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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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례*곡성 섬진강 양수댐 반대 기자회견 영상. 2
    기자회견 일시 : 2023년 10월 23일 12:35 장소 :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정문 섬진강 양수댐을 반대하는 곡성구례 공동기자회견문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우리는 겨울부터 준비해 여름을 넘어 가을에 모든 결실을 얻게 됩니다. 땅은 우리가 서 있을 수 있는 바닥이 되고, 먹고 사는 자리를 내어줍니다. 우리 인간을 포함한 수많은 생명은 땅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땅은 산이 되기도 하고 강이 되기도 하며 바다가 되기도 합니다. 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받는 우리는 땅에게 무엇을 해주나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에 올라서는 쓰레기를 버리고, 좀더 편하게 올라가려고 케이블카를 놓겠다고 합니다. 안전한 보금자리와 휴식을 제공해주는 땅에 오염물을 버리고 있으며, 바다에는 다른 생명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 핵 오염수를 투기합니다. 땅에게 핏줄과도 같은 강과 계곡은 수많은 댐이 만들어져 썩어가고 있습니다. 물은 바다로 흘러야 합니다. 그 길을 막는다면 썩어버리고 맙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섬진강권에 들어서는 양수댐은 상부댐이 산 위에, 하부댐이 사람이 거주하는 마을에 들어섭니다. 곡성과 구례의 양수댐 예정지는 물량이 많지 않은 곳이라 물의 흐름이 정체되어 썩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양수댐 주변 주민들은 썩은 물과 썩은 안개 속에 살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있기에 구례양수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9월 4일부터, 곡성양수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10월 9일부터 매일 집회와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는 곳만 피하면 된다고 할 수도 있으나 곡성과 구례 사람들은 땅과 섬진강을 생각하며, 땅을 망치고 섬진강을 죽이는 양수댐을 막기 위해 연대하여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1, 기후위기시대에 숲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양수댐이 들어오게 되면 수십만 평의 숲이 사라집니다. 상부댐으로 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진행되는 토목공사와 도로공사, 댐을 만들면서 파괴되는 숲, 수몰로 사라지는 숲의 규모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입니다. 그런데 동서발전과 중부발전은 최소한의 파괴만 있을 뿐이라 말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습니다. 2, 상부댐 건설로 하루 8시간 기준 30대가 넘는 덤프트럭과 중장비가 마을을 지나다니게 됩니다. 거기서 발생하는 먼지와 교통 피해는 마을 주민이 감수해야 합니다. 1~2년 공사가 아닙니다. 10년 공사입니다. 10년간 먼지만 마시고 살라는 것입니까? 그렇게 피해를 다 보고도 남는 것은 안개로 인한 폐 질환과 일조량 감소로 오는 농작물 피해, 생태계 파괴입니다. 3, 공사 중 발생하는 진동과 중장비의 소음은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줍니다. 인간들은 양수댐으로 인해 터전을 잃을 야생동식물에겐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양수댐 예정지인 구례군 계족산과 중산리와 곡성군 봉두산은 수달을 포함한 법정 보호종 다수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법정 보호종만이 아닙니다. 계족산과 봉두산에 기대하여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이 있습니다. 지구는 우리만 사는 곳이 아닙니다.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할 서식지입니다. 힘이 강한 종이라고 모든 곳을 정복하고, 파괴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합니다. 생태계에서는 고유의 질서를 파괴하는 종을 생태계교란종이라 부릅니다. 지구의 모든 생명은 우리 인간을 생태계교란종이라 할 것입니다. 4, 동서발전과 곡성군, 중부발전과 구례군은 인구 유입, 일자리 창출,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등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하지 않은 것입니다. 현재 가동 중인 7개의 양수댐 중 양수댐 건설 이후 인구가 증가한 곳은 없습니다.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중부발전이 전면에 내세워 광고하는 무주는 인구감소지역이며 지방 소멸 위기 지역입니다. 동서발전이 밀고 있는 산청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자리 창출도 사실과 다릅니다. 양수댐으로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통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곡성군과 구례군은 동서발전과 중부발전이 흘리는 거짓 정보에 혹할 것이 아니라 자연이 좋아 내려온 청년들이 살 수 있는 터전, 100년 먹을거리인 건강한 생태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애써주길 바랍니다. 5, 평화롭게 살던 마을이 양수댐으로 갈라져 서로를 믿지 못하고 싸우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역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양수댐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피해 주민, 반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우리는 썩은 물보다 살아있는 산과 계곡이 더 좋습니다. 2023년 10월 23일 섬진강 양수댐을 반대하는 곡성구례사람들
    2023-10-24
  • 구례*곡성 섬진강 양수댐 반대 기자회견 영상.1
    기자회견 일시 : 2023년 10월 23일 12:35 장소 :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정문 섬진강 양수댐을 반대하는 곡성구례 공동기자회견문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우리는 겨울부터 준비해 여름을 넘어 가을에 모든 결실을 얻게 됩니다. 땅은 우리가 서 있을 수 있는 바닥이 되고, 먹고 사는 자리를 내어줍니다. 우리 인간을 포함한 수많은 생명은 땅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땅은 산이 되기도 하고 강이 되기도 하며 바다가 되기도 합니다. 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받는 우리는 땅에게 무엇을 해주나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에 올라서는 쓰레기를 버리고, 좀더 편하게 올라가려고 케이블카를 놓겠다고 합니다. 안전한 보금자리와 휴식을 제공해주는 땅에 오염물을 버리고 있으며, 바다에는 다른 생명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 핵 오염수를 투기합니다. 땅에게 핏줄과도 같은 강과 계곡은 수많은 댐이 만들어져 썩어가고 있습니다. 물은 바다로 흘러야 합니다. 그 길을 막는다면 썩어버리고 맙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섬진강권에 들어서는 양수댐은 상부댐이 산 위에, 하부댐이 사람이 거주하는 마을에 들어섭니다. 곡성과 구례의 양수댐 예정지는 물량이 많지 않은 곳이라 물의 흐름이 정체되어 썩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양수댐 주변 주민들은 썩은 물과 썩은 안개 속에 살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있기에 구례양수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9월 4일부터, 곡성양수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10월 9일부터 매일 집회와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는 곳만 피하면 된다고 할 수도 있으나 곡성과 구례 사람들은 땅과 섬진강을 생각하며, 땅을 망치고 섬진강을 죽이는 양수댐을 막기 위해 연대하여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1, 기후위기시대에 숲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양수댐이 들어오게 되면 수십만 평의 숲이 사라집니다. 상부댐으로 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진행되는 토목공사와 도로공사, 댐을 만들면서 파괴되는 숲, 수몰로 사라지는 숲의 규모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입니다. 그런데 동서발전과 중부발전은 최소한의 파괴만 있을 뿐이라 말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습니다. 2, 상부댐 건설로 하루 8시간 기준 30대가 넘는 덤프트럭과 중장비가 마을을 지나다니게 됩니다. 거기서 발생하는 먼지와 교통 피해는 마을 주민이 감수해야 합니다. 1~2년 공사가 아닙니다. 10년 공사입니다. 10년간 먼지만 마시고 살라는 것입니까? 그렇게 피해를 다 보고도 남는 것은 안개로 인한 폐 질환과 일조량 감소로 오는 농작물 피해, 생태계 파괴입니다. 3, 공사 중 발생하는 진동과 중장비의 소음은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줍니다. 인간들은 양수댐으로 인해 터전을 잃을 야생동식물에겐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양수댐 예정지인 구례군 계족산과 중산리와 곡성군 봉두산은 수달을 포함한 법정 보호종 다수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법정 보호종만이 아닙니다. 계족산과 봉두산에 기대하여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이 있습니다. 지구는 우리만 사는 곳이 아닙니다.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할 서식지입니다. 힘이 강한 종이라고 모든 곳을 정복하고, 파괴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합니다. 생태계에서는 고유의 질서를 파괴하는 종을 생태계교란종이라 부릅니다. 지구의 모든 생명은 우리 인간을 생태계교란종이라 할 것입니다. 4, 동서발전과 곡성군, 중부발전과 구례군은 인구 유입, 일자리 창출,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등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하지 않은 것입니다. 현재 가동 중인 7개의 양수댐 중 양수댐 건설 이후 인구가 증가한 곳은 없습니다.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중부발전이 전면에 내세워 광고하는 무주는 인구감소지역이며 지방 소멸 위기 지역입니다. 동서발전이 밀고 있는 산청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자리 창출도 사실과 다릅니다. 양수댐으로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통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곡성군과 구례군은 동서발전과 중부발전이 흘리는 거짓 정보에 혹할 것이 아니라 자연이 좋아 내려온 청년들이 살 수 있는 터전, 100년 먹을거리인 건강한 생태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애써주길 바랍니다. 5, 평화롭게 살던 마을이 양수댐으로 갈라져 서로를 믿지 못하고 싸우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역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양수댐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피해 주민, 반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우리는 썩은 물보다 살아있는 산과 계곡이 더 좋습니다. 2023년 10월 23일 섬진강 양수댐을 반대하는 곡성구례사람들
    • 지리산사람들
    2023-10-24
  • 줬으면 그만이지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생각나는 사람이 둘 있다. 프라도 신부님과 한의사 허준이다. 오래전 종교 관련 글에서 본 것 같다. 프라도 수도회 신부님의 체험기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주머니에 돈 한푼 없이 가는 체험이다. 밥도 얻어 먹어야 하고 먼 거리니 기차를 몰래 타거나 얻어 타야한다. 처음에는 체면 때문에 배고픔도 참고 걸으며 오기도 부렸지만 먼거리니 오기 만으로 해결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길가는 사람에게 부탁도 하고 밥도 얻어 먹으려 하지만 체면이 말이 아니다. 좀체로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쩔수 없이 구걸하게 되는데 이 구걸이란게 인간이 할 짓이 아니란 걸 깨닫는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최소의 '인간 존엄성' 즉 자존심을 내려 놓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신부님은 이 인간의 존엄성, 소위 체면이나 자존심이란걸 내려 놓고 부산까지 겨우 도착했다. 이후 신부님은 구걸하는 사람에게 어떤 의문도 어떤 의심도 하지 않고 도와주었다는 야그. 길거리에 깡통하나 놓고 쭈구리고 앉은 거지에게 돈 한푼 던져 주지도 않으면서 일을 할 수 있는데 안한다느니, 뒤에서 누가 조정한다느니, 불구자가 아닐 수도 있다느니... 그러나 그 거지는 인간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존엄성도 내려놓고 엎드려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가장 불쌍한 인간인 것이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인간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내려 놓았을 때 인간은 추락한다. 추락의 원인은 많을 것이다. 없어서, 혹은 너무 많아서. 없거나 많은 것이 돈일 경우가 많겠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감정이거나 건강이거나 사람(가족)이거나.... 추락의 순간도 길지는 않을 것 같다. 찰라일 수도 있다. 그 순간 누군가의 손길이 있다면 구원 받을 수 있다. 살면서 그 구원의 손길을 누군가에게 내어준 경험이 있다면 그의 삶은 누가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위대하다.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를 읽으면 그는 서랍에 돈을 넣어놓고 와서 도움을 청하는 이에게 무조건 내어 주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개인의 즐거움이나 정치적인 일에는 도움을 주지 않았다. 학업이나 문화, 예술 사업같은 일에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도와주었던 것 같다. 마치 돈은 가지고 있으면 안되는 물건이라도 되는 양 퍼 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또 한사람! 때로 내가 책을 읽고 남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 너무 재밌거나 내용이 훌륭해 가족이나 친구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 있어 많은 이 나눈 책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허준'인데 너무 오래되 책 제목이 허준인지 동의보감인지는 잘 생각이 안난다. 좌우간 인간 허준에 관한 책이었다. 그러니까 한의사 김장하의 취재기를 읽으며 다시 오래 전에 읽은 한의사 허준이 생각 난 것이다.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것도 훌륭한데 그들에게서 받은 돈은 아픈 사람을 고쳐준 돈이기에 내자신을 위해서 쓰이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참으로 남 다르다. "내가 배우지 못했던 원인이 오직 가난이었다면, 그 억울함을 다른 나의 후배들이 가져서는 안 되겠다 하는 것이고, 한약업에 종사하면서, 내가 돈을 번다면 그것은 세상의 병든 이들, 곧 누구보다도 불행한 사람들에게서 거둔 이윤이겠기에 그것은 내 자신을 위해 쓰여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또한 이미 준 것에 대해서는 생색내기를 제일 싫어했는데 "한번 줬으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거지에게 한푼 던져주면서도 쓰임새를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는 학문이 짧았지만 스스로 책을 읽고 정진하며 진보적인 삶을 살아왔다. 모두가 그렇게 살기를 바라지만 그런 사람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그렇게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스스로 정진하기를 게을리 말아야 할 것은 바른 '인간의 길'이다.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10-23
  • 마고여신과의 비대면 회의
    이 글은 [생명 다양성 재단]의 뉴스레터 [하늘다람쥐]에 실린 글입니다. <마고여신과의 비대면회의> 칩코(지리산방랑단) 지리산 주민 채용 면접 칩코는 긴장한 얼굴로 면접장에 들어섰다. ‘지리산 주민 채용 면접’이라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칩코는 절복의 매무새를 다시 살피곤 차렷자세로 섰다. “안녕하십니까! 지리산 주민 지원자 칩코입니다!” 칩코의 우렁찬 인사에 멧비둘기가 화들짝 놀라 날개를 푸드덕 댔다. 의자에 걸터앉은 수달은 눈이 퀭한 채 심드렁한 표정이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가운데 자리를 꿰찬 개망초만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세 명의 면접관은 모두 검은 양복을 차려입었으나 수달은 흰 리본을 달았다. “자기소개 하세요. 지리산 방랑단이라고요?” 개망초가 서류를 뒤적거리며 물었다. “예! 지리산방랑단은!” 칩코의 목소리에 또 놀란 멧비둘기가 깃털을 날리자 개망초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후 “작게 말해도 다 들립니다.”라고 엄숙하게 지적했다. 칩코는 입이 바짝 말라 침을 꿀꺽 삼켰다. 면접에서 떨어지면 지리산에서 쫓겨날 것이었다. “예. 지리산방랑단은 네 명의 인간으로 구성된 환경운동 단체입니다. 지리산방랑단은 이 년 전, 지리산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기 위해 선배 야생동물님들을 본받아 사개월의 무전방랑을 하며 시작됐습니다.” “무전방랑이 뭐야?” 수달이 책상에 뺨을 기댄 채 별로 안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예! 선배님들처럼 돈 없이, 차 없이 지리산을 떠돌았다는 뜻입니다. 지리산 5개 시군구를 매일 걸으며 숲과 마을에서 얻어 먹고 얻어 자면서 지냈습니다.” 대답을 들은 수달은 더욱 미궁에 빠졌다. 도대체 그게 뭐가 특별한 건지 이해를 못한 듯했다. 개망초는 한숨을 쉬며 수달에게 귓속말로 덧붙였다. “인간들은 보통 안 그래. 인간들은 돈 없으면 밥도 못 먹고 집도 못 구하거든.” 개망초는 칩코에게 마저 말하라고 눈짓했다. “예, 예. 지리산을 방랑하며 개발사업으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를 채집해서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이후 지리산에 정착하여 생태적인 삶을 고민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생태적인 삶은 또 뭐야?” 수달이 반대쪽 뺨을 책상에 납작 붙인 채 물었다. 칩코는 구변 좋은 방랑단원을 데리고 올 걸 후회 중이었다. “예! 선배님들처럼 돈 없이 지내는 삶입니다! 텃밭농사를 짓거나 산나물을 캐서 식량을 자급하고, 산에서 장작을 구해 난방하고 매일 불을 피워 밥을 짓습니다! 빨래나 설거지한 물은 모아서 텃밭에 돌려주며 물을 아끼고요! 사실 전기는 조금… 쓰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생태적으로…” 멧비둘기가 고개를 앞뒤로 두번 까딱했다. 진땀을 빼던 칩코는 그의 반응에 안도했다. 하지만 수달은 한층 복잡해진 표정으로 개망초를 바라봤다. 개망초는 “인간들은 보통 안 그래. 전기랑 돈 없이는 하루도 못 살아.”라고 귓속말로 알려주었다. 개망초는 책상에 턱을 괸 채 물었다. “그래서… 올봄에 구례 산동면 ‘지리산 골프장 예정지’에서 벌어진 대참사를 알고 계시겠죠? 그때 지리산방랑단은 어떤 활동을 하셨습니까?” 칩코는 잠깐 오줌을 싸고 와도 되느냐고 묻고 싶은 걸 참았다. 이 면접이 생긴 이유가 바로 그놈의 지리산 골프장 때문이었다. 골프장 예정지에서 생긴 일 올봄, 구례 전역에 현수막이 나부꼈다. ‘(축)지리산 골프장 업무협약체결 축하합니다(축)’라고 적힌 현수막 400여개가 온 구례에 동시다발적으로 걸린 것이다. 알고보니 골프장 예정지에서는 겨울부터 이미 21헥타르 규모에 달하는 벌목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때 삶을 잃은 나무가 몇이며, 집을 잃은 멧돼지가 몇이던가! 땅 속 박힌 나무뿌리와 바위까지 다 파헤치자, 흐르던 계곡물도 자취를 감추고 비탈은 운동장처럼 평평해졌다. 칩코는 깎아지른 벌목지에 처음 방문했을 때 나무 시체 더미를 보고 눈 앞이 아득해졌었다. 골프장 예정지 아래 사포마을 인간들도 날벼락을 맞긴 마찬가지였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그 독한 농약이 다랭이논으로 고스란히 흘러갈 게 뻔했다. 사포마을은 옛사람들이 손으로 만들어 아름다운 곡선이 그대로 남아있는 다랭이논이 유명했다. 누구 맘대로 골프장을 뒷산에 들인다고 했단 말인가! 인간들은 군청에 달려가 호소했으나 군수는 골프장을 추진하겠다는 기자회견만 성대하게 치르고 주민 면담을 거부했다. 척박한 곳 어디든 먼저 달려가는 선구식물 개망초가 벌목지에 온 것도 올봄이었다. 개망초는 이보다 좋은 번식지가 없다며 신났지만, 숲을 잠식한 음울한 기운이 찝찝했다. 그러다 집을 잃고 또 다른 둥지를 찾아 헤매는 소쩍새 가족에게 숲의 사정을 들었다. 물론 소쩍새 가족도 영문을 몰라 눈만 동그랗게 뜬 채 였지만, 깨진 시멘트 틈마다 끼어 인간들 하는 짓을 가까이 지켜보던 개망초만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수달도 그곳에 살고 있었다. 수달의 고향은 사포저수지였다. 한때는 매일 넘쳐나는 은어에 다망하고도 풍족했으나 다 옛말이 됐다. 인간들이 정겨운 옛저수지의 모습은 사라지고, 높은 홍수방어벽이 솟아났다. 수달은 어린 젖먹이를 바위틈에 숨겨두고 길렀다. 공사차량 소리가 시끄럽던 어느 날, 먹을 게 없어 먼 곳까지 먹이를 구하러 나간 사이 바위틈은 젖먹이들과 함께 시멘트로 메워져버렸다. 그렇게 홍수방어벽에는 덜 마른 시멘트에 찍힌 수달의 애처로운 다섯 발가락이 남게 되었다. 수달이 흰 리본을 매단 이유였다. 난리통은 끝이 아니었다. 매일 밤낮 그 우람하던 나무들의 비명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벌목지에 영역을 빼앗긴 동물들은 서로 영역다툼을 하느라 소란이었다. 수달이 이용하던 계곡길도 간데 없이 사라졌다. 더이상 맛있는 것도 없고 귀여운 자식도 없었다. 살고 싶지 않아진 수달이 벌목지를 보며 자빠져있던 곳이 마침 개망초의 옆자리였던 건 우연이었다. 개망초는 안쓰러운 수달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건 다 지리산에 아무나 들인 탓이다! 이웃 간의 상도라곤 없는 인간 녀석들이 문제다!’ 주민 채용 면접을 해서 지리산과 어울리는 인간을 가려낼 필요가 있었다. 개망초는 지리산 마고여신의 결재를 받아 면접을 대대적으로 열었다. 우울한 수달을 달래 일단 면접관으로 앉혔다. 종다양성을 고려해 조류 면접관도 한 명 두려던 차에, 개망초의 연설 때마다 고개를 앞뒤로 까딱이던 기특한 멧비둘기가 발탁됐다. 지리산에서 쫓겨난 생물 “그게… 저는 ‘지리산사람들’ 시민단체와 ‘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벌목지 답사 프로그램을 열어 사람들에게 참사소식을 알렸습니다. 향과 쌀을 바치며 애도하는 시간을 갖고요. 지리산방랑단은 방구룸 뉴스를 기획하여 희생된 나무님들과 수달님 등을 인터뷰하였습니다!” 수달이 살짝 고개를 들어 칩코의 얼굴을 봤다. 그제야 자신을 인터뷰하러 왔던 방구룸 뉴스팀이 떠올랐다. “아 그게 지리산방랑단이었군. 지난해 대규모 골프장이 들어선 강원도 화천군에서 수달이 수은중독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왔지.” 면접장은 다시 침울해졌다. “흠, 질문은 이쯤하자. 칩코는 그럼 계속 지리산에 살 것을 허락할까?” 개망초가 조심스럽게 침묵을 깼다. 수달은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책상에 퍼졌고, 멧비둘기는 고개를 앞뒤로 까딱였다. 칩코는 연신 감사인사를 드리며 허리를 90도로 접었다 폈다. 면접장을 나서려던 칩코는 다음 대기자에 구례군수가 앉았던 것을 기억해냈다. 칩코는 홱 뒤돌아 면접관을 향해 물었다. “저어…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는 인간들은 당연히 주민권이 박탈되겠지요?” “엥?” 개망초는 멈칫했다. 마고여신께서 누굴 쫓아낸 적이 있던가? 면접을 해도 된다고만 하셨지, 그 면접을 통해 누굴 쫓아내라고는 하지 않으셨다. 개망초는 목을 가다듬고 답했다. “주민권을 박탈하지는 않습니다. 지리산에서 계속 살 수는 있습니다.” 칩코는 방금 들은 게 말인지 방귀인지 헷갈렸다. “네? 그게 무슨… 그럼 애초에 이 면접을 왜 하는 거죠?” 개망초는 눈을 피하며 “그게… 마고여신님은 한번도 누굴 내치신 적이 없습니다. 그저 모든 생명을 품으셨죠. 그…이만 나가주세요.”라고 말했다. 칩코는 입이 떡 벌어지다 못해 길길이 날뛸 기세였다. “무슨 소리냐고요! 생명을 품는 것도 정도가 있지!” 멧비둘기가 고개를 앞뒤로 까딱했다. “저봐요. 멧비둘기님 말씀해보셔요!” 멧비둘기는 한번 더 고개를 앞뒤로 까딱하더니 갸우뚱 기울였다. 칩코는 비둘기가 동의의 표현으로 까딱거리는 건지 점차 혼란스러워졌다. 수달은 책상에 뺨이 인절미처럼 늘어진 채 “왜 저렇게 화난거야?”라고 개망초에게 물었다. 개망초는 여전히 칩코 눈을 피하며 “인간은 보통 저래. 자기랑 생각이 다르면 없애고 싶어해.”라고 중얼거렸다. 칩코는 개망초의 멱살을 잡고 싶었으나 어디가 목인지 알 수 없어 두 주먹만 불끈 쥐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골프장 따위를 짓겠다는 놈들을 가만두겠다고요? 이런 놈들을 가만두다간 숲이 절멸할 거에요! 무려 기후위기 시대라고요! 또, 또 수달님 태평하게 기후위기가 뭐냐고 물어볼 거죠? 지구가 마구 뜨거워져서 생물체가 도저히 살 수 없게 되는 거라고요!” 그때 면접관들 끝에 빈 줄 알았던 의자가 빙그르 돌았다. 알고보니 면접관은 셋이 아니라 넷이었다. 의자엔 바퀴벌레가 여상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개망초는 종다양성을 위해 곤충 면접관을 한 명 모셨고 유구한 지구의 역사를 살아온 바퀴벌레가 안성맞춤이었다. 바퀴벌레는 제 목소리가 너무 작아 들리지 않는 것을 알고는 칩코에게 손짓했다. 칩코는 씩씩거리며 바퀴벌레에게 다가가 귀를 댔다. “어리석은 인간이여. 내가 살아봤는데 지구가 뜨거워져도 모조리 죽진 않는다네. 껄껄껄.”하는 소리가 모기 날갯짓만한 소리로 들려왔다. 칩코의 이성의 끈이 드디어 똑 끊어졌다. 마고여신과의 비대면회의 “당장 책임자를 모셔오세요! 아무도 탈락하지 않는 괴상한 면접을 열어 시간만 낭비하게 하다니! 마고여신님께 제가 직접 물어야겠습니다! 그런 나쁜 놈들마저 품는 게 위대한 마고여신님의 할 일인 건지!” 개망초는 난감했다. 개망초는 그런 인간을 가려낼 생각은 있었지만 쫓아낸다는 건 상상해보지 못했다. ‘하여간 인간들은 늘 끝장을 보려하지’라는 말만은 저 폭주기관차에게 닿지 않게 속으로 뱉었다. 그때 바퀴벌레가 마고여신님에게 비대면 회의 링크를 전송했다. “모시도록 하죠 뭐. 어려운 일도 아니고 껄껄껄.”하고 말했으나 누구도 듣지 못했다. 면접장 뒤 흰 벽에 커다란 얼굴이 번쩍 떴다. 멧비둘기가 요란하게 날개를 푸드덕 댔다. 바퀴벌레를 제외한 모두가 놀라 영상화면을 바라봤다. 마고여신인 반달가슴곰이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곰은 한창 도토리를 씹느라 뭉개진 발음으로 “왜 불렀지?”하고 물었다. “제게 생명을 주시는 마고여신님! 늘 맑은 물과 달콤한 산딸기를 주심에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그런데 이런 감사함을 모르고 숲을 해치는 자가 있다면 응징이 인지상정이지 않습니까? 명재경각의 벌목지를 굽어살피시어 나쁜 놈들을 모두 물리치옵소서!” 칩코는 스스로 어디서 이런 말투를 배운건지 알 수 없었으나 되는 대로 나불댔다. 모두가 고요히 마고여신의 말을 기다렸다. 마고여신은 도토리를 다 삼키고는 조금 분명해진 발음으로 입을 열었다.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아. 둘은 뭐랄까… 딸기케이크와 초코케이크 같은 거지. 뭐가 옳고 그른 건 없어.” 곰의 말이 끝나고도 면접장은 여전히 침묵에 싸였다. “케이크보단 꿀이 더 맛있지만.”라고 덧붙인 후엔 다시금 곰의 ‘찹찹찹’ 씹는 소리만 가득했다. 갑자기 엉엉 우는 소리가 고요를 갈랐다. “알아요. 삶과 죽음이 케이크라는 거 다 안다고요. 그래도 너무 슬픈 걸 어떡해요” 수달이었다. 곰은 화면에 한 발짝 다가와서 다정하게 말했다. “수달아 속상하지? 벌써 가을이야. 가을 열매엔 달콤함과 시간이 들어있어. 둘다 슬픔을 잊는 데 도움이 되지.” 숲에 옳고 그름은 없어도 기쁨과 슬픔은 있다. 숲의 모든 달콤함은 슬픔을 위로하는 마고여신의 선물이었다. 수달은 눈물을 글썽이며 마고여신을 바라봤다. 시간은 늘 우리를 열매처럼 말랑하게 만들어준다. 수달은 ‘저는 열매를 안 먹는데요’라는 말은 삼키고 마고여신님께 경배했다. 기운을 차린 수달이 씩씩하게 면접장을 달려나갔고, 밝아진 수달을 보고 개망초도 뿌듯함에 뒤따라 달려갔다. 마고여신의 먹방도 막을 올리고 바퀴벌레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모두가 해피엔딩인 양 가버렸지만 정작 칩코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면접장에 칩코는 홀로 남았다. 마고여신은 법이요 진리. 초코니 딸기니 이해가 잘 되진 않았지만 그분 말씀에 삶과 죽음이 케이크라면 케이크인거였다. 못된 놈들도 처벌 따위 받지 않고 달콤한 가을열매를 나눠먹을 수 있는 거였다. 다만 칩코는 허탈했다. 그렇다면 칩코가 사명감을 가져온 환경운동은 뭘까? 정의란 건 없는 걸까? 처참한 벌목지고 기후위기고 모든 게 그냥 케이크라면… 칩코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칩코는 수달처럼 턱을 괸 채 자빠지고 싶은 슬픔에 빠졌다. 그때 처음 듣는 목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왔다. “네가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걸 하고 살아. 누굴 탓할 건 없어. 희망은 가을열매처럼 착한 놈 못된 놈 가리지않고 찾아오거든.” 멧비둘기가 칩코의 머리통에 잘 익은 정금열매 한 알을 떨어뜨리고 갔다.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3-10-20
  • 류요선 작가의 지리산 사진 이야기 [둘째 마당]
    [사진 류요선 : 운봉목장 초원 산철쭉] 1990년대 후반 어느 봄날에 운봉읍 용산 마을에서 운봉목장 초원을 거쳐서 바래봉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당시에 운봉목장 초원은 그 가운데 길이 있어 관광객들 오고 갔다. 산철쭉이 활짝 피어 있고, 그 옆 습지 풀밭에 이름 모를 하얀 꽃이 피었다. 비가 내린 직후여서 산철쭉잎에 빗방울이 보인다. [사진 류요선 : 달궁 쟁반소 부근 밤하늘 별 사진] 하동군 화개면에서 버스를 내려 쌍계사 방향으로 걸었다. 화개 장터는 김동리의 소설 역마의 무대이다. 화개 장터는 남해안, 호남평야와 지리산 기슭의 물산이 모이는 곳이다. 지리산의 고사리 꺽느라고 1년 중에 봄이 가장 바쁘다는 칠불사 아래의 범왕 마을에서 하룻밤 자고, 토끼봉으로 올랐다. 반야봉에서 4월의 하룻밤을 지냈다. 반야봉에서 계곡을 타고 심원 마을로 내려왔다. 달궁 쟁반소 위에 즐겨 찾는 숙영 장소에 머물렀다. 지리산 높은 계곡의 4월은 진달래는 피었고, 나뭇가지는 잎이 아직 나오지 않은 때였다. 30분 정도 노출을 주고 밤하늘의 별을 사진에 담았다. 북쪽 하늘을 보고 별을 찍으면 회전을 하고, 남쪽 하늘을 보며 별을 찍으면 직선으로 떨어진다. 이 사진 아래의 별은 아마 오리온자리로 보인다. [사진 류요선 : 치밭목 산장 일출] 겨울이었다. 뱀사골로 지리산에 올라가서 치밭목산장까지 이동하여 갔다. 당시 치밭목 산장에는 수십 년을 지리산과 산장을 지킨 유명한 산지기가 있었다. 치밭목산장에서 잠을 자고 앞마당에서 아침 일찍 일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의 가운데에 피사체를 넣으면 사진에 힘이 없다. 사진을 크게 찍을 때는 가운데에 피사체를 넣기도 하지만, 대개 3분의 1 지점에 넣는다. 역광이니까 사진이 다 까맣게 나온다. 겨울 산은 산장에서 잠을 자도 정말 춥다. 납작한 물통이 있었다. 뜨거운 물을 물통에 넣어서 침낭 마닥에 넣고 잔다. 그 당시에 저녁 9시나 10시쯤에 지리산 종주팀이 산장에 들어왔다. 새벽에 들어온 팀도 있었다. 그 사람들에게 제법 뜨거운 납작한 물통을 건네주면 환상적이라고 했다. 추운 겨울 지리산에서 밤에 산길을 얼어붙은 몸으로 헤치고 왔는데 따뜻한 물통의 온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이었다. [사진 류요선 : 달궁 쟁기소 부근 계곡 느티나무] 뱀사골에서 성삼재 올라가는 지방도로에서 달궁계곡 쟁기소 부근을 내려다보고 사진에 담았다. 느티나무잎이 푸르다. 계곡에는 짙은 나무 그늘이 자리를 잡았다. 비가 와서 싱그럽게 깨끗한 나뭇잎의 색채가 드러났다. 달궁까지 첫 버스를 타고 왔다. 한참을 걷다 보면 아침 햇빛이 계곡을 비춘다. 황금빛의 화가라는 수식어가 따르는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가 있다. 여인들의 초상화도 많이 남겼지만, 찬란한 색감의 전원적 서정성이 풍부한 풍경화는 참 좋았다. 사진을 찍는데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달궁에서 버스를 놓치면 뱀사골까지 걸어야 했다. 달궁에서 뱀사골까지 하루에 버스가 두세 차례뿐이었다. 일부러 사진 찍기 위해서 걸어다니기도 했지만, 버스를 놓치게 되면 이제 풍경을 찾아 천천히 걷는게 다반사였다. 자작나무 숲이다. 우리나라의 자생이 아니고 산림청에서 조림하였다. 달궁 자동차야영장 건너편 화전 자리에 자작나무가 수백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이 사진에 찍은 자작나무는 작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풍경이 있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가서 유명한 장면을 찍는다. 일본 풍경 사진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마에다 신조(1922~1998)가 있다. 류요선 작가는 마에다 신조의 서정적인 풍경 사진에 영향을 받아 그냥 걸으면 사진 찍을 장소를 우연히 만났다. [사진 류요선 : 달궁 자동차 야영장 부근 자작나무 숲]
    • 이야기
    • 류오선의 지리산이야기
    2023-10-17
  • 2023 성다양성축제 : 구례에도 무지개가 뜰까요?
    안녕하세요. 벌써 4회를 맞이한 성다양성축제가 올해는 ‘남원시 산내면’이 아닌 ‘구례읍’에서 활짝 열립니다! 3년을 함께 해온 산내의 든든한 이웃들을 떠나 구례에서 첫 출발을 한다는 게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데요. 이 곳에도 정말 많은 친구들이 응원과 지지를 보내오고 있어 구례에도 무사히 무지개가 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오셔서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재미난 기획들을 아주 많이 준비했어요(분명히 소소하게 하자고 했는데..) <차린건 개뿔도 없지만 무지개주간 행사> - 일시: 10/22(일)~28(토) - 장소: 워크숍마다 달라요. 구례 일대 - 신청폼: https://forms.gle/hCUazF61duaJYGfA8 축제 참가자들이 손수 준비한 다양한 워크숍들이 일주일 동안 구례 이곳 저곳에서 열립니다. 퀴어풋살, 양수댐반대 출정기자회견, 강강술래 워크숍, 양반새 탐조모임, 탈정상연애 수다회, 영화상영회 GQFF, 즉흥실험영화제작 워크숍에서 더 깊이 서로를 만나보아요! 자세한 내용과 장소, 시간은 위 신청폼과 인스타그램 @rainbow_mago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션, 숨은 무지개를 찾아라!> - 일시: 10/22(일)~10/28(토) - 장소: 구례의 퀴어프렌들리 가게와 공간(추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간 공개) 무지개 깃발이 휘날리는 구례의 퀴어프렌들리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각 공간에 어울리는 소소한 전시와 미션에 참여해보세요. 사장님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미션을 수행하다보면 무지개가 뜬 구례가 더 좋아질 거에요. 미션을 완료한 참가자들에겐 상품도 있어요.(28일 장터 인포 데스크에서 수령) <구례성다양성축제 장터&퍼레이드> - 일시: 10/28(토) 15시~17시 - 장소: ‘느긋한 쌀빵’ 앞 공터 (구례읍 봉서산정길 61-8) 구례의 로컬 직거래장터 두루다살림장과 함께 장을 엽니다. 음식, 물건, 판매, 나눔 뭐든 좋아요. 성다양성축제에 함께하고 싶은 누구나 장꾼이 되어 돗자리를 깔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아래 신청폼만 작성해 주세요. https://docs.google.com/document/d/18fTaVX-blGtSOlSdxYYE-kWghbEr57R2Cyd2tfsMVzw/edit?usp=sharing > 춤과 드랙 공연, 퍼레이드까지 마치면 피날레로 모두가 모두의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할 거에요.(너무 재밌겠당!) 많은 분들이 와서 즐겨주시고, 서로의 다름과 다양함을 응원하는 자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퀴어를 그대로! 지리산을 그대로! 디자인. 칩코 글. 꼬리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3-10-17
  • 섬진강의 눈물, 구례양수댐 반대!!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구례 양수댐 예정지에 사는 주민과 양수댐 추진을 반대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9월 4일부터 매일 아침, 구례군청 앞에서 구례 양수댐 반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거대 집단에 맞서는 우리의 외침은 양수댐이 멈출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구례 양수댐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구례군과 ㈜한국중부발전(중부발전)이 행정을 동원하여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고, 감언이설로 주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1, 구례 양수댐은 주민과 공동체의 평화를 해칩니다. 중부발전과 구례군은 지난 7월 양수댐 주민설명회를 추진하였습니다. 이에 피해당사자인 중기마을 주민들은 요식 절차로 진행되는 주민설명회 추진 중단을 요구하였고, 중부발전은 주민설명회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하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중부발전과 구례군은 중기마을을 제외한 나머지 두 마을에서 주민설명회를 진행하였고,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을 모아 무주 양수댐 견학을 다녀오고, 관변단체를 동원해 찬성 현수막을 문척면 전 지역에 불법으로 걸었습니다. 평화롭던 마을은 찬반양론으로 나눠 갈등과 대립이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중산리 주민들은 양수댐이 들어서면 안개가 심해져 농사를 망치고 건강을 해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암댐 주변 주민들은 안개로 인한 농업 손실과 폐 질환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양수댐이 만들어지면 중산리는 사람이 살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2. 양수댐 예정지인 계족산은 생태, 경관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계족산은 경관이 뛰어나고, 하늘다람쥐, 담비 등 멸종위기종이 13종이나 살고 있어 생태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입니다. 생태, 경관적 가치가 높은 지역을 잘 보전하여 미래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어른들의 의무입니다. 양수댐 예정지인 중산천 하부는 ‘수달서식지 생태경관보전지역’과 맞닿아 있습니다. 2019년 한국농어촌공사는 ‘중산리 농업용 저수지’를 추진하다 환경영향평가가 부동의되어 사업을 포기했는데, 부동의의 핵심 이유가 ‘수달서식지 생태경관보전지역’과 가깝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양수댐도 환경영향평가에서 부동의될 것이 뻔한데, 갈등만 일으키는 양수댐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3, 중산천과 섬진강은 지금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중산천은 물량이 많지 않습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보 위쪽에는 이끼가 가득합니다. 이런 곳에 양수댐을 만들면 물이 썩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중부발전은 물이 썩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팬을 설치하겠다고 합니다. 참 어이없는 이야기입니다. 팬으로 물을 돌린다고 썩은 물이 깨끗한 물로 변합니까? 게다가 중부발전은 중산천 물이 적어 댐을 채우지 못할 경우, 섬진강 물을 끌어 올리겠다고 합니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섬진강에는 섬진강댐, 보성강댐, 동복댐 등 유역변경 방식의 댐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수량이 적어진 섬진강은 강의 기능을 잃은 지 오래고, 바닷물이 역류하여 하류 주민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데 이러한 고통은 안중에도 없단 말입니까? 4. 양수댐 추진 이유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중부발전과 구례군은 양수댐이 만들어지면 관광객이 찾아와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요즘 세상에 어떤 사람들이 댐을 보러 온단 말입니까? 중부발전과 구례군이 견학을 추진하고 있는 무주 양수댐은 덕유산국립공원 안에 있고, 적상산 사고지, 안국사 등이 바로 옆에 있기에 관광객이 오는 것입니다. 썩어서 악취 풍기는 댐을 보려고 찾아올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또 구례군과 중부발전은 청년 유입을 이야기합니다. 양수댐이 건설되면 청년들이 찾아온다니,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는 했습니까? 지리산과 섬진강이 좋아 구례로 내려온 청년들은 집이 없어 구례를 떠나는 실정입니다. 구례군은 청년들의 거주환경을 개선하고, 청년들이 내려온 이유, 바로 지리산과 섬진강 보전을 우선에 둬야 할 것입니다. 2023년 현재 우리나라에는 7개의 양수댐이 있는데 해마다 1,600억 원씩 적자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양수댐 1곳을 지으려면 1조 원 이상의 돈이 드는데, 적자만 나는 양수댐을 또 건설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런 세금 낭비 사업은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5. 기후위기시대, 대규모 토목공사는 재난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구례군과 중부발전이 추진하는 구례 양수댐은 길이가 상부댐 424m, 하부댐 281m이며, 높이는 상부댐 129m, 하부댐 72m입니다. 상부댐만 보더라도 섬진강댐(길이 344.2m, 높이 64m)보다 길고 높습니다. 2020년 섬진강댐으로 물난리를 겪은 구례 사람들은 섬진강댐보다 더 큰 규모의 양수댐이 무섭습니다. 기후위기시대에 대규모 건설로 인한 피해는 경제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지워지지 않을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구례군은 군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행정을 동원한 압박과 여론몰이로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시대에 대규모 산림파괴, 생태환경 훼손은 어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모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자연 파괴를 담보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은 멈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부발전과 구례군은 피해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계족산 생태파괴와 섬진강 물 문제를 악화시키며, 현실을 외면하고, 대규모 재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구례 양수댐 추진을 지금 당장 멈춰야 합니다. 중산리반내골주민연대 / 구례 양수댐 추진을 반대하는 사람들
    • 지리산 오늘
    • 기후 위기
    2023-10-17
  • [11월 28일, 29일] 짜잔~~ 서시천 수달레이스
    서시천 수달레이스, 함께해요. 지리산, 견두산, 천마산.. 서시천 물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지리산의 경우 노고단에서 시작되어 종석대, 지초봉(할미봉), 간미봉으로 이어지는 간미봉능선의 물길은 가는골, 신안골, 안골, 안버등골, 큰골, 바른골, 애정골, 큰번데기골, 냉골, 이화골, 구골 등의 이름으로 흐릅니다. 이 물길들은 모두 서시천으로 흘러갑니다. 구례 사람들은 지리산온천이 대형화되며 서시천 오염이 심해졌다고 합니다. 오늘도 공사 중인 서시천, 자연 하천에서 점점 멀어지는 서시천을 바라보는 우리는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그런데 구례군은 맑고 깨끗한 서시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서시천 상류, 간미봉능선 아래, 사포마을 위쪽 지리산숲에 골프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곳에 골프장이 생긴다면 서시천의 생명들은 삶터를 빼앗기게 됩니다. 우리는 맑고 깨끗한 서시천을 원합니다. [서시천 수달레이스]는 서시천에 사는 많은 생명 중 수달을 조사하는 활동입니다. 2~3인이 한 조가 되어 수달의 흔적을 확인하고, 목격한 것을 기록합니다. 서시천과 섬진강을 사랑하고, 수달을 좋아한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 언제 : 2023년 11월 28일, 29일 - 어디서 : 서시천 곳곳에서 - 준비물 : 쌍안경(있다면), 따뜻한 물과 옷 [세부일정] 첫날(28일) 14시 [사전교육] 수달은 어떤 동물인가요? 수달레이스는 뭔가요? 16시30분~18시1차 수달레이스 둘째날(29일) 6시10분~7시 2차 수달레이스 지리산사람들×수달친구들 물어보기 : 010-4029-5910. 010-2956-8115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위기
    2023-10-17
  • [10월 23일] 양수댐 막는 구례x곡성 군민들 모여라
    ????양수댐 막는 구례x곡성 군민들 모여라???? 구례 계족산과 곡성 봉두산에 양수댐이 들어서려해요. 핵발전소의 부속기관과도 같은 양수발전소 건설은 우리 동네만 피하면 해결되는 일이 아니에요????섬진강이 흐르는 곳에 양수댐은 모조리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세종시로 갑니다!???? ???? 2023년 10월 23일 (월) 11:30, 세종시 산자부 앞 ???? 모이는 곳 : 23일 아침 8시 30분, 구례군청 앞 ????세부일정 08:15 매일 아침 구례군청 앞 집회 08:30 구례군청 앞 출정식 11:30 산자부 앞 기자회견 12:10 낮밥 13:30 산자부 전력산업정책과 면담 ✅주관: 섬진강 양수댐에 반대하는 곡성구례사람들 ✅참가비: 낮밥값 1만원 ✅문의: 010-2956-8115
    • 지리산 오늘
    • 기후 위기
    2023-10-17
  • 연극 “슬픈 자화상”
    연극 공연 안내 여순 10.19항쟁 75주기 아~구례여! 연극 “슬픈 자화상” 일시 - 1회 공연 : 2023년 10월 19일 - 오전 10시 30분 - 2회 공연 : 2023년 10월 20일 - 오후 1시 30분 장소 : 구례군섬진아트홀(구례버스터미널 건너편) 주최 : 여순10.19항쟁 구례유족회
    • 우리마을
    • 구례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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