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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미니즘철학
    페미니즘, 페미니즘...언제부턴가 너무나 많이 회자되는 페미니즘. 대충 여성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정확히 알지 못해 많은 오해를 낳고 있다고 의심된다. 도대체 '페니니즘'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일단 보시라 권하고 싶다. '철학'이라는 단어가 망설이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철학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권하고 싶다. 페미니즘 철학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페미니즘 철학은 기존 가부장제 철학에 반대하는 반反철학이거나 여자가 하는 철학이 아니고, 또 여성만을 위한 철학도 아니라는 거예요. 저는 페미니즘 철학이라는 게 여성주의적 가치에대해 질문하고 탐구해보는 철학이면서 페미니즘의 내용들과 개념들을 철학적인 개념으로 만들어보는 철학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작업의 효과는 기존 철학의 주제들, 그러니까 인식론,존재론, 윤리학 같은 것들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러한 페미니즘 철학의 활동은 근대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그 대안을 마련하려는 현대 철학과 조우하죠. p 46 들뢰즈Gilles Deleuze 같은 사람은 철학은 생성하는 사유고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는 배움의 운동이라고 해요. 그래서 철학은 동일자를 확인하는, 즉 A는 A다‘라는 걸 확인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고 새로운 사유의 방법을 증가시키는 작업이라는 거죠. 이제 철학은 새로운 방식의 사유를 모색하는 것을뜻합니다. p 52 제가 생각하는 페미니즘 철학은 이래요. 타자인 여성이 철학 개념과 이론에 명시적이고 또 암시적으로 배어 있는 여성 평가절하의 논리를 추적하고 비판하는 건데, 여기에 철학의 도구를이용한다는 거죠. 기존의 철학을 겹쳐 쓰고 같이 쓰면서, 뿌리 깊은 기성 철학의 입장에서 벗어나 어디서든지 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사유들의 목초들, 풀들을 자라나게 하는 일인 거예요. 지워버리고 없애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겹쳐 쓰다보면 새로운 모양이 될 수 있잖아요. 다 지우고 새로운 흰 종이에서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방식 안에서새로운 운동을 발명하면서 살아가는 것들, 이게 저는 페미니즘철학인 것 같아요. p 53 남성에게는 남성의 성적 특징을 부과하지않는데, 여성에게만 여성의 성적인 특징들, 여성의 외모적 특징들을 여성성이나, 여성이라면 지녀야 할 굉장한 덕성인 것처럼이야기하는 게 틀렸다는 거예요. 남자들에게는 인간적인 특성을두고 말하는데 여자들에게는 인간적인 특징이 아니라 여성의 성적 특징을 부과하는 것들이 부당하다는 거고, 여성도 똑같이 인간으로 대하라는 거죠. 그러니까 스테레오타입으로 대우하지 말라는 거예요. p64 울스턴크래프트는 이런 걸 거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요.왜냐하면 스테레오타입으로 누군가를 취급하면, 인간으로서 그누군가가 자기 개성을 만들 수가 없다는 거예요. p 65 “페미니즘은 언제나 구체적인 이야기들에서 시작해요. ‘페미니즘이 철학이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죠. 페미니즘 저서들을 보면 구체적인 사례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왜 그렇게 시작할까요? 추상적으로 접근하면 여자들이 벗어날 수가 없어요. 구체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야지, 문제를 느끼고 바꿀 수가 있는 거죠. 그래야 구체적인 수단을 마련할 수 있잖아요. …… 자세하게 묘사를 하는 건 그래야만 여자가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인 겁니다. 이러한 묘사를 읽는 여성들은 여성들이 당연하다고 여겨온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돼요. 그리고 그 경험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함께 겪고 있고, 겪어왔던 일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다른 세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페미니즘의 출발은 여성들의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P135 “파이어스톤은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재생산을 강조하고, 재생산을 이끄는 중요한 단위가 가족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가족 안에서 근본적인 착취가 일어난다고 설명합니다. 가족을 착취의 자리로 분석하는 데에는 많은 여성들이 직관적으로 동의하게 되죠.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가족제도 안에서 권력의 차이가 선명하잖아요.” P 206 “그래서 저는 낙태권의 문제는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권리, 내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문제로만 협소하게 해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어요. 파이어스톤이 재생산의 권리를 제기한 이유를 떠올리면서요. 파이어스톤은 재생산이라는 게 지금의 가부장제를 지탱하는 억압이라고 분석했고, 이로부터 저항하면 가부장제라는 구조를 다 흔들어버릴 수 있다고 말한 거잖아요. 그리고 재생산 문제 때문에 성 계급까지 호명했잖아요.” p 296 책소개(알라딘) 기존의 이 세계의 뿌리를 흔들고 새로운 인식과 개념을 발명해온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를 독자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적인 세 가지 질문, 다섯 명의 사상가와 페미니즘의 고전이라 할 법한 그들의 핵심 도서와 문장들을 통과하며 페미니즘 철학의 기초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페미니즘 철학이란 무엇인가’ ‘여성은 인간인가’ ‘여성인가, 여성‘들’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각 부로 구성해 1부에서는 페미니즘 철학의 자리를 소개하고 페미니즘 철학이 지금 이곳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 고유의 목적은 무엇인지를 살핀다. 2부와 3부에서는 제1물결 페미니즘과 제2물결 페미니즘으로 분류되는 사상의 조류를 중심으로 그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 사상가들의 사유가 동시대의 철학으로 어떻게 위치할 수 있는지 그 맥락을 짚어내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의 문제들과 구체적으로 엮어 소개하려 노력했다. 2부에서는 ‘여성은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품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여권의 옹호》, 시몬 드 보부아르와 《제2의 성》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철학 초기의 사상을 다뤘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이성을 가진 평등한 존재라는 점을 주창한 열렬한 계몽주의자이자 근대 민주주의자였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여성이 언제나 타자의 지위인 제2의 성에 머물 수밖에 없는 기제를 밝히며 여성이 타자의 자리에 머무는 것은 ‘악’이며 여성이 자유를 획득해 주체의 자리에 서는 것이 도덕적 명령이라고 못박아버린 실존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의 사상을 여기에서 다뤘다. 목차 프롤로그: 눈의 여왕을 떠올리며 페미니즘 철학은 무엇인가 1장 페미니즘 철학이란 무엇인가: 페미니즘 철학과 보편적 인간에 대하여 여성은 인간이다 2장 여성도 인간이다라는 외침: 메리 울스턴크래프와 여성의 이성 3장 타자로서 여성을 정의하다: 실존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 여성은 다르다: 복수의 여성들 4장 여성성이라는 신화를 부수며: 베티 프리단이 발견한 ‘행복하지 않은 여성들’ 5장 성 계급을 호명하며 자궁으로부터 해방을 선언하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과 《성의 변증법》에 대하여 6장 자매들의 밖에 서서 자매들에게 차이의 문제를 묻다: 오드리 로드Ⅰ 7장 서로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다양한 여성들로 살아가기 위해: 오드리 로드Ⅱ 에필로그: ‘우리’가 서로를 찾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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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03
  • 고양이 오스카
    데이비드 도사의 고양이 오스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고양이와 같이 사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고양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나와 같이 사는 고양이 초리는 끊임없이 나의 관심을 유발시킨다. 그의 존재가 나를 잠시도 쉬게 하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나의 주위를 맴돌지만 나에게 안기거나 나의 손길을 달가와 하지는 않는다. 늘 나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늘 나를 주시하고 있다. 마치 CCTV의 감시하에 있는거와 다르지 않다.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그의 뇌에 저장하는지 알 수 없다. 나 또한 그를 관찰하지만 "그는 정답이 없는 퍼즐이다. "내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건 집에 있는 시간을 즐기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은 어느새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집의 영혼이 되어간다.-장꼭또" 나는 그 퍼즐을 풀기 위해 이책 저책을 뒤적여본다. 초리와 같이 평범한 고양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고양이 오스카"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그는 미국에 있는 한 요양원에 기숙하는 고양이다. 이 요양원은 동물을 기르도록 허락되지 않았지만 어느날 오스카는 이곳을 제가 살 자리라 맘을 먹었다. 고양이는 한번 자리 잡으면 쉽게 그 장소를 떠나지 않는 영역동물이다. 요양원의 사람들도 포기한채로 그를 인정하다 그를 한 식구로 받아들인다. 이 요양원이란 곳은 거의가 임종이 가까운 노인들이 기거하는 곳이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노인들이 다수인 곳이다. 이 곳의 환자를 돌보는 노인 전문의 데이비드 도사는 (그의 성이 도사다) 고양이 오스카에 대한 메리의 이야기를 귓등으로 넘겨 듣는다. 그는 치매에 걸린 환자들과 그의 가족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고양이 오스카의 특별한 능력을 마침내 인정하게 되고 책을 출판하기에 이른다. 메리의 이야기는 고양이 오스카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것은 임종이 가까운 사람이 누군지를 안다는 것이다. 고양이 오스카는 병원 이곳 저곳을 다니지만 임종이 다가온 사람이 있으면 그의 침대 곁에 머무르며 임종을 지킨다. 그는 '임종지키미 고양이'인 것이다. 임종이 가까운 사람에게서는 특별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냄새에 예민한 고양이가 그 냄새를 알아채고 그의 곁을 지키는지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 임종을 지키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반복적인 오스카의 행동은 이제 요양원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주고있다. 임종을 지키는 가족이 없는 경우에도 오스카는 그의 곁을 지키고 있어 보는 사람에게도 위로가 된다. 고양이 오스카의 이야기는 실화다. 치매가 반드시 누구나 거쳐가는 병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겪는 노인병이다. 데이비드 도사는 치매에 걸린 사람들의 가족을 만나며 지금 현재를 사는 아름다움을 역설한다. 치매는 기억을 잃는 것이다. 기억을 잃는 것은 지나온 시간을 잃는 것이며 지나온 삶의 괘적을 지우는 일이다. 죽음은 결국 모든 것을 지우는 일인 것을 인정 한다면 치매는 죽음으로 가는 인간 삶의 한 과정일 뿐이다. 그 삶의 과정에 고양이 초리가 함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고통스런 삶에서 벗어 날 수 있는 방법이 두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고양이와 음악이다. -알버트 슈바이처" 목차 독자 여러분께죽음을 감지하는 고양이 오스카오스카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하루하루를 견디게 하는 작은 승리루벤스타인 부부스티어하우스와 고양이의 인연치매 환자 치료의 딜레마오스카와 함께한 첫 회진도나 모녀의 마음을 이어 준 오스카사라진 슬리퍼와 죄책감요양원에서 부모님을 떠나보낸 자매음악이 전부였던 리노 페레티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감당하기 어려운 일치매 환자는 무슨 꿈을 꿀까삶을 완전히 바꿔 놓는 병존엄하게 죽을 권리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빈 병실을 지키는 오스카간병하는 가족의 진실한 친구루벤스타인 부부의 마지막 결혼기념일이리스에게 마지막 인사를루스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새 환자, 그리고 오스카마치는 글데이비드 도사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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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3-29
  •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마루야마 겐지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마루야마 겐지 일본인 마루야마 겐지는 동경의 한 무역회사에 다니고 글을 쓰고 문학계 신인상을 받았다. 25살에 귀농을 하고 집필에 전념하며 그의 농촌 체험기인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바다 출판사/고재운 옮김)” 펴내며 귀농하는 사람들에게 경고성 조언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도시인들이 막연히 생각하는 시골이나 귀농에 대한 환상을 와삭 부셔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저절로 공감의 웃음을 짓는다. 목차만 훑어봐도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다. – 어딜가든 삶은 따라온다.”, “경치만 보다간 절벽으로 떨어진다.”,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자연의 성깔을 알아야 한다. 아름답다고 좋은 곳이 아니다”, “텃밭 가꾸기도 벅차다.-농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구급차 기다리다 숨 끊어진다”, “시골에 간다고 건강해 지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거친 자연과 시골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확실하게 깨부순다. 시골에 오니 좋은 것은 많다. 산이 바로 앞 마당이고 눈 앞에 푸른 산이 펼쳐져 있으니 산보가 등산이고 오염이 적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조용하고 한가하며 먹거리는 모두 유기농이라는 것 등 셀 수 없이 많다. 과연 좋은 것만 있을까? 내가 알아온 진리 중의 하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 대가를 치르는 일은 어쩌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몇 배나 더 혹독한 것일지도 모른다. 겐지가 지적한 대로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그는 “혹독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그림 같은 풍경으로 다가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겐지가 지적하는 엄청난 위험은 모른척한다 하더라도 시골에 살려면 우선 내 마당 내 집에 드나드는 작은 동물과 곤충에 먼저 익숙해져야 한다. 내 집 마당이라고 집안에서 입던 반팔과 반바지로 마당에 나섰다가는 모기, 진드기, 심지어 쯔쯔가무시라는 보이지 않는 곤충의 공격에 무방비로 희생 될 가능성을 절대로 피 할 수 없다. 집 안이라고 안전하지 않다. 잠자리 풍뎅이 말벌조차 때론 길을 잘못 찾아 나와의 동거를 요구한다. 비 오는 날이면 배로 기어 다니는 것들도 동거에 참여하려 한다. 청정한 공기를 마시는 대신 자외선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농부치고 하얗고 뽀얀 얼굴은 가진 분을 본 적은 드물 것이다. 뭔가 갑자기 필요한 것이 생길 때는 꼬불 꼬불 어두운 산길을 내려가야하고 공공 시설의 혜택은 대충 포기하는 것이 맘 편하다. 요즘은 도시에서도 작은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작은 텃밭이라도 밭을 가꿔본 사람은 안다. 밥상에 무공해 유기농 채소 한 접시 올리기 위해서 흘려야 하는 땀과 잡초와의 치열한 전쟁과 그것에 들여야 하는 시간을. “농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갠지가 지적했듯이 농부 흉내라도 내며 조그만 텃밭 가꾸는 것도 허리가 휘어지게 벅찬 일이다. 내 손으로 돌을 고르며 흙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아주고 비에 넘어지면 일으켜주는 수고를 한 끝에야 비로소 유기농 채소라 불리는 나물 한 접시가 상에 올라 오는 것을 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갠지는 처음 대하는 거친 자연과의 조우에 대해서도 경고하지만 처음 만나는 시골의 낯선 이웃들에 대한 경고에 더 한층 수위를 높인다. “깡촌에서 살인사건 벌어지고” “시골을 농락하는 수상한 사람들”이 시골에 있다고 겁을 준다. 그리곤 범죄자들이 시골로 이주하고 군침을 흘리며 당신을 노리고 있으니 가능한 큰 개를 기르라고 조언한다. 한술 더 떠 침실을 요새화하고 수제창까지 준비하라고 순진한 도시인을 공포에 몰아 넣는다. “심심하던 차에 당신이 등장 한 것”이라며 차라리 “친해지지 말고 그냥 욕먹으라”고 까지 말한다. 사실 알고 보면 “관심 받고 싶었던 건 당신”이라며 허를 찌른다. 겐지가 이렇게 자연과 사람에 대해 경고하는 이유는 어디에서나 삶이 그렇듯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으며” “어딜 가도 삶은 따라온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서이다. 또한 “엎질러진 시골 생활은 되돌릴 수 없으니” 떠나기 전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조언인 것이다. 아니면 차라리 도시와 시골의 중간인 별장지대를 적격이라고 추천한다. 시골에서 인생 제 2막을 시작하려고 할 때 “유유자적하며 조용히 살고 싶다는 식의 추상적인 바람이어서는 안되며” “하루가 다 가도 모를 정도로 전념할 것이 있어야 하며” 그것도 “하면 할수록 심오함이 느껴지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하루가 다 지나갔을 정도로 모든 것을 잊고 몰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동안 멋진 풍경에 취하고, 단지 그것만으로 행복과 충만감을 맛볼 수 있지만 그런 날들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고 그는 단언한다. 겐지는 그의 40년 체험한 시골생활의 경험으로 전원생활에 대한 환상을 깨고 환경과 사람과의 관계를 직시 할 수 있도록 충고하고 있다. 그의 조언은 결국 도시에 살건 시골에 살건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로 귀착된다고 본다. “시골에 간다고 건강해 지는 것은 아니고” “잘 먹고 잘 생활하면 잘 죽을 수 있으니” “병을 불러 들이는 생활 태도”부터 고치라고 말한다. 그가 건네 주는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면 도시건 시골이건 “홀로서기”에 성공하여 “자신다운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함이 치유”라며 “불편함”이 심신을 단련시켜주고 뇌를 말끔하게 청소해주며 당신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 돌려 준다”고 말한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건 한번쯤 그의 충고에 귀 기울인다면 의존하고 있는 그것에서 조금 더 “홀로 서기”에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골은 그런 것이다. 목차 서문 0061장.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다어딜 가든 삶은 따라온다 0162장. 경치만 보다간 절벽으로 떨어진다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0233장.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자연의 성깔을 알아야 한다 030 / 아름답다고 좋은 곳이 아니다 0314장. 텃밭 가꾸기도 벅차다농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038 / 구급차 기다리다 숨 끊어진다 0425장. 지쳐 있을 때 결단하지 마라당신은 맛이 다한 차가 아니다 047 / 당신의 가난은 고립무원이다 050사이비 종교인들에게 당신은 봉이다 052 / 술을 마시는 건 인생을 도려내는 일 0546장. 고독은 시골에도 따라온다외로움 피하려다 골병든다 062 / 자원봉사가 아니라 먼저 자신을 도와야 한다 0657장.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고요해서 더 시끄럽다 072 / 자연보다 떡고물이 더 중요하다 074윗사람이라면 껌뻑 죽는다 076 / 다른 소리를 냈다간 왕따당한다 078공기보다 중요한 지역 사람들의 기질 080 / 골치 아픈 이웃도 있다 0838장. 깡촌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시골로 이주하는 범죄자들 090 / 가능한 한 큰 개를 길러라 093 / 침실을 요새화해라 094수제 창을 준비해라 096 / 군침을 흘리며 당신을 노리고 있다 1019장. 심심하던 차에 당신이 등장한 것이다관심받고 싶었던 건 당신이다 112심심하던 차에 당신이 등장한 것이다 115그들에게 마을은 나의 집 118 / 돌잔치에 빠지면 찍힌다 120모임에 도시락을 대 주면 당선 12210장. 친해지지 말고 그냥 욕먹어라하루가 다 가도 모를 정도로 전념할 것이 있어야 한다 131이주자들과만 어울리면 사달 난다 132 / 시골을 농락하는 수상한 사람들 13511장. 엎질러진 시골 생활은 되돌릴 수 없다자신이란 자연을 먼저 지켜야 한다 144젊음을 흉내 내야 할 만큼 당신 젊음은 참담하지 않았다 149엄마도 아내도 지쳤다 153 / 엎질러진 시골 생활은 되돌릴 수 없다 15612장. 시골에 간다고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의사만 믿다 더 일찍 죽는 수가 있다 165병을 불러들이는 태도를 뜯어고쳐라 170잘 먹고 잘 생활하면 잘 죽을 수 있다 17313장. 불편함이 제정신 들게 한다멋진 별장도 살다 보면 그 정도는 아니다 180불편함이 치유다 185 / 천국이나 극락으로는 이주할 수 없다 187죽음의 시기는 자신다워질 마지막 기회 191 마루야마 겐지 (Kenji Maruyama,まるやま けんじ,丸山 健二) 1945년 나가노 현 이에야마 시에서 태어났다. 1963년 도쿄의 한 무역회사에 통신담당 사원으로 취직하였으나, 1966년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게 되자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설 《여름의 흐름》을 썼다. 그것이 1966년이었다. 이렇게 난생 처음 쓴 작품으로 그는 「문학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일본문학 사상 최연소로 수상하였다.1968년 소설 〈정오이다〉로 귀향한 청년의 고독을 그린 후, 나가노 현 아즈미노로 이주했다. 이후 문단과 선을 긋고 모든 문학상을 거부하며 50년 가까이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파랑새의 밤』, 『달에 울다』, 『물의 가족』 등을 썼고, 산문집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길들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 『개와 웃다』, 『세계폭주』, 『산 자에게』, 『취미 있는 인생』,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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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3-23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나무는 열매를 맺기 위해 뿌리를 깊고 넓게 확장해 나가며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한다. 뿌리가 빨아올린 영양분은 든든한 몸통을 타고 올라 줄기를 형성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사람을 나무에 비유한다면 어머니와 아버지는 뿌리고 자식은 열매라고 볼 수 있다. 사람 뿐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생물은 거의 비슷하지 않은가. 이정록시인의 글을 읽으면 '뿌리'와 '열매'가 바로 생각난다. 이정록이라는 시인은 그의 어머니, 아버지라는 뿌리가 주는 양분을 야금 야금 아니 듬북 듬북 받은 열매라는 생각이 당연히 드는 것이다.'어머니 학교'는 어머니의 말씀에 이정록이라는 시어를 입혀 탄생한 시나무다. 그는 그저 지나칠, 어떤이는 잔소리라 할 어머니의 말씀이 '아름다운 시'라는 진리를 발견하고 글로 적는다. 어머니는 교회나 절에 가지 않았지만 하느님과 부처님의 마음을 이미 삶으로 터득한 사람이다. 가슴 우물(어머니학교 48) 허물없는 사람 어디 있겄냐? 내 잘못이라고 혼잣말 되뇌며 살아야 한다. 교회나 절간에 골백번 가는 것보다 동네 어르신께 문안 여쭙고 어미 한 번 더 보는 게 나은 거다. 저 혼자 웬 산 다 넘으려 나대지 말고 말이여. 어미가 이런저런 참견만 느는구나. 늙을수록 고양이 똥구명처럼 마음이 쪼그라들어서 한숨을 말끔하게 내몰질 못해서 그려. 뒤주에서 인심 나는 법인데 가슴팍에다 근심곳간 들인 지 오래다 보니 사람한테나 허공한테나 걱정거리만 내뱉게 되여. 바닥까지 두레박을 내리지 못하니께 가슴 밑바닥에 어둠만 출렁거리는 거지. 샘을 덮은 우덜거지를 열고 들여다봐라. 하늘 넓은 거, 그게 다 먹구름 쌓였던 자리다. 어미 가슴 우물이야, 말해 뭣 하겄더. 대숲처럼 바람 소리만 스산해야.(가슴 우물 /전문) 이꼴 저꼴 다 본 어머니의 말씀 "된장 고추장 빼고는 숫제 간도 보지 마라"는 말씀을 가장이 된 시인은 금쪽 같이 받아 적는다. 가장(어머니학교 58) 높은 데다 꾸역꾸역 몸 올려놓지 마라. 뭐든 잡아먹으려고 두리번거리는 놈하고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흘깃거리는 것들이나 꼭대기 좋아하는 거여. 상록회장에 이장만 안 했어도 십 년은 더 사셨을 거다. 대통령한테 마을 밤나무단지 하사금 타내려다가 시비가 붙어 코뼈가 가라앉은 것도 책임 떠맡은 죄 때문이 아니냐? 남자는 가장 하나만으로도 허리가 휘고 그늘 벖을 날 없는 겨. 된장 고추장 빼고는 숫제 간도 보지 마라. 가장 힘들어서 가장인 거여.(가장/전문) 어머니 뿐 아니라 아버지와 함께 했던 순간을 기억하면 글이 되는 사람이 이정록이다.(아들과 아버지) 그러니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뿌리가 없었다면 이정록 시인이란 열매도 없었을 것이다. 어린 이정록(아들과 아버지)이 생쥐 꼬리에 불을 붙여 친구 '놀새'에게 하려는 복수를 보면 분명히 '커서 뭐하나 할 넘'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요하고 계획적이다. 그렇다고 뭐 꼭 성공하지는 않지만. 역시 그는 커서 놀새에게 복수하듯 끈질기게 글을 써 시인이 되었다. 역시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 옛말은 틀린 적이 없다. 성장하는 나 아버지는 저에게 꿈을 적어 보라고 했죠. 오래도록 머리를 긁적이다가 부끄러운 얼굴을 쳐들었죠. 아버지가 볼까 봐 한 손으로 종이를 가렸죠. 거기에는 세로로 성 행 위 라고 쓰여 있었죠. 화가 난 아버지가 다짜고짜 머리통을 쥐어박았죠. 내 꿈 위로 눈물이 떨어졌죠. 울긴 왜 울어? 뭘 잘했다고? 아버지가 역정을 냈죠. 아버지의 우람한 손아귀에서 나의 초록 꿈이 부르르 떨었죠. 아버지가 내 손을 힘껏 떼 내자 나의 당찬 꿈이 드러났죠. 성장하는 나 행복한 가족 위로할 줄 아는 어른 (성장하는 나 /전문) 시인의 눈엔 사물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처럼 보이다가도 그것들 때문에 또 마음이 아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 때문에, 산다 자주감자가 첫 꽃잎을 열고 처음으로 배추흰나비의 날갯소리를 들을 때처럼 어두운 뿌리에 눈물 같은 첫 감자알이 맺힐 때처럼 싱그럽고 반갑고 사랑스럽고 달콤하고 눈물겹고 흐뭇하고 뿌듯하고 근사하고 짜릿하고 감격스럽고 황홀하고 벅차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 때문에, 운다 목마른 낙타가 낙타가시나무뿔로 제 혀와 입천장과 목구멍을 찔러서 자신에게 피를 바치듯 그러면서도 눈망울은 더 맑아져 사막의 모래알이 알알이 별처럼 닦이듯 눈망울에 길이 생겨나 발맘발맘, 눈에 밟히는 것들 때문에 섭섭하고 서글프고 얄밉고 답답하고 못마땅하고 어이없고 야속하고 처량하고 북받치고 원망스럽고 애끓고 두렵다. 눈망울에 날개가 돋아나 망망 가슴, 구름에 젖는 깃들 때문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전문) 몇개의 말로 우리의 삶을 표현하는 사람이 바로 시인 아닌가. 삶의 축약이다. 그늘과 햇살, 마을과 무덤, 파란만장, 나비! 생 느티나무는 그늘을 낳고 백일홍나무는 햇살을 낳는다. 느티나무는 마을로 가고 백일홍나무는 무덤으로 간다. 느티나무에서 백일홍나무까지 파란만장, 나비가 난다. (생/전문) 이정록 시인은,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고, 198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등단했습니다. 한성기문학상, 박재삼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김달진문학상,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림책 『아니야!』 『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 『나무고아원』 『황소바람』 『달팽이 학교』 『똥방패』, 동시집 『지구의 맛』 『저 많이 컸죠』, 『콧구멍만 바쁘다』, 동화 『미술왕』 『대단한 단추들』, 청소년시집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까짓것』과 시집 『동심언어사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정말』 『의자』, 산문집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 『시인의 서랍』 등을 출간했습니다.
    • 사는 이야기
    • 책마을
    2022-03-22
  •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
    아쉽게도 이 책은 절판 되었습니다. 중고책방에서만 구매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책은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버리기도 하고 직업을 바꾸게 하기도 합니다.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란 책은 저의 직업을 바꿔 버린 책입니다. 제가 도시에서 지리산으로 내려오기 전까지 마케팅에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마케팅이란 '개인이 목적과 조직의 목적을 충족시키는 교환을 조장하기 위해서 아이디어, 재화, 및 서비스들의 개념, 가격결정, 촉진 및 유통경로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다." - 미국 마케팅 학회(AMA) 소비자의 목적과 기업이 원하는 목적, 즉 '개인이 원하는 상품과 기업이 팔고자 하는 상품'을 찾아 해결하는 해결사가 바로 '마케터'(마케팅을 하는 개인이나 조직)가 바로 저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케터에게 시장과 소비자는 사냥꾼의 정글과 같았습니다. 정글에 나가 탐색을 하고 상품을 기획하고, 사람들을 분류해서 핵심고객이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서 그들에게 맞는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돈을 주고 제품을 구입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골몰하고 다녔습니다. '한국에 시장이 없다면 일본에 시장이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도쿄에서 2년 가까이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도쿄의 거리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소비자이며 연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들의 모든 구매 내력과 성향과 연령 등 마케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관리하고 분석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왜 이 상품을 원하고 구매했는지 분석하기를 희망했고, 그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직 그것이 제 인생의 목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좀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고객이 목말라하는 것이어서 그 어떤 고객도 거부할 수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좀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관련 사적들을 읽어나갔습니다. 책꽂이에는 마케팅과 관련된 서적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다가, 어느새 가득 채우고 다시 쌓여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게 한 권의 책이 들어왔습니다.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자주 가던 서점 한 귀퉁이에 이 책이 있었습니다. 플러그를 뽑는다고? 플러그는 전기 에너지 사회를 연결하는 핵심고리입니다. 전기 에너지는 현대 사회의 핵심 동력입니다. 그것을 뽑는다는 것은 현대 사회와의 결별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케팅 관점으로 본다면 제목이 좋은 책이었습니다. 전체 내용을 제목만 보고도 알 수 있으며, '21세기에 플러그를 뽑고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플레인(Plain)>이라는 잡지에 실린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었습니다. <플레인>은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소박한 삶을 위한 모임'이 창간한 잡지입니다. "게다가 고객에게 파는 물건 생산에 시간과 공을 들이기보다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정말 괜찮은 물건을 샀다고 믿게끔 만드는데 더 많은 공을 들이게 되는데, 이럴 때 저는 일에 대한 회의와 함께 양심의 가책을 느꼈습니다."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 16쪽) 이 문장이 저의 직업을 바꿔 버렸습니다. 이 글은 메가빅 석유회사에 다니던 로버트라는 사람의 '사직서' 중 일부입니다. 그는 <플레인>이라는 잡지가 여는 '두 번째 러다이트 대회'라는 행사에 참가한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대회에 참가한 후 그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오클라호마에 농장을 마련해 회사와 도시를 떠났습니다. 저 역시 그 책을 읽던 시기에 '마케팅'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마케팅이라는 것이 괴물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필요한 것처럼 둔갑시켜야 했고, 꼭 필요한 것처럼 설득해야 했습니다. 또한 이미 비슷한 기능에 제품이 있는데 거기서 차별 점을 찾아 또 다른 제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오직 '소비자'로만 보였습니다. '저들은 어떤 제품을 원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아닌 '소비자와 생산자'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하는 일의 필요성에 대해 스스로 혼란스러웠던 것입니다. 그때 이 글을 읽은 것입니다. 그(로버트)는 제가 느끼고 하던 일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책을 읽고 나서 마법사에 주문에 걸린 소녀처럼 제 일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제가 아무렇지도 않게 오랫동안 해온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은 1년 후에 저는 지리산에 내려왔습니다. 결혼한 지금은 아내가 사온 TV를 보고 있습니다만, 처음 지리산에 내려와 혼자 살던 1년 동안은 TV를 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 TV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TV를 보지 않고 살아도 세상을 아는 데는 아무런 지장도 없었고, 삶의 질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TV가 없었을 때 평소 TV를 보던 시간에는 마을길을 산책하거나 조깅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책을 읽는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때 'TV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봐서 'TV 없는 삶'은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TV에 연결된 플러그 하나를 뽑고는 살아봤지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모든 플러그를 뽑고 살 자신은 아직은 없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여전히 컴퓨터를 켜고 있고, 형광등을 켜고 있으며, 휴대폰 충전을 하고 있고, 전기 밥통에 밥이 보온되고 있고, 냉장고가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 플러그를 빼버린다면 이 글 역시 사라져 버릴 것이고, 정전이라도 되면 한전을 향해 욕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삶은 조금은 변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소비와 구매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직업과 삶의 터전이 바뀌었습니다. 생활 역시 소박하고 검소한 삶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아이들이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돈 없이도 사는 방법을 가르치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본주의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돈 버는 방법과 돈에 익숙하지 않고, 또 다른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 사는 이야기
    • 책마을
    2022-03-17
  • 할머니 탐구생활
    언젠가부터 " 사람들은 보고 싶은거만 보고 듣고 싶은 거만 듣는다."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사람들은 한문장, 한장면 안에서도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 선택적으로 보고 듣는다. 문맹이 아니라 문해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미디어가 그렇고 정치가 그렇다. 그런데 이것이 나쁜 것인가? 그럴 수 있다.악의적으로 이용 될 수 있다. 반면 선의로 사용 될 수도 있다. 전체를 다 보는 사람은 소수고 사람들은 거의 자기 주변으로 세상을 이해한다. 자기 삶을 바라보는 눈도 선택적이다. 자기에게 다가오는 사람과 환경을 좋은 것만 골라보고 좋은쪽으로만 생각한다면 삶은 좋을 수 밖에 없고 긍정적이 된다. 물컵의 반만 차 있는 물을 바라보는 자세와 같다. "물이 반 밖에 없네"와 "물이 반이나 남았군"이다. 이책의 저자가 이웃 할머니를 바라보는 자세다. 할머니는 지혜의 창고이며 삶의 보물이다. 할머니라고 다 지혜롭지만도 않고 다 보물도 아니다. 다만 그 안에 있는 지혜와 보물은 발견하는 자의 것이다. 누군가는 다 쭈그러진 노인 안에서 아집과 세월의 허무만을 볼 수도 있다. 무엇을 보느냐는 보는이의 몫이다. 우리가 사는 방법이다. 서른 즈음의 저자에게 이미 할머니의 지혜가 스며있고 삶을 관조하는 혜안이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이의 지혜다. 출판사 책소개 ‘오래된 미래’이고 ‘살아 숨 쉬는 지혜’이며 ‘우리 안에 되살려야 할 골동품’―할머니이 책은 2015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작일 뿐 아니라 선정 발표 당시 “[할머니 탐구생활] 등 총 140편의 원고와 기획안을 선정했다”고 발표할 만큼 대표 기대작으로 꼽힌 작품이다. 호평을 받기에 충분할 만큼의 글 솜씨뿐 아니라 내용과 깊이도 남다른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놓치고 잃어버린 ‘중요한 뭔가’를 새삼 떠올리게 한다. 어떤 대목에선 지치고 지친 우리들에게 아주 맑고 시원한 샘물 한 잔을 건네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것만 같다. 목차 책을 내며: ‘할머니’라는 지혜 창고를 열며 8[하나]나물 전사, 한평 할머니 18소리실 할머니 손은 약손? 28쌍지 할머니는 개를 사랑해 35수봉 할머니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42동티 할머니와 나 사이에 해바라기를 48동래 할머니의 오매불망 꽃 사랑 56노년의 고갯길도 화끈하게, 광덕 할머니 62누워서도 열매 맺는 나무처럼, 도란 할머니 70[둘]할머니는 약을 알고 있다 78산딸기 케이크 대작전! 83할머니와 함께 버스를 90결국 ‘그 맛’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96쌀밥 먹음시로 나락이 뭔지도 모른다냐? 104빗속을 뚫고 온 해님 같은 사랑 110더 늦기 전 다리를 놓을 방법이 없을까? 115바느질을 내 품에 120‘키질’ 하면 떠오르는 사람 128[셋]그러거나 말거나의 경지 136육식은 아무나 하나 140나누기보다 쟁이게 만드는 냉장고 148냇물아 흘러 흘러 153텅텅 빌 때까지 퍼주고 또 퍼주고 160외면당하는 할머니 밥상 166메주를 만들 때는 메주가 되어야 172나도 강아지랑 뽀뽀할 수 있어 180다시 부르는 박타령 188[넷]할머니 이장의 탄생 200미우나 고우나 함께하려는 마음 208시골에 돈 벌 기회가 많다고? 216드디어, 나도 쑥떡파! 224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232집에 돌아오니 참 좋다 238열두 달 자연의 흐름을 찾아서 242약한 닭이 알을 품는다 250사랑이 나를 사랑으로 태어나게 한다 258에필로그나는 어떤 할머니가 될까? 266
    • 사는 이야기
    • 책마을
    2022-03-17

실시간 사는 이야기 기사

  • 외규장각 의궤와 귀환
    예전 KBS에서 보여준 정조의 화성 축성, 그리고 화성행차를 다룬 다큐를 보고 의궤의 정밀함과 세련됨 알게 되었습니다. 사치스런 아름다움과 세련된 아름다움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빛나는 유산이라 생각했죠. 박흥신의 '반환 교섭 막전 막후,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과 유복렬의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 무도한 제국주의 프랑스 군대의 방화와 노략질에 잃었던 의궤들의 귀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 두권의 책은 재미있고, 잘 읽히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좋은 책이죠. 의궤 반환 실무자였던 참사관 유복렬과 현장 최고 책임자였던 프랑스 대사 박흥신의 동일 시점, 동일 주제 다룬 이책들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고구마 몽땅 먹은 듯 답답하기도 합니다. 현장 책임자와 실무자의 글을 함께 읽으니 당시 현장과 협상 과정이 확실히 파악됩니다. 거의 틀림없을 겁니다. 물론 책들은 같은 듯 서로 다릅니다. 재미는 유복렬의 손을 들지만, 박흥신의 책도 또다른 정보와 재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읽어야 전체 과정이 완전히 손에 잡힙니다. 읽으며 생각이 많았습니다. 천주교 박해에 의해 처형당한 9명의 신부와 그에 따른 정당화 논리, 사냥개 처럼 논의에 풀어놓은(고의로 풀어 놓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프랑스국립도서관 상송사무장, 뻔뻔한 '문화재 불가양 원칙'. 과연 문화와 영토 문제는 이성만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문제가 맞는 것 같습니다. '문화'는 아름답고 고귀한 것으로 인식되지만, 이것 만큼 '차별과 배제 그리고 우열'를 손쉽게, 편리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개념도 없습니다. 문화는 종교와 함께 제국주의의 첨병이기도 했습니다. 반환이 끝난 마당에 많이 주제넘는 생각이지만, '대여' 형식으로 그 귀중한 의궤를 국내에 들여 놓는것이 과연 실용적인 판단이었는지 계속 머리에 맴돕니다. 차라리 거부하고 경제나 외교협상에서 계속 프랑스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오히려 우리 정부와 협상 담당자들이 서두르지 않았나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마도 의궤 반환을 자존심 회복으로 여긴 국민 정서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너무나 소중한 책이지만, 오히려 너무 소중해서 무엇이 명분이고 무엇이 실리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권해봅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임시 사서로 근무하던 1975년, 국립도서관 별관창고에서 '조선의 의궤'들를 발견하고 세상에 알리신 고 박병선 선생을 기억합니다. 전문가가 아닌 지식인이셨습니다.
    • 사는 이야기
    • 책마을
    2022-11-04
  • 구례 사람은 두 배 더 재밌는 아버지의 해방일지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이다.그것도 가능하면 지역성이 강한 소설을 더 좋아한다. 소설 속의 배경을 이해하고 읽는 소설은 그렇지 않은 것과는재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 고향을 배경으로 쓴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이 그랬다. 옆 동네 내촌마을과 죽산, 하시모토 농장 등 내가 이미알고 있는 동네가 나오면 소설 속의 인물들이 마냥 소설 속의 인물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구례에 19년을 살았다. 그리고 소설 속에 나오는 지명 대부분을 알고 가본 곳들이다. 소설속의 주요 배경인 아버지를 떠나보낸 산림조합 장례식장은 내가 일하는 사무실에서 고작 400m도 떨어지지 않았다.오거리도 반내골도 가려고 하면 5분 20분이면 가는 곳이다. 반내골은 2008년에 처음 가봤다. 그때 내가 일하던 사무실은 간전면 양동마을에 있었다. 오래된 한옥이었다. 딱 이맘때 볕 좋은 오후에 반내골에 살던 손종안씨에게 전화가 왔다. 토종꿀을 좀 팔아달라는 이야기였다. 문척면 반내골과 간전 양동마을은 고개 하나만 넘으면 되는 지척이다. 별일 없던 나는 그날 오후에 그와 함께 반내골에 갔다. 따스한 가을 햇살이 이제 막 오산에 가려져 가고 있었다. 골짜기 깊은 곳에 마을이 이었는데여기저기 밤과 감나무가 많았다. 그 사이에 산속에서 그는 벌을 키우고 있었다. 집에 들어가 애써 챙겨준 간식거리를 먹고 대충 이야기를 끝냈다. 마을을 떠나오기 전에 동네 한 바퀴 돌아봤다. 여기구나…. 1990년 초에 나는 정지아 작가의 빨치산의 딸을 읽었다. 정지아 작가가 반내골에서 살았던 이야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여기서 걸어서 문척 다리까지 가려면 두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문척면 반내골에 살던 손종안씨는 작년에 폐암으로 사망했다. 장례식장은 구례 산림조합 장례식장이었다.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장례식장과 같은 곳이다. 나는 구례에 산지 꽤 오래되었다. 정지아 작가를 만난 본 기억이 없다. 만난 기억이 있는 것도 같다. 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생각해 보니 모 협동조합 사무실에서 인사를 했던 것 같다. 소설은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후 장례식을 치르면서 문상을 오는 사람들과 아버지의 관계 그리고 이웃 친척, 아버지의 혁명동지와 동네 술친구들과 얼키고 얽힌 전후 현대사 만큼 복잡하고 슬픈 늙은 아버지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이해 그리고 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중년의 딸 자신의 이야기다. 얼마 전에 끝난 나의 해방일지의 손석구는 매일 술을 마신다. 그것도 매일 소주를 마신다. 작가의 아버지도 매일 소주를 마신다. 지천에 술친구들이 많다. 나는 소주를 마시지 않는다. 20대에는 소주를 잔뜩 마시고 취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는 한 번도 취하도록 술을 마셔본 적이 없다. 나의 치열한 삶이 끝났기 때문이다. 작가의 아버지는 영원한 사회주의자로 세상을 떠났다. 혁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소주를 취할 때까지 마셔도 될 것 같다. 혁명가의 삶은 치열하고 힘들고 고단하기 때문이다 술 말고는 위안이 되어줄 것이 없다. 내 아버지도 병이 깊어지기 전에는 항상 술을 마셨다. 그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울분을 삭이고 사람을 사귀는 방법이 술 말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가진 돈이 작고 술은 늘가까이 있으니까.. 아버지가 죽어서야 작가는 아버지와 진심으로 화해하고 자신이 아버지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니 드디어 자신이 세상과 화해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설은 무척이 재밌었다. 최근 읽은 소설 중엔 빠친코 만큼 재밌었다. 더구나 내가 다 아는 동네 이야기지금 사무실에 나가서 오거리에 나가면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 나오는 소설이니 더 재미가 있었다. 가끔 눈물이 났고 실실 웃고 나니 소설은 끝나 있었다. 페이지 줄어드는 것이 아쉬운 소설은 오랜 만이다.
    • 사는 이야기
    • 책마을
    2022-10-24
  • 탄소로운 식탁
    지극히 평범한 서점아저씨에게 굶주리는 북극곰, 플라스틱 빨대, 고통받는 거북이, 툰베리의 외침, 기후협약 그리고 친환경 자동차 등은 강렬한 통증이다. 다만 이 통증에 공통점은 '평등을 말하지 않는다' 이다. 야생동물이든 외침이든 친환경 신기술이든 환경과 기후위기 극복에 필요한 것은 평등이라 생각한다. '위험하니 다같이 노력하여 극복하자' ‘기후위기 책임과 그린워싱 기만은 여기에 있다’이런 말은 별로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 윤리/도덕적인 접근은 권위의 다른 모습이라 여긴다. 기술로 극복이 아닌 과학으로 우리가 속한 이곳에서 만들어낸 기후 온난화 문제를 정확히 손에 쥐고 함께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탄소를 누가 배출하도록 허용할지, 누구는 너무 많이 배출했으니 다른 이가 배출을 늘이는 만큼 더 극적으로 줄여야 할지 말이다. 평등해야 한다. 최소한 먹는 문제만큼은 내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풍성한 탄소로운 식탁위에 있는지 감이 잡힌다. 윤지로 기자의 책 '탄소로운 식탁' 덕분이다. 육식, 양식, 비료, 농약 등 문제점들을 지금까지 풍성하게 듣고 읽어왔지만, 손에 잡히는게 없었다. 문제들은 들었는데, 도덕/윤리적 안타까움과 호소를 들었지 "우리가 놓친 먹거리속 기후 문제"에 정확히 접근하지 못했다. 옳고 그름의 문제로 들었지 현실과 사실의 문제는 외면하고 놓친 것이다. 아니면 알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기자의 책은 일단 과학/기후 책들 중 몇 안될 정도로 잘 읽혔다. 내용이 자세하다. 저자가 과학을 모르는 싫어하는 사람들도 읽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밑으로 내려온다. 내용도 그래프도 우리 삶 매일매일 식탁에 오르내리는 식품들의 온난화와 에너지 문제들이다. 특히 축산뿐만 아니라 농작물 재배에서 나오는 탄소와 온실가스들은 충격적이었다. 다 손에 잡힌다. 어느 영화 대사처럼 '비옷입고 샤워하는' 느낌이 전혀 없다. 요즘 기후위기에 평등과 정의가 거론되어 기쁘고 반갑다. '탄소로운 식탁'은 먹는 문제에 있어서 나와 우리가 얼마나 많은 탄소를 불평등하게 허용하고 눈감고 있는지 고스란히 알려준다. 육식과 채식과 같은 윤리적 결단의 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현실에서 정의롭게 줄이고, 인내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었다. 제대로 된 출발점이다. 앞으로 험난하겠지만, 알아야 결단 할 수 있다. 집중해서 읽었고 얻은 것이 많은 과학/기후 책이었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막연히 옳다고 느낀 것일 수 있다. 이 책에서 배웠다. 이런 좋은 책 몇 권 더 읽어 서로 교차 비교할 수 있다면 내가 먹는 밥 한 끼가 지구 온도 1도를 낮추도록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알 수도 행동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전문가가 아니라 기자가 쓴 책이다. 권한다.
    • 사는 이야기
    • 책마을
    2022-10-05
  • [10월21-22일] 지리산 1019 생명평화포럼/기행
    지리산 1019 생명평화포럼 -구례에서의 1019항쟁, 진실을 통한 기억과 치유 2022년 10월 21일(금) 13:30 ~18:00 / 구례 섬진아트홀 특별강연 (18:00 ~19:00)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한국외교 강사 : 문정인 (문재인 정부 통일외교안보특보) 선홍빛 가을 지리산 평화를 걷다! 지리산 1019 생명평화기행 2022년 10월 22일(토) 9:00~16:00 *첨부파일을 참조하시면 좀 더 명확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우리마을
    • 구례
    2022-10-02
  • 2000년대 초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연대를 위해 애쓰신 분들
    그 당시는 카메라로 인물을 찍을 때는 거부하는 사례가 참 많았습니다. 그 나마 열린 사고를 가진 분들이 여서 편히 지리산생명연대 회의 하는 모습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대략 20여년간 컴 속에서 잠자다가 지리산인을 통해 공개 합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우리마을
    • 남원
    2022-09-18
  • [9월 22일] 저자와의 만남-탄소로운 식탁
    2022 기후정의행동 주간 – 저자와의 만남 『탄소로운 식탁』 2022년 9월 22일 (목) 저녁 7시~ 8시 30분 봉서리책방(구례읍 봉서산정길 61-3) “우리의 한 끼가 지구의 1도를 낮출 수 있다!” 한국은 해산물 섭취 1위, 돼지고기 소비량 세계 2위의 나라이다. 먹는 일에는 누구보다 ‘진심’이지만, 먹거리와 기후의 연관성에는 ‘무심’한 우리에게 『탄소로운 식탁』은 기후위기를 만드는 먹거리의 여정과 식량 시스템을 낱낱이 알려준다. 기후변화기자상 대상,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윤지로 기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기후위기 원인과 탄소 중립 대책 구례섬지아이쿱생협×느긋한쌀빵×지리산사람들 010 4686 6547. 010 3413 2027 탄소로운 식탁 – 지리산인 (jirisan-in.net)
    • 사는 이야기
    • 책마을
    2022-09-14
  • 미국 국립공원제도의 역사
    지리산 옆에 있으니 국립공원을 가끔 생각한다. 지리산국립공원에 의지하는 것이 많다. 요즘 시끄럽기도 하다. 미국 국립공원제도 관련 책 한권을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다. '미국 국립공원제도의 역사'. 국립공원에 목소리 높일 분들이 상당하지만, 의외로 국립공원 제도와 운영에 대한 자료, 특히 서점주인 같은 일반인이 접근 가능한 책들은 없거나 극히 적다. 그동안 조각조각 여러 책들을 읽으며 나름 정리한 미국 국립공원의 기원은 다음과 같다. [문화적 열등감에 자국의 자연경관을 찬양하고, 사용하다 남은, 손길이 닿지않은, 가치있는 자원이 별로없는 경관이 뛰어난 지역을 지정한 낭만적인 문화상품. 원생지(wilderness)라는 특유의 개념을 통해 인간의 간섭없음 이라는 유럽대륙에 없는 독자성 주장. 단 선주민은 인간으로 여기지 않음.] 참 못된 심술굿은 표현이고, 한국, 미국 국립공원 직원이 들으면 '싸가지 없는 놈'이라 하겠지만, 미국과 가장 비슷한 국립공원이 캐나다, 호주의 그것 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그리 틀린것도 아니다. 물론 미국이 강성해 지고, 미국 문화가 세계 기준이 되면서 공원제도 또한 해외로 수출되며, 미국내에서도 변화하고 진화해 왔다. 명백히 아름다운 제도이고 미국이 내보낸 최고의 수출품 틀림없다. 문제는 국립공원 제도를 받아들인 나라들이 미국과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변화 즉 그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나 문화를 받아들일 때 말이다. "만든사람은 개혁하고 뒤집을 수 있어도, 흉내낸 사람은 바꿀 수 없다" 어디서 주워 듣고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 배경과 역사를 공유하는 만들어낸 공동체는 제도의 변화가 필요할 때 합의하기 쉽다. 그러나 받아들인 흉내낸 공동체는 전체가 아닌 특정 시점과 단면만을 받아들였기에 변화는 정말 쉽지 않다. 그것도 필요와 이해관계에 따라 분절된 여러 시점과 단면들이다. 연속성이 없다. 특히 경제적 이익과 밀접한 이해관계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 공동체 자신의 고유의 국립공원으로 합의에 이르는 길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제일 좋은 방법은 저강도 논쟁과 협의를 지속하면서 결정을 다음으로 넘기는 것인데, 회피가 아니라 옳은 결정을 위한 에너지 축적이다. 국보 1호를 5년만에 복원한 나라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받아들인 제도나 문화의 전체과정(通史)을 공유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읽은 책 '미국 국립공원제도의 역사'는 이 제도를 받아들인 우리 공동체의 이해 정도를 보여준다. 책 엮은 일관된 의도와 표현을 파악하지 못하겠다. 다만 그 기원과 발전과정을 다양하게 나열했다. 지식 습득에 도움이 된다. 읽은 후, 읽은 사람이 자신의 생각에 따라 책을 다시 정리, 해석해야 한다. 좋은 책이라 솔직히 말 못하겠지만, 인문쪽에서 발견한 책은 이것뿐이다. 국립공원 그리고 자연환경이 인간 특히 도시문화에 의해 규정됨이 크다는 것을 짐작하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 사는 이야기
    • 책마을
    2022-09-03
  •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여름이면 생각나는 피서지가 있듯이, 영화가 있고 음악이 있습니다. 책도 여름마다 읽혀지는 책이 있는 모양입니다. 여름 피서지, 음악, 영화 그런거 모르고 살아왔는데, 서점을 하게되니 책은 민감해집니다. 한권 소개합니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서평이 좋았습니다. 읽은 후 잘 만든 TV드라마 본 듯한 기분이 듭니다. 재주도 없고 소통할 방법도 모르지만, 사람과 공간에 대한 생각을 가끔 하곤 하는데, 건축 관련 내용이 읽기 적당할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되어 특히 즐거웠습니다. 부드럽고 교양있는 문장, 세밀하고 사치스럽지 않지만 고급스러운 소비행동 묘사등이 과하지 않았습니다. 여름에 소비되는 영화나 음악처럼 읽는사람 취향에 맞추려 곁눈질도 하지 않습니다. 딱 거기까지 입니다. 책은 조금 두툼하지만 더운여름 담백하게 읽기에 추천 할만 합니다. 읽은 것은 아니고, 어느 학자가 일본에 대해서 표현했던 말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고도로 세련된 원시사회". 비난하려 했던 말이 전혀 아니고, 특성을 표현하는 중립적인 표현입니다. 공감합니다. 지금까지 서점주인이 경험했던 영화, 음악 그리고 읽었던 몇 안되는 소설이나 사회인문 책들도 그러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마치 가득찬 경기장에서 경기 후 관중들이 빠져나올 때, 출구라는 시설에 의존하고 잘 이용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런 인상을 공통적으로 받습니다. 이 소설 전체 느낌도 딱 그러합니다. 물론 '고레에다 감독'의 '어느 가족' 처럼 예외도 있으니 편견으로 굳어지면 곤란하겠습니다. 사람과 공간에 대한 소설의 표현들이 읽기에 즐겁고 공감했습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에는 참 무딘 편이지만, 예전에 지리산에서 올라 혼자있으면 그 고즈넉함을 즐기고, 혼잡하면 언제나 사람과 시설/공간을 지켜보고 상상하곤 했습니다. 사람의 행동을 규정하는 것이 도덕이나 법률 그리고 시설/구조물들이라 생각하는데, 산위에서는 시설/구조물들이 아래 보다 훨씬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더군요.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신중하고 계획적으로 여러의견을 모아 결정할 이유입니다. 여름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한갓 여름 소설에 곁 생각이 많았습니다. 더운 여름, 편안한 소설을 읽으며 곁 생각들 좀 하면 어떻습니까? 권할만한 책입니다.
    • 사는 이야기
    • 책마을
    2022-08-02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하루끼는 유명한 소설가이기도 하고 유명한 런너이기도 하다. 그는 30대 초반에 달리기를 시작해서 지금도 매일 10km를 아침마다 달린다고 한다. 그는 오전에 달리기 하고 아침을 먹고 매일 4시간 정도 글을 쓰는 일상을 30년이상 유지했던 것이다. 그의 소설의 많은 부분이 달리기를 하지 않았다면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달리기일지라는 것이 있다. 매일매일 달린 거리를 쓰고 그날의 컨디션이나 느낌을 적는 일종의 일기다. 나 역시 런다이어리라는 사이트에 10년 가까이 런닝일기를 쓴적이 있고 지금은 페이스북에 쓴다. 하루끼역시 달리기일지를 쓴다고 한다. 그것이 소설 쓰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기록이 좋은 런너는 아니다. 달리기를 좋아하고 그것를 하지 않으면 인생이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는 경쟁주자가 아닌 달리기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에 가깝다. 나는 20년 넘게 달리기를 습관처럼 하고 있지만 이 단순한 행동이 지금까지 했던 다른 어떤 운동보다 좋다. 하지만 가끔은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이 싫은 날이 많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고 봄은 예쁘고 가을은 날씨가 너무 좋다. 새벽에 달리면 졸립고 퇴근후엔 피곤하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는 한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라는 하루끼의 말은 내 마음과 같다. 그럼에도 나는 또 달린다. 런너는 달려야 그 존재의 아유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달린다. 고로 존재한다. 인생이 무료하고 우울하며 삶에 지쳐있다면 지금 운동화를 신고 달려보면 좋을 것같다. 60대나 70대에 축구나 농구 배구 야구를 시작 하는 것은 늦었을 수 있다.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 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 사는 이야기
    • 책마을
    2022-07-22
  • 남원 산악열차 백지화 시민촛불 문화제
    남원 지리산권 시민들의 목소리 그들은 원하지 않는다 그냥 그대로 놔 두길 원하고 있다
    • 지리산운동
    • 지리산 산악 열차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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