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5(수)
 
알 수 없는 불안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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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불안이 밀려왔다. 한 번 불안해지기 시작하면 그는 콩닥거리는 가슴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왜 또 그러지.. 그도 그럴 것이 요 며칠 불온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그가 느끼는 불안이라는 것은 대충 이랬다.
갑자기 몸이 가렵고 차 시동이 한 번에 걸리지 않거나
집 앞 현관을 나올 때 왼발이 먼저 나온다거나 하는 것 들이다. 이런 일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면 재수가 없단 말이지..
 
그는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오늘 그는 중요한 일이 있었다. 거래처 김 씨와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그와 오랜 거래를 해온 사람인데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젠 가장 친구 사이가 되었다. 그는 김 씨를 만나러 가는 날엔 항상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오늘 그가 불안한 모든 것들이 나타난 것이다. 그가 어떻게 된 것일까? 전화를 해볼까? 그러다가 이상한 소리를 들으면 어쩌지... 그는 불안한 마음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와 만나기로 한 무진시까지는 1시간 남짓 걸리는 곳이다.
약속까지는 아직 넉넉하게 남았다. 여유가 있다. 하지만 그의 마음만은 여유가 없었다. 국도를 타다가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이른 아침이라 도로에는 출근하는 차들로 분주했다. 인터체인지를 통과할 때쯤 전화가 울렸다. 휴대폰을 잡으려고 하는데 휴대폰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 있지..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휴대폰이 보이지 않는다.
여보 일어나요.. 여보..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아... 꿈이었구나..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보 왜 그래요. 아니.. 나쁜 꿈을 꾸었어. 꿈이라 다행이야.. 오늘 김사장이랑 만나기로 하지 않았어요. 그랬지.
서둘러 그는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몸이 가렵지도 않았고 왼발부터 나가지도 않았다. 차 시동도 한 번에 걸렸다. 그의 마음은 불안하지 않았다.
그는 차 안에서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고속도로에 오르기 전에 마지막 주유소에 기름도 채웠다.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가 왔다.
주유한 금액을 문자를 확인하려고 보니 김 씨에게 문자가 왔다. 무슨 일이 있나... 부고.. 부고.. 김**님이 오늘 아침에 소천 하셨다는 문자였다. 가슴이 쓰라렸다.
고속도로에 오르니 안개가 가득했다. 오늘 안개는 유난하군... 푸른색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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