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군수 김순호)이 봉덕정 정비공사란 이름으로 국궁장을 확장(3과녁 21사로 → 4과녁 28사로)하기 위해 봉성산을 훼손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2021년 12월 중순이었다. 놀랍게도, 구례군은 산지관리법과 건축법을 위반하면서 구례의 심장이며, 구례군민의 소중한 유산인 봉성산을 훼손하였다. 현장을 처참했고, 구례군민들은 분노했다.
↑ 불법으로 훼손된 봉성산 (사진 김인호 편집장)
분노한 마을주민들과 구례군민들은 ‘봉성산 훼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봉성산비대위)를 구성하였고(2021년 12월 24일), 기자회견, 현수막 게시, 공문 발송, 전문가자문회의 등을 진행하면서 봉성산의 원상복구를 위해 노력하였다.
봉성산 바로 아래 사는 주민들에게조차 단 한 마디 말도 없이 공사가 진행되었다는, 국궁장 확장이 구례군민 전체보다는 일부만을 위한 사업이라는, 앞장서서 법을 지켜야 할 공무원이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등의 사실은 어떠한 설명으로도 납득되기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은 구례군으로 하여금 봉성산비대위의 요구조건을 100% 수용하도록 만들었다. 2022년 1월 27일 군수 회의실에서 만난 3자(김순호 구례군수 등 관련 공무원, 유시문 구례군의회 의장를 포함한 구례군의회 의원 전원, 봉성산비대위 공동대표 4인 등)는 3과녁 그대로 원상복구, 비대위와 군에서 추천하는 전문가들에게 기술 자문, 합의문 작성 등에 합의하였고, 다음날인 1월 28일 김 군수는 봉남리 마을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하였다.
↑ 안정한 봉성산 조성을 위한 합의문
그런데, 참 이상하였다. 김 군수가 합의문에 서명하였음에도 담당부서인 스포츠산업과는 원상복구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4과녁 설치 공사를 준비하였다. 상황이 이러하니 봉성산비대위는 스포츠산업과 만이 아니라 김 군수, 유 의장 등도 봉성산 훼손에 관여한 것이 아닌가란 합의적 의심을 하게 되었다. 하여 3월 30일, 전남구례경찰서에 김 군수을 포함한 스포츠산업과 4명은 산지관리법과 건축법 위반으로, 유 의장은 직무유기로 고발하였다.
고발에 따른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김 군수는 지방선거 군수 출마를 위해 군수직을 사퇴하였고, 김 군수를 대행한 이광동 부군수는 스포츠산업과가 올린 복구계획을 승인하였다. 이광동 부군수가 승인한 복구계획에서 스포츠산업과는 김 군수, 유 의장이 서명한 ‘안정한 봉성산 조성을 위한 합의문’에 정면 배치되는 4과녁 설치를 구체화하였다.
세상에!! 주민대표와 합의된, 군민대표들과 합의문에 서명까지 해놓고, 그에 정면 배치되는 공사를 추진하다니, 구례군 공무원들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6월 1일 김순호 군수 후보는 구례군수로 재선되었다. 봉성산비대위는 6월 8일 다시 선출된 김 군수를 만났다. 김 군수는 이렇게 말했다.
‘봉성산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다, 훼손되지 않은 지역까지 손대는 건 문제가 있고, 4과녁 설치는 안 할 것이며, 나무를 심어 활터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 내일(6월 9일) 현장에 나가 상황을 파악하겠다.’
그런데, 김 군수는 7월 25일 회의에서 스포츠산업과가 보고한 봉덕정 정비공사(사로확장 3과녁 21사로 → 4과녁 28사로)에 대해 어떠한 문제제기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니 그동안 김 군수가 마을방송 사과, 합의문 서명, 봉성산비대위와의 수차례 약속 등을 통해 3과녁 유지, 나무 식재 등을 이야기한 것은 ‘이 상황만 피하면 된다, 다시 군수가 된다면 네들이 어쩌겠냐’는 군민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행정의 전형을 보여준 것일 게다.
그리고 8월 10일 봉성산비대위는 전남구례경찰서로부터 3월 30일 고발에 대한 수사결과통지서를 받았다.
피의자 김순호, 피의자 유시문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결정한다.
피의자 OOO, OOO, OOO을 송치(불구속) 결정한다.
↑ 전남구례경찰서에서 받은 수서결과통지서
3월 30일 김 군수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을 때, 여러 사람으로부터 ‘잘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김 군수는 본인의 수사결과가 ‘협의없음’임을 듣고 좋아했을 것이다. 법이 김 군수에 대해 협의없음을 결정하였다하여도, 김 군수가 군민과의 합의를, 수차례의 약속을 어겼다는 것은 사실이며 또한 진실이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
그러니 진실의 힘을 믿는 사람들은 봉성산 훼손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