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섬진강 편지

- 태풍 송다

 

송다는 베트남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베트남 북서부 지방을 흐르는 강인 다강(Sông Đà)에서 따왔단다

 

태풍경보 문자가 계속 들어오지만 바람도 강수량도 아직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이만큼이면 숲도 들판도 텃밭도,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들도 살만해졌겠다

 

수술을 했던 삼성병원에 가서 6개월마다 받아야 하는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어제 내려왔는데 

검사 받기 전 걱정보다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답답하다

 

지난 여섯 달 동안의 생활태도를 반성하며 의사 검진일을 기다려야 한다

 

괜찮겠지, 괜찮을거야 그렇게 자기 최면을 걸면서 쏟아지는 비 틈으로 

이른 아침 산문에 들었다

 

태풍 영향인지 휴일인데도 관광객들은 많지 않고

기념품 가게도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금강문 앞 배롱나무 꽃은 절정인데

천왕문 옆 배롱나무는 한쪽으로만 꽃을 피웠다

 

꽃아, 너도 어디가 아픈 것이냐

대웅전 각황전 지나 108계단 적멸보궁에 오른다

 

부처님 진신사리 73과가 봉안된 3층사사자석탑을 지키는

노송들이 모진 비바람이 부니 그 위용을 드러낸다

 

노송의 껍질들이 큰 비를 만나 하늘로 오를 듯 

꿈틀꿈틀 용트림이다

 

구름에 묻힌 노고단을 올려보며 

탑돌이를 한다.

 

나의 기도가 모든 아픔들에게 가 닿아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소원하며,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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