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20225161030분부터 1230분까지 하동군청 앞에서 지리산 산악열차-케이블카-모노레일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원회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강원행동이 공동 주관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314일부터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를 요구하며 농성중인 하동군민을 포함하여 지리산자락 사람들,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활동가 등 50여명이 함께 하였습니다.

 

KakaoTalk_20220516_193120858.jpg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13.jpg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18.jpg

 

기자회견은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 상임대표인 박남준 시인의 인사말로 시작되어, 최지한 집행위원장(지리산 산악열차 반대대책위)이 경과보고를 하였고, ‘지리산이 좋아 지리산에 내려와 지리산에서 사는 청년칩코가 기자회견문(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별을 흔들지 않고서는 꽃을 꺾을 수 없다)을 낭독했습니다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지리산 게더링의 재연결 캠프에 참여했던 청년들이 함께하여 멋진 노래와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KakaoTalk_20220516_193141818_14.jpg

 

KakaoTalk_20220516_193141818_15.jpg

 

KakaoTalk_20220516_193141818_12.jpg

 

기자회견문 낭독에 이어 첼리스트 이혜지 님과 박남준 시인, 박창우 님, 선재아빠가 함께 지리산에 보내는 감사의 노래와 연주를 하였고, 신강 이사장(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이 반달곰을 대신하여 인간과 함께 살고 싶은 반달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KakaoTalk_20220516_193141818_05.jpg

 

KakaoTalk_20220516_193141818_02.jpg

 

KakaoTalk_20220516_193141818_01.jpg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에 연대하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온 박성률 집행위원장(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강원행동)이 설악산이 전하는 연대의 말을, 유희 님(십시일반 밥묵차)이 연대의 노래를 불러 모두를 힘나게 하였습니다.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23.jpg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19.jpg

 

기자회견은 지리산 5개 시군 활동가가 전하는 간절한 바람을 최세현 대표(산청. 지리산초록걸음), 최상두 대표(함양. 수달친구들), 한승명 처장(남원. 지리산생명연대), 박두규 시인(구례. 국시모 지리산사람들), 배혜원 활동가(하동. 지리산게더링)가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04.jpg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05.jpg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07.jpg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10.jpg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11.jpg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기자회견문을 들으며, 마음 따뜻해지고, 좀더 힘을 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01.jpg

 

KakaoTalk_20220516_193120858_12.jpg

 

칩코가 쓴 기자회견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별을 흔들지 않고서는 꽃을 꺾을 수 없다."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격언입니다. 꽃 한 송이는 저 먼 별까지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꽃 한 송이가 그렇다면, 수백 그루의 나무를 베어 산에 레일을 놓는 것은 대체 몇 개의 별을 흔드는 일일까요? 우리가 수많은 별을 흔든 결과, 먼 우주를 지나 지구에 어떤 파장이 돌아왔나요? 가뭄과 질병, 녹아내린 빙하와 아스팔트, 쉬지 않고 불타는 숲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당신들과 나도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지리산에 기대어 삽니다. 눈이 쌓이고, 꽃이 피고, 녹음이 지고, 단풍이 드는 모든 풍경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는 수천 년 동안 지구에서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해왔습니다. 우리의 세포 안에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마음이, 과거의 모든 존재 역시 우리처럼 지구를 사랑했고 그리워했던 마음이 우리 안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진 않았습니다. 어떤 존재는 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보지 못합니다. 어떤 존재는 저 폭포 아래 바위틈의 풍경을 보지 못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벌들은 알프스의 풍경을 보지 못합니다. 바다 깊은 곳의 생물들은 무지개를 보지 못합니다. 그건 자연이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 아닙니다. 인간이 자연보다 공평해서 산을 밀어내어 열차를 놓고 모든 인간이 간편하게 꼭대기에 오를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이 왜 모두에게 같은 풍경을 허락하지 않았는지 그 깊은 뜻을 헤아려야 합니다. 모두 다른 풍경이 결국 다 똑같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알프스의 벌들이 한국의 벌보다 행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같은 풍경 앞에 서서도 우린 모두 다른 것을 본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각자의 위치에서 보이는 다른 풍경들로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모든 걸 허락하진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꽃을 꺾을 때는 허락을 구해야 합니다. 꽃의 주인에게 말입니다. 꽃의 주인은 그 꽃이 심긴 땅의 소유주가 아닙니다. 꽃의 주인은 그 아름다움을 피워낸 바로 그 꽃입니다. 그리고 그 꽃과 연결된 먼 우주의 별에도 허락을 구해야 합니다. 지리산의 주인은 인간만이 아닙니다. 지리산과 그곳에 사는 모든 동물과 곤충과 식물과 물과 바람이 모두 주인입니다. 주민등록번호가 있다고 해서 인간만 주민인 것이 아닙니다.

 

과거에 여성과 어린이와 이주민과 가난한 자들은 목소리를 낼 수 없었습니다. 국가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이들의 허락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목소리의 가치가 달라진 게 아닙니다. 그때도 지금도 이들의 목소리는 똑같이 필요했으나 우리가 무시했을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비인간 생물들의 목소리는 국가가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도 지금도 이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비인간 생물들의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예년보다 더 빨리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의 소리가, 바닷물이 역류하는 섬진강 하류에서 더는 살 수 없는 재첩의 소리가, 무더운 도로 위 자동차에 치여 짓밟히는 나비의 날갯짓 소리가 들리십니까? 저는 가까운 미래에 이들도 정치에 참여하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결코 이들을 무시할 수 없게 될 것임을 믿습니다. 지금이나 미래나 이들의 목소리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린 어떤 일을 하든지 이들의 허락을 구해야 합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모든 걸 허락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린 연결돼 있습니다. 나는 지리산이고 나는 섬진강이고 나는 말라 죽은 구상나무이며 축사에 갇힌 닭이고 그리고 나는 당신들입니다. 우린 연결돼 있고 하나이기 때문에 자연은 우리에게 결국 모든 걸 허락한 셈입니다. 어떤 선택을 할지, 어떤 지구에서 살아갈지, 얼마나 큰 지혜를 모을지, 모든 걸 결정하는 것은 우리입니다. 별을 흔들지 않고서는 꽃을 꺾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서는 저 산들을 해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윤주옥.김인호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전체댓글 1

  • 19510
Yoonhs

글 고맙습니다.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하동 알프스 백지화에 동감합니다.

댓글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별을 흔들지 않고서는 꽃을 꺾을 수 없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