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폴칼라티니.jpg

 

 

죽어가는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실 누구나 죽어가고 있다. 다만 그 정확한 시점을 모를 뿐이다.

신경외과 의사인 폴 칼라티니의 죽음이 나의 가슴을 파고드는 이유는 그가 죽는 그 순간까지 그가 하고자 하는 일에 끊임없이 매진했다는 것이다.

자기도 통증이 심한 환자이면서 다른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고 암의 심한 고통 속에서 책을 집필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너무나 젊은 36살의 나이에 생을 마쳤다는 것이다.

의사가 되려고 하는 이들은 꼭 읽어야 할 필독서가 아닐까?

지금은 의사 불신의 시대이며 생명이 소중하게 다뤄지지 않는 경향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인문학을 전공했고 인간의 생명을 더 깊이 알기 위해 의사가 되었다.

인문학과 과학은 그가 했던 것같이 공존하며 같이 가야 하는 인간의 길인 것이다.

산다는 것은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과 모든 생명에 대한 탐구일 것이다.

다만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그것을 바라보는냐의 차이일 것이다.

폴 칼라니티는 환자를 객관적 입장에서 바라보며 자기가 환자가 되어 주관적인 삶을 살았다.

그 모든 삶의 치열함에 눈물이 난다.

마치 내 눈 앞에서 내가 잘 아는 한 사람의 임종을 보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나오는 흐느낌을 멈출 수 없었다.

인간이 일생동안 살아야 하는 총량이 누구나 다 똑같다면 그는 너무 짧은 시간에 그것을 다 써버린 것은 아닐까?

 

 
이미 이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의 모습이 담긴 가족 사진이 마치 잘 아는 사람의 사진처럼 느껴진다.

그는 책의 집필을 완성하지 못했고 그의 아내인 내과의사 루시가 책의 에필로그를 썼다.

마치 한사람이 쓴것 같은 느낌이다.

가족은 누구에게나 소중하지만 이 한장의 사진이 생전 한번 만나보지도 못한 나에게도 소중하게 느껴져 여기에 올린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숨결이 바람 될 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