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지리산 옆에 있으니 국립공원을 가끔 생각한다. 지리산국립공원에 의지하는 것이 많다. 요즘 시끄럽기도 하다. 미국 국립공원제도 관련 책 한권을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다. '미국 국립공원제도의 역사'. 국립공원에 목소리 높일 분들이 상당하지만, 의외로 국립공원 제도와 운영에 대한 자료, 특히 서점주인 같은 일반인이 접근 가능한 책들은 없거나 극히 적다.

 

그동안 조각조각 여러 책들을 읽으며 나름 정리한 미국 국립공원의 기원은 다음과 같다.


[문화적 열등감에 자국의 자연경관을 찬양하고, 사용하다 남은, 손길이 닿지않은, 가치있는 자원이 별로없는 경관이 뛰어난 지역을 지정한 낭만적인 문화상품. 원생지(wilderness)라는 특유의 개념을 통해 인간의 간섭없음 이라는 유럽대륙에 없는 독자성 주장. 단 선주민은 인간으로 여기지 않음.]


참 못된 심술굿은 표현이고, 한국, 미국 국립공원 직원이 들으면 '싸가지 없는 놈'이라 하겠지만, 미국과 가장 비슷한 국립공원이 캐나다, 호주의 그것 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그리 틀린것도 아니다. 물론 미국이 강성해 지고, 미국 문화가 세계 기준이 되면서 공원제도 또한 해외로 수출되며, 미국내에서도 변화하고 진화해 왔다. 명백히 아름다운 제도이고 미국이 내보낸 최고의 수출품 틀림없다. 문제는 국립공원 제도를 받아들인 나라들이 미국과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변화 즉 그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나 문화를 받아들일 때 말이다.


"만든사람은 개혁하고 뒤집을 수 있어도, 흉내낸 사람은 바꿀 수 없다" 어디서 주워 듣고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 배경과 역사를 공유하는 만들어낸 공동체는 제도의 변화가 필요할 때 합의하기 쉽다. 그러나 받아들인 흉내낸 공동체는 전체가 아닌 특정 시점과 단면만을 받아들였기에 변화는 정말 쉽지 않다. 그것도 필요와 이해관계에 따라 분절된 여러 시점과 단면들이다. 연속성이 없다. 특히 경제적 이익과 밀접한 이해관계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 공동체 자신의 고유의 국립공원으로 합의에 이르는 길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제일 좋은 방법은 저강도 논쟁과 협의를 지속하면서 결정을 다음으로 넘기는 것인데, 회피가 아니라 옳은 결정을 위한 에너지 축적이다. 국보 1호를 5년만에 복원한 나라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받아들인 제도나 문화의 전체과정(通史)을 공유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읽은 책 '미국 국립공원제도의 역사'는 이 제도를 받아들인 우리 공동체의 이해 정도를 보여준다. 책 엮은 일관된 의도와 표현을 파악하지 못하겠다. 다만 그 기원과 발전과정을 다양하게 나열했다. 지식 습득에 도움이 된다. 읽은 후, 읽은 사람이 자신의 생각에 따라 책을 다시 정리, 해석해야 한다. 좋은 책이라 솔직히 말 못하겠지만, 인문쪽에서 발견한 책은 이것뿐이다. 국립공원 그리고 자연환경이 인간 특히 도시문화에 의해 규정됨이 크다는 것을 짐작하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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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공원제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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