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9(목)

전체기사보기

  • 은목서가 피던 날 생각나는 책 하나...
    마당에 향기 가득한 은목서를 보고 있으니 책 한 권이 떠오른다. < 10월 마당에 은목서 향이 가득하다> 정채봉 작가의 멀리 가는 향기라는 책이다. 아주 오래전에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책이 부제목이었다. 구례에 가까운 순천에서 태어난 정채봉님의 책이다. 그는 1998년 간암 선고를 받고 2001년에 세상을 떠났다, 정채봉님의 마지막 소원이라는 시를 보면 기억에 없는 어머니를 만나보는 것이라고 했다. - 정채봉,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 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 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다음은 멀리가는 향기 책 중 일부다. 어느날 갑자기 암 선고를 받고 괴로워하던 이씨. "한번 멋지게 살아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죽게 되다니…." 그는 이불섶이 흥건히 젖도록 울었다. 지나온 날들이 후회와 원망뿐이었다. 며칠 후, 병원으로부터 오진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갑자기 돌 틈에 피어 있는 꽃 한송이, 공기 한 모금, 주변의 사소한 것들까지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는 그제서야 행복을 제대로 본 것 같았다. 의사가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위기의 고비를 넘긴 사람은 대개 당신과 같이 이 순간이 인생의 첫걸음인 것처럼 감격하고 다짐을 새로이 하지요. 허나 그것도 잠시입니다. 며칠 지나면 다시 자기가 무한하게 살 것처럼 욕심을 부리고 몰염치해집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죽음은 어느날 갑자기 꼭 온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당신의 최고의 날인 동시에 최후의 날인 것처럼 생각하고 사십시오." 일상에 지친 분들이 있다면 정채봉님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10-16
  • [10월19일.24일.25일] "다시, 지리산" 지역 간담회
    지리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우리가 함께 만드는 <다시, 지리산> 지역 간담회 ■ 21C 『지리산 선언』 준비를 위한 모시는 글 강가의 돌멩이나 숲속의 동자꽃 그리고 꿀벌 한 마리가 태어나 존재하는 행위 자체가 우주의 질서이며 그 균형 유지를 위한 모든 존재들의 역할 비중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두에게는 우주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흐름이 존재하며 우리가 바로 그렇다는 마음으로 함께 가자는 손을 내밉니다. 오늘 우리가 하려는 『지리산 선언』은 지리산의 한 그루 나무가 하나의 숲이며, 지리산 그 자체이며, 한 그루 나무가 통일된 한반도이고 지구별이며 우주라는 생각을 우리의 구체적 일상 삶 속에서 구현해보자는 몸짓입니다. 생명평화의 근본을 잊고 사는 우리 스스로를 각성하고 본래의 삶을 지금 여기서 살아내자는 것입니다. 이는 21세기 기후 위기를 맞아 나는 어떻게 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성찰하고 선언하여 스스로 행동하는 삶을 만들어가자는 것입니다. 지리산 기슭에 사는 우리가 먼저 이런 선언을 하고 이런 지리산운동을 함께 하고 싶은 것입니다. 졸참나무 도토리 한 알이 가지고 있는 생명의 외경과 고라니의 눈빛에 담겨 있는 참사랑의 가치를 되살리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리산의 마음을 담아내고 그 마음으로 살아, 지금 여기에서 삶의 변화를 가져오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리산 선언』을 통해 마음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문화와 문명의 변화를 희망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지리산의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나의 선언’을 통해 기후 위기, 인류세의 위기를 극복하고 이 위기의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내가 먼저 변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러한 서로의 마음을 격려하고 위로하며 벗이 되고 동지가 되어 함께 하자는 것입니다. 2023. 10. 『지리산 선언』을 준비하는 사람들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위기
    2023-10-12
  • 구례 토지초등학교의 행복한 실험
    어쩌다가 올해 토지 마을학교 '달빛 놀이터'의 공동대표를 하게 되었다. 마을학교는 '학부모를 비롯한 마을 구성원이 마을과 지역사회의 문화, 역사, 교육자원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배움과 돌봄, 민주시민으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만든' 마을배움터다. 이런 일이 다 그렇듯이 무슨 보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와 이런 저런 일만 있는 일이다. 토지 마을학교 달빛 놀이터는 한 달에 2회 아이들과 만나 함께 노는 것이 주요 사업이다. 사업이 노는 것이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어떻게 놀면 좋은지 고민하는 회의도 한다. 주요 주제는 지난 달에 잘 놀았는지 반성하고 이번에는 더 재밌게 놀자는 회의로 마무리 한다. 우린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밤에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가 학교 강당에 모여 함께 놀고 한 달에 한 번은 낮에 모여 논다. 우린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밤에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가 학교 강당에 모여 함께 놀고 한 달에 한 번은 낮에 모여 논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아이들만 잘 노는 것에 있지 않다. 학부모, 교사, 아이들 모두가 함께 잘 노는 것에 있다. 모두가 함께 즐겁게 노는 것이 토지 마을학교 달빛 놀이터의 주요 사업 목적이다. 올해 초 토지 달빛놀이터와 토지초등학교는 국내 최초로 교사,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함께 하는 운동회를 했다. 그동안 운동회는 아이들을 위해 교사들이 준비하고 진행하는 행사로 교사에게는 부담이 많은 행사였다. 하지만 이 운동회는 학교 교직원들과 학부모까지 함께 하는 행사다.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잘 놀기 위해 회의를 하고 아이들도 참여해서 어떤 것들을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 진행했다. 당일 누구도 편안하게 놀 수 있도록 외부에서 진행자와 초빙했다. 그동안 준비와 진행만 했던 교사들이 선수로 뛰고 그동안 응원만 하던 학부모도 선수가 되었다. 그동안 준비와 진행만 했던 교사들이 선수로 뛰고 그동안 응원만 하던 학부모도 선수가 되었다. 팀은 교직원팀, 학부모팀, 학생팀으로 나눠 3파전으로 진행했다. 결과는 학생들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 했다. "엄마 아빠 선생님과 함께 운동회 하는 것은 처음인데 너무 재밌었어요." "매번 준비만 하다가 함께 운동회를 하는 것은 처음인데 너무 재밌었어요." 학생들과 교사들의 한 결 같은 답변이 이어졌다. 학생들이나 교사들이나 학부모나 모두 처음 해본 운동회였고 모두가 준비자나 응원자가 아닌 참여자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교사들과 교직원 학부모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물론 아이들 역시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나는 1980년대에 초에 초등학교를 다녔다. 내가 만난 교사들은 학생을 체벌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체벌이 당연하게 인식되던 시대였다. 하지만 내 아이들이 다니는 산골 초등학교에서 10년 동안 만난 교사들은 오래전에 내가 경험한 교사들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학생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했다. 체벌 구타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한 전혀 다른 신 교사들이었다. 이런 교사들을 보면서 내가 처음 느낀 것은 부럽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내가 이런 교사들과 함께 했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른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이것은 학생수가 40명이 되지 않는 지리산 산골의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작은 학교다 보니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쉽게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갈등은 존재하기 어렵다. 또한 달빛놀이터나 함께 하는 운동회를 통해서 교사도 학부모도 다정한 사이가 되기 때문이다.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함께 노는 것 지난 9월 22일과 23일 아이들과 학부모가 함께 운동장에서 캠핑을 했다. 캠핑 역시 학교와 학부모 아이들이 70여 명이 운동장에서 모여 함께 진행했다. 함께 저녁을 만들어 먹고 담력 체험도 했다. 지리산을 바라보며 함께 캠프파이어를 하고 학부모 밴드의 달빛 콘서트도 진행했다. 이 모든 것을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진행했다. 학생수가 40명이 안 되는데 참가자는 70명이 넘었다.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함께 참여해서 진행했기 때문이다. 작은 지역에서 학교는 도시의 학교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 학교는 내가 살고 있는 면에 유일한 초등학교이고 마을 공동체가 모이는 곳이기도 하고 마을이 유지되는 필수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학교엔 특별한 가치가 더 있다. 바로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해 하는 장소가 바로 학교라는 것이다. 산골이라 집에 드문드문 있다 보니 아이들이 밤에 모여 놀기 어려워서 진행하는 달빛놀이터, 낮에 함께 노는 햇빛놀이터를 통해 아이들이 모여 함께 놀지만 사실은 학부모들도 모여서 논다는 것이다. 함께 노는 것은 친해지는데 가장 쉬운 방법이다. 처음엔 서먹서먹하던 학부모들도 금세 친해지게 된다. 그러다 보면 내 아이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모든 아이들에게 관심이 간다. 서로서로 다정한 시선으로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좋은 학교란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일 것이다. 그렇다면 토지 초등학교는 그런 학교가 맞다. 이제 남은 행사는 달빛놀이터와 아이들 마라톤 대회 크리스마스 특집 행사들이 남아있다. 오늘도 우리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잘 놀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노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은 아이들만은 아니다.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모두 놀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학교도 고민은 있다. 학생수가 자꾸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산촌유학으로 3가정의 5명의 아이들이 유학을 왔다. 그 아이들이 이 곳을 찾은 이유도 산골 학교에서의 행복한 시절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여러분도 선택할 수 있다. 많은 시골 학교가 아이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우리마을
    • 구례
    2023-10-12
  • 사포제의 가을
    사포제의 가을 - 지리산골프장반대 (@kwangseok_foto)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위기
    2023-10-11
  • 부부라는 게 그랬다
    부부라는 게 그랬다 어쩌다 보니 이번 여름은 두텁나루숲을 살지 못했다. 먼 여행을 다녀왔고 아내가 아파서 병원에 데리고 다니는 시간이 많았다. 부부라는 게 그랬다. 좋은 날과 나쁜 날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오르락내리락 이 나이토록 같이 걸어온 거 아닌가. 지상의 나무 한 그루 자라듯 어떤 의도도 없이 평생 서로 영향을 미치고 사는 것이 부부이니 그 이승의 인연이야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 사랑을 확인하는 일상을 산다 해도 그렇게 사랑이 얻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랑은 본디 잡거나 잡히는 것도 아니고 깊은 산 속 샘물처럼 그냥 홀로 늘 솟아나는 무엇일 텐데, 보통은 물 한 모금 입술에 적시는 찰나에 묶여 사니 그렇다. 어찌 부부만이 그럴까. 일상의 욕망을 일깨우는 새로움은 찰나를 스쳐 갈 뿐이고 누군가나 무엇인가를 향해 끊임없이 솟아나는 사랑의 새로움은 나도 모르는 내 안의 어느 깊은 숲을 사니. (박두규. 시인)
    • 지리산문화
    • 지리산 편지
    2023-10-09
  • 다정한 것에 대하여
    다정한 것에 대하여 김 영 춘 산봉우리에 형제봉이니 자매봉이니 하는 이름을 붙여놓고 살던 사람들이 있다. 행여 사이가 좋지 못할까봐 형제자매들까지 데려다 놓고는 오래오래 그렇게 부르고 싶었을 것이다. 전주의 동학혁명기념관 앞에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늙어가면서 전봉준 김개남 이런 사람들의 눈빛을 지켜보고 있는데 무너지는 몸을 겨우 이기는 그 곁으로 열대여섯 살쯤 됐을까 싱그러운 어린 은행나무가 나란히 서 있다. 요즘 식으로 유전자를 따라가 봤더니 늙은 어머니가 틀림없다고 한다. 아비도 없이 어찌 아이만 남았을까 우금치 전투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어느 날 두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앉아 있다가 사람처럼 어미와 아비를 떠올리다가 형제봉이나 자매봉을 불러보던 시간들이 그리 간단해 보이지가 않아서 몸이 슬슬 떨려오기도 했다 이 나라의 슬픔으로는 아비가 돌아오지 않는 동안에 어린 것이 어미 곁에 홀로 서 있는 정도는 되어야 인간사의 다정이 제대로 피어나는 것인가 꼭 그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인가 동학혁명기념관 앞에도 봄이 왔으므로 할아버지와 손자라면 더 어울릴 법한 두 은행나무가 어미와 자식으로 나란히 잎을 피운다 둘이서도 잘 피운다 다정하기가 그지 없다 슬픔도 그 뒤를 따라가고 싶어서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하다 -------------------------------------------- 다정한 것에 대하여.. '다정'이라는 단어가 먼저 와 닿는다. 다정이 참으로 목마른 시절이어서 그런가, 나만 그런 지는 모르겠으나 요즘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이 '다정함'을 느끼기가 참 어렵다. 세상이 무서운 세상이 되어서 그런지, 사람들 스스로가 그런 사람들이 되어서 그런지, 보이지 않는 어떤 단단한 경계를 가지고들 사는 것 같다. 쉽게 가까워져서 스스로 무장한 세상벽을 헐어내는 일이 매우 어렵다. 이 시는 전주의 유명한 보호수 천년 은행나무의 이야기인데 그 인간사의 애정이 참으로 애잔하다. 우리가 사는 이 나라의 '다정'은 슬픔을 꼭꼭 감추고 있는 다정이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아프고 슬픈 다정함이 더 깊은 울림으로 온다. 왠지 더 우리네 다정함 같아서 그렇다. (박두규. 시인)
    • 지리산문화
    • 시를 찾아서
    2023-10-09
  • ‘2023 이곳만은 꼭 지키자’ - 구례 산동 사포마을 다랑이논 선정!
    ‘2023 이곳만은 꼭 지키자’ 구례 산동 사포마을 다랑이논 선정!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에 형성된 다랑이논은 지리산 자락에 위치하여 그 어느 곳보다도 생태 보전 가치가 큰 곳이다. 골짜기 마을의 식량 자급을 위해서뿐 아니라, 소규모 댐 역할과 인공습지로서의 환경적 가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예술적 가치, 관광자원으로서의 경제적 가치 등을 가진 이곳이 대규모 골프장 건설로 훼손되면 그 환경적, 예술적, 경제적 손실은 엄청날 것이다. 지리산골프장 건설 추진을 중단하고 다랑이논과 그 주변 숲을 보전하려는 노력이 시급해 보여 환경부장관상을 수여했다.” 지리산골프장 건설 논란으로 위기에 놓인 ‘구례 사포마을 다랑이논’이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최하는 ‘2023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으로 지리산골프장 건설 예정지 바로 밑에 자리하여 농약, 제초제 등 오염원으로부터 훼손 위기에 놓인 구례 사포마을 다랑이논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곳으로 만인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산비탈을 타고 층층이 쌓아 올려 만들어진 다랑이논 논두렁의 포근한 곡선은 인위적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아름다운 농업문화 유산이다. 그런 까닭에 봄이면 모내기를 마친 무논에 저녁 노을빛이 내려앉는 풍경과 황금빛 일렁이는 가을 다랑이논 모습을 담기 위해 많은 작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사포마을 다랑이논은 식량자급 뿐만 아니라 수달과 팔색조가 살고 있는 인공습지로서의 환경적 가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예술적 가치, 관광자원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를 가진 역사문화경관이다. <지리산-인> 신문에서 “사포마을 다랑이논의 사계 사진전”을 계획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실행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 아쉬움을 온라인 사진전으로 대신해 본다. -섬진강 편지 / 김인호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3-10-09
  • 백두산과 지리산의 흙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이곳
    [백두대간 마루금인 도로 : 사진 이완우] 남원시의 운봉읍과 주천면이 만나는 지역은 백두대간이 형성한 개성적인 지형이다. 운봉읍과 주천면이 맞닿아 있는 2km는 거의 평지 도로인데, 이 평지 도로가 지리산 자락 운봉고원의 외륜(外輪)으로 엄연한 백두대간 산맥의 마루금이다. 이 도로에서 정령치 방향을 바라보고 설 때, 이 도로의 왼쪽은 낙동강 수계이고 오른쪽은 섬진강 수계로서 이 지역은 곡중분수계(谷中分水界)를 이룬다. 백두대간 봉우리인 이곳의 수정봉 아래에 노치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을 백두대간 마루금이 관통하고 있다. 이 마을 앞의 운봉고원 곡중분수계 지역을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는 풍수적 관점에서 백두대간의 목 부분에 해당한다고 인식한 듯하다. 일제는 무게가 100kg 정도 되는 목돌을 6개 만들어 노치마을 앞의 평지에 깊숙이 묻었다. 일제가 이렇게하여 한반도의 백두대간에 흐르는 기맥을 누르려 했다는 이야기가 이 마을에 전해온다. 이곳 노치마을 회관 옆에는 이때 묻었던 목돌 중 5개를 파내어 보관하고 있다. 곡중분수계이며 백두대간 마루금인 2km 도로 구간의 중간 지점 가까이 낙동강 수계인 곳에 남원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이 있다. 이곳은 백두대간의 생태와 자연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다. 이곳 전시관은 한반도 지도 형상을 본떠서 지붕을 만들었다. [백두대간 노치마을 : 사진 이완우] 백두대간은 한반도에서 생명의 나무처럼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어느 마을의 산줄기라도 백두대간의 13정맥에서 다시 뻗어 나온 작은 가지로 볼 수 있다. 백두대간으로 이해하는 한반도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은 자연환경과 동식물이 어우러진 생태계의 보고이다. 백두대간은 동물들의 이동통로이자 서식처이며, 여러 강의 발원지로 생명이 시작되고 이어지는 중심지이다. [백두대간 생태교육장 : 사진 이완우] 구절초가 찬 이슬을 머금은 한로(10월 8일) 절기에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을 방문하였다. 전시관에 입장하면, 백두대간에 우뚝 솟은 산봉우리에서 담아온 흙을 넣은 130개의 진공관으로 한반도의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위쪽의 40개 진공관은 비어 있는데, 북한 지역의 산봉우리들이다. 남한 지역 산맥의 사이에는 그 지역의 강물을 담은 진공관이 있다. 이 130개 진공관의 한반도 조형물은 한반도의 산봉우리 모든 흙과 강의 물이 한군데에 모이기를 염원하고 있다. 이 한반도 조형물에서 북한 지역은 백두산의 흙만 진공관에 소중하게 담겨 있다.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의 두 정상이 함께 한 기념식수 행사에 사용된 백두산 흙이라고 한다. 남원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은 백두대간의 시작과 끝, 백두산과 지리산의 흙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국 최초의 곳이다. [ 한반도의 산흙과 강물 진공관 지도 조형물 : 사진 이완우] 숲은 이산화탄소의 흡수와 산소의 배출로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한다.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숲이 사라지고 있어 기후위기가 심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숲과 공존하는 어울림은 절실하다. 우리가 행성 지구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자연은 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그 자연이 전하고 있는 신호와 메시지를 인식할 수 있다. 이곳 생태교육장 전시관에는 지리산 생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동식물을 모형으로 실감 나게 연출하였다. 용모도 귀엽고 털도 아름다운 족제빗과의 담비는 자기보다 몸집이 큰 동물을 사냥할 정도로 용맹한데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다. 지리산 왕등재 습지는 참갈겨니, 돌고기와 쉬리가 물속을 헤엄치고 수달과 여우가 어슬렁거리며 생명력 넘치는 자연 생태계이다. 둥치 큰 은사시나무 아래 백두산 호랑이가 포효하려는 기상이다. 참매가 낮의 숲을 지배한다면 올빼미는 밤의 숲을 지배한다. 은사시나무 가지에는 올빼미과 여름 철새인 소쩍새가 앉아 있는데 개성 있는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숲의 나무 모형 : 사진 이완우] 이곳 전시관은 백두대간의 생태 자연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백두대간의 환경 훼손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경보로 주제를 확대한다. 백두대간은 과도한 개발과 관광이나 등산으로 멍들고 식생이 훼손되어 동식물들이 생명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다. 대규모로 지형이 변형되면서 백두대간의 단절까지 초래하기도 하며, 등산로 따라 주변 식물이 말라 죽고 등산로의 노면 침식과 토사 유출이 발생하여 동식물의 서식지가 파괴되어 종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 일상화된 전 세계적인 폭염과 산불, 최악의 가뭄, 대규모 홍수는 기후위기를 드러내는 현상들이다. 이제는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할 때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해결책은 숲 복원이다. 숲은 인간의 활동으로 배출되는 탄소의 3분의 2를 포획할 수 있다. 기후위기와 숲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의 파괴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계속 되풀이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숲의 나무가 폭염과 가뭄의 공격에 시달리며 내성을 잃어가고 있다. 멸종 위기에 직면한 수많은 동식물을 살려내는 것이 결국 우리 자신을 구하는 일이다. [지리산 왕등재 습지의 물고기 모형 : 사진 이완우] 이곳 전시관에서는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의 경보를 게시물로써 잘 알려주고 있다. 여우가 새의 알을 물고 가서 겨울을 위해 저장하는 모습을 보면 동물의 생존을 위한 적응 변화가 처절하기까지 하다. 빙하가 녹아내리고, 동식물의 서식지가 변화하고 있다. 꼬리표가 달린 동물과 조류가 야생에서 발견되니 생물종이 감소하고 있는 반증이다. 고온 건조한 바람 등 기상 여건이 심상치 않아 재앙적인 폭염이 반복되며 심지어 겨우내 꺼지지 않는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이곳 전시관의 포토 아크(photo ark)에는 생명의 방주를 타고 있는 동식물의 사진을 게시하고 있다. 창세기의 신화에서는 지구를 휩쓴 대홍수에 노아의 방주에 의지해 많은 생명이 멸종의 위기를 모면하였다. 현재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에서 생명의 대멸종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한 지구 자체가 또한 생명의 멸종 위기를 모면하고 보호받을 수밖에 없는 생명의 방주가 되어 있는 역설적 상황이다. [숲속의 소쩍새와 올빼미 모형 : 사진 이완우] 인간의 역사 1만 년 동안에 지구상에 있는 산림의 3분의 1일이 사라졌는데, 지난 백 년 동안에 사라진 면적이 그중 절반에 달한다고 한다. 숲이 주는 혜택은 식량과 목재의 획득, 탄소 저장 등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숲을 찾으면 산림욕으로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으며, 숲과 나무뿐 아니라 우리의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도 있다. 이곳 생태교육장에서 산림청에서 제작한 25쪽 분량의 백두대간 생태지도를 홍보물로 받았다. 이 생태지도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설악산 향로봉까지 10개 구간별로 동물, 식물, 식생, 대표 수종, 대표 동물과 대표 식물 등의 서식 위치를 지도에 표기하고 사진을 첨부한 책자였다. 백두대간 생태교육장과 전시관에서 우리가 지구와 공존하는 노둣돌은 숲과 나무임을 확인하였다. [백두대간 은사시나무와 호랑이 모형 : 사진 이완우]
    • 이야기
    • 류오선의 지리산이야기
    2023-10-09
  • 2박 3일 에코토피아 캠프 ‘지리산 좀 냅둬’에 다녀온 꼬리의 방구일기
    서울에서부터 구례까지 자전거를 타고 에코토피아 팀이 찾아왔다. 하루도 아닌 며칠을 자전거로 이동하고, 밤엔 야영을 하며 지리산의 난개발 현장(골프장, 산악열차, 양수댐 많다많어)을 보러오겠다는 이 사람들이 놀랍고, 멋져서 나도 오래 묵혀있던 텐트를 꺼냈다. 지리산골프장 반대투쟁 중인 사포마을의 저수지가 2박3일의 베이스 캠프였다. 하지제 때는 초록빛이 펼쳐졌던 다랭이논이 이제는 황금빛이 되어 가을을 보여줬다. 긴 자전거여행으로 지치진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산뜻하고, 편안한 기운이 느껴졌다. 약 20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골프장 무단 벌목지를 걸었다. 흙먼지 부는 운동장같은 땅이 불과 몇 달 전만해도 50-80년 수령의 소나무로 빽빽한 산등성이이었음을 여전히 상상하기 어려웠다. 자연을 개발할 때는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거나 생태적 가치가 있는 곳을 심각하게 훼손하지 못하도록 ‘환경영향평가 단계’를 거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산주인은 나무를 팔아 돈을 벌겠다면서 어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만 쏙쏙 골라 산을 깎아버렸다. 나무도 야생동물도 맑은 물과 비옥한 토양도 모두 떠나 버린 산에서 진행되는 환경영향평가라니 수상하다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에코토피아 팀이 지리산 난개발 이슈를 기깔나게 정리한 자료집을 만들어왔는데, 거기서 2023년 1월 기준, 전국 골프장 수가 514개에 달한다는 내용이 무척 충격이었다. 야생동물들은 계속 서식지를 잃어 멸종하고, 환경파괴로 위기를 맞이한 이 시국에 27홀이라는 대규모 골프장이 또 들어서는 건 뒷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그냥 인간의 욕심같다. 벌목지를 다 보고 내려오는 숲길에 밤송이들이 많이 떨어져있었다. 둥그런 밤이 알알이 예뻐서 마을주민과 캠프참가자 모두 신나게 밤을 주웠다. 사람들이 아이들처럼 웃고, 즐거워했다. 나에게 숲은 그런 곳이다. 그냥 냅두면 돈을 내지 않아도 모두가 누리고, 머물 수 있는 곳. 400여개 <골프장 찬성> 현수막이 걸렸던 구례 곳곳은 이제 똑같은 디자인의 <양수댐 찬성> 현수막으로 뒤덮였다. 현수막엔 언제나 ‘친환경’이 빠지지 않는다. 친환경 골프장, 친환경 산악열차, 그리고 친환경 양수댐. 이러다 ‘친환경 지리산’이 되어 버릴것 같다. 양수댐은 전기로 아래에 있는 물을 끌어올려 낙차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인데 끌어올릴 때 100이 쓰이면 낙차로는 최대 80밖에 생산을 못한다고 한다. 이 밑 빠진 독같은 양수댐은 그래서 핵발전소와 함께 움직인다. 원전은 한번 가동되면 전기발전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어딘가로 쓰이지 못하고 남는 전기를 양수댐이 가져다 써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양수댐을 더 짓겠다는 에너지 산업계획은 핵발전소를 더 짓겠다는 계획과 맞물려 돌아간다. 후쿠시마 원전폭발과 오염수 방류를 겪으면서, ‘그래도 나는 한국에 사니까, 나는 산에 사니까 조금은 낫지 않을까?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계곡이 강이 되고, 강이 바다가 되고, 바다가 수증기가 되고, 비가 되어 하늘에서 떨어지듯. 사람이 하는 일도 똑같이 그러할텐데, 내 생각이 짧았다. 그래서 이 먼 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내려온 에코토피아 친구들이 꼭 맑고, 귀한 물방울 같았다. 우리도 물길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10/23 세종시 산업자원부 앞에서 양수댐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큰 집회가 필요하다고 해요. 이곳저곳의 물방울들이 이 날은 강도 바다도 되어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포마을, 정령치, 중산리 계족산 좀 냅둬! 제발~~~~~ 사진. 정정환, 꼬리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3-10-09
  • 남원의 가을
    삼산리 솔숲과 행정리 서어나무숲 66x270cm, 한지에 수묵채색,2023년 가을 -삼산리 솔숲 부분 - 행정리 서어나무숲 부분 -행정마을 서어나무숲1(90x60cm.,2011년).jpg -행정마을 서어나무숲 2 (60x46cm,2016년).jpg -운봉 삼산마을 솔밭의 겨울138x383cm,2011년.jpg -서어나무숲(화첩).jpg -솔숲(화첩).jpg -솔숲과 서어나무숲(화첩).jpg
    • 지리산문화
    • 이호신화백의 지리산 그림 순례
    2023-10-06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