가 막걸리에 발효시켜 만들어진 찐빵의 맛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은 찐빵이 겨울에 먹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순전히 찐빵 만드는 기업의 광고 때문이고
기억 속에 찐빵은 대부분은 여름에 만들어 먹었다.

 

딱 이때 장마철 말이다. 콩과 벼도 심고 아직 고추는 익지 않아서 따지 않아도 되는

딱 이맘때 어머니는 모처럼 농사일을 쉴 수 있었다. 

 

그 동안 바쁜 농사일에 챙겨주지 못한 자식들을 위해 찐빵을 만드셨던 것이다.

처마에 떨어지는 낙숫물을 받던 커다란 고무 다라이에 물이 차고 넘치는 날

막걸리를 넣어 발효된 밀가루에 팥을 넣어 만들어 주던 그 찐빵 맛의 추억은

삭막한 도로를 지나다가도 찐빵만 보면 나도 모르게 어머니의 얼굴과 함께 겹쳐지곤 했다.

 

2005년 가을 유독 하늘이 파란 10월의 어느 날이었다. 하동에서 찐빵을 만든다는 두 분을 만났다.

박중욱씨와 양대화씨였다. 딸이 하나 있다. 박중옥씨는 천식을 앓고 있다.

그의 천식은 모든 것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 울산에서 만나 결혼했다. 중매였다.>

 

울산에서 만나 결혼했고 거기서 살다가 천식 때문에 더 이상 일이 하기 힘들어 고향인 하동에 내려왔다.
누나가 찐빵을 만들고 있어 거기서 빵을 배웠다.

하지만 그는 천식이 있었고 수입밀가루로 만든 빵은 그의 몸이 먼저 거부했다. 

그래서 그의 우리밀로 찐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가 먹어도 문제가 없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찐빵에 관심이 갔다. 

 

우리밀로 만들과 팥도 국산 팥을 쓴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동 터미널에 주차를 하고 찾아가보니 시장통 골목에 작은 가게가 있었다.

그들의 작업장이장 판매장이었다. 맛짱이라는 가게였다. 


여느 시골읍내 장터골목의 찐빵집이었다.

밖에는 찐빵을 찌는 찜 솥이 있고 만두도 있었다.

 부부가 빵을 찌고 만두를 만들어 파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찐빵집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다른 것이 외부가 아니라 재료에 있었다.

 

"우린 마가린을 쓰지 않아요. 마가린을 쓰면 모든 참가제를 쓴 것과 같아요.
이미 마가린 속에 참가제가 다 들어 있거든요. 통밀 만을 이용합니다.
통밀이 거칠기는 하지만 밀 본연의 맛의 충실합니다. "

 

 

우리팥을 이용해요. 비싸지만 그것만 사용합니다.

우유 계란을 사용하지 않아요.  손으로만 만들어요.


만들기 어렵지만 손으로 만든 것이 훨씬 부드럽고 맛이 좋아요"

부부가 하루 종일 만들 수 있는 빵의 양의 약 600개라고 한다.

하지만 매일 이렇게 만들 수는 없다. 보통 하루에 300개 정도의 빵을 만든다. 

 

1년에 만들 수 있는 양이 이미 정해져 있다.  109,500개다.

5개씩 포장되어 있으니 21,900봉이다.

하루에 60봉이다. 이것이 이들이 매일 팔 수 있는 찐빵의 전부다. 더는 없다.

 

< 양대화님>

 

그렇다고 이들이 처음부터 완벽한 찐빵을 만든 것은 아니다.
박중옥대표는 " 우리 빵의 레시피는 올해 만들어 졌어요" 매일매일 연구하고
실험해서 겨우 완성했죠. 결국 8년이 걸려 완성된 레시피다. 

 

< 박중옥님>

 

그의 말대로 그의 빵은 처음보다 부드럽고 맛있다.

“아무리 몸에 좋아도 맛이 없으면 찾지 않으니까요.

 

설탕을 조금 사용하고 단맛을 올렸고 통밀의 거친 맛을 빼고 부드러워졌어요.
우유를 사용하지 않고 부드럽게 만들기는 쉽지 않거든요.”

 

 

< 찐빵이 무겁다.  꼼수 없이 그냥 팥이 많아서다. >

 

하동녹차찐빵을 손에 잡으면 무게부터가 다르다.
다른 찐빵들이 비싼 팥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구사지만 이들은
류현진의 돌직구처럼 그냥 팥을 많이 넣어 만든다. 다른 꼼수는 없다.


우리밀빵이라고 해서 구입했더니 알고 보니 팥은 수입 팥이고
국산 팥을 사용했다고 구입했더니 마가린이 들어 있는 등의 이런 저런 꼼수가 없다.

 

안심하시고 드셔도 됩니다. 그렇다 그냥 믿고 드시면 된다.

그저 정직하기 때문이다.

 

혹시나 들어있는 꼼수가 있을까 봐 항상 신경 쓴다. 
재료를 확인하고 꼼꼼히 살펴서 혹시라도 나쁜 것이 있을 까봐 먼전 살핀다.
이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 아이들이 좋아한다. 맛있으니까>


현재 그들은 하동 악약으로 작업장을 옮겼다.

꽤 큰 공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두 사람이 전부다.

 

“공장이 넓어져서 작업하기 편해서 좋아요. 깨끗하고요.”

공장개소식에 참가했을 때 어느 개업 장에 방문했을 때보다 기분이 좋았다.

 

 

< 요즘은 체험행사도 한다. 찐방도 만들어 놓고 지리산 여행을 하고 오면 발효된 빵을 쪄서 가져간다.>

 

보통은 크게 시작하지만 작은 골목에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온 두 분의 노력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손으로 만든 것은 정직하고 더 많은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세상이다.

 

손으로 직접 만들어 부드럽고 좋은 재료를 썼는데 맛도 좋다.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다른 것과 비교 할 수 없다.  좀 작게 만들어도 되지 않냐고 하지만 양심이 또 그렇지 않다.

 

 

<뜨거워도 먹고 싶어한다. 왜 맛있으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길로 걷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은 이와 같은 사람들 때문에 변한다.

 

그들이 그들의 길을 가기 때문이고 그것은 곧 새로운 길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들의 손은 바쁘고 그 손에서 새로운 빵들이 만들어진다.

 

어느때 먹어도 좋다. 그들이 만든 것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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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그리고 하동 녹차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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