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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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계곡 바위들이 모여서 회의하는 풍경
    [대성골의 바위 모임. 1998. 4. 18.] 하동 화개면의 대성골 대성교의 콘크리트 다리 난간에서 계곡을 바라보았다. 녹음이 짙은 계곡에 흘러내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커다란 바위들이 회의하는 듯 오개오개 둘러앉아 있었다. [심원마을 용소 계곡. 1997년 5월] 심원 마을 용소 계곡의 맑은 물과 화사한 진달래꽃. 1997년 7월 29일. 1시간에 149mm의 폭우가 내려 이 계곡의 지형이 번하였고, 이런 아름다운 풍경은 다시 만날 수 없다. [벽소령 남쪽의 쿵쿵소. 1997년 봄] 벽소령 남쪽 심정 마을로 가기 전의 쿵쿵소이다. 폭포 소리가 쿵쿵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바위 옆과 아래에 진달래꽃이 아직 활짝 피지 않았다. 햇빛을 잘 받은 곳은 꽃이 잘 피었고 그늘진 곳은 아직 덜 피었다. 그때 심정 마을에서 민박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한 2~3일 더 기다리면 진달래꽃이 다 필 텐데, 수중에 돈도 떨어지고 더 있을 수가 없었다.
    • 이야기
    • 류오선의 지리산이야기
    2023-11-18
  • 지리산에서 섬진강을 보다
    「섬진강 편지」 - 지리산에서 섬진강을 보다 매서워진 날씨다. 가을 날씨답지 않게 푹하다가 추워지니 더 춥게 느껴진다. 첫 겨울 새벽 노고단 해맞이 대피소의 온도계는 영하 8이었으나 칼바람 부는 노고단 정상은 영하 12쯤 되겠다. 차고 바람이 세니 시야가 맑다 섬진강 끝 남해바다 금결까지 환하고 무등산 아래 작은 능선들도 선연하다 추위가 와서 시야를 가리던 흐릿한 것들이 사라지니 강산이 맑고 눈부시다 시절이 수상하고 추울수록 정신은 맑아지리라는 겨울산이 전해주는 말씀을 들었으니 내 흐릿한 잡념들도 날리고 맑아졌으면 좋겠다. 노고단 정상에서 얇은 바지를 입고 떨고 있는 이스라엘 청년 NAD AV를 모시고 내려와 콩나물국밥 먹이고 가보고 싶다는 구례압화박물관까지 잘 모셔다드렸다. -섬진강 / 김인호 #섬진강편지 #노고단일출 #지리산 #지리산에서섬진강을보다 #구례압화박물관 #이스라엘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3-11-15
  • [12월 1일 ~2일] 지리산1019생명평화기행
    지리산 여순 1019 생명평화기행 다섯 번째 골짜기마다 스며있는 생명의 숨소리 일정 : 2023년 12월 1일 ~ 2일 숙소 : 지리산생태탐방원 함께 할 분은 지리산사람들로 연락주세요. 06-783-6547
    • 우리마을
    • 구례
    2023-11-14
  • [2024년 2월 24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2024년 회원총회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2024년 회원총회 지난해를 돌아보고, 올해를 계획하는 지리산사람들 2024년 회원총회를 아래와 같이 개최합니다. - 아 래 - - 언제: 2024년 2월 24일(토) 아침 9시~10시 30분 - 어디서: 지리산리조트 (경남 함양군 휴천면 천왕봉로 2257-2) - 안건: 2023년 활동결과와 결산안 심의. 2024년 사업계획.예산안 심의. 기타 * 회원총회와 함께 2024년 2월 23일(금) ~ 24일(토), 1박 2일로 지리산국립공원 산청, 함양지역을 돌아볼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지리산사람들 대표 윤주옥. 최지한 지리산사람들 2024 총회준비위원회 위원장 이창수 *물어보기:이창수010-2693-4595
    • 지리산사람들
    • 공지사항.알림
    2023-11-14
  • 게임에는 있고 놀이에는 없는 것은?
    "달빛 놀이터를 하는 금요일이 너무 기대되요" “게임은 시작하기 전부터 긴장이 되는데 놀이는 승부가 없어 맘이 편해요” 우리는 나이가 들기 때문에 놀지 않은 것이 아니라, 놀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드는 것이다. -조지 버나드 쇼- 지리산산골 토지면 토지초등학교에는 달빛 놀이터라는 전래 놀이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노는 마을학교가 있다. "놀이도 배워야 하는 시대" ▲ 전래놀이를 하는 아이들 어른 아이들이 함께 놀이를 즐기고 있다. ⓒ 마을학교 지난주 일요일 전래놀이를 보급하는 아자 학교 대표 고갑준선생님과 함께 놀이를 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날 아이들과 학부모는 이랑타기, 진놀이, 두부놀이, 안경놀이, 술래잡기, 짝꿍 술래잡기를 배우고 함께 놀았다. 학부모들도 땀을 듬뿍 흘렸고 아이들은 녹초가 되었다. 반나절 동안 놀이에 빠지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신이 나서 놀이에 몰입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린 시절 놀이는 마을형과 누나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배웠다. 배웠 다기 보다는 그냥 알게 되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되었다. 하루 종일 이 놀이 저 놀이가 끝이지 않았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부는 때에는 고산댁 담벼락 양지에 모여 소꿉놀이를 했다. 반짝이는 사금파리를 모으고 분유통을 가져다 솥단지를 만들어 밥도 하고 국도 끓여 맛있게 먹는 시늉을 하며 놀다가 지겨워지면 밤톨 같은 돌을 주어 다가 공기놀이를 했다. 공기놀이처럼 기술이 필요한 놀이는 동네 선수들이 다 파악이 되어 있기 마련이어서 승부의 재미를 위해 적당히 편을 만들어 놀았다. 그것도 지치면 다른 놀이를 하면 된다. 시간이 없지 놀이가 부족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놀다 보면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고 굴뚝에 연기가 난다. " 종구야! 너네 집 연기 난다" 밥먹으로 가야겠다. "왜 우리 엄마는 밥을 빨리하지" 불평이 따라오기 일수였지만 어쩔 수 없다. 해가 지고 여기저기 동무들 집에 연기가 모락모락 퍼지면 누가 말할 것도 없이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아쉬워할 것도 없다. 내일도 놀며 되니까? 우리는 모두 시간 부자였다. 우리의 놀이는 끝이 없었지만 어제 함께 놀던 형과 누나들이 고학년이 되면 우리와 함께 놀아주지 않는 것이 그저 섭섭할 따름이었다. 그러다가 나도 어른이 되었고 놀이는 점점 잊혀 갔다. 그러다가 마을하교를 하게 하면서 옛 놀이를 하나 둘 다시 하게 되었다. 좀 덜 잘 놀기 위해서 잊힌 놀이를 기억하고 있는 선생님을 초대해서 놀이를 배우고 전래 놀이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전하는 일이 토지 마을학교가 달빛 놀이터가 1년 동한 한 사업의 전부다. 놀이와 게임의 가장 큰 차이는 승부에 있다고 한다. 게임에는 반드시 승부가 있다.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다. 놀이에도 승부가 있는 놀이도 있고 없는 놀이도 있지만 승부가 있다고 하더라도 누가 이겨도 그만인 것이 놀이다. 술래도 승자가 아니고 숨는 아이도 승자가 아니다. 승자는 없고 재미만 있다. 더구나 놀이는 함께 해야 하고 맨날 나만 이기면 그 친구가 더 이상 놀아주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져주기도 해야 한다. 그래야 맨날 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도 아니면 다음판에는 이긴 사람 진사람을 섞어 버리면 어느새 승부는 사라지고 만다. ▲ 잘 놀려면 놀이도 배워야 한다. 놀이를 배우는 아이들과 학부모들 ⓒ 토지달빛놀이터 전래 놀이는 어른도 아이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축구를 아이와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야구도 아이와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드물다. 왜냐면 체격과 능력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이는 아니다. 달빛 놀이터에서 매번 하는 그물 술래잡기나 대문 술래잡기는 학부모와 유치원생이 함께 뛰어 놀면서 할 수 있다. 특별한 능력도 필요 없다. 아이들이 더 유리한 놀이도 있고 어른들이 배려해야 하는 놀이도 있지만 나이와 성별로 능력으로 인해 차별당하지 않고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다는 점이 게임과는 다르다. 승부도 없고 오직 재미만 있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어떤 것을 배우게 될까요? "PC게임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놀이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놀이를 하려면 혼자서 할 수 없지만 배려하지 않으면 놀이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내가 힘이 쌔고 강하다고 해서 매번 이기면 친구가 더이상 놀아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힘 빼고 배려하면서 함께 해야 하는 것이 놀이입니다. 다음번에 놀아주지 않기 때문에 매번 승리하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놀이를 통해 배우게 됩니다" - 놀이선생님- 우리의 고전 놀이는 두 가지로 보면 된다. 민속놀이는 특정한 날에 하는 대규모 놀이 예 줄다리리 강강수월래 차전놀이 같은 놀이다. 전래놀이는 매일매일 할 수 있는 일성적인 놀이다. 예를 소꿉놀이, 재기차기,비석치기 같은 것이다. 그렇다고 토지 아이들이 게임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내 아이들도 매번 달빛놀이터에 나가서 신나게 놀지만 집에 오면 다시 게임을 한다. 하지만 특이한 것은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는 아이들도 게임 시간을 포기하고 달빛놀이터에 나가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전래놀이는 맘이 편해요. 놀기만 하면 되니까요” “게임은 시작하기 전부터 마음이 조마조마해요 이기면 좋지만 지면 기분 나쁘고 매번 이기는 아이만 이겨서 기분이 별로 에요” 내 아이에게 물어보면 항상 이렇게 말한다. 게임은 혼자 또는 팀이 상대방과 경쟁을 통해서 승부를 결루는 것이 대부분이다. 항상 승부가 있고 패자가 있다. 승자는 즐겁고 패자는 유쾌하지 않다. 전래 놀이는 하다 보면 승부도 없고 패자도 없다. 즐겁게 땀 흘리고 놀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렇다고 PC 게임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지금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만한 시간도 없고 공간도 부족하다. ▲ 놀이에 관한 토론을 하는 놀이 선생님과 학부모들 놀이와 게임의 차이 그리고 놀이를 통해 배우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 토지달빛놀이터 우리가 하는 것은 한 달에 한 두번이라도 아이들에게 놀시간과 공간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아이들과 더불어 전래 놀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지리산 산골 마을 공동체의 일원이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놀이의 핵심이라는 생각이다. 오래전엔 놀이가 일의 연장선에 있었다. 놀이를 통해 힘을 키우고 놀이를 통해 협동과 협력을 배웠다. 이를 통해 서로 돕는 품앗이와 두레를 했던 민족이 바로 우리의 민족문화였다. "전래놀이는 인공적인 것이 필요하지 않다” 자본이 필요 없다. 고가의 PC가 없어도 되고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가능하다" 놀이는 평등하다. 청소년 자살율 1위인 우울한 한국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래 놀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마을 공동체가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과 관계의 미학이 필요한 시기다. 놀이의 반대는 일이 아니라 우울이기 때문이다.
    • 이야기
    • 지리산자락 사람들
    2023-11-14
  • 5천 원짜리 약속
    못먹겠지.. 이번에도.. 지난 5월 햇볕이 따스하고 좋았던 날 점심시간 구례장에 갔다가 무화과 나무를 파는 농부를 만났다. 나무를 판매하는 장사꾼 대부분은 나무를 농부에게 구매해서판다. 근데 이분은 자기가 키운 나무를 팔고있었다. 어떻게아냐고요? 나무 종류가 두 종류뿐이고 파는 자세가 달랐다. 그 농부가 팔던 나무가 무화과 나무였다. 한 그루에 5천 원이었는데 묘목이 튼실하고 좋아보였다. 사실 무화과 나무를 마당에 여러 번 심었다. 모두 얼어 죽거나 열매가 열린 다음 익지 않았다. "이것도 얼어 죽거나 안 익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익을겁니다. 제가 시험을 해보고 파는 것이니 믿어도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두 그루를 5천원에 드릴게요. 그리고 만약 죽으면 내년봄에 5천 원 돌려드리거나 다른 묘목을 드리겠습니다" 커피 한 잔 값 이라 속는샘 치고 나무를 받아왔다. 두 그루의 무화과를 주차장옆 양지에 심었다. 마당에 워낙 나무가 많다보니 심을자리가 궁색해 거기 외엔 심을 자리가 없기도 했다. 무화과는 심자마자 쑥쑥크기 시작했다. 무화과는 햇 가지에서 열매가 열리기 때문에 올해 심어도 열매가열린다. 그렇게 심은 나무에 무화과가 콩알만하게열린것이 7월이었다. 곧 대추, 골프공, 그리고 테니스공만하게 커지고 나면 익기 시작하는데 너무 늦어서인지 골프공 사이즈에서 끝났다. 결국 하나도 익지 않았다. 너무늦게 심었으니 내년에는 더 많이 열리고 익기도하겠지하고 포기하고 있었다. 지난 11월 10일 무서리가내렸다. 무화과 잎은 바싹 발라 버렸다. 추위를 이기지못하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맛 보기는 어렵겠구나.... 어제 아침출근을 하려고보니 나무 아래 떨어진 무화과 하나를 발견했다. 살펴보니 끝에 붉은 기운이 보인다. 익은 것이다. 무화과를 살짝 벌려보니 안에 붉은 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묘목 농부말이 맞았던것이다. 하지만 아직 약속 하나가 더 남았다. 추운 겨울을 이겨 내고 살아남을 것인가? 겨울을 이겨내면 나무가 살고 이겨내지 못하면 뿌리만 살아움이 터서 다시자란다. 아.. 그리고 그농부와 나도 약속하나를 했다. "올해 키워보시고 내년 봄에 만나면 나무상태가 어쩐지이야기 해주세요. 저도 사실 구례에 이 묘목이 잘 크는지 열매는 익는지 궁금 하거든요." 그 묘목 농부를 만나서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은데 무화과 나무는 이 겨울을 무사하게 보낼 수 있을까? 아.. 그리고 무화과는 달콤하니 맛이 좋았다.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11-14
  • 지리산 운동
    지리산 운동에 대하여 ‘지리산 운동’이라는 용어는 아직은 좀 낯설지만 지리산 권에 있는 많은 단체나 소모임, 그리고 개인의 다양한 영역의 사회 변혁적 활동과 삶들을 하나의 큰 지향으로 엮어낼 수 있는 ‘지리산 공동체’적인 용어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몇 마디 거들까 한다. 21세기에 들어서기 전까지 우리 사회 변혁운동은 크게는 군부독재라는 반정부 투쟁 속에서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통일운동을 통합한 전국 단위의 조직력을 가지고 명확한 하나의 전선에 복무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현실사회주의가 실패하면서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되고 동구권이 몰락하는 국면 속에서 변혁운동의 중심주체들이 흔들리면서 운동의 내용과 형식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이전(반정부 투쟁 당시)의 운동은 당장 눈앞의 위중한 현실(열사들과 동지들의 죽음 등) 속에서 오로지 현실을 타개해야 하는 절박함으로 스스로의 내면을 성찰할 여유도 없이 비민주, 반인권 반통일을 대상으로 한 투쟁의 현실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전국적 상황을 보면 집단적, 지역적, 인적 구성에 따라 전선이 형성되고 그 내용이 매우 다양해지면서 운동의 폭이 좁아지고 조직 이기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리산권의 많은 단체와 소모임 또는 개인적 활동까지 포함해서 ‘지리산 운동’이라고 명명해본다면 그것은 지금까지의 여타운동과 크게 두 가지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하나는 넓게 보면 ‘대안적 삶 운동’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리산 권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 단체나 모임의 구성원들은 지역 주민들도 있지만 귀농, 귀촌인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자본주의 문화에 염증을 느끼고 대안적인 새로운 삶을 찾아 도시에서 지리산 자락으로 삶터를 옮겨온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들이 관심을 갖는 운동영역은 환경, 생태, 생명, 평화, 공동체, 등의 문제의식을 바탕에 둔 대안문화, 대안문명 찾기라는 운동적 성격을 갖는다. 이것은 크게 보아 인간 소외나 인간성 상실이라는 자본 중심적 삶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이것이 ‘지리산 운동’이라고 부를 수 있는 다양한 사업과 활동의 바탕에 자리 잡고 있는 문제의식의 공통분모라고 할 것이다. 근대 500년은 모든 삶이 자본으로 집중되는 과정으로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전, 그리고 자본주의의 확장과 함께 진행되었다. 근대의 과정 속에서 추구해온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 뒤에 숨어 있던 인간의 탐욕이 근대화라는 명제 속에서 자연의 순환 질서를 깨기 시작했고 그런 과정 속에서 자본주의는 인간의 ‘탐욕’이라는 것을 구체적 일상 속에서 일정부분 정당화시켜 주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인간의 심성이 피폐되고 사회적 가치관과 개인 삶의 목표는 선과 진실로부터 멀어졌으며 현대인들의 삶의 중심에는 물질이 자리 잡게 되고 사회생활은 보다 많은 물질을 얻기 위한 시스템으로 구조화되어 갔다. 이렇게 물질만능주의 사고가 사회에 만연되면서 생명경시와 함께 개인의 평화 또한 심하게 위협받게 되었다. ‘지리산 운동’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의식 속에서 태동하였기 때문에 자본가치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인본가치 중심의 삶으로 돌아가자는 근본 운동적 성격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삶의 문화, 문명을 꿈꾸는 대안 운동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지리산 운동’의 또 다른 특징은 사회의 구조를 바르게 변혁하려면 ‘인간의 본래 심성을 되찾는 운동’과 함께 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조직이나 단체 모임들이 이 부분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고 있지는 않지만 본래 심성을 되찾는 노력을 통해 개인의식과 사회의식의 확장을 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사회의 변혁은 어렵다는 생각들이 많은 사업 속에 녹아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간디가 식민지 상황에서 벌인 사탸그라하(진리파지眞理把持) 운동이 그러했다. 간디는 자신이 바라는 진정한 해방은 영국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보다도 자신으로부터 해방(절대자유)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한 사회의 변혁은 식민지에서 벗어나고 제도가 바뀌는 것만이 아니라 그 사회와 사람들의 의식이 함께 확장되어야 진정한 변혁이라고 했다. 그리고 간디는 종교를 통해 확장된 개인과 사회의 의식을 토대로 비폭력 투쟁이라는 전대미문의 운동방식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이는 성찰과 수행을 통해 개인의 의식을 확장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의 단군시절에도 그러했다. 그 시절의 사회적 삶을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성통공완性通功完이라는 말이 있다. 본성을 꿰뚫어 공덕을 완성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본래 심성을 되찾는 수행을 통해 개인의 의식을 확장시키고 사회적 공덕을 쌓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독이 가능하다. 성통공완이나 샤타그라하 모두가 개인의 자기완성과 사회적 실천을 하나로 인식하고 진행시킨 높은 의식의 사회적 삶이라고 생각한다. 자기완성의 노력과 사회적 실천이 병행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사회적 제도를 바르게 고치고 바르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이 그만한 역량과 수준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지리산 운동’은 지금껏 우리 변혁운동사에서 특별히 거론된 적이 없는 ‘개인의 자기완성’이라는 측면을 사회적 실천운동과 동등한 무게로 병행시키는 운동이어야 하고 그래야만 ‘지리산 운동’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개인의 의식을 확장시키는 것과 사회적 실천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는 기존의 우리 사회운동 방식보다는 한 단계 진화된 운동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자본의 문제를 자본의 관점과 방식으로 풀지 않고 모든 생명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며 순환할 때 진정한 평화가 있다는 자연 중심의 사유와 철학을 바탕에 두고 풀려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현실에서 민주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리산 자체가 모든 생명의 집합체인 것처럼 그래야만 개인과 전체의식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고 그러한 토대에서의 사회적 실천이 올바른 사회변혁을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박두규. 시인)
    • 지리산문화
    • 지리산 편지
    2023-11-13
  • 바늘
    바늘 김 경 옥 쇠를 갈고 남은 몸이다 매끈한 은빛 몸매 뾰족한 침 끝, 더는 아무것도 없다 저 침에 닿을 때까지 사방 팔방 십이방 모서리 없어지고 이웃마저 사라질 때까지 얼마나 제 몸을 깎아냈을까 이 악물고 덜어내어 물러설 수 없는 절벽에 이르렀을까 갈고 닦는 일의 무한함이여 깎고 덜어내는 일의 은은한 아픔이여 가는 몸속에서 들리는 소리 하나에 기울이며 작은 귀 하나만 열어놓은 세월이여. --------------------------------------------------------------- 죽을 때까지 배우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는 말은 그저 지식을 말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사실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이 무엇이며 왜 존재하고 있으며 이 세상은 또 무엇인가 하는 궁극적 질문을 안고 사는 존재다. 세상을 살아내는 일의 첫 번째가 나의 존재와 나를 존재하게 하는 이 세상이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일일 것이다. 느티나무의 작은 박새 한 마리도 알에서 깨어나 날개를 퍼덕이며 제가 날짐승인지 들짐승인지부터 가늠하고 바람이 불면 어디로 날아야 한다는 것을 눈치 채며 자란다. 그렇게 모든 생명은 구체적 생활세계 속에서 자기 존재와 세상을 일치시켜내는 것이 세상을 살아내는 일인 것이다. 그리고 누구든 그 답을 말하고 죽는다. 태어나 죽기까지의 삶 자체가 스스로의 답일 것이니 그렇다. 다시 말하면 삶에는 정답이 없고 우리는 스스로를 살다가 죽을 뿐이다. (박두규. 시인)
    • 지리산문화
    • 시를 찾아서
    2023-11-13
  • 녹명(鹿鳴)
    「섬진강 편지」 - 녹명(鹿鳴) ‘사슴 록(鹿)에 울 명(鳴)’ 녹명은 먹이를 발견한 사슴이 먹이를 함께 나누기 위해 다른 사슴들을 부르는 울음소리랍니다. 대개 짐승들은 먹이를 발견하면 혼자 먹고 남는 것마저 숨기기 급급한데 사슴은 울어 울어 친구들을 불러 함께 나눈다네요. 녹명은 저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는 아름다운 말입니다. 형님! 문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있어 나가 보니 마을 후배가 20킬로 쌀포대를 마루에 부려 놓습니다. 추수를 해서 쌀을 찌었다고 햅쌀 맛 좀 보시라고 내려놓고 서둘러 다음 집으로 갑니다. 해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루돌프 사슴 썰매 대신 1톤 포터를 몰고 골목길을 오가는 마을 산타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는 사슴의 울음소리를 실제로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형님! 햅쌀 한 자루 메고 와서 부르는 후배의 이 소리가 녹명이 아닐까요! 지난주에 다녀간 김농부산타의 쌀 한 자루, '삶이 보이는 창' 원고료로 보내주는 쌀자루 위에 녹명이라는 아름다운 말을 써봅니다. -섬진강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3-11-09
  • 녹색교육 2023년 가을호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윤주옥 대표님의 인터뷰 글이 있어서 자료 공유합니다. ## 녹색교육 2023년 가을호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환생교) ## https://eduhope.net/eBook/2023_2/2023_2konect/
    • 이야기
    • 지리산자락 사람들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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