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522일은 유엔이 제정한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입니다. 1970년부터 2006년까지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종의 31%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해마다 25천 종에서 5만 종이 사라지고, 20년에서 30년 내에는 지구 전체 생물종의 25%가 멸종하게 됩니다.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 여섯 번째 대멸종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우리 인류가 불타는 지구의 불을 끄지 못한다면 인간은 물론 지구상 모든 생명이 지리산 구상나무 처지가 되고 말 것입니다. 인류의 미래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522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을 맞아 지리산자락 주민들과 노년 세대가 손을 맞잡고 지리산 구상나무의 경고음을 듣는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을 하였습니다.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60+기후행동(공동운영위원장 윤정숙, 박승옥)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이 공동 주관하여, 522() 130분부터 성삼재에서 노고단 방향으로 천천히 걸으며 지리산숲 이야기를 들었고, 낮 3시에는 노고단대피소 앞에서는 지리산숲 고유제를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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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춤(박경애).jpg

 

지리산숲 고유제는 박경애 님(춤꾼)이 시작 춤을 춘 후, 박승옥 님(60+기후행동), 문현경 대표(지구를위한작은발걸음), 이원규 시인이 인사말을 하였고, 이어서 오치근 화가, 박나리 화가와 함께 참석자 모두가 참여하여 자연물을 활용한 지리산-구상나무 만다라를 만들었습니다. ‘지리산-구상나무 만다라는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 떨어진 나뭇잎, 돌 등을 이용하여, 지리산에 대한 고마움과 죽어가는 구상나무가 다시 살아나길, 어린 구상나무가 지리산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원하고 약속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구례초등학생들이 피켓을 만들고 있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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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만든 지리산, 구상나무 만다라.jpg

 

참석자들은 지리산-구상나무 만다라에 지리산자락에서 나온 햇차를 올리고, 그 주변에 모여 나무와 풀 사이로 불어오는 지리산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지금 이 바람을 우리 아이들도 느낄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노력하기로 다짐하였습니다.

 

지리산-구상나무 만다라를 앞에 두고 지구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 참가자들.jpg

 

지리산숲 고유제의 마지막 순서는 나승인 님(60+기후행동)이 작성한 고유문을 구례 청천초등학교 어린이들과 60+기후행동 어른들이 함께 읽으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에 참석한 모두는 지리산 구상나무 앞에서 우리 모두가 시작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를 마음 다해 기원하였습니다.

 

고유문을 읽은 아이들과 어른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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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구상나무 만다라와 60+기후행동.jpg

 

지리산숲 고유제에서 읽은 고유문입니다.

 

지리산숲 고유제 고유문

 

유세차

2022522일 세계생물종다양성보존의 날을 맞아

한반도와 지구의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모여

천지자연께 삼가 아룁니다.

 

지금 배달겨레의 어머니 산 지리산이 큰 슬픔에 처해 있습니다.

구상나무숲이 죽어가고 있는 까닭입니다.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쯤이겠습니까.

 

손가락 끝에 가시 하나 박혀도 온몸이 아프거늘

가장 늠름했던 지리산의 자녀 구상이 선 채로 죽어가고 있음에야

그 슬픔과 아픔은 산꼭대기에서 땅 속 뿌리까지

정수리에서 등줄기 끝까지 과연 스미지 않은 데가 있겠습니까.

 

지리산의 아픔은 백두대간의 아픔입니다.

자연은 인간과 달라서 하나가 아프면 전체가 아픕니다.

지리가 아프면 덕유가 아프고

덕유가 아프면 소백 태백 설악이 아파합니다.

 

천지자연이시여,

이 땅의 인간들을 결코 용서치 마옵소서.

스스로 그러하게 무량억겁 조화와 질서를 품어온

당신의 몸 아닌 것이 없는 것을 마구 파헤치고 자르고 태워서

한라산 구상나무들을 죽이고

다시 지리산 구상나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오만과 아둔함을 결코 용서치 마옵소서.

하지만 도와주소서.

 

우리가 이제라도 겸손하고 착한 마음으로 돌아가

당신 안의 모든 것들과 더불어 살도록 도와주소서.

스스로 깨닫게 기다리지 마시고 죽비를 내리쳐

미련한 인간들의 정신을 깨우쳐주소서.

 

낭비와 포만과 편리를 버리고

검약과 부족과 불편의 삶으로 돌아가

기후를 살려 죽어가는 구상나무를 살려내고

지리를 살려 봉화 영취 황악 속리를 살게 하고

백두대간을 살려서 한반도를 살리고

한반도를 살려서 지구를 살릴 수 있게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와 연대의 힘을 주소서.

 

우리의 지구가 마지막 남은 씨과실임을 깨닫고

이제라도 더 이상 지구를 소비하지 않도록

우리의 다짐과 실천을 도와주소서.

 

지리산 구상나무 애처로운 어린 싹들

무사히 자라나 다시 깊은 숲을 이루고

반달가슴곰이 찾아와 등을 비비고

멀리 간 표범 늑대 여우 호랑이도 돌아와

표범과 만나면 표범과 놀고 여우를 만나면 여우와 노는

오래된 지리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소서.

 

천지자연이시어,

간절히 청하옵건대

더 늦기 전 지금 모두 함께 행동하게 도와주소서.

 

상향

김인호. 윤주옥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전체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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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춤꾼 박경애 선생님의 제자 김선아 입니다. 글과 영상 잘 보았습니다. 선생님의 연락처를 알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제 이메일은 sunahannahko@gmail.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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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치 마옵소서, 하지만 도와주소서” - 5월 22일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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