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김인호 (시인)

 

 

안내 방송도 안하고 도망간 선장 맹이로

나만 살자고 (소 축사)문짝도 안 열어주고 도망간 내가 죄스럽다.

임시수용소에서 의리를 져 버린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소들.....“

- 양정마을 김일순 씨의 페이스북 글 중에서

 

지난 87일과 8, 이틀 동안 전라도 지역에는 300~500mm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고, 섬진강댐과 주암댐, 동화댐은 양일에 걸쳐 방류량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이로 인해 섬진강 하류지역인 전북 남원, 순창, 임실, 전남 구례, 곡성, 광양, 경남 하동 등지에서 섬진강 본류 및 지천 제방의 붕괴와 범람(월류)이 발생하여 많은 지역에서 수해가 발생하였다.

2020년 섬진강 수해로 인한 재산 손실은 임실군 39억 원, 순창군 124억 원, 남원시 650억 원, 곡성군 1,052억 원, 구례군 1,807억 원, 하동군 416억 원, 광양시 55억 원으로 총 4,143억 원에 달하였다. 2020년 섬진강 수해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구례지역 수해 사진으로 그 참상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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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구례읍200년 전통의 구례 5일장은 지붕까지 침수 되었고 오전 1054분 제방 붕괴로 양정리 일대도 섬진강 수위와 같은 물바다가 되었다. 섬진강댐은 87일부터 방류량을 점점 늘려 하류로 물을 내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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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일 양정마을 축사가 많은 구례읍 양정마을에서는 1,500여 마리 소를 키우고 있었는데 이번 수해참사로 절반 넘게 죽거나 잃어버렸다. 마을사람들에게는 사투 끝에 축사 지붕에 올라가 살아남은 소들을 구조할 힘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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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일 구례읍 양정리 수해참사현장에서 119대원들이 보여준 활동은 눈물겨웠다. 지붕 위로 올라가 내려올 수 없었던 소들을 마취시켜 무사히 내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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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일 구례읍 양정리수해참사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어미 소가 분만한 쌍둥이 송아지가 온 국민을 울렸다. 36Km 떠내려가 하동에서 발견된 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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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일 구례오일장 입구 처참한 흔적을 남기고 물이 빠져나간 자리, 허망했던 그 시간들을 견디게 한 힘은 전국에서 보내온 온정의 손길이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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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일 구례오일장대통령이 궁촌 구례를 찾아 준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수해를 당한 시장 상인들을 위로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약속했다. 국무총리를 위시해 많은 여야 정치인들이 다녀갔지만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끝내 다녀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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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일 문척면 구성마을 젖어버린 앨범들이 마르면 우린 다시 아름다웠던 날들 속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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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일 구례오일장 손을 맞잡고 흙탕물에 젖어버린 옷가지들을 깨끗하게 빨아대는 젊은이들의 발놀림이 눈부셔 오일장터가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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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일 마산면 냉천리 비닐하우스 철거작업 봉사활동중인 해병대 장병들, 26,246명의 자원봉사자가 구례를 다녀갔는데 829일 구례1호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자원봉사 활동이 중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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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일 구례읍 양정리잠 잘 곳도 없어 대피소 생활을 하지만 땅을 놀릴 수 없어 흙탕물을 걷어내고 땅을 골라 다시 씨앗을 뿌리는 것이 바로 농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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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일 구례공설운동장 다목적소규모체육관 88일에 꾸려졌던 섬진강 수해피해 구례군대책회의가 군과 군의회까지 참여하여 섬진강 수해극복 범군민 대책본부로 확대되어 발대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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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일 간전면 섬진강변섬진강에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섬진강 수해참사는 섬진강의 잘못이 아니다. 저 강을 파고 막고 물길을 돌려온 사람들의 탓이었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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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일 구례읍 양정마을회관정영만(남해안 별신굿)의 진혼굿과 박소산의 넋전춤으로 수해피해를 당한 모든 원혼들을 위로하는 영혼 위령제를 치뤘다. 2020 섬진강 수해참사로 창졸간에 목숨을 빼앗긴 소를 위시한 모든 생명들이여, 이제 편안히 잠드시라. 본디처럼 평안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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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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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이렇게 무서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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