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1(화)
 

섬진강 편지

- 박쥐나무 꽃 피다.

 

지난해 보았던 길섶 박쥐나무 두 그루가 섬진강변도로정비 사업에 잘려버려 내내 마음이 아팠는데 숲이 푸르러지고 다시 보니 숲 안쪽에 박쥐나무 마을이 있다30여 그루가 모여 사는 제법 큰 마을이다.


한두 그루씩 살고 있는 것만 보았기에 이렇게 군락을 이루어 살고 있으리라 미처 생각 못했다.

겨우 제 눈앞만 보는 근시안으로 세상을 말하는 어리석음이다

 

박쥐나무의 잎을 햇빛에 한번 비춰 보면 영락없이 박쥐의 날개를 닮았다.

박쥐나무는 주위의 키 큰 나무들과 햇빛을 받기 위한 무한경쟁을 포기하고 작은 키로 살아가는 대신에 잎을 넓고 커다랗게 만들어 키 큰 나무들 사이로 간간이 들어오는 햇빛을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받고 살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꽃 모양도 독특하여 손가락 두 마디 길이나 됨직한 가늘고 기다란 연노랑의 꽃잎이 도르르 말려 뒤로 젖혀지면서 속의 노랑 꽃술을 다소곳이 내밀고 있는 모습이 여인들 고운 저고리 앞섶에 매달린 노리개가 영락없다

 

꽃자리를 떠나기 아쉬워 돌아본 숲이 환하다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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