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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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숲(에 나무가 있어야지 골프장이 있냐) 음악회♬
    작년에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 뒷산에서 21만㎡ 너비의 면적의 숲이 사라졌습니다.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부터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 인근까지 최소 2만 5천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습니다. 구례군과 시행사는 이 자리에 1000억원을 들여 45만 평 너비의 대형 골프장을 지을 거라고 합니다.골프장 사업을 막아내고 무단 벌목지에 봄을 돌려주기 위해 음악회를 엽니다. 음악회에 앞서 지리산골프장 개발 예정인 벌목지 답사도 준비했습니다.다시 숲으로 돌아갈 날을 위해 음악과 이야기와 마음을 모으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2024년 4월 6일(토)▶ 오후 1시, 벌목지 답사 사포마을회관 (구례군 산동면 사포길 72)에서 시작- 지리산 난개발에 대한 소책자를 읽고나서, 주민분의 안내로 벌목지를 함께 걷습니다.▶ 오후 4시, 숲 음악회사포저수지 옆 공터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401)♬ 공연자- 오프닝 : 캄캄밴드- 살래 재즈 트리오와 옥수수- 김목인☞ 참가비 20,000 원 이상 (카카오뱅크 3333-11-3005007 이신지원)☞ 주최 : 지리산골프장백지화연대, 지리산방랑단, 동아시아에코토피아포스터배경 사진: @phoma_photo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4-03-18
  • 안개 유감
    「섬진강 편지」 -안개 유감 2023년 10월 22일 안개, 10월 23일 안개, 10월 24일 안개, 10월 25일 안개, 10월 26일 안개, 내리 닷새 아침 안개가 점령군처럼 구례를 장악했습니다. 안개가 옅은 날은 9시쯤이면 걷히지만 독한 날은 11시가 되어서야 해를 볼 수 있습니다. 섬진강과 서시천, 그리고 지리산 골짜기 아래마다 하나씩 있는 저수지들이 봄가을이면 구례를 안개의 마을로 만듭니다. 구례로 이사를 와서 8년이 지나고 나서야 안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구례 사람이면 다 알고 있는 안개의 피해를 모르고 아침마다 안개 예찬론을 펼쳤으니 얼마나 철부지로 보였을까요! 봄, 가을이면 일조량이 현저히 부족하고 습도가 높아 농작물들은 병에 취약하고 강마을 노인들은 기관지, 천식 등으로 고통을 받는답니다. 오죽하면 안개를 피해 산동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겠느냐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런데 최근에 지자체가 유치 신청한 양수발전소가 건설되게 된다면 구례는 그야말로 안개공화국이 되고 말겠지요. 섬진강댐보다 큰 규모의 댐이 2개나 들어선다면 1년 내내 안개에 시달리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거기다가 양수발전에 부족한 물은 섬진강에서 끌어 쓰게 된다니 그렇지 않아도 바닥으로 겨우 기어가는 섬진강물은 더 마를 것이고 가둬둔 물을 흘려보내게 되면 섬진강 하류의 오염은 뻔하지요. 구례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들어 내는 때 묻지 않은 풍광들이 있어 귀촌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입니다. 귀촌 인구가 감소 추세인 최근에도 705명(2022년, 구례군 자료)이 귀촌했을 정도로 구례는 3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나를 포함한 구례지역 귀촌자들의 특성은 주로 자연환경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최근 우리 마을에 7명의 젊은이가 이사를 왔는데 다들 구례의 천연 풍광에 매료되어 온 친구들입니다. 진정 애향 애민의 위정자들이라면 국비 1조 원이란 곶감으로 지역민들을 현혹하지 말고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의 본심을 잊지 않도록 고심해야 할 것입니다. 댐이 들어서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잠시만 시간을 내어 30여 년 전에 댐이 건설된 순천 주암댐 주민들의 호소를 들어보시라! "자욱한 안개에 폐암까지"‥주암댐 주민 피해 호소 https://ysmbc.co.kr/article/d4H__7afKF797La-l
    • 지리산문화
    • 섬진강 편지
    2023-10-27

실시간 구례 기사

  • 물이 이렇게 무서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김인호 (시인) “안내 방송도 안하고 도망간 선장 맹이로 나만 살자고 (소 축사)문짝도 안 열어주고 도망간 내가 죄스럽다. 임시수용소에서 의리를 져 버린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소들.....“ - 양정마을 김일순 씨의 페이스북 글 중에서 지난 8월 7일과 8일, 이틀 동안 전라도 지역에는 300~500mm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고, 섬진강댐과 주암댐, 동화댐은 양일에 걸쳐 방류량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이로 인해 섬진강 하류지역인 전북 남원, 순창, 임실, 전남 구례, 곡성, 광양, 경남 하동 등지에서 섬진강 본류 및 지천 제방의 붕괴와 범람(월류)이 발생하여 많은 지역에서 수해가 발생하였다. 2020년 섬진강 수해로 인한 재산 손실은 임실군 39억 원, 순창군 124억 원, 남원시 650억 원, 곡성군 1,052억 원, 구례군 1,807억 원, 하동군 416억 원, 광양시 55억 원으로 총 4,143억 원에 달하였다. 2020년 섬진강 수해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구례지역 수해 사진으로 그 참상을 살펴본다. 8월 8일구례읍200년 전통의 구례 5일장은 지붕까지 침수 되었고 오전 10시 54분 제방 붕괴로 양정리 일대도 섬진강 수위와 같은 물바다가 되었다. 섬진강댐은 8월 7일부터 방류량을 점점 늘려 하류로 물을 내려 보냈다. 8월 9일 양정마을 축사가 많은 구례읍 양정마을에서는 1,500여 마리 소를 키우고 있었는데 이번 수해참사로 절반 넘게 죽거나 잃어버렸다. 마을사람들에게는 사투 끝에 축사 지붕에 올라가 살아남은 소들을 구조할 힘조차 없었다. 8월 10일 구례읍 양정리 수해참사현장에서 119대원들이 보여준 활동은 눈물겨웠다. 지붕 위로 올라가 내려올 수 없었던 소들을 마취시켜 무사히 내려주었다. 8월 11일 구례읍 양정리수해참사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어미 소가 분만한 쌍둥이 송아지가 온 국민을 울렸다. 36Km 떠내려가 하동에서 발견된 소도 있었다. 8월 12일 구례오일장 입구 처참한 흔적을 남기고 물이 빠져나간 자리, 허망했던 그 시간들을 견디게 한 힘은 전국에서 보내온 온정의 손길이었다. 2면 8월 12일 구례오일장대통령이 궁촌 구례를 찾아 준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수해를 당한 시장 상인들을 위로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약속했다. 국무총리를 위시해 많은 여야 정치인들이 다녀갔지만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끝내 다녀가지 않았다. 8월 15일 문척면 구성마을 젖어버린 앨범들이 마르면 우린 다시 아름다웠던 날들 속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8월 16일 구례오일장 손을 맞잡고 흙탕물에 젖어버린 옷가지들을 깨끗하게 빨아대는 젊은이들의 발놀림이 눈부셔 오일장터가 환해졌다. 8월 16일 마산면 냉천리 비닐하우스 철거작업 봉사활동중인 해병대 장병들, 26,246명의 자원봉사자가 구례를 다녀갔는데 8월 29일 구례1호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자원봉사 활동이 중지되었다. 8월 20일 구례읍 양정리잠 잘 곳도 없어 대피소 생활을 하지만 땅을 놀릴 수 없어 흙탕물을 걷어내고 땅을 골라 다시 씨앗을 뿌리는 것이 바로 농심이다. 8월 28일 구례공설운동장 다목적소규모체육관 8월 8일에 꾸려졌던 “섬진강 수해피해 구례군대책회의”가 군과 군의회까지 참여하여 “섬진강 수해극복 범군민 대책본부”로 확대되어 발대식을 가졌다. 8월 29일 간전면 섬진강변섬진강에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섬진강 수해참사는 섬진강의 잘못이 아니다. 저 강을 파고 막고 물길을 돌려온 사람들의 탓이었음을 안다. 9월 10일 구례읍 양정마을회관정영만(남해안 별신굿)의 진혼굿과 박소산의 넋전춤으로 수해피해를 당한 모든 원혼들을 위로하는 영혼 위령제를 치뤘다. 2020 섬진강 수해참사로 창졸간에 목숨을 빼앗긴 소를 위시한 모든 생명들이여, 이제 편안히 잠드시라. 본디처럼 평안하시라.
    • 우리마을
    • 구례
    2021-06-01
  • 사회적 기업 - “자전거창고 협동조합”의 양성일 님
    사회적 기업 - “자전거창고 협동조합”의 양성일 님 정 태 연 (섬진강여행연구소(준) 대표) 구례읍에서 문척교를 건너 섬진강을 따라 861번 지방도로를 타고 하동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남도대교가 가까워질 무렵 오른편 언덕 위로 쌔뜩하게 빨간 컨테이너 건물이 보일 것이다. 저게 뭐하는 건물일꼬? 라는 의문이 드셨다면 알려드리건대, 이 곳이 바로 섬진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들의 聖地(?)가 되고픈 ‘자전거창고 협동조합’ 되시겠다. 국토종주 라이딩을 하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섬진강 종주의 경우 바로 남도대교 근처에 인증센터가 있고, 전체 140여km의 3/5쯤 되는 거리에 위치한 이 곳은 하룻밤 중간기착지로도 적당한 곳이어서 1박을 하면서 애마를 정비하고 몸을 쉬어가기에 맞춤이라고 하겠다. 이 곳에서 올 봄부터 영업을 시작한 자전거창고 협동조합의 양성일 대표를 만났다. 구례와의 인연은? 아버님께서 40년쯤 전에 구례(이 곳 운천리)에 자리를 잡으셨고, 할머님과 어머님도 30년 이상 구례에 거주하셨다. 서울에 살 때는 H라는 유명한 회사에 다니다가 IT강사로도 7년 이상 활동했는데, 2007년에 구례로 내려와 농사를 짓기 시작. 집 앞, 섬진강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점차 활성화되는 걸 보며 자전거를 빌려주고 정비하는 사업을 구상했다고. 2018년 광주대학교의 사회적기업지원센터와 인연을 맺고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창업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영리사업체라는 편한 길을 두고 그는 왜 굳이 그런 경로를 선택했을까? 그의 희망을 물었다. 음... 일단 저희는 정비와 수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데요, 이 걸 구례읍내나 하동, 광양의 자전거 수리업체 등과 연계하여 네트워크화한다면 일감이나 고용을 창출하는 데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특히 지방(관광)형 공유자전거 프로젝트(예를 들면, 서울의 따릉이처럼)를 실현해가고 싶습니다. 구례에서 하동, 광양까지 베이스를 확충해서 전기자전거를 누구나 빌려 타고 반환하는 사회적 경제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 특히, 이 곳 섬진강 자전거길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어서, 지난 번 아이언맨 행사 때 왔던 외국인 선수들조차 세계적으로도 멋진 코스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울 정도니깐요. 그런 하드웨어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 자전거교육사업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실상 요즘은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자전거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 친환경적인 교통 및 레져수단으로서의 자전거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절실하다고. 그래서 구례읍내의 학교들과 연계해 자전거를 올바로 배우고 타는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자전거가 구비되어 있는 용방초 아이들과 올 해에 처음으로 자전거마라톤도 했었다고. 오호, 멋진 걸?? 자전거가 전시된 모듈 위로 건물들도 들어서 있다. 게스트하우스가 두 동이다. 자전거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숙박서비스(동별 10명 안팎)를 제공한다는. 향후 메인건물이 들어서면 구례의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고 운영하는 사람들+라이더들의 회의 및 쉼터, 문화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을 거라며 소박한 웃음을 터뜨리는 그의 최종목표는 북한까지 자전거시스템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세상에나. ◾ 구례군 간전면 남도대교로 99-5 / 010-5060-6321(양성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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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례
    2021-06-01
  • 익산 오리온공장 청년노동자 구례의 딸 고서지현을 추모하며
    익산 오리온공장 청년노동자 구례의 딸 고서지현을 추모하며 왕해전 (청년노동자 서지현 사망 진상규명을 위한 구례시민 모임 공동대표) “지현아! 너무 힘들면 그냥 와버려.” “아니야 엄마, 그래도 왔으니까 힘들어도 3개월만 참아볼래” 오리온 제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현이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습니다. “힘들다고 할 때 가서 그냥 데려오지 못하고,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집에 오지 말고 공장에 그냥 있으라고 한 것이 천추의 한이 되었습니다.“라고 울부짖는 지현이 어머님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하고 숨을 쉴 수 없는 답답함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같이 입사한 사십여 명의 친구들이 일주일 만에 회사를 떠났어도 마음이 여리디 여린 지현이는 쉽게 회사를 그만 두지 못했고 나이도 어리고 예쁜데 뭐한다고 공장에서 일하고 있냐고 비아냥거리는 선배 노동자들의 언어폭력과 따돌림에 지현이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또한 본인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시말서를 강요하였고 심지어는 사내연애를 한다고 수군거리고 신체접촉을 하고 입에 담지 못할 성적 농담으로 수치심을 불러일으킨 관리자들의 행위를 참고 참아야만 했습니다. 구례 청천초, 구례여중, 순천전자고를 졸업한 서지현 청년이 익산 오리온제과에 취업하고 1년 6개월 만에 ‘진짜, 어지간히 괴롭혀라. 오리온은 다닐 곳이 아니다.’ 등의 직장 괴롭힘과 따돌림, 성추행 당한 의혹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3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이런 지현이의 억울한 소식을 접한 지리산 구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구례출신 청년 후배들 중에서 누구라도 억울하고 잘못된 일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구례의 선배 후배들이 나서서 지켜주어야 한다는 취지로 구례의 20여개 단체 및 개인이 참여한 구례시민사회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노동현장에서의 억울한 사고와 죽음이 있었다면 그 회사가 구례에 있건 타 지역에 있건 간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억울함을 풀어주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노동이 존중되고 노동인권이 지켜지는 나라다운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구례시민사회모임은 오리온제과에게는 진상규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고용노동부에게는 특별근로감독으로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현수막을(구례군체육회,읍체육회,재경마산면향우회등 25개 단체 이름으로) 부착하였으며, 6월 3일에는 오일장에서 구례군민들의 요구를 담은 기자회견을 진행하였고 지금은 매일 1인 시위를 읍내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습니다. 사진. 구례오일장에서 진행된 “청년노동자 서지현 사망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는 구례시민사회 기자회견” (황영필) 연일 언론(언론보도: sbs Y 궁금한이야기 4월3일방송, JTBC 및 KBS 뉴스, 전주KBS 심층, 각언론사 5월19-20일 뉴스, 다수언론사 6월3-4일 뉴스)에 보도가 되고 여성누리꾼들은 오리온을 여성혐오기업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자체조사결과 지현이의 죽음은 개인적인 이유가 원인이었다고 하면서 다소 경직된 조직문화가 있었지만 회사의 잘못은 아니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시민사회모임에서는 회사에게 요구했습니다. 자체조사를 했다면 어떻게 했는지,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등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유가족에게 공개하고 관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에는 직장 괴롭힘과 따돌림을 호소하며 생을 마친 고인에게 한 점 부끄럼 없이 특별근로감독을 포함한 철저한 수사로 관련자를 처벌해야 된다고 촉구하였습니다. 고졸, 여성, 취업, 노동자라는 4중주의 사회적 약자였던 지현이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없었습니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라는 법이 있긴 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할 경우 조사 및 심사요청을 할 수가 있지만 단순 인사조치만 내려지는 등의 단순 권고조항이기에 괴롭힘 예방을 위해서 시작된 금지법이 있으나마나 한 법이 되어 `직장괴롭힘방치법`이라는 오물을 뒤집어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사회는 우리의 아들, 딸들이 노동현장에서 괴롭힘과 따돌림 그리고 여전히 못된 습관으로 이루어지는 성희롱, 성추행 같은 이유로 고통 받을 때도 업무상재해 즉 중대재해가 아닌 일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적응력이나 인내력부족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동현장에서 김용균 청년이 업무상재해로 사망한 것이나 괴롭힘과 따돌림, 성추행의 스트레스를 죽음으로 밖에 멈출 수 없었던 지현이의 경우가 본질적으로는 다른 점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따라서 서구유럽처럼 사측에 강력한 의무를 부과하고 가해자인 동료에게는 형벌이 가해져야하는 입법이 필요한 강력한 이유이기도 합니다.(보도에 의하면 1년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 중 업무상관련 관련 사망자가 무려 487명입니다.) 노동의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유서 다섯 장에 다 못 할 청춘의 사연을 숨기고 ,직장의 이름을 적으며 선배노동자들과 회사의 부정과 불법으로 만신창이 된 인권 앞에 죽음으로 항거했던 지현이가 우리 어른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지금 묻고 있습니다. 다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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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례
    2021-06-01
  • 구례에서 산다는 것, 살아낸다는 것
    구례에서 산다는 것, 살아낸다는 것. - 도서관 신축부지에서 노동자들이 측량하는 걸 바라보며 정태연 하아... 그래, 세월 참 빠르다. 구례 땅을 드나들며 집을 보러 다닐 때가 엊그젠데. 2007년 겨울이었나 보군. 그렇게 원하던 곳으로 이사하리라는 기대로 부푼 옆지기는 신나하며 쫑알거렸었다. 파도리는 이름이 참 예쁘고 어쩌고, 동해마을은 또 왜 바다이름일까? 저쩌고. 같이 돌아다니던 친구들은 하사, 상사는 있는데 중사는 없냐는 둥, 야동마을에 꼭 들어가 보고 싶다는 둥 실없는 소릴 날리고... 흠흠. 나의 고향은 전남 나주시. 함평이 고향이신 아버님은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고 계셨는데, 아 글쎄, 친구분 보증 서셨다 집이며 회사며 쏘 쿨~하게 내려놓으시고... 쫓기다시피 이사 와 초3 이후론 줄곧 광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아시지 않나.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면, 전남의 이곳저곳에서 올라온 친구들이 많다는 걸. 고흥, 완도, 해남, 신안, 승주... 서울로 올라가 대학을 다니면서 알게 된 광주의 진실 이후, 나는 내가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한 광주 사람의 후예였음을 자랑스러워하며 이 세상의 모든 차별을 없애고 말리라 지그시 어금니를 깨물곤 했었다. 나는 평생 남도 사람이었고, 호남의 아들이었다. 벌써 떠나신 지 스물여섯해째인 아버님께는 네 분의 동생이 있으셨는데, 그 중 두 분이 구례에서 사셨다. 둘째 숙부님은 구례구역에서 압록 사이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며 섬진강 우렁이를 잡아다 대구에 내다 파셨고(내수면 어업허가 있으셨음!), 하나뿐이었던 고모님은 옛날 구례 차부(터미널) 밑쪽에서 식당을 하셨었다. 금천식당이라고, 정순자씨라고 하면 어른신들 중에 몇 분은 기억하실 지도. 근 30년 넘게 장사를 하셨고 손끝이 매시라워서 음식솜씨도 장난 아니었으니까. 지금도 눈에 선하다, 방학 때 고모댁에 내려올 때면, 졸다말다 거북이 금호고속 차창의 때묻은 커텐 너머로 굽이굽이 빛나고 있던 섬진강의 그 고운 은모래들... 구례살이 올 해로 12년째인 나는 작년 이맘때쯤 우연히 읍내의 도서관 두 곳을 한꺼번에 한 부지로 신축이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 것일지 궁금했다. 주위의 몇 분과 전문가들을 모셔다 강연회를 하고 주민들과 모여 자료를 찾고 공부하고 고민했다. 말이 공부지, 이건 뭐 도서관에 파묻혀 살아본 적도 없는 처지인 나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어서 다른 전문가 분들의 의견을 주로 듣을 수밖에. 2018년 여름에 치러진 ‘매천 도서관 디자인 공모전’의 심사위원장이었던 전남대 유oo 교수님은 ‘아니, 아니예요. 그렇게 지금 정해진 그 부지에 두 도서관을 짓는 건 정답이 아니라’며 손사래치던 것이었고. ‘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의 박oo 이사장님은 지자체와 교육청이 운영하는 도서관 두 개가 한 부지로 신축이전하는 건 우리나라에선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우연히 만나 말씀을 건넸던, 퇴직 전 구례읍장을 하셨던 김oo 선생님조차 그렇게 되면 도서관의 위치가 균형을 잃게 되어 구례읍의 동북쪽 주민들은 불편하게 될 거라고 대번에 꼬집어내는 것이었고. 3월 18일이었던가. 군에서 주민의견을 수렴하지 않으니 우리라도 할 밖에. 주민공청회를 하겠다 하니, 구례군에서 느닷없이 같은 날 주민설명회를 하던 날, 공공도서관의 운영위원장이라는 어떤 분이 그렇게 말씀하셨다. ‘여기 지금 도서관 문제에 딴지 거는 사람들 중에 구롓사람 있어요?’ 불행히도 아는 동생이 손을 슬쩍 들어버렸는데, 그 분 말씀, ‘허허이, 최소 4대는 살아야 구롓사람이지!’ 그랬다. 나는 구례사람이 아니었다. 호남의 아들이면 뭐하나, 구례사람이 아닌 걸. 구례장학생을 선발하는 심사위에서 역점사업이 일부 귀농귀촌인들 때문에 지지부진하여 힘들다는 군수님 앞에서 어떤 군의원은 이렇게도 말했다. ‘그깟 귀농귀촌인들 몇 명 되지도 않으니깐 군수님 힘내서 파이팅하세요, 자신있게 밀고 나가세욧!’ 군청의 문화관광과 공무원들은 우리가 도서관이전에 대한 제안서를 들고 갔을 때도, 통합설계를 촉구하는 주민 1,3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러 갔을 때에도 소 닭 보듯 했다. 그 차가운 시선, 짐승인들 못 느끼겠나. 모르는 게 아니다. 어느 동네를 가도 ‘텃새’라는 게 있고, 사람 각자마다에도 ‘습’이라는 게 있는 법이거늘, 지금껏 몇 십년동안 알아서 잘(?) 해 오던 행정권력이 괜시리 양보하기 어렵다는 걸. 관급공사와 관련된 이러저러한 이해관계도 지금 거기에 누구누구가 관여되어 있고 어떻게 인맥이 형성되어 있는지도, 괜히 뜨내기들(?) 때문에 나름 정갈하게 운용되던 판이 어지러워질 걸 걱정하는 것, 전혀 모르는 바 아니다. 존중한다.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견이 있으니, 주권자인 주민이 당신들 월급 주는 우리가 달리 생각하는 면이 있으니 좀 받아달라는 거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이 쓸 공간이니 제발 설계할 때 반영시켜 달라는 거다. 그게 그렇게도 힘든 일인가. 올 3월 기준으로 구례 인구 27,000 선이 무너졌다고 들었다. 청천초교에 입학생 수가 다섯도 아니 된다고 들었다. 지방소멸을 누구나 당연하듯 얘기한다. 과연 지금까지 보여온 고집스러운 태도로 이런 위기가 극복될 수 있을까. 군수님의 제1공약인 인구 3만 회복이 가능한 것일까. 이런 식이라면, 수십억씩 하는 건물을 와당탕 지어놓고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전 군수님과 무엇이 다르겠나. 아무런 운영프로그램이나 컨텐츠 없이 덩그러니 세금 잡아먹고 서있는 건물들을 보면, 아이고 국민들이 피땀 흘려 낸 세금인데, 좀 반성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끔이라도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인가. 두 세 사람만 건너면, 서로 다 형이고 동생인 작은 고장에서 언제까지 이토록 편을 가르고 살아야겠나. 우리 이제, 무언가 조금씩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잘 살아보자는 거다. 함께 잘 살아보자는 거다. 선주민이건 이주민이건 서로의 지혜를 모아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고장 만들어보자는 거다. 노장청이 한데 서로 어울릴 수 있도록, 갓난아이들 울음소리가 골목마다 울려대게, 서로를 조금씩 존중하며 다가서자는 거다. 내가 지금껏 구례의 작은 마을들에서 만났던 어르신들의 모습이라면, 한없이 겸손하고 끝도 없이 너그러운 지리산과 섬진강같은 그런 모습이라면, 그게 무에 그리 힘든 일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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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01
  • 우리가 원하는 도서관
    우리가 원하는 도서관 박 애 숙(좋은도서관모임 대표) 지난 6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구례 콩장이 열리는 서시천변 잔디밭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콩장과 함께 ‘좋은도서관모임’에서 주관한 ‘제1회 좋은 도서관 문화제 - 광장으로 나온 00도서관’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었다. 사전행사로 책 나눔이 있었고, 본 행사는 토크쇼, 오픈마이크, 꽁트와 노래공연 그리고 우리의 요구 제창으로 이루어졌다. 잔디밭에 길게 진열된 책을 앉아서 혹은 서서 읽는 사람, 나무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엎드려서 혹은 누워서 책 읽는 어린이들, 만화책을 주제로 가족부스를 만들어 야외의자에 앉아 책보다가 낮잠 자는 아저씨, 하늘에 울려 퍼지는 어린 아이들 웃음소리,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서 감자를 쪄오고, 시원한 생수를 배달해 오고, 도시락을 가져와 나누어 먹고, 노랫소리가 울려퍼지고...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고, ‘광장으로 나온 ㅇㅇ도서관’은 자유롭고 편안하고 평화로왔다. 그것은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구례군의 도서관 행정을 경험하면서 조금은 지쳐버린 사람들이, 그렇지만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 도서관의 지향점을 스스로 찾고 만들어가려는 즐겁고도 새로운 시도였다. 구례에는 두 개의 도서관이 있다. 교육청에서 지은 공공도서관과 군립인 매천도서관이 그것이다. 둘 다 지은 지 오래되어 노후하고, 장서와 서비스도 취약하다. 급변하는 사회변화와는 동떨어진 도서관의 모습에 많은 문화적 갈증을 느끼던 중, 작년 12월에 두 개의 도서관이 동시에 신축이전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조금도 반갑지 않은 신축 이전이었다. 왜냐면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마주하고 옆으로는 서시천이 흐르는, 시설은 낡아도 입지는 대한민국 최고인 매천도서관이 읍내의 좁은 부지에 공공 도서관과 함께 동시에 신축 이전되기 때문이었다. 주민들의 의견 수렴도 미흡했고, 최근의 복합문화공간이자 경계가 없는 도서관을 강조하는 흐름과도 완전히 배치되는 이전이었다. 우리라도 무언가를 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좋은도서관모임’이 만들어졌다. ‘좋은도서관모임’을 중심으로 한 구례의 주민들은 한 부지에 두 도서관이 들어가는 것이 온당한지를 알아보고 의견을 모아나갔다. 반 년이 넘도록 주민토론회, 공청회, 주민서명 등을 통해 도서관 신축에 주민들의 참여와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지만, 결과는... 부지변경도 불가, 한 부지 두 도서관의 통합설계도 불가 입장을 밝힌 구례군의 완강한 불통 행정에 부딪히고 말았다. 지금 도서관은 끊임없이 진화해가고 있다. 지식정보사회, 4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정보와 지식을 얻고 새롭게 창조하는 곳이 되었다. 또한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각종 공연, 전시, 강연, 평생교육 등이 이루어지며, 각종 편의 시설로 편안한 휴식의 공간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메이커스페이스 등 창작공간들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인의 가능성을 실현해가는 곳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제3의 공간으로서 도서관은 지역사회에서 참여와 소통의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활동이 이루어지는 삶의 활력이 넘치는 심장과 같은 곳이기도 하다.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도 평등하고 안락하게 정보를 이용하고 쉴 수 있는 관용과 민주주의의 정신이 실현되는 곳이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도서관이 농촌지역에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서관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예산도 부족하고 투자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신축을 한다 해도 대부분 이용자인 주민의 참여 없이 짓다 보니 주민의 요구는 뒷전인 채, 지역적 특색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도서관이 되기 마련이다. 가뜩이나 정보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도시와 농촌 간의 정보 불평등과 격차, 정보 소외는 더욱 심화되고, 문화적 환경의 격차도 심해지며, 이러한 격차는 자녀교육과 문화생활 갈증으로 인한 인구 유출을 낳고, 인구는 더욱 감소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농촌지역에서도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좋은 도서관으로 인해 인구가 늘어나고, 마을이 다시 살아나며 활기를 되찾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북 완주군은 지자체장의 적극적인 도서관정책으로 인해 인구 유입이 크게 늘어나고, 지역에 활력이 넘치게 된 대표적 사례이다. 완주군수는 “사람이 스스로 성숙해지고, 이웃들과 소통하며, 행복지수가 오르는 공간이 도서관‘이라고 말한다. 영월 월담도서관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신축의지에 따라 국민은행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작은 도서관이다. 작지만 장서 큐레이션이 잘 되고, 알차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의 운영으로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주민들의 이용과 참여가 늘어나고 힐링 명소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도 늘어났다. 도서관으로 인해 마을공동체가 살아나고 활기를 찾게 된 것이다. 이 도서관 앞에는 빌게이츠의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동네 도서관이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가까운 순천 역시 기적의 도서관이 만들어진 이래 적극적인 도서관정책으로 살기좋은 도시, 품격있는 도시로 변모하였다. 크고 작은 특색있는 도서관들은 인구 증가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 지역의 미래를 알고 싶으면 도서관에 가보라’는 경구에서 보듯, 개인의 행복과 지역의 미래를 위해 좋은 도서관의 존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정말 구례군민의 행복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구례군은 도서관에 대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열기를 구례발전의 긍정적 신호로 생각하고 도서관신축 및 운영에 주민들의 요구와 아이디어를 반영해야 할 것이다. 삶의 질의 완성은 도서관에서 이루어진다. 좋은 도서관은 소멸해가는 농촌에 생명을 불어넣고, 문화적 소외지역인 농촌을 살맛나는 곳으로 변모시킬 것이다. 인구 27,000선도 무너졌다는 구례군이 정작 주의깊게 보아야 할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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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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