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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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자살을 할까?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특별한 직업이 얼마나 많을까?

모두 쉽사리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저자 김완은 대학에서 시를 전공했고 전업작가로 살기 위해 시골로 내려갔고 일본에서 죽은자의 뒷수습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는 '하드웍스'라는 회사를 차려 죽은자의 집청소를 의뢰 받아 죽은자의 흔적을 없애는 일을 하고 있다.

죽은자는 주로 혼자 살다 고독사하거나 자살하여 뒷수습을 할 사람이 없는 경우나 동물, 주로 고양이의 시체의 처리같은 것을 한다.

이 책에는 죽은자는 말이 없지만 어쨌든 흔적을 남기기에 그 흔적을 없애며 쓴 글이다.

책을 읽는 나는 나지도 않는 냄새에 시달린다.

냄새는 흔적도 보이지 않지만 죽은 자들이 남긴 것 중 가장 고약한 것이다.

참으로 여러 형태의 흔적을 남기며 사람은 사라진다.

자신은 어떤 수단을 사용해 이 세상과의 연을 끊지만 그가 살았던 흔적은 다 지우고 갈 수 없다.

그 흔적은 누군가 다 없애주어야 한다.

가족이 있다면 그 일을 해주겠지만, 또 가족이 있어도 이름만 가족인 경우도 있고 생사여부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 내가 떠난 후 뒤정리를 해 줄 사람이 있다면 최소로 할 수 있도록 흔적을 최소로 하는게 예의일 것이다.

이런 생각이 상식일 것 같지만 세상에는 사람 수 만큼 생각과 삶의 방식이 다양하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다시 알게된다.


가끔 우울이 머리부터 서서히 그 파란색깔을 물들여 발끝까지 내려가려 할 때가 있다.

파랑이 나를 점령하려는 것을 막고 싶은 의지가 일도 없어 온통 내가 파랑이 된다면 바로 자살을 생각하는 때다.

원래 게을러서 인지 이미 파랑에서 벗어나기를 포기해서 게을러 진건지 알 수 없지만 이 책에 나오는 어떤 사람들은 인간으로서의 최소의 정리도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또 어떤이는 그 반대로 모든 것을 다 없애고 죽음에 필요한 연장만 남기고 가기도 한다.

다양한 죽음의 현장에서 삶과 죽음의 사유를 하는 작가 '김완'은 내가 본 사람중 가장 강심장이다.

그는 역겨운 냄새 만큼, 견디기 힘든 일만큼,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정리는 인간이 살아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내 주위를 둘러본다.

정리가 필요하다.

여기가 끝이라면 누군가 엄청난 고생을 하겠구나.

미루고 미룬 정리, 오늘 하자!

 

난 살아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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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의 집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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