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1(수)
 

사포마을주민들, 구례군청 본관 앞에서 주민생존 위협하는 지리산골프장 추진 중단하라고 외쳐

 

2023718() 1030, 구례군청 본관 앞에서는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회가 주관하여 주민생존 위협하는 지리산골프장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기자회견은 전경숙 위원(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사회로, 유해선 님(사포마을 주민)과 칩코(청년활동가)의 발언, 수수의 노랫소리, 박현무 이장(사포비대위 위원장)의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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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을 통해 사포마을분들은 구례군에게 골프장 사전작업으로 진행된 벌목허가지내에서 무단 성절토, 계곡훼손과 오염에 대해 즉시 원상복구하고, 이 일을 벌인 자들에게 구상권 청구하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무단벌목 시행사와 벌목업체의 죄를 물어 가중 처벌 조치하고, 흙을 살리기 위해,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에는 골프장 따위는 얼씬도 하지 못하는 청정지역임을 앞장서서 선포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사포마을분들은 김순호 군수에게 대규모 벌목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전달하고, 대책을 요구하려고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바빠서 만날 수 없다는 답변만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사포마을분들은 김 군수는 못 만나도 산림과장은 만나야겠다면 산림과에 올라가 수도에서 황토물이 나오고, 언제 산사태가 날지 몰라 잠도 못 자는데 담당과장이 어떻게 마을에 한 번도 안 올 수 있냐?’고 항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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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과를 나온 사포마을분들은 혹시나 싶어 군수실에 들렀는데, 김 군수는 결재만 하고 바로 나가야 한다며, 마을분들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사포마을분들은 군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철저히 외면하는 김 군수를 성토하며, 다음에 또 오겠다며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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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표한 기자회견문, 그대로 올립니다.

 

 

<기 자 회 견 문>

 

구례군 행정에게 묻습니다

 

구례군 행정에게 묻습니다. 당신들은 편안히 잘 지내시는지요?

 

우리 사포마을 주민들은 밤마다 낮마다 서럽습니다.

 

20233월 재선충 명목의 작업으로 온 산이 시끄러웠습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좌사리, 관산리 일대 소나무 재선충 방재작업은 20232월 골프장 부지내 이곳저곳에서 기계톱 소리를 내더니 3월부터는 포크레인 소리까지 합쳐져 들려왔습니다.
3월중순 현장을 방문한 주민들에게 벌목 작업자들은 재선충 때문에 모두베기를 시행한다고 했고 주민들은 숲가꾸기 사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구나’, ‘사람들의 마을에 퍼진 코로나처럼 숲도 치료받고 방제를 받으면 좋아지겠지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2023323일 이후 구례 전역에 걸린 400여 개의 현수막이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구례군수는 민간 자본의 골프장이 만들어지면 골프인들이 가족 단위로 구례를 방문하여 쇠락한 온천관광까지 되살아나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전국에 514개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고, 560만 명의 골프 인구, 엠지세대 유입으로 골프 호황이 기대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3천 개에 이르는 골프장이 버블 경제와 인구감소로 태양광 부지로, 수목의 가치로 평가되는 매물이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 골퍼들이 해외로, 스크린 골프로, 그나마 유입되던 엠지세대들도 테니스와 사이클로 이탈되면서 국내에서도 골프장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데 지리산 자락의 건강하고 활기찬 청년의 숲을 파헤쳐 구례군이 나서서 골프장을 유치하겠다니, 기가 막힌 일입니다.

구례군은 202328일부터 430일까지 산주의 수확벌채 명목으로 21헥타르, 50~80년 된 24,342그루의 나무를 모두베기로, 그것도 골프장과는 무관하다고 하면서 환경영향평가가 쉽도록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과 경사도가 높은 부지를 위주로 벌목 허가해 주었습니다. 이 지역은 재선충 방재지역으로 원목 유출이 되지 않는 지역으로 해당 벌목업체가 계산한 벌채 비용만도 244천만 원에 이르며, 편백나무를 자력 조림까지 해야 하는데 이런 벌목이 골프장과 무관한 수익을 위한 사업이라고 합니다.

 

20235월 초까지 골프장 부지에서 무단 벌목이 진행되었습니다.

비호와 묵인으로 오인 받을 수 있는 구례군의 행태와 함께 업자들은 4월 중순에서 5월 초까지 7.5헥타르에 이르는 면적을 모두베기로 허가도 받지 않고 벌목했습니다. 골프장 부지내 계곡들은 물길이 바뀌었고 임도는 큰 도로가 되었고 절성토로 산지 곳곳에 운동장이 만들어 졌습니다.

숲의 나무들은 피톤치드를 뿜어대며 도륙되어 겹겹이 무더기로 쌓인 후 파쇄되어 없어졌습니다. 생명들의 습지였던 계곡들은 잘리고 이름을 더럽혔으며 수백년간의 표토층은 빗물에 씻겨 계곡을 타고 서치천으로 섬진강으로 장송곡을 부르며 흘러들고 있습니다.

골프장 부지내 지리산 숲의 정령들은 많은 비가 내리는 요즈음에는 유난히 큰 소리로 마을을 향해 비참을 참지 못하는 탄식을 하고 있습니다.

 

20236월 하지에 사포마을 주민들은 천지신명에게 차를 올리면서 싸움을 고했습니다.
이날사포마을 주민 한학자 심병탁 어르신은 지리산은 절대로 영산입니다. 절대로 골프장 그 사기꾼들이 술렁거리면서 지리산을 더럽힌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고 했습니다.
1930년 구례의 옛 어르신들은 가뭄이 심해 구례에 물이 필요해지자 노고단에서 뱀사골로 내려가는 물줄기 일부를 화엄사 계곡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유도 수로 224m를 개설하면서도 물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지리산에 해를 주는 것 같은 죄책감으로 물을 넘긴다는 의미로 무넹기라는 이름을 남겼습니다.

골프장을 위한 벌목으로 이미 지리산 작은 능선들의 마루금은 잘려나가고 수백년간의 양분으로 가득한 표토층은 여름장마에 휩쓸려 사라지고 있는데 말해도 듣지 못하는, 보아도 믿지 못하는, 행동과 말이 같지 않은 자들에게 묻습니다.

 

아파하는 지리산을 지척에 두고, 당신들은 편안히 잘 지내시는지요?

구례군 행정에게 묻습니다. 주민들의 생존권보다 더 한게 무엇입니까?

 

사포마을은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입니다. 좋은 산은 지리산이고, 지리산은 생명의 산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했던 시절 성삼재, 고리봉, 만복대, 천은사 인근으로 비비추, 곰취, 곤드레, 개발딱주 등 새벽에 나가서 돌아올 때면 나물 보따리 하나씩 가득 안겨주던 든든한 지리산이고, 가진 것이 없어 넉넉하게 나눠줄 형편이 아니더라도 지리산 자락에 가난한 누군가가 움막을 짓고 농사를 지으면 서로 도와주던 인심을 가르친 큰 산이었습니다.
뭐라도 내주고 싶어하던 어머니 산, 늘 정겹고 고마운 그 산자락에 무던히 생채기를 내는 것도 모자라 그 가슴에 골프장이란 칼을 꽂는 행위를 어떻게 더 이상 지켜볼 수 있겠습니까?

사포마을 주민에게 큰골과 냉골로 내려오는 계곡물은 시원하고 달콤함이 최고인 생명수입니다. 그 물에 밥해먹고 빨래하고 가축들 먹이고 애들 목욕시키면서 지금껏 살았고, 논 한 배미를 장만하기 위해 돌 쌓고 흙짐 지어 만든 다랭이논. 그 논으로 흘러가는 사포 저수지 물을 보는 것은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처럼 흐뭇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벌목과 절성토로, 비만 오면 계곡물에 토사가 섞인 황토빛 물빛이 짙어 핏빛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계곡의 물길은 막힐 것이고 식수와 농수는 농약으로 오염된 저류지에 갇혀있다가 사포마을로 흘러들텐데 이제 어찌하란 말입니까?

사포마을은 공기좋은 지리산 아래에서 산수유로 영원한 사랑 농사를 짓고 삽니다. 요즘 농사는 비료와 농약으로 한다고 하지만 붉디 붉은 사랑의 열매에 해라도 될까 제초제는 절대 쓰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마을 바로 위에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 범벅인 골프장을 짓겠다니 이제 주민마저도 손사레칠 산수유 열매를 다른 사람들에게 참 좋다고, 뭐라고 할 말이 있어 드시라고 하겠습니까?

골프장 부지내 암석지·석력지·황폐 우려지가 모두베기로 벌목되었고, 과도한 성·절토로 인해 토지의 형질 변화는 물론, 운재로 및 작업로로 인한 계곡부 메움, 수로 변경이 진행되었습니다. 길고 긴 여름 장마에 남겨진 산물들과 토사유출로 암석이나 토양이 붕괴되고 계곡부 하천은 범람하여 마을을 당장이라도 덮칠 것이 우려되어 주민들은 초조하고 불안할 뿐입니다. 20217월 광양시 진월면 탄치마을 토목공사로 인한 산사태가, 20208월 곡성군 오사면 성덕마을 국도 확장공사로 인한 산사태가 더이상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지리산의 넉넉한 품안에 둥지를 틀고 아무 욕심없이 사는 우리를 더 이상 분노케 하지 말아 주십시오.

 

구례군 행정에게 묻습니다. 결자해지란 말을 아십니까?

사포마을 주민들은 구례군에 요구합니다. 너희가 싼 똥은 너희가 치워라.”

첫 번째 똥은 골프장 사전작업으로 진행된 벌목허가지내에서 무단 성절토, 계곡훼손과 오염에 대한 것입니다. 구례군에는 즉시 원상복구하고, 이 일을 벌인 자들에게 구상권 청구하십시오.
두 번째 똥은 법을 어기는 것을 습관처럼 행하는 무단벌목에 관한 건입니다. 즉시 시행사와 벌목업체의 죄를 물어 가중 처벌 조치하십시오.
세 번째 똥은 경제활성화 운운하는 골프장 망령에 대한 건입니다. 구례군수와 작은 아이히만구례군 공무원은 이성을 차리고 진정 자연과 흙의 정신을 되새겨보십시오. 그리고 흙을 살리기 위해,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에는 골프장 따위는 얼씬도 하지 못하는 청정지역임을 앞장서서 선포하십시오.


잠자는 구례군 행정은 제발 일어나서 그리고 지리산과 그 아래에 깃들어 사는 사포마을 주민들을 더이상 길거리로 벌목지로 관청으로 내몰지말고 사포마을 다랭이논 농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생존권 보장 조치를 지금 즉시 시행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2023718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 주민 일동

윤주옥. 김인호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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