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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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자격이 있다면 그것은 누가 정하는 것이며 무엇일까?

저자 다사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첫번째 수기의 첫 문장은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인간의 삶은 이것이다!라고 정의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 자격은 누가 부여할 수 있는가? 그는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 분석하지만 인간이야 말로 난해하다고 말한다. 난해한 인간들과 함께 살기 위해 그가 선택한 기술은 익살이다. 웃기는 일이다. 즉 자신을 가장하는 일이다.

"여자들이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가를 추측하는 일은 저한테는 지렁이의 생각을 탐색하는 것보다도 까다롭고 귀찮고 소름 끼치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를 이해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새삼스럽게 의문을 던진다.

"인간 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술에 중독되고 술병을 고치기 위해 약을 먹고 결국 약에 중독되고 정신 병원에 갇힌 요조가 한 말이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몸을 다스리지 못할 때 그는 선언한다. '인간실격'!이라고.

그리고 그는 말한다.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눈에 띄게 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으로 봅니다." 인간실격을 선언한 요조의 삶이 특별하지는 않다. 누구나 비슷하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요조의 삶은 이렇다라고 정의할 수 없는 '인간'으로 태어나 '인생'이라는 바다에 던져진 모든 인간의 고뇌이고 삶의 한 단면이다. 인간의 삶에는 성공도 없고 실패도 없다. 그저 죽음에 이르는 한 과정일 뿐이다. 누구는 조금 일찍 죽고 누구는 좀 오래 산다. 누구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누구는 억지로 숨을 이어간다. 무엇이 될 필요도 없지만 어쩌다 보면 무엇이 되어있고 아무것도 되어 있지 않다. 무엇이 될 필요도 없고 굳이 안 될 필요도 없다. 그저 지나가다 그렇게 됐을 뿐이다.

 

나는 스물일곱에 무엇을 하고 무엇이었는가 돌아본다. 이십대는 한치 앞도(지금이나 그 때나 죽음이 바로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알수 없는 어둠이었고 혼돈 그 자체였다. 무엇이라 어떤 것도 정의 할 수 없는 카오스였다. 요조같이! 하지만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이다. 굳이 인간의 자격을 말한다면 자기의 정신이 깃든 육체를 지키는 것이다. 불꽃이 재가 되듯 스스로 사그라질 때까지.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고리대금업을 하는 부자집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것을 부끄럽게 여겼고 죄책감으르 느꼈다. 그는 다섯번의 자살 시도 끝에 39세에 생을 마감했다. 책 표지 에곤실르의 그림은 사진의 다자이 오사무와 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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