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1(수)
 

여러분은 사회적 시인(社會的詩人)!”

You are Social Poets!

 

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


지리산 자락자락에 안겨 살면서 문정댐이니 케이블카니 산악열차로부터 마고할메 치맛자락을 지켜주려고 맘고생하는 이들에게 여러분은 시인입니다. 사회적 시인입니다(You are social poets). 인간사회의 약자들을 갈라치기하고 창조계의 생물들을 쓰고 폐기(廢棄)하는 문화 풍조 속에서 지구라는 공동주택(common home)을 지키겠다고 꿈꾸는 시인들입니다.”라는 격려를 보낸 종교지도자가 있다. 로마 교황 프란치스코다. 20211016, 전 세계 사회운동가, 민중운동가들에게 보낸 메시지였다.

그는 10년 전 가톨릭교회에서 성베드로의 266후계자로 뽑히자마자 전 지구에 충격을 가해왔다. 13억 가톨릭신도들을 지도하는 기조문서 복음의 기쁨에서, 그는 쇠푼께나 있다고 거들먹거리며 세계 금융시장과 대기업들과 다국적기업들을 이미 장악한 신자유주의경제를 살인경제(殺人經濟)’라고 단언하였다. 미국 보수언론인(Rush Limbaugh)에게서 순 빨갱이(pure Marxist)’라는 욕설이 나옴직했다. 그리고 하나뿐인 지구라는 자연을 파괴하지 말자고, 생명체들을 멸종시키지 말자고 호소하는 찬미 받으소서라는 문서를 내놓자(2015)미국 폭스뉴스가 이 교황을 지구상의 가장 위험한 인물로 단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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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생태 복음(生態福音)’이어야

프란치스코는 지구(地球)인류와 모든 창조물의 공동주택이니까무릇 종교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반길 기쁜 소식, 생태 복음(生態福音)’이어야 한다고 확대한다. 그가 구상하는 그리스도교는 지구에 충직하면서 모든 생명계를,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종교. ‘타자들에 대한 개방 여부로 개인적 집단적 구원이 결정된다는 종교적 신조를, 이제 창조계 전체로 열어 우리 다함께 구원에 이르자고 요청했다. 4세기의 인물 아우구스티누스는 이것을 사회적 사랑(amor socialis)’이라고 명명했다.

교황의 문서 찬미받으소서13세기 인물 아씨시의 프란치스코(1181-1226)의 시구에서 제목을 따왔는데 하느님의 어릿광대로 자처한 저 인물이 저의 주님, 찬미 받으소서. 누이이며 어머니인 대지로 찬미 받으소서. 저희를 돌보며 지켜주는 대지는 온갖 과일과 색색의 꽃과 풀들을 자라게 하나이다.”라고 읊은 태양의 찬가는 이탈리아 시문학의 효시로 평가된다. 지구라는 환경 체계를 위협하고 공멸을 향해 가는 인류에게 우리 공동주택을 덮치고 있는 재앙을 알리고, 누구보다도 종교인들에게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 생활양식의 변경, 그리고 생태영성(生態靈性)의 함양을 호소했던 현자였다.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누이이며 두 팔 벌려 우리를 품어 주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같은 지구가 지금 울부짖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비명에 귀 기울이고 창조계 전체의 신음을 귀여겨 들읍시다.”라고 하소연하는 프란치스코교황은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택한 한국에서 방한 내내 세월호 배지를 가슴에 달고 다녔고, “그것 좀 떼고 중립을 지키시오!”라던 한국인 고위성직자에게 타인의 고통 앞에는 중립이 없소!”라는 결연한 답변을 우리 국민의 뇌리에 남겼다.

1968년 창립된로마클럽이래로 미래학자들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인류세(人類世)의 임계점이 수년밖에 안 남았다고 경고하는데도, 아마존을 불 지르고 화석연료 소비를 증대시키고 산과 강에 삽질하며 무수한 종을 말살시키고 있는 짓은 인류의 자살이요 환경학살이요 생물 종의 학살이라는 것이 교황의 외침이다. 한번 저지른 환경파괴는 거의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인류도 국가사회도 양단간의 선택기로에 놓여 있는 현시점에서, 환경운동가들이야말로 죄의 구조’, 죽음의 체제에 맞서서지구상의 생명을 구하겠다고 투쟁하는, 인류의 주춧돌이라고 독려한다.

교황은 이 메시지에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요청합니다. 광산, 석유, 삼림, 부동산, 농산품을 좌우하는 대기업들에게 호소합니다. 삼림 파괴를 중단하시오! 습지 파괴를 중단하시오. 산을 훼손시키지 마시오. 강을 오염시키고 바다를 오염시키는 짓을 그만두시오, 주민들과 곡물을 [화공약품으로]중독시켜가는 짓을 그만두시오!”라고 경고한다. 그는 세계 곡물회사, 무기장사들, 허위와 조작을 일삼는 언론재벌들, 강대국과 국제금융기관들에게도 하느님의 이름으로같은 호소를 보냈다. ‘잘 사는 세상이란 인류 전체와 정의롭게’, ‘창조계 전체와 조화있게살아감이라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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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권이 두려워하는 것은 꿈꾸는 사람들

국민의 촛불 혁명을 꺼뜨린 현정권이 한반도의 가난한 이들과 노동자와 농민, 여성에 대한 증오와 갈라치기로 뭉쳐진 집단으로 드러나면서,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허가와 원전확대로 환경운동가들허탈하다 못해 공포에 사로잡히는 듯하다. 교황은 우리에게 말한다. 기득권 수호에 앞장선 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인물들은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강자들의 집단적 이기심, 약자들의 영합, 중도층의 체념을 시인들이 문제 삼으면서 심간을 편치않게 만드는 까닭입니다.” 우리의 꿈은 국민이 유일하게 권력에 접근하는 선거와 투표에서 반영되기도 한다.

한반도 남쪽의 국립공원들의 생태를 살리는 노력에 헌신하는 우리에게 프란치스코는 이런 격려를 보낸다. 무한성장의 야심으로 자연을 오로지 수탈하고 착취하고 폐기하는 사고방식으로 되돌아가지 않으려면 꿈을 꿀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꾸는 꿈은 인류라는 종족에게 자유, 평등, 정의 그리고 존엄을 그려가고실현하려는 원대한 꿈입니다. ‘보다 나은 세상(a better world)’을 만들고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려는 꿈입니다. 우리 시인들이 꿈꾸는 이 꿈을 통해서 창조주의 꿈이 우리 모두에게 관통하고 드디어 역사로 실현되기에 이릅니다.”

이 나라의 금력과 권력을 독점적으로 누리는 자들은 국민의 1%에 불과하며, 현정권의 제반행태는 공포가 핵심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의 진보정권의 출현에서, 그동안 중국, 일본, 미국에 의존해서 영화를누려온 노론파가 그 기득권을 영구히 누리지는 못하리라는 공포심을 감추러 자기들은 무슨 파렴치도 감행할 수 있다는허세를 보인다. ‘조직의 그 허세를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으면 저자들은 허깨비다. 우리는 남북의 분단을 넘어, 그리고 우리네 금수강산이라는 창조계 전체와 더불어 조화를 이루는 삶을 꿈꾸는 까닭에 저자들이 우리를 두려워한다. 운동가들이 공포를 품을 것은 아니니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저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매듭짓는다. 우리 함께 꿈을 꿉시다! 저 참담하고 오래도 가는 체념에 우리는 절대 빠지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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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사진은 414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진행된 ‘414기후정의파업에 참가한 박두규 시인, 최상두 대표가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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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인 칼럼] “여러분은 사회적 시인(社會的詩人)!” You are Social Po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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