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페이지의 두껍고 무거운 책이다.
무려 150여 쪽이 '주' 다.
노골적인 제목에서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다.
눈이 안 좋아 책을 눈에 붙이고 봐야 하고 엉덩이도 안 좋아 책을 들고 읽어야 하는데 무거워 힘들다.
다 읽었다기 보다는 훑었다고 봐야 맞다.
그래도 성균관을 둘러싼 반촌의 반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조선에서 쇠고기 식음의 역사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농경사회 조선에서 소는 없어서는 안 될 큰 일꾼이었다.
소를 먹으면 그만큼 일손이 줄고 쌀이 준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번 고기 맛을 본 사람은 또 다시 먹게 된다.
법으로 엄연히 금해져 있음에도 공공연히 쇠고기를 찾는 인구는 늘어갔다.
성균관을 위해 일하는 노비가 반인이다.
반인이 사는 곳이 반촌이다.
소를 도륙했던 사람들이 바로 반인이다.
배우지 못한 노비가 스스로의 역사를 기록하지 못했기에 이들의 역사를 찾아내는 저자의 노력에 감탄한다.
노비의 인구가 전체인구의 절반 가량이었음에도 오랜 세월 이 시스템이 유지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결국 개혁이나 혁명이 아니고서는 사회는 바뀌지 않는다.
노비들의 신분이 바뀐 것은 갑오개혁으로1894 이루어졌으니 말이다.
나는 2008년 소고기 파동 이후 소고기를 먹지 않았다.
어쩌다 먹을 기회가 있어도 갈비살같이 뼈 주위나 사골 같은 뼈는 기피했다.
물론 소머리 국밥을 평소에도 먹지 않았지만 혐오했다.
드라마를 보면 특별한 일에 반드시 소고기집으로 몰려간다.
나와 지구를 위해 그리고 인간보다 더 몸집이 크고 머리도 크고 눈도 큰 소를 위해 고기는 멀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