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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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평화 기도문
    생명평화 기도문 박 두 규(시인) 내 안의 신성한 빛이 스스로 피어나 나를 밝게 하고 혼탁한 세상에 그 빛을 더하소서. 강가의 돌멩이가 하릴없이 물결에 쓸리는 일이나 꿀벌 한 마리가 태어나 죽는 일이 모두 우주의 질서이고 리듬인 것을 알게 하소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도토리 한 알의 무게와 자욱한 안개 속 강을 건너는 새 떼들, 잠 못 이루는 그대의 슬픔까지도 모두가 평형을 이루게 하는 우주의 저울이며 일상의 평정심임을 알게 하소서. 수평의 저울이 기울고 우주의 리듬을 깨는 것은 오로지 나를 묶고 있는 나의 마음 때문이니 평화로운 마음의 집이 무너지는 것이나 종일토록 조울躁鬱 속 혼란의 시간이 흐르는 것은 내 탓이고 또 내 탓인 것을 알게 하소서.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처럼 사소한 슬픔과 기쁨에도 우주가 흔들린다는 걸 알게 하소서. 두려움에 휩쓸려 깊은 어둠의 숲을 헤맬지라도, 단호하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처럼 스스로 벗어나 먼바다의 수평을 볼 수 있게 하시고 가여워하는 마음을 일으켜 스스로를 품어내게 하소서. 그리고 生의 균형감각을 찾아 우주질서의 대열에 들어 다시금 빛이 되게 하소서. 모든 생명은 스스로 사랑 그 자체이고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랑으로 비롯되는 것임을 알게 하소서. 또한 매일매일 언제나 해가 뜨는 일처럼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의 사랑은 완벽하니 그 절대의 사랑을 의심하거나 부정하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내가 먼저 고마워하고 내가 먼저 미안해하고 내가 먼저 용서를 구하고 내가 먼저 피와 땀을 나누고 내가 먼저 상대방을 지극정성으로 섬기는 일이 그것이 내 사랑이며 신성임을 알게 하소서. 내 안의 신성한 빛이 스스로 피어나 나를 밝게 하고 혼탁한 세상에 그 빛을 더하소서.
    • 지리산문화
    • 시를 찾아서
    2024-01-09
  • 강을 바라보다
    강을 바라보다 강은 저무는 강이 가장 아름답다. 물론 이것은 매우 주관적인 나의 생각이다. 안개 자욱한 새벽 강인들 아름답지 않을 것인가. 나는 언제부턴가 강을 자주 바라보는 사람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거처가 강가에 있다보니 좋든 싫든 하루 종일 강을 힐끗거리며 살고있는 것이다. 그리고 딱히 일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일과가 끝나는 저녁이면 나도 모르게 툇마루에 앉아 붉은 노을이 내려앉은 강을 바라보게 된다. 검붉은 노을의 강을 건너는 새들도 뜸해지면서 서서히 어두워지는 시간에 비례해 강은 점점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멀리 마을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며 마침내 주변이 다 어두워져도 강은 홀로 반짝이며 흐른다. 어둠 속 적막을 흐르는 빛나는 강물을 보며 앉아 있으면 지상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사무쳐 온다. 이 시간이면 마음은 끝없이 깊게 내려앉아 저절로 명상의 상태에 이른다. 실제로 십여 년 전 이 두텁나루숲에서 ‘강을 바라보다’라는 이름을 붙이고 명상 캠프를 가졌었다. 그때 아난다마르가의 수행자 칫따란잔아난다 다다를 모시고 지역의 활동가들을 포함해 열댓 명 정도가 단식하며 ‘인간의 의식층’에 대한 강의를 듣고 명상을 배웠다. 명상은세상과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상을 더 깊고 밝게 보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명상은 자기중심적인 관점을 극복하고 세상을 하나로 만나기 위한 것이며 ‘지금 여기’에서 실천적으로 살게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세상의 많은 현상과 그 지식의 현실은 당대의 삶을 규정짓는 환경이고 조건이지만 한편으로는 존재와 생명을 구속하는 것이기도 해서 이를 극복하고 삶과 죽음의 균형감각을 일구는데 명상은 매우 유효하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고 떠나고 사라지는 것들의 무상함이 주는 생의 쓸쓸함과 두려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이러한 소멸하는 것들에 대한 아픔을 이 나이토록 제법 훈련받아 왔지만, 나는 아직도 늘 그 무상의 끝자락에서 울음 운다. 세속의 삶을 산다는 것이 얼추 그렇지 않은가. 욕망과 집착의 낮은 의식층을 살고 있는 한 성인군자의 그것처럼 아무리 위선을 떨어도 안 되는 것은 안 되지 않던가. 평생토록 많은 지식을 머리에 담아냈다 해도 실천이 없으면 삶의 지층에는 변화가 없듯이 우리는 길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속절없이 그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무런 말 없이 어둠 속을 흐르는 강물은 어둠 속의 빛을 끌어모아 반짝이고 또 반짝이며 우리에게 이런 생의 왜곡과 허망함을 가르쳐준다. (박두규. 시인)
    • 지리산문화
    • 지리산 편지
    2024-01-09
  • 마치 우울하고 예민한 내가 죽기라도 바라는 것처럼
    우울 측정기, 예민 측정기 같은 것이 정신과에 가면 있을까? 감정 계기가 플러스와 마이너스 딱 중간에 있어야 정상일까? 계이지를 10으로 본다면 4-7 정도가 정상일까? 플라스의 극과 마이나스의 극, 그러니까 1,2나 ,9,10을 왔다갔다 하는 병을 조울증이라고 한다. 어떨 때는 10 가까이 어떨 때는 1가까이 상황에 따라 감정이라는 것은 기복이 심하면 병이라고 불리는 거다. 그러니까 바늘이 늘 1과 2에 혹은 9나 10에 있다면 '증' 즉 병이라고 진단한다. 한달 내내 1이라면 맨날 울 것이다. 한달내내 10 이라면 맨날 웃을 것이다. 이 글의 작가는 자주 운다. 툭하면 운다. 나도 졸 우울한데 잘 안운다. 이 작가의 글을 보면 부모에 대한, 특히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욕구가 크다. 그러지 못할 때 더 우울해 하는 것 같다. 부모 노릇 어렵다. 자식 노릇 못지 않게 어렵다. 내 친구 스티비의 딸은 조울증으로 결국 죽었다. 옛날 살던 동네 약사는 우울증으로 아파트에서 뛰어 내렸다. 우울증, 죽음을 그리워하는 병이다. 높은 곳에 있으면 뛰어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작가 정하는 자신의 우울증을 깊이 분석한다. '정하우울증 분석서'라고 해야 하나! 분석 할 수 있다는 것은 우울에 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우울 속에 풍덩 빠져서 눈을 부릎뜨고 살펴본다. 나의 우울은 손도 꼼짝할 수 없어 눈 감고 자는데 그녀는 눈을 크게 뜨니 글을 쓴다. 누구나 조증 아니면 울증 아닐까? 흑인을 볼 때 참 부러웠다. 내가 본 흑인들은 노래 잘부르고 춤도 잘 춘다. 어디서건 음악이 나오면 흔든다. 누가 뭐라건 흔드는 연습부터 하자! 아기들이 태어나면 흔들기 연습부터 시키고 바흐보다는 모짜르트보다는 왈츠를 먼저! 신나는 발라드와 댄스곡을 먼저 틀어주자! 근데 이제 아가를 날 수가 없구나... 뭐 암튼 우울에 빠져 허둥거릴 때 손가락은 얼른 댄스곡을 틀도록, 아니 이래서 될 일이 아니다. 분석은 나중에 하고 병원에 가서 약부터 먹도록. 이 모든 것이 홀몬의 짓거리일테니.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4-01-08
  • 형제봉 다녀온 꼬리의 방구일기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 사람들’은 이 날을 기념해 생일잔치를 하러 형제봉에 오르자고 했다. 지난 번 구상나무 모니터링을 하러 산에 올랐다가 엉덩이로 하산했던 기억이 있다. 당분간 산은 오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 나지만 무려 지리산님의 생일파티라는데 도무지 빠질 수가 없었다. 앞으로도 오래 오래 아름다우시라고 한 마디 올려야했다. 요즘 온갖 난개발로 지리산이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형제봉도 반달가슴곰의 주요 서식지임에도 불구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아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모노레일이 한꺼번에 들어올 뻔했다. 그렇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결국엔 막아냈던 곳이다.설레는 지리산님의 생일잔치 전날 밤, 구례에 양수발전소 건설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동네에서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동네가 그 예정지였다. 그곳엔 계족산과 중산천이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긴꼬리딱새, 하늘다람쥐, 담비와 수달이 사는 곳이었다. 비록 사람들은 국립공원의 경계를 지도위에 반듯이 잘라놓았지만 야생동식물들에게는 모두 연결된 하나의 집이다. 온 생명들은 그 모든 경계와 위계를 쉴새 없이 넘나들어야만 자연을 이룰 수 있다.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지키기로 약속했다면 그 테두리의 숲과 강도 지켜야 했다. 이것 말고도 계족산이 양수댐으로 사라지면 안되는 이유 수십 개를, 참 많은 곳을 다니며 말하고 또 말했었다. 그런데 지리산국립공원의 생일 전날 이런 발표가 나니 순간 허무했다. 구례군청 앞에서 매일같이 ‘양수발전소 유치 반대’ 피켓을 들었던 이웃들은 지금 다들 어떤 심정일까 걱정도 되었다. ‘어쩌면 생일잔치 전날 이 소식을 듣게 된 이유가 있을지도 몰라.’하며 잠에 들었다.산 아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였다.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할지 몰라서 사람들과 간격을 두고 조용히 걸었다. 지리산님의 생일잔치 분위기는 꽤나 엄숙했다. 너른 바위에 차를 따라놓고, 주옥쌤(지리산사람들 공동대표)이 전날 써온 고유문을 낭독했다. 지리산을 오래오래 지켜드리겠다는 마음을 떨리는 목소리로 전하던 주옥쌤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마지막까지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 모인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절을 올리고, 나눠 마실 차를 건네는 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차를 마신 후 하산했다.어느새 나는 사람들과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었다. 바위를 짚고 오르는 재미를 느껴가며 가파른 산을 엉덩이로 내려왔던 악몽은 극복한 듯 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씩씩했다. 여전히 나무와 풀의 이름을 궁금해하며, 물이 필요한 사람이 없는지 살피며, 싸온 도시락을 소소히 나누어 먹으며,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그렇게 걸었다. 이 사람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절망하기보다 뚜벅뚜벅 다음 걸음을, 또박또박 다음 말을 이어가는 지리산의 사람들.공기와 바다와 숲이 본래의 맑음을 잃어가는 모습을 힘없이 목격하지만 아직 전부 사라지진 않았다. 아직 지키고 싶은 것들이 이곳에 살아있다. 사진. 정환 @potodoto93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4-01-05
  • 세종시원정집회여행 1박2일 다녀온 채연의 방구일기
    이번에 방랑단을 따라서 양수댐 반대 원정 집회여행을 1박 2일로 다녀왔다. 방랑단을 주제로 한 논문을 쓰기 위해서 방랑단이 하는 활동을 옆에서 체험(?)해 보고 있는 중인데 부끄럽게도 나는 구례 주민이면서도 양수댐 반대 시위에 처음 참여해 보았다. 3시간 정도를 달려서 세종시 산자부 앞에 도착했다. 다른 분들은 익숙한 듯 산자부 직원들이 볼 수 있는 곳에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구례양수댐 중단'이 적힌 피켓을 하나씩 들었다. 마이크를 들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그동안 시위를 옆에서 구경만 해보았지 전면에 나서서 참여해 본 것은 처음이어서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구호를 외칠수록 가슴속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고 지리산의 소중한 생명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긴 시간 동안 꿋꿋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었던 모든 분들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세종시에서 1박 2일 농성투쟁을 하기로 했지만 양수발전소 사업자 심사장소가 서울로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날 아침 서울로 올라가서 다시 한번 투쟁하기로 했다. 심사장소가 있는 건물 앞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서울에 있던 친구들도 참여해서 힘을 보탰다. 대치동 한복판이라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한 번씩 우리를 쳐다보고 지나갔다. 조금이라도 더 사람들이 양수댐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회의 장소는 건물 5층이었는데 우리는 5층 복도까지 올라가서 입장을 전달했다. 사람들이 우리의 입장을 별로 듣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고 경찰도 왔지만 그래도 확실히 느꼈던 것은 그분들이 우리 같이 목소리를 내는 존재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어야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배운 하루였다. 결국 구례는 양수댐 사업지로 선정되었다.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사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 실제로 무엇이 파괴되고 죽어가는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구례에 사는 당사자들의 의견이 무시되는 것도 분통이 터지는 일이었다. 낭비되는 예산을 사람들의 기본생활을 위해 나눠준다면 세상 살기가 조금 덜 팍팍해지지 않을까 싶다. 어찌 됐든 저항이 가져온 변화와 의미는 충분히 있었고,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나는 개인적 편안함만을 위해서 살아왔던 것 같다. 환경과 생명보다는 소비하고 이기심을 채우는 데에만 관심을 가졌다.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했고 미워하는 마음만 가득했던 나에게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주었다. 2023년이 끝나기 전 방랑단과 지리산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사진. 수달아빠(@otterpapa )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4-01-01
  • [2024년 2월~12월] 늘 지리산에서 새롭게 섬진강으로
    2024년 늘 지리산에서 새롭게 섬진강으로 2024년 ‘늘 지리산에서 새롭게 섬진강으로’(줄여서 늘지새강)는 2월부터 시작합니다. 올해 늘지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지리산 안으로 들어갑니다. 1년 동안 늘지와 함께 하면 지리산을 더 사랑하게 됩니다. 새강은 분기별로 섬진강 생명을 만납니다. 우리나라 큰 강 중 유일하게 자연형 하천이라던 섬진강은 인간 세상의 일들로 아파하고 있습니다. 2024년 새강은 섬진강에 깃들어 사는 생명을 마음에 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2024년 늘지새강에 지리산과 섬진강을 사랑하는 회원님을 초대합니다. ◎ 언제 : 늘지 : 매월 둘째 주 목~금요일(1박 2일), 금요일(하루) 샛강 : 3월 27~29일, 6월 27~28일, 9월 26~27일, 11월 28~29일 ◎ 물어보기 : 061-783-6547. 010-4686-6547(주옥), 010-4740-1915(수달아빠) 구분 일정 걷는 길 비고 늘지 2월 23~24일 (금~토) 산청 필봉산~특리 마을숲~경호강~엄천강~지리산리조트(1박)~엄천강~지리산둘레길 회원모두모임 참석 새강 늘지 3월 15일 전북학생교육원~세동치~부운치~팔랑치~바래봉~용산리 산방 기간 새강 3월 27~29일 섬진강 전 구간 돌아보기 섬진강 물속생물 관찰(봄) 늘지 4월 11~12일 중산리~칼바위능선~장터목대피소(1박)~천왕봉~로터리대피소~중산리 산방 기간 늘지 5월 9~10일 거림~세석대피소(1박)~삼신봉~청학동 늘지 6월 13~14일 음정~연하천삼거리~연하천대피소(1박)~토끼봉~화개재~뱀사골 새강 6월 27~28일 섬진강 물속생물 관찰(여름) 늘지 7월 12일 정령치~만복대~고리봉~당동고개~성삼재 늘지 8월 8~10일 중산리~천왕봉~장터목대피소(1박)~세석~벽소령~연하천대피소(2박)~화개재~노고단~연기암 여름 종주 늘지 9월 12~13일 새재~치밭목대피소(1박)~천왕봉~장터목~중산리 새강 9월 26~27일 섬진강 물속생물 관찰(가을) 늘지 10월 10~11일 화엄사~노고단대피소(1박)~반야봉~피아골 늘지 11월 7~8일 백무동~한신~세석대피소(1박)~장터목~백무동 새강 11월 28~29일 섬진강 물속생물 관찰(겨울) 늘지 12월 20일 삼정~벽소령~삼정 산방 기간으로 1주 연기 * 2024년 늘지새강 일정은 불가피한 상황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지리산사람들
    • 공지사항.알림
    2023-12-31
  • 남원 산내 우주송과 실상사
    -남원 산내 우주송과 실상사 부분1 -남원 산내 우주송과 실상사 부분2
    • 지리산문화
    • 이호신화백의 지리산 그림 순례
    2023-12-30
  • 이호신 화백의 2024년 새해인사
    지리산 산내 숲에 숨은 듯 드러나지 않은 한울아비 소낭구 하나 천녀의 별빛으로 우리를 깨우는 우주나무여 빛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무엇으로부터 오는가 아, 우주여 마음이여 빛이여 사랑이여 -불기 2566년(2022) 우주나무를 박두규 글 짓고 이호신 그림 지리산-인에 ‘지리산 그림순례’를 연재하고 있는 이호신화백께서 지리산 그림 두 폭을 2024년 새해인사로 전해오셨습니다. ‘이호신 화백의 지리산 그림순례’는 하동, 구례, 남원 순례를 마치고 새해에는 함양 순례를 시작합니다. 기대해주십시오.
    • 지리산문화
    2023-12-30
  • 나의 나무 해방일지
    20여년전 일본에서 살 때였다. 나는 도쿄와 치바의 중간쯤에 살았다. 내가 사는 맨션 옆집은 주택이었다. 그 집 마당은 3평 정도였다. 어느 날 심심해서 그 3평의 공간에 몇 그루의 나무가 있는지 세어 본적이 있다. 무려 50그루가 넘었다. 저 작은 평수에 저렇게 많은 나무를 심을 수 있지... 그것도 아주 조화로운 모습이었다. 큰 나무와 작은 나무 그리고 더 작은 나무가 심겨진 3평짜리 정원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땅이 있으면 양껏 심어 보자고 말이다. 그리고 나는 300평이 조금 안 되는 땅에 집을 짓게 되었다. 그 때 생각대로 심고 싶은 나무는 다 심었다. 그러다 보니 집에 나무가 너무 많아졌다. 그래서 겨울 마다 더 이상 공간이 없어 겹치는 나무를 잘라내는 일을 하고 있다. 올해도 5그루의 큰 나무를 잘라냈다. 대부분 10년 이상 큰 나무들이고 한 때는 내가 애정하는 나무들 이었지만 속절없이 잘려 나가 땔감이 되고 있다. 나는 그 일본인처럼 조화롭게 나무를 심거나 가꾸는 것에 실패한 것이다. 우선 정확한 계획이 없었다. 아니 지식이 없었다. 그냥 무작정 심고 싶었던 나무를 심을 터가 있는 곳에 심었던 것이다. 다시 해보라고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한번 채워진 욕망은 다시 채울 필요가 없다. 어느 해 "욕망해도 괜찮아"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은 기억 나지 않는다. 그냥 당신이 꿈꾸던 욕망을 해도 괜찮다는 그 문구가 맘에 들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욕망이 있다. 채울 수 있는 욕망이 있고 채울 수 없는 욕망이 있다. 욕망을 충족하지 못한 인간은 결핍이 생기고 결핍은 결국 불행을 만들거나 불안한 심리 상태를 만든다. 프로이트는 그 결핍이나 욕망은 꿈에서 발현되고 그것은 결코 이루어 질 수 없기에 무의식 어두운 하드디스크에 꽁꽁 숨겨 두었다가 어느 날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고 했었다. 내가 나무를 좋아하거나 많이 심으려고 했던 것도 어느 한 곳의 무의식 속에 결핍에서 나타난 증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다. 내 고향집엔 나무들이 많았다. 뒷마당에는 아주 큰 나무들이 많았다. 키 큰 전나무와 오동나무 복숭아 나무 그리고 울타리는 탱자나무였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나무는 큰 감나무였다. 그 나무를 좋아해서 자주 올라가 멀리 해지는 지평선을 바라 보곤 했었다. 저 멀리 바다를 넘어가면 뭐가 있을까? 감나무는 가지가 약해서 잘 부러진다고 어머니는 나무에 올라가 있는 나를 혼냈지만 나무 위에서 나는 항복했었다. 어느 해 키 큰 나무가 잘려 나갔다. 그리고 탱자나무 울타리는 시멘트 블록으로 교체되었다. 그래서 나는 나무가 많은 집을 욕망했는지도 모른다. 경제학에서는 “한계효용체감의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느정도 한계에 이르면 더 이상의 소비를 해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내가 나무를 매년 사고 싶은 만큼 심었으나 결국 점점 만족감이 떨어졌다. 어느 순간 나는 더 이상 나무를 심어서 얻는 만족감은 0에 수렴했을 때 나무에 대한 욕망은 더 이상 욕망이 아닌 것이 되었다. 지난 장날에 나가 보니 벌써 묘목이 나와 있었다. 묘목을 살펴보며 오래전 매번 장에서 묘목을 구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 많은 묘목 중에 이젠 더 이상 나를 유혹하거나 내가 욕망하는 나무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드디어 내 욕망을 채워졌음을 확인했다. 어쩌면 나는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드디어 해방된 것인지도 모른다.
    • 이야기
    • 사는이야기/책마을
    2023-12-29
  • 캐롤재즈에 취해버린 상글의 방구일기
    보석이가 트럼펫 부는 소리를 처음 들은 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숲 속 흙집에서 함께살이를 시작했던 첫 해 유난히도 비가 많이 오던 여름이었다. 고요함 속에서 유난히도 크게 들리던 빗물 떨어지는 소리 사이로 보석이의 트럼펫 소리가 묵직하게 울려퍼졌는데 아직도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시골살이를 하면서 숲 속에서 이렇게 감미로운 트럼펫 선율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니! 보석이가 연습을 하는 날이면 우리만의 연주회를 열어주는 것 같아 참 고마웠다. 보석이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았는데 같이 산 덕분에 귀가 참 호강했었다. 아쉽게도 구례로 이사온 이후에는 보석이 트럼펫을 쥔 모습을 자주 보지 못했다. 올해는 종종 연락이 닿으면 마을에 함께 재즈를 연주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겨 연습하러 간다는 소식을 들었고,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는 이가 생겼다니 마음이 든든하고 참 기뻤다. 보석이는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밥상을 차려주는 것으로 친구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자자한데 오랜만에 만난 보석이는 앞으로 음악으로 지리산을 지키는 일에도, 연대가 필요한 현장에서도 힘을 보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다 구례에서도 공연을 하고 싶다는 고마운 마음이 전해져 구례 캄다운파티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재즈공연이 기획되었다! 캄다운파티가 크리스마스이브를 마지막으로 시즌 1 영업종료한다는 소식을 전하니 흔쾌히 이 곳으로 장소를 결정해주었다. 캄다운파티는 구례의 유일한 비건카페로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방방곳곳에서 놀러오는 몸과 마음이 배고픈 이들의 평화로운 안식처였기에 모든 이들의 애정하는 마음을 담아 그동안 애써준 양지와 아림에게 헌정하는(?) 콘서트를 만들고 싶었다. (공연을 준비하며 공간을 꾸미고, 다과와 음료를 장만하며 본인들을 더 고생시킨건 안비밀..????) 그렇게 크리스마스 이브날, 살래트리오(보석, 한결, 시은)과 옥수수 그리고 캄다운파티를 애정하던 모든 이들이 모여 따뜻한 밤을 보냈다! 연주자도 관객들도 꿈처럼 황홀했던 공연이었다. 수수가 새롭게 쓴 캐롤 노랫말도, 음악도, 공기도, 뱅쇼도, 쿠키도, 조명도, 주고받는 눈빛도, 웃음소리도 어느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던 크리스마스였다. 내가 시골살이를 여전히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은 늘 함께하는 이웃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 캄다운파티는 이들을 만나고 새롭게 연결되고, 또 함께 울고 웃는 다정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먹고 마시는 즐거움 이상의 따뜻한 연결감이 나를 채워주는 곳이었다. 나로써 온전히 편안하게 있을 수 있고, 환대받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구례에 봄이(반려견)도 함께 갈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데, 양지와 아림은 늘 봄이도 반갑게 맞이해준 것이 참 고마웠다. 지리산 운동에도 늘 묵묵히 연대해주고, 달콤한 케이크를 보내주며 후원해주었다. 지역에서 이런 소중한 가치를 지켜내며 공간을 꾸려간다는 것은 곧 지리산을 지켜내는 일이고, 섬진강을 지켜내는 일이라는 수수의 말이 떠오른다. 캄다운파티 시즌이 종료되는 소식은 너무 아쉽고 슬프지만, 양지와 아림이 충분한 휴식과 잉여로움을 만끽하길 바란다. 양지가 불러준 노랫말처럼, 우리는 흐르는 이 순간을 잘 보내야지.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더 걸을 수 없으니 수 많은 저 불빛에 하나가 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들 바라봐” 사진. @fishbowl_e @thdud3190 @nomadara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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