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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한 해 살아보자! 층층집 입주자 모집해요!
방랑단원 차라와 칩코, 지리산사람들 운영위원 주옥쌤과 밤구, 이 넷이 층층집을 준비했어요. 층층집은 이렇게 좋은 지리산과 구례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길 바라며 시작되었어요. -지리산과 구례를 알고싶은 사람 -시골에 살아보고 싶은 사람 -구례에 집을 구하고 싶은 사람 누구든 환영해요!! 이번 층층집은 지리산사람들 회원님이신 집주인분과 운좋게 인연이 닿아, 위치와 집컨디션이 좋은 집을 구할 수 있었어요. 다만 제약사항으로 인해 배제된 신청희망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 층층집을 또 마련하게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닿을 수 있는 조건의 집을 구해볼게요. 홍보물 속 약속문과 집의 정보 내용이 많으니,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봐주세요. 아래 신청서 링크 속 상세 사진들도 확인해보신 후 신청해주세요!! > 신청서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lAv1u9Jcg9NFH_4Zr_FoINq5hDrt_fods4dqHYiP7RA5dwg/viewform > 궁금한 점 : 차라 (010-87팔4-9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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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오지마! 양수댐저리가!] 매주 피켓시위 함께하면 더 힘이 나요!
디자인.칩코 작년 9월부터 시작한 군청 앞 피켓시위 릴레이! 해가 바뀌어도, 날씨가 궂어도 계속 됩니다???? 현재 구례는 양수발전소 우선사업지로 선정되었고, 골프장은 찬성 측 주민들이 군청 앞 맞불시위를 시작했어요. 골프장과 양수댐에 모두 반대하는 구례군민들은 군청 앞 출근시간에 맞춰 진행하던 피켓시위의 장소와 시간을 다양하게 넓혀보았어요. 그리하여! -매주 화욜 17:30-18:30 경찰서 앞 로타리 -매주 목욜 08:15-09:15 구례군청 앞 으로 변경합니다. 봄이 오니 날씨가 포근해서 피켓시위가 더욱 즐겁겠어요. 다들 으쌰으쌰 힘을 보태어주세요! 후원해주시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지리산사람들 농협 301-0214-8860-11 .지리산골프장백지화연대 농협 301-0328-7856-21 .중산리반내골주민연대 농협 301-0335-238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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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드림 일손 돕고 온 칩코의 방구일기
나의 집과 집주인댁은 바로 옆집이다. 집주인댁은 농사를 많이 지으신다. 노부부 두 분께서 다 드시지도 못하고 썩혀버릴 만한 양이다. 평생 이웃을 돌보며 사신 노부부는 나더러 당신네 창고에 쌓인 채소를 양껏 먹으라셨다. 펄쩍 뛸 만큼 좋긴 한데 하나 문제가 있다. 소농은 기가 죽는 것이다. 나도 작년에 작물을 심긴 했는데 사실 집주인댁 채소만 먹어도 될 정도라 내가 굳이 농사를 지어야 하나 아리송해진다. 작년에도 토종씨드림에서 씨앗을 보내주셨다. 깨 씨앗을 애지중지 길렀는데, 아뿔싸. 집주인댁은 들기름을 자급할 만큼 깨를 심으신다. 우리 집 마당에도 그 씨앗이 솔솔 날아와 들깨가 개망초인양 자라는데, 나중엔 뭐가 토종깨고, 뭐가 집주인댁 깨인지 구분하기를 포기했다. 어쨌거나 깻잎은 실컷 따먹는 데다, 또 굳이 채종을 안해도 내년에도 어련히 잘 자라니, 내 농사꾼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게다. 토종씨드림을 안 건, 도시에서 여성농민권 관련된 일을 하면서다. 귀촌한 후 토종씨드림 밭에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토종씨드림 대표님은 곡성 산골짜기에 직접 집을 지어 사신다. 집을 둘러싼 드넓은 밭은 대표님 자급용이자 전국의 토종씨앗을 보전하는 채종포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개 두 명이 우릴 졸졸 따라다니다가 그 넓은 밭을 쌩쌩 쏘다녔다. 대표님은 나와 같이 방문한 손님들에게 샴푸나 치약 따위를 사용할 생각은 말라고 호령을 내리셨다. 그 집의 모든 하수는 마당 뒤쪽 연못을 거쳐 토종벼를 기르는 논밭으로 흘러가는 까닭이었다. 집 뒤편엔 농막 형태의 생태화장실이 있었다. 오줌은 양동이에 모았다가 바로 밭에 뿌려주고, 똥은 살짝 건조했다가 향처럼 천천히 태우며 재로 만들었다. 무거운 오줌통을 나르거나 똥퇴비 무덤을 삽질할 필요도 없으니, 대표님은 당신 같은 나이든 여농에게 제격이라셨다. 밭을 말하자면, 난 살면서 그토록 잘 정리된 밭을 본 적이 없었다(맨뒷사진3장). 물론 마을 할머니들 밭도 풀 한 포기 없긴 하다만, 그건 한 종자만 주르륵 심고 비닐 멀칭을 한 경우가 아닌가. 토종씨드림은 한 두둑마다 종자가 다를 정도로 다양하게 심었고, 종자명과 번호를 두둑마다 표기해두었는데, 어찌나 일목요연한지! 두둑은 비닐 없이 볏집으로 싸여있는데, 그건 또 어찌나 단정한지! 나는 이상한 구석에서 정리 강박이 있는데 단숨에 완치될 지경이었다. 그날 토종씨드림에 간 건, 채종을 돕기 위해서였다. 토종씨드림 활동가인 수연님의 지시를 따라 비닐하우스에 옹기종기 앉아 씨를 털었다. 씨는 잘 말려서 유리병 등에 보관했다. 유리병들이 이름표를 달고 열과 횡을 맞춰 나열된 꼴을 보면, 마치 청소업체가 다녀간 창틀을 보는 양 탄성이 나왔다. 하필 수연님 글씨체는 폰트로 팔아도 될 만큼 단아했다. 내가 정리 강박이 있어서 과장하는 것도 맞지만, 토종씨드림 활동가들은 틀림없이 주부들이 모두 환호할만한 정리의 달인이셨다. 토종씨드림 방문은 감동 그 자체였다. 자급자족하시는 삶의 솜씨며, 그 많은 종자를 돌보는 부지런함, 보살핌의 손길이 드러나는 싱그러운 텃밭까지. 이날 채종에 손을 쬐끔 보탠 인연으로, 수연님은 그해 가을 씨앗을 잔뜩 보내주셨다. 원래 토종씨드림에서 씨앗을 받으면 1.2배 이상 돌려드려야 하는데, 나는 채종을 해본 적도 없는 초보 농부인 데다, 봄에 배추 채종을 하기도 전에 땅이 없어 이주해야만 하는 신세였다. 씨앗을 못 돌려드렸다는 말이렸다. 그런데도 그 이듬해 씨앗을 또 보내주셨다. 내가 구례의 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토종씨를 심어보려 한다니까, 좋은 일에 나눠주고 싶다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또 변명하자면 초보 농부인 나와 초등학생 농부들의 콜라보로 그 해에도 또 채종에 실패했다. 양심이 있어 그나마 긁어모은 씨앗들을 조금 보내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 그런데 지난 초봄에 또! 수연님은 새해 인사와 함께 깨를 비롯한 여러 씨앗을 잔뜩 보내주신 것이다. 수연님이 씨앗을 생색 한번 없이 선물해주셔서, 나는 씨앗 보내는 일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하마터면 모를 뻔했다. 매해 두 번, 토종씨드림은 무척 바빠진다고 한다. 회원들에게 토종씨앗을 보내는 시기다. 이번 겨울, 토종씨드림 씨앗을 소분하고 동봉하는 일에 손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곡성, 구례 등 인근 지역에서 모인 친구들이 수연님 댁으로 오순도순 모였다. 서울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다님이 토종씨드림 활동가로 있어 더욱 반가웠다. 난 대농 집주인댁에게 의문의 K.O를 당한 뒤 농사를 향한 열정이 살짝 식은 채였다. 그런데 희한하게 그날 하루종일 씨앗을 데굴데굴 주무르다 보니 무척 농사가 짓고 싶어지는 거였다. 파란 콩국물을 먹을 수 있다는 파란 콩을 한 줌 챙기고, 디자인하느라 혹사당하는 시력에 좋다는 결명자도 한 줌 챙기고, 다님이 맛있다고 호언장담한 먹골참외도 챙겨넣었다. 다님은 농사가 너무 재밌다고 했다. 올해는 숲밭을 만드려고 감밭을 크게 구매했다고 했다. 여기저기 농부들이 모이는 장터도 찾아다닌단다. 나는 씨앗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다님이 왜 그렇게 농사가 재밌어 하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수연님과 다님은 일손을 도와주러온 나와 일행이 고마운지, 자꾸 이것저것 먹을거리나 씨앗을 챙겨주셨다. 나는 그들의 넉넉한 인심이 이 동글동글한 씨앗들에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씨앗을 다이소에서도 살 수 있지만, 예부터 씨앗은 거래가 아니라 나눔해왔다. 나누어 퍼진 씨앗들은 (나 같은 농부를 만나는 비극을 피한다면) 이듬해 기필코 증식한다. 이번에 작업한 씨앗들은 대부분 토종씨드림에서 키웠는데, 다른 농부들이 키운 것도 적지 않았다. 그 농부님들은 아마 토종씨드림에서 씨앗을 받고, 몇 배씩이나 양을 불려서 다시 후원하신 것일 테다. 이렇게 대량으로 씨앗을 나누는 분들 덕분에, 더 많은 분들에게 더 많은 양의 씨앗을 나눠드릴 수 있다. 매해 씨앗을 못 돌려드릴 적마다, 한편으로는 ‘누군가는 성실하게 씨앗을 돌려드리겠지’하고 생각하긴 했다. 그 농부님들의 이름을 직접 눈으로 보고, 무수한 씨앗을 봉투에 직접 동봉하자니 감사함이 선명히 와닿았다. 소분 작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마음이 부풀었다. 챙겨온 씨앗들이 가방에서 굴러다녔다. 올해는 꼭 씨앗을 잔뜩 채종해서 돌려드려야지. 이웃집 창고 덕에 내가 심으나 마나 먹을거리가 넘치긴 하지만, 딱 이 씨앗을 지켜야하는 이유가 생긴 건 또 다른 의미니까. ‘어차피 똑같은 깻잎이다’하고 입에 털어 넣던 것도, 이젠 헷갈리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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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쌤의 구례생태텃밭활동 전시회&공유회 다녀온 후기
텃밭 농사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서 텃밭 학교 활동을 구경하고 싶고 씨앗도 얻어 볼 마음 갖고 공유회에 갔다. 어린이 도슨트가 있어 활동 설명을 하고, 일년간 농사 일지와 약속, 사진 등 글과 그림을 보는데 너무 훌륭해서 깜짝 놀랐다. 사랑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24절기 자연을 오롯이 함께 하며 배운 것들과 느낀 마음을 표현하니 들려줄 이야기가 너무나 풍성하고 재미있었다. '가슴이 뭉클하다'란 말의 뜻을 알게 되었다는 아이의 글을 보고 이 분들이 진짜 큰일하고 계시구나 가슴이 쿵! 울렸다. 동근 상글 들 양지 아림 ... 이 젊은분들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유가 궁금했었다. 모든 존재를 사랑하는 마음! 텃밭 이끔이, 어린 사람 등 쓰는 말도 다르고 교육 방식도 내용도 세심하고 존중이 가득하다. 구례를 아름답게 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까이서 배울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다시 주조장 가서 전시물 하나하나 읽어볼 생각이다. 온갖 감수성이 살아나고 사랑이 넘쳐나 돈이 기준이 된 사회에서 뒤틀려버린 것들을 씻어내고 인간 본성을 되찾는 시간이 될것 같다! +상글의 덧붙이기 :) 지리산에 내려오기 전에 호미도 한번 손에 잡아본 적 없던 내가 벌써 학교에서 4년차 ’텃밭이끔이‘ 라니. ‘선생님’보다는 ’상글!‘하고 불러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어린이 도슨트들은 일찍와서 전시된 씨앗들의 이름을 능숙하게 알아보고(감동), 이름표 붙이기를 도와준 덕분에 금방 준비도 마쳤다! 한 날은 배추잎을 갉아먹던 달팽이를 이사시켜준다고 가장 먼 곳까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엄청 바빴다. 그 날 활동일지에는 ’달팽이에게 배추는 나무 숲이에요‘라고 적혀있었다. 작은 생명체를 존중하는 따뜻한 아이들의 시선이 지리산 골프장, 양수댐 소식으로 시끄러웠던 모두의 마음에 위로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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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봉 다녀온 꼬리의 방구일기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지리산 사람들’은 이 날을 기념해 생일잔치를 하러 형제봉에 오르자고 했다. 지난 번 구상나무 모니터링을 하러 산에 올랐다가 엉덩이로 하산했던 기억이 있다. 당분간 산은 오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 나지만 무려 지리산님의 생일파티라는데 도무지 빠질 수가 없었다. 앞으로도 오래 오래 아름다우시라고 한 마디 올려야했다. 요즘 온갖 난개발로 지리산이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형제봉도 반달가슴곰의 주요 서식지임에도 불구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아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모노레일이 한꺼번에 들어올 뻔했다. 그렇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결국엔 막아냈던 곳이다.설레는 지리산님의 생일잔치 전날 밤, 구례에 양수발전소 건설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동네에서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동네가 그 예정지였다. 그곳엔 계족산과 중산천이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긴꼬리딱새, 하늘다람쥐, 담비와 수달이 사는 곳이었다. 비록 사람들은 국립공원의 경계를 지도위에 반듯이 잘라놓았지만 야생동식물들에게는 모두 연결된 하나의 집이다. 온 생명들은 그 모든 경계와 위계를 쉴새 없이 넘나들어야만 자연을 이룰 수 있다.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지키기로 약속했다면 그 테두리의 숲과 강도 지켜야 했다. 이것 말고도 계족산이 양수댐으로 사라지면 안되는 이유 수십 개를, 참 많은 곳을 다니며 말하고 또 말했었다. 그런데 지리산국립공원의 생일 전날 이런 발표가 나니 순간 허무했다. 구례군청 앞에서 매일같이 ‘양수발전소 유치 반대’ 피켓을 들었던 이웃들은 지금 다들 어떤 심정일까 걱정도 되었다. ‘어쩌면 생일잔치 전날 이 소식을 듣게 된 이유가 있을지도 몰라.’하며 잠에 들었다.산 아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였다.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할지 몰라서 사람들과 간격을 두고 조용히 걸었다. 지리산님의 생일잔치 분위기는 꽤나 엄숙했다. 너른 바위에 차를 따라놓고, 주옥쌤(지리산사람들 공동대표)이 전날 써온 고유문을 낭독했다. 지리산을 오래오래 지켜드리겠다는 마음을 떨리는 목소리로 전하던 주옥쌤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마지막까지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 모인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절을 올리고, 나눠 마실 차를 건네는 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차를 마신 후 하산했다.어느새 나는 사람들과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었다. 바위를 짚고 오르는 재미를 느껴가며 가파른 산을 엉덩이로 내려왔던 악몽은 극복한 듯 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씩씩했다. 여전히 나무와 풀의 이름을 궁금해하며, 물이 필요한 사람이 없는지 살피며, 싸온 도시락을 소소히 나누어 먹으며,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그렇게 걸었다. 이 사람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절망하기보다 뚜벅뚜벅 다음 걸음을, 또박또박 다음 말을 이어가는 지리산의 사람들.공기와 바다와 숲이 본래의 맑음을 잃어가는 모습을 힘없이 목격하지만 아직 전부 사라지진 않았다. 아직 지키고 싶은 것들이 이곳에 살아있다. 사진. 정환 @potodoto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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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원정집회여행 1박2일 다녀온 채연의 방구일기
이번에 방랑단을 따라서 양수댐 반대 원정 집회여행을 1박 2일로 다녀왔다. 방랑단을 주제로 한 논문을 쓰기 위해서 방랑단이 하는 활동을 옆에서 체험(?)해 보고 있는 중인데 부끄럽게도 나는 구례 주민이면서도 양수댐 반대 시위에 처음 참여해 보았다. 3시간 정도를 달려서 세종시 산자부 앞에 도착했다. 다른 분들은 익숙한 듯 산자부 직원들이 볼 수 있는 곳에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구례양수댐 중단'이 적힌 피켓을 하나씩 들었다. 마이크를 들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그동안 시위를 옆에서 구경만 해보았지 전면에 나서서 참여해 본 것은 처음이어서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구호를 외칠수록 가슴속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고 지리산의 소중한 생명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긴 시간 동안 꿋꿋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었던 모든 분들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세종시에서 1박 2일 농성투쟁을 하기로 했지만 양수발전소 사업자 심사장소가 서울로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날 아침 서울로 올라가서 다시 한번 투쟁하기로 했다. 심사장소가 있는 건물 앞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서울에 있던 친구들도 참여해서 힘을 보탰다. 대치동 한복판이라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한 번씩 우리를 쳐다보고 지나갔다. 조금이라도 더 사람들이 양수댐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회의 장소는 건물 5층이었는데 우리는 5층 복도까지 올라가서 입장을 전달했다. 사람들이 우리의 입장을 별로 듣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고 경찰도 왔지만 그래도 확실히 느꼈던 것은 그분들이 우리 같이 목소리를 내는 존재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어야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배운 하루였다. 결국 구례는 양수댐 사업지로 선정되었다.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사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 실제로 무엇이 파괴되고 죽어가는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구례에 사는 당사자들의 의견이 무시되는 것도 분통이 터지는 일이었다. 낭비되는 예산을 사람들의 기본생활을 위해 나눠준다면 세상 살기가 조금 덜 팍팍해지지 않을까 싶다. 어찌 됐든 저항이 가져온 변화와 의미는 충분히 있었고,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나는 개인적 편안함만을 위해서 살아왔던 것 같다. 환경과 생명보다는 소비하고 이기심을 채우는 데에만 관심을 가졌다.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했고 미워하는 마음만 가득했던 나에게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주었다. 2023년이 끝나기 전 방랑단과 지리산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사진. 수달아빠(@otterpa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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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대화 연습모임을 시작한 꼬리의 방구일기
- ‘함께 살아간다’이 말의 첫 느낌은 여전히 참 다정하다. 이 말을 들으면 왠지 의지할 구석이 생긴 것 같고, 더는 외로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끝까지 불러본 적도 없는 ‘손에 손잡고~’로 시작되는 노랫말이 떠오르기도 한다.그러나 곱씹다 보면 전혀 상반된 기억들이 밀려온다. 한 지붕 아래 사는 가족에게 도저히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그래서 내가 새롭게 찾아낸 공동체에서 지긋지긋하게 싸우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고마는 무례한 사람들 틈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말은 무섭게 돌변한다. 그러면 상처입을까 두려워 크게 분노하거나 떠나버리곤 했다.방랑단 친구들은 한 지붕 아래 살았던 식구였다가 지붕없이 한 길을 걸었던 동료였다가 지금은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이웃이다. 그리고 방랑단 각자 저마다의 사랑과 우정을 나누며 더 많은 친구들과 연결되어가고 있다. 아무래도 우린 ‘함께 사는’ 쪽을 자꾸 선택하는 것 같다. 그래서 싸우거나 피하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너무 필요해졌다.평생을 일궈온 습관을 단숨에 고치는 건 불가능해도 잠시 멈춰서 내 말 속에 담긴 감정과 욕구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용기있게 마주하는 시간만이라도 꾸준히 가져가고 싶었다.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형편은 못 되어서, 다만 배웠던 걸 조금 공유하는 수준이지만 고맙게도 글쓰기 모임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마음을 내주어 연습모임을 시작했다. 서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관계 안에서 조금 더 내공이 쌓이면 더 많은 이웃들과 열린 모임으로 진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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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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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대화 연습모임을 시작한 꼬리의 방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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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오-붓한 책담!
- 여성환경연대 부설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에서 방랑단에게 연락이 오셨어요. 지리산의 에코페미니스트들을 만나고 싶어 구례에 놀러오신다고요. 지리산의 많은 얼굴들이 떠오르며 만남이 얼마나 기대됐는지 몰라요. 꽃철에 겹쳐 못오실까봐 부랴부랴 숙소부터 추천드렸답니다. 방랑단도 귀촌하기 전 여성환경연대에서 펴낸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책에 큰 영감과 용기를 얻었는데요. 이번엔 따끈따끈한 신간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의 공동저자 중 네분(김혜련, 유서연,이현재, 황선애 작가님)을 모셔서 책담도 나눠주실 수 있다니! 이리 좋은 기회를 함께 준비하게 되어 영광이었어요! “지구가 불탄다고 화성으로 떠날 건 아니잖아요? 이 땅에 발붙이고 살고 싶은 여성들이 기후위기시대에 지구를 돌보는 법” 여성주의x환경에 관심있는 지리산의 에코페미니스트들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눠요! - 24년 3월 30일 (토) 15-16시반 캄다운파티 - 신청: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오-붓한 책담 신청 (google.com) <신청하러가기! - 참가비: 1만원 (대관료입니다. 음료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음료를 원하시는 분은 영업마감 3시 이전에 오셔서 주문하시면 됩니다) - 참가비 입금 계좌번호 - 카카오뱅크 3333131937387 ㅂ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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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오-붓한 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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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에 나무가 있어야지 골프장이 있냐) 음악회♬
- 작년에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 뒷산에서 21만㎡ 너비의 면적의 숲이 사라졌습니다.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부터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 인근까지 최소 2만 5천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습니다. 구례군과 시행사는 이 자리에 1000억원을 들여 45만 평 너비의 대형 골프장을 지을 거라고 합니다.골프장 사업을 막아내고 무단 벌목지에 봄을 돌려주기 위해 음악회를 엽니다. 음악회에 앞서 지리산골프장 개발 예정인 벌목지 답사도 준비했습니다.다시 숲으로 돌아갈 날을 위해 음악과 이야기와 마음을 모으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2024년 4월 6일(토)▶ 오후 1시, 벌목지 답사 사포마을회관 (구례군 산동면 사포길 72)에서 시작- 지리산 난개발에 대한 소책자를 읽고나서, 주민분의 안내로 벌목지를 함께 걷습니다.▶ 오후 4시, 숲 음악회사포저수지 옆 공터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401)♬ 공연자- 오프닝 : 캄캄밴드- 살래 재즈 트리오와 옥수수- 김목인☞ 참가비 20,000 원 이상 (카카오뱅크 3333-11-3005007 이신지원)☞ 주최 : 지리산골프장백지화연대, 지리산방랑단, 동아시아에코토피아포스터배경 사진: @phoma_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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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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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에 나무가 있어야지 골프장이 있냐)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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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집에 나눔해주세요!
- 층층집에 모실 입주자를 선정했어요. 구례에 오고 싶은 이유도, 각자의 관심사도 다양한 분들이 신청해주셨어요. 층층집을 온기로 채워주실 분들이 참 반갑고 기대되어요.층층집 프로젝트는 정부나 재단에서 지원금을 받지 않아요. 지리산사람들 시민단체에서 입주자분들의 월세를 일부 지원할 뿐입니다. 보증금 2천만원도 개인 후원자의 도움으로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층층집엔 아직 필요한 물품이 남아있어요. 자세한 품목은 웹자보에 기재해두었습니다. 지리산 곁으로 온 새 이웃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물품을 나눔해주시길 요청드려요.기재해둔 물품목은 총총이가 생각한 최소필요물품이에요.(감사하게도 여기저기 나눔해주셔서 현재난로와 식탁 의자만 구하면 됩니다!) 이외에 물품도(예: 에어프라이어, 전기포트, 집안을 꾸밀 장식 등) 얼마든지 선물해주실 수 있어요. 다만 불필요한 물건이 너무 많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품후원 시 연락망: 칩코 010-2구5육-팔115(카톡이나 디엠 선호해요:)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틀림없이 좋은 일이 생길거예요!!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분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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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방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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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집에 나눔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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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다운파티의 두 번째 작은 콘서트
- 캄다운파티의 두 번째 작은 콘서트 <흙과 바람과 별과 농부_서와콩> # 기획자, 상글로부터의 편지 달콤한 매화 향기에 마냥 설레다가도 매년 빨라지는 봄꽃의 개화 소식과 이상한 흐름이 마냥 반가울 수는 없어요. 올해도 어김없이 호미를 들고 밭에 앉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에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까 걱정이 밀려와요. 서와콩은 합천에서 농사지으며 자연이 들려주는 아름다움을 시와 노래로 짓는 남매(서와&수연) 듀오예요. 서와가 쓴 시집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를 같이 낭송하고 노래하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흙을 만질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사람들과 이웃들에게, 그리고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에게 서와콩의 노랫말이 아직은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기를 바래요. - 일시 : 3월 17일 일요일 오후 4시 - 장소: 캄다운파티(구례읍 중앙로 25, 2층) - 신청: 인원수와 함께 문자(010-2075-140공) 혹은 DM(@cdp.gurye) 주세요. - 참가비: 어른/ 1만 5천원, 어린이/ 5천원 (음료 포함) ——————————————————————————— *서와콩* 서와콩은 서와&수연 남매듀오로 합천 황매산 기슭에 서식하며 퍼머컬처 방식으로 숲밭을 꾸리고 있는 농부이자 음악가다.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작은 존재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래를 부른다. 서와는 시집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를 썼다. ——————————————————————————— # 서와의 시들 “수수밭은 내 마음 같아 키우고 싶은 것만 키울 수 없는 마음 같아” - 「수수밭」 중에서 “나는 쓸모 있는 사람보다 오늘 본 밤하늘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 「오늘부터」 중에서 “그래도 괜찮아 사실 고래는 내 안에 살고 있거든 바다로 이 고래를 풀어 줄 수 있는 바다로 가기만 하면 돼” - 「바다 고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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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다운파티의 두 번째 작은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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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사로 동안거 다녀온 상글이의 방구+단식일기
- #단식 1일차몸이 퉁퉁 부었다. 손가락도 발가락도 퉁퉁, 스마트폰은 어찌나 봤는지 눈도 시렵고, 종아리도 아팠다. 그동안에 쌓인 피로가 올라오는 듯 했다. 이사에, 축제에, 텃밭수업에, 공유회 준비로 하반기에는 쉼없이 달려왔던 까닭이다. 꼬리, 아림, 아라, 주옥쌤, 차라, 칩코 편안한 동지들과 함께 도림사에서의 5일을 보낼 수 있음이 감사하다.우리가 온다고 청소부터 보일러까지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방이 지글지글 따뜻해서 들어가자마자 꿀잠을 잤다. 핸드폰도 시계도 없으니 몇시간을 잤는지도 모르겠다. 쓰러져서 잠에 들었다.수행을 삶으로 사는 친구들이 옆에 있으니 이런 호강을 누린다. 덕분에 나를 지극히 살피는 시간이 있음에 감사하다. 이런 시간을 마련해준 친구들에게 나는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단식 2일차시계가 없으니 눈을 뜨면 지금이 몇시일까 생각하다 잠을 뒤척였다. 고요한 어둠 속에서 눈을 끔뻑이다 옆에서 울리는 첫 알람 소리를 들었다. 4시였다.아침에는 속이 메스꺼렸다.울렁거리는 와중에도 열심히 요가와 명상 일정을 해냈다. 아침일정을 마치고 잠깐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다.아림, 주옥샘, 아라와 도림사 뒤에 있는 동악산에 올랐다. 동근, 봄이랑 종종 올랐던 길이라 익숙하고 반가웠다. 단식 중인 내 발걸음에 속도를 맞춰주는 동료들 덕분에 산행이 편안했다.마지막 2km는 매우 가파랐다. 배고픔이 많이 느껴졌지만 쉬엄쉬엄 함께 숨을 고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정상에 도착했다. 동악산을 둘러싸고 있는 능선들이 끝없이 펼쳐졌다. 저 멀리 우리들의 지리산도 보였다. 먹을 것이 없으니 그저 아름다운 경치로 점심을 대신했다.산에 다녀와서는 밤 무서운 줄 모르고 내리 잠을 잤다. 저녁을 먹지 않으니 시간이 많다. 고요한 밤이 참 길었다.#단식 3일차4시 알람을 듣고 일어나 공양간으로 오면 주옥쌤이 책을 읽고 계신다. 하루를 시작하며 처음 인사를 나누는 사람. 따뜻한 눈인사로 맑은 기운이 전해진다.속이 울렁거린다. 아침 명상을 하고 한 숨 자고나면 제 컨디션으로 돌아오니 다행이다.여여의 ‘0원으로 사는 삶’을 읽고 있는데 글에서 그녀의 여정이 눈에 선하다. 깨지고 부딪히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이야기에 푹 빠져 읽다보면 여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글이 살아있다.아림이와 108배를 올리기로 했다. 참회문 한구절을 소리내어 읽고 절을 올렸다. 문득 이 순간 평화로운 상태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이 감사했다. 종종 비구니스님인 친구를 찾아가 절에서 쉬었다가셨다는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도 잠시 멈추어가는 시간이 필요하셨을까, 눈물이 핑 돌았다. 시야가 흐려져서 글자를 엉터리로 읽는 바람에 잠깐 웃음이 났다. 108배를 마치고 아림이가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아림과 진하게 함께 맞춰보는 첫 호흡이었다.사람들이 저녁예불을 드리는 동안 공양간 설거지를 했다. 몸을 비워내는 시간도 좋지만 함께 맛있게 먹는 시간도 의미가 있다. 그 시간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잘 먹어주는 이들이 있어 단식에 활기가 넘치니 감사할 일이다.#단식 4일차입이 바짝타고 메슥거림이 심해 힘겹게 요가를 마쳤다. 잠깐 잠든 사이 온갖 꿈을 꾸었다. 살아오면서 만난 인연들이 전부 찾아오는 느낌이다.빨래를 했더니 개운했다. 독소가 나오는 것인지 몸에서 쾌쾌한 냄새가 자꾸 신경쓰였다. 단식할때는 세제가 손에 안닿게하라하여 손빨래는 적게했다.도림사에 있는 동안 내게 가장 많이 찾아 온 메세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라’였다. 살집이 붙은 내 몸이 맘에 들지 않아서, 다른 동물의 살덩이를 먹고 싶은 내 욕구가 불편해서, 몸이 정화되었으면 해서, 나를 불결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된 단식의 동기가 컸다.단식을 진행하는 동안 이만큼 건강할 수 있는 나의 몸에 감사하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완전한 상태로 바라봄에서 나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더 멋있어져야할, 더 깨끗해져야할 ‘나’가 아닌, 이로써 충분한 ‘나’라는 거. #보식 1일차집에 돌아왔다. 벌써 절에서 지낸 시간이 꿈같다. 배농장에서 동근이와 반가움 입맞춤을 나누고 봄이와 실컷 뛰어노니 집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 집이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어 기분이 참 좋았다. 돌아올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_()_어느새 처리해야할 것, 당장 해야할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이 조급해지니 천천히 주변을 살피는 것을 잊는다. 너그러운 마음상태로 주변을 챙기는 것을 잊지 말아야지, 그리고 나의 몸을 연인처럼 애정해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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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사로 동안거 다녀온 상글이의 방구+단식일기
실시간 지리산 오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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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마을 다랭이논 사계절 풍경
- 지리산골프장개발 예정지인 전남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사포마을의 다랭이 논입니다. 다랭이논 위에 지리산 골프장이 들어서면 농업용수 오염 문제 등으로 이 아름다운 농업문화유산인 다랭이 논들도 사라지지않을까요. 한번 잃어버리면 다시는 볼 수없을 이 사랑스런 사포다랭이논을 지켜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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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마을 다랭이논 사계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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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벌채, ‘골프장 조성’인지 밝혀달라”…공익 감사 청구
- “지리산 벌채, ‘골프장 조성’인지 밝혀달라”…공익 감사 청구 -한겨레신문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0902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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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벌채, ‘골프장 조성’인지 밝혀달라”…공익 감사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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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1등급’ 지리산 자락에 골프장 짓는데 뒷짐 진 구례군
- ‘생태 1등급’ 지리산 자락에 골프장 짓는데 뒷짐 진 구례군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local/Jeonnam/article/20230502205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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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1등급’ 지리산 자락에 골프장 짓는데 뒷짐 진 구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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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1등급 숲 파헤쳐 골프장 짓겠다는 구례군
- 지리산 1등급 숲 파헤쳐 골프장 짓겠다는 구례군 -서울신문 http://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503010006&wlog_tag3=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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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1등급 숲 파헤쳐 골프장 짓겠다는 구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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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나는 숲 (다시 찾은 지리산 산불 현장)
- 2023년 3월 12일에 화재진압을 했던 숲을 다시 찾았습니다. 바닥에는 까맣게 탄 흔적들이 남아있었지만 숲은 제모습을 다시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전체 화재지역이 모두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소나무 등 침엽수가 많은 곳은 피해가 컸고 화재에 강한 나무들이 있는 곳은 피해가 적었습니다. 다양한 수종이 함게 자라는 지리산의 숲이라 피해가 적었던 것 같습니다. 산에 오르실 때는 항상 산불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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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나는 숲 (다시 찾은 지리산 산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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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일 기자회견]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 기자회견
- “지리산골프장 예정지에서 벌어진 불법적인 벌목 진상을 조사하라!” “감사원은 구례군과 시행사의 불순한 업무협약을 제대로 감사하라!”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 기자회견 5월 2일,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은 전남도청 앞에서 지리산골프장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구례군과 시행사의 불순한 업무협약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사포마을 주민을 포함한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은 5월 1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여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산93-8번지를 포함한 지리산 기슭에서 벌어진 불법적인 벌목 행위의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또한 벌목지의 산주가 이사로 있는 시행사와 구례군 사이에 업무협약 과정에서 편법 특혜와 유착 비리가 있던 것은 아닌지, 왜 구례군은 벌목지에서 벌어진 불법 행위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는지 감사원 감사가 명명백백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전라남도 역시 특별감찰을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사포마을 주민 전경숙 님은 “몇만 그루 나무가 베어질 동안 주민들은 어떤 정보도 듣지 못했다. 고사리 꺾으러 갔던 동네 아주머니, 산책 갔던 동네 친구가 편백이 다 사라졌다고 말해 주어 알게 됐다. 수만 그루를 베고 21ha가 넘는 편백 숲을 다 없애면서 구례군은 아무 말도 없었다.”며 “사포마을 주민들은 골프장이 들어서면 내가 지은 농산물을 나도 못 먹겠다고 말한다. 그럼 우리 마을에 찾아올 관광객들은 마음 편히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겠는가? 우린 망연자실하여 황폐해진 산을 수없이 찾아가고 있다. 제발 이 숲을, 이 마을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사포마을 이장이자 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현무 씨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지리산골프장 예정지의 벌채작업은 불법이 난무하는데도, 구례군은 이에 대한 감시 감독을 하지 않고 방관했다. 산주는 허가지 외 지역에서의 무단 벌채와 절·성토, 운재로 확대 행위 같은불법적인 벌채가 진행되는 동안 구례군은 원상복구나 벌목중단 명령은커녕 지리산골프장 추진에만 열을 올렸다. 벌채 허가와 지리산골프장 개발이 관련 없다고 부인하던 구례군 측 설명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라고 말하며 현재 자행된 불법적인 벌채사업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구례 주민들뿐 아니라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와 목포환경연합이 연대 발언자로 참여했다.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최지한 대표는 “구례군은 지리산골프장이 지역 경제 활성화한다고 말하지만, 지난 개발 행위들을 돌아보라. 정말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상권이 살아났는지 반성해 보면 지금 이 지리산골프장을 계속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데 동의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목포환경연합 임경숙 사무국장은 “잔디가 푸르러서 마치 탄소를 흡수해 줄 것으로 착각하지만 골프장은 엄청난 아황산가스, 탄소를 내뿜는 기후위기의 주범 가운데 하나다. 구례군은 친환경 골프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밀어붙이지 말고 기후위기 시대 정말 필요한 정책, 주민 삶을 돌보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은“지리산골프장 추진 중단하라! 지리산 죽이고 섬진강 죽이는 지리산골프장 반대한다! 불법 특혜와 비리 감사하라!”고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붙임1.) < 기 자 회 견 문 > 지리산 노고단의 정기가 뻗어 내린 간미봉 기슭이 무참히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노고단과 간미봉은 예로부터 산악을 숭상하던 우리 민족이 지리산 산신에게 제를 올리고, 나라와 국민의 안전을 기원하던 성역과도 같은 곳입니다. 이렇게 신성시되고 대대로 지켜져 오던 숲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 아파하며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섰습니다. 최근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산93-8번지를 포함한 지리산 기슭에서 대규모 벌채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구례군이 벌채를 허가한 이 지역은 2004년부터 지리산골프장 건설을 추진하였으나,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대와 환경생태 훼손에 대한 사회적 지탄 그리고 자금조달 실패 등으로 골프장 개발사업이 좌초된 지역입니다. 그런데 구례군은 또다시 이곳에서 골프장을 지으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구례군이 벌채를 허가하여 현재 수만 그루 나무가 잘려나간 이 지역은 생태·자연도 1등급이 약 21만㎡이며, 지리산국립공원에서 겨우 170m 벗어난 지역입니다. 이 땅은 수백 년 된 굵은 아름드리가 숲을 이루고, 멸종위기야생생물 1등급 수달과 2등급 삵, 담비 등의 서식 흔적이 발견되는 천혜의 보고입니다. 구례군은 생태계 보전 가치가 높은 이곳에서 수확벌채가 진행되도록 서둘러 허가를 내줬습니다. 왜 이토록 서둘렀을까요? 2023년 6월부터 20ha 이상의 대규모 벌채는 민관합동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법이 신설된 탓에 지리산골프장 건설에 유리하게, 법 시행을 피해가도록 벌채 허가를 서둘러 진행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결과 소중한 숲 21ha가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구례군은 벌채 허가를 내면서 해당 지역이 자연재해 취약지역이라는 사실을 검토하지 않았습니다. 인근 마을주민들에게 벌채 사실을 고지하지 않아,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행정의 의무를 저버렸습니다. 과거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던 사례를 고려하여 주민의 눈을 피해 조용히 벌채를 진행한 것입니다. 대체 구례군은 누구를 위해 이런 졸속 행정을 벌인 것인지 우리 군민들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리산골프장 예정지의 벌채작업은 불법이 난무하는데도, 구례군은 이에 대한 감시 감독을 하지 않고 방관했습니다. 산주는 벌채 과정에서 허가 수종 외의 나무도 모두 베고, 허가 기준벌기령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또 능선부와 돌이 많은 땅, 공사 시 황폐가 우려되는 땅 등 갱신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지역은 벌채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또한, 산주는 허가지 외 지역에서의 무단 벌채와 절·성토, 운재로 확대 행위로 단순 수확벌채가 아닌, 골프장 개발 수준의 공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배수로를 확보하지 않고 흐르는 계곡을 메우는 불법적 행위도 자행하였습니다. 이런 불법적인 벌채가 진행되는 동안 구례군은 원상복구나 벌목중단 명령은커녕 지리산골프장 추진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구례군은 지리산골프장 시행사인 ㈜피아웰니스, 시공사인 ㈜삼미건설로부터 개발 제안을 받은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온천CC(지리산골프장) 조성사업(가칭)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2023년 3월 23일)을 맺었습니다. 그것도 관련 부서라고 보기 힘든 재무과가 추진 주체가 되어 서둘러 진행한 일입니다. 벌채 허가와 지리산골프장 개발이 관련 없다고 부인하던 구례군 측 설명과는 전혀 다른 행보입니다. 골프장 예정지 산주들은 지리산골프장 업무협약의 시행사인 ㈜피아웰니스의 사내이사들입니다. ㈜피아웰니스는 2022년에 설립된 자본금 1억 원도 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산주와 ㈜피아웰니스의 관계자는 모두 지난 골프장 건설을 주도했던 지리산온천관광개발주식회사 소유주입니다. 주민들의 반대와 자금조달 문제로 폐기되었던 골프장을 10년이 지나 산주가 이사로 있는 시행사와 함께 다시 시작하려는 의도는 누가 보아도 불순해 보입니다. 이는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것보다, 사업권만 취득하고 되팔아서 금전적 이득을 보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행사인 ㈜피아웰니스의 돈벌이 욕심과 구례군의 엉터리 행정은, 지리산에서의 대규모 벌채로 인한 산림파괴와 섬진강 오염, 그리고 주민들의 삶의 피폐화로 귀결될 것입니다. 지리산골프장 추진은 구례군 주민들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구례군은 지리산골프장 업무협약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400여 개나 걸도록 관변단체 등에 지시하였습니다. 이어 군은 ‘구례군민의 날’(4월 21일) 참가자들에게 관변단체 명의로 된 ‘지리산골프장 찬성’ 현수막과 팻말을 들고 입장하도록 하였습니다. 1,000억 원이나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에 관한 어떠한 설명회도, 주민들과의 간담회 한번 진행하지 않고, 구례군은 일방적으로 지리산골프장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피해 지역 주민들의 고충과 군민들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고, 편 가르기를 조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포마을 주민들을 포함하여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은, 현재 자행된 불법적인 벌채사업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구례군과 시행사인 ㈜피아웰니스의 불순한 골프장 업무협약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합니다. 아울러 골프장과 산림경영의 인허가권을 모두 가져 이번 대규모 산림 훼손을 가능케 한 구례군과 골프장을 추진하려는 업자 사이에 편법 특혜와 부적정 업무처리, 유착 비리가 있었는지에 대해 전라남도가 특별감찰할 것을 촉구합니다. 2023년 5월 2일 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지리산 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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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일 기자회견]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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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7일 기자회견] 지리산으로 향하는 포크레인을 한 대도 용납할 수 없다
- 4월 27일, 산청진보연합 등 지리산권 시민사회는 산청군의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 공식화에 대한 백지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아래는 당일 발표한 기자회견문 입니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포크레인을 한 대도 용납할 수 없다. 산청군은 지리산케이블카 백지화하라!!! ○ 지리산은 누구의 산인가? ‘지역경제 활성화’란 경제 논리로 지리산 인근 지자체가 끊임없이 지리산을 침범하려고 할 때 그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다. 산청군은 지난 24일 시천면 중산리에서 장터목 인근 구간을 지리산케이블카 노선으로 정하고 담당 TF 출범을 알리며 지리산케이블카 추진을 공식화했다. 산청군민의 염원이라고 했으나 우리가 아는 산청군민은 아무도 지리산케이블카를 원하지 않는다. ○ 산청군은 과거 케이블카 사업추진 경험을 바탕으로 국립공원계획변경안을 마련하고, 환경부에 변경신청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2007년 산청군은 중산리~법계사(2km), 중산리~장터목 대피소(5km) 구간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하였다. 그러나 당시 자연공원법·삭도 설치에 관한 환경부 지침 등에 의하면 케이블카 설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다. 2012년 산청군은 주민세금 450억 원을 들여 중산리~제석봉 5.4km 구간에 케이블카 사업을 신청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경제성, 공익성, 환경성이 부족하다는 근거로 사업을 반려하였다. ○ 과거 사업추진을 바탕으로 한다면 이는 당연히 철회되어야 할 사업안이다. 산청군의 사업추진이 제대로 되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녕 산청군은 케이블카 추진 실패의 경험으로 또다시 세금을 낭비하고 지역 갈등을 부추길 것인가! ○ 중산리~장터목 구간은 백두대간인 지리산 주능선을 넘어간다. 생물다양성과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식물군락과 멸종위기종의 터전으로 주목과 구상나무 군락 등의 극상림이 존재하고, 2004년 복원사업이 시작된 반달가슴곰이 서식하며, 주요 법정보호종의 서식지와 산란처가 형성되어 있는 원시생태의 공간이다.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한 종을 복원하는 곳이 아니라 지리산 전체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국립공원공단은 밝히고 있다. 이렇듯 지리산은 인간의 용어로는 감히 설명할 수 없는 생태적 가치와 생명을 품고 있는 곳이다. ○ 산청군은 등산객 등에 의한 훼손으로부터 산림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케이블카 설치보다 더한 산림 훼손은 없다. 환경친화 공법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하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케이블카 설치는 이미 친환경이 아니다. 케이블카로 수많은 관광객을 실어나르면서 정상부를 훼손할 것이고, 서식지를 침범한 관광객들에 의해 야생 동식물의 피해도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환경피해는 생각하지 않고, 환경친화를 함부로 입에 담으면 안 된다. ○ 산청군 자료를 보면 ‘지리산으로 가는 또 하나의 길’이라며 지리산 산청 케이블카를 홍보한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도 정상부의 자연경관을 감상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한다. 지리산에서 빼어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성삼재, 정령치, 형제봉, 구재봉은 케이블카 없이도 지리산의 가치를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사회정책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장애인이 산을 오르게 하는 정책에는 저마다 혈한이다. ○ 산청군수에게 묻는다.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누구의 산인가? 산청군의 것인가? 그 누가 자기들의 잣대로 함부로 할 수 있는 산인가?” - 우리는 지리산으로 향하는 포크레인을 한 대도 용납할 수 없다. - 산청군 지리산케이블카 백지화하라!!! 2023년 4월 27일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경남녹색당, 경남환경운동연합, 기후위기남원시민모임,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남원언저리교회, 사천남해하동환경운동연합, 산청진보연합, 시민주권남원행동, 전남녹색연합, 전남환경운동연합, 지리산사람들, 지리산생명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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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7일 기자회견] 지리산으로 향하는 포크레인을 한 대도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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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우 편지 : 참새와 돌] 힘껏 나아가려고 애쓰는 존재들
- 디자인.칩코 <돌에게> 돌, 끈덕진 마음을 조금은 떠나보내었다고 하니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우리는 어떻게든 내게 찾아온 고통의 의미와 또 그 만큼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하고, 작은 발견과 작은 의지만으로도 힘껏 나아가려고 애쓰는 존재같아요. 올라간 기온 때문에 꽃이 빨리 피어 사람들은 일찍이 꽃구경을 한다고 마냥 좋아했지만 정작 꽃들과 벌들에게는 생존이 달린 큰 시련이었겠어요. 그럼 결국 사람들도 그렇게나 좋아하는 꽃구경이 더 어려워지겠네요. 지구가 자꾸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작년에는 조경수로 잔뜩 심어놓은 철쭉 꽃들이 떨어지지 못하고, 매달린채 마르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것도 벌이 사라져 수분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더더욱 처참했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 이 순간도 저는 기후위기의 신호를 찐-하게 겪고 있어요. 저에겐 공포영화, 악몽 급이었던 상황을 편지에 한번 풀어보아도 될까요..? 혹시 벌레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싫으시다면 이 문단은 건너뛰셔요..ㅎㅎ 때는 바야흐로.. 414기후정의파업을 가기 전날 밤이었어요. 아침 일찍 파업 버스를 타고 세종으로 이동한 다음, 행진에 맞춰 걷고, 무언가를 외치게 될 긴 하루를 준비하며 매우 잘 자야겠다고 다짐했던 밤이었는데요. 새벽에 아주 가까이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처음엔 비가 내리나 싶었어요. 근데 집 밖이 아닌 집 안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길래, 소리가 나는 쪽으로 귀를 기울이다 안되겠다 싶어 불을 키고 방안을 확인해보니 모기장도 구멍은 우습다는 듯이 통과하는 가볍게 날벌레가, 날벌레 천 마리(마음의 눈으로는 거의 오 억마리였어요)가 방을 뒤덮어가고 있지 않겠어요? 그날 밤 푹 자기는 커녕 한 시간동안 그 날벌레들을 쓸어내다가 끝이 없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모기향 두개를 피워 화생방을 만들어놓고, 옆 집으로 건너가 잤어요. ‘왜 하필 우리집에, 왜 하필 오늘’ 이런 생각을 하며 걱정, 불안에 날벌레가 없는 방 안에서도 잠을 설쳤어요. 저와 같이 사는 짝꿍은 다음날 기후정의파업에서 많이 외쳤던 ‘생태학살’을 우리가 저지르고 왔다고 말하는데 참 싱숭생숭하더라고요. 알고보니 그 벌레는 흰개미 날벌레들이었는데 나무를 갉아먹고 산대요. 나무를 먹고 산다니… 사실 인간보다 깨끗할지도 몰라요. 이슬만 먹고 사는 요정이랑 비슷하잖아요? 물론 제가 목격한 비주얼은 좀비떼 같았어요.. 목조주택의 목구조 안쪽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도 사람들은 잘 모르고 살다가 부화기인 4-5월달에 갑자기 엄청난 양의 유충들이 깨어나면서 놀래키기로 유명하다 그러더라고요. 죽은 날벌레들을 쓸어내며 이제 끝인가 싶었는데 오늘은 점심을 먹다가 집 바깥으로 엄청난 양의 날벌레들이 또 단체로 날아가는 걸 목격했어요. 그걸 보니.. 왠지 쎄한 느낌에 급히 이불들을 옆집으로 옮기는데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처음보다 더 많은 날벌레들이 방안으로 쏟아져 나오더라고요. 이 편지를 받고 돌 기분이 너무 상하면 어떡하나 다 쓰고나니 걱정되어요. 내가 받은 충격을 돌도 받으라고 쓴 글은 절대 아닌데요. 이상적인줄 알았던 귀촌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함도 아니고요..ㅋㅋㅋ 지구의 신호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이렇게 되었어요. 왜 하필 414기후행동 전 날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리고 오늘은 구례의 초등학생들이 함께하는 지구의날 행사 전 날이거든요. 해야할 일도 많은데 벌레와의 전쟁을 하고 있으려니 짜증과 원망이 훅 올라오는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이 상황이 내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 있다고 생각했어요. 흰개미는 더운 지역에서 산대요. 우리나라의 기후가 갑자기 흰개미들에게 유리하게 바뀌니까 생태계가 균형을 잃고, 흰개미 번식량이 늘면서 이런 상황이 생긴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모르고 낡은 목조주택을 꿈에 그리던 집이라고 신나서 선택했던 과거의 나를 탓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기후재난이 나의 작은 집에서 조용히 일어난 건 아닐까? 급하게 이불과 옷가지를 챙기면서 난민의 기분을 잠시 상상했어요. 겨우 옆집으로 피신하면서도 내 ‘집’에서 누리던 일상이 전부 뒤틀리니 몸도 마음도 폭삭 내려앉은 것 같더라고요. 산불피해주민들이나 해안침식피해주민들은 얼마나 막막하고, 억울했을까요. 많은 일본사람들이 후쿠시마 폭발사고를 계기로 삶의 방식이 전환되었다는 얘기도 떠올랐고요. 아직은 흰개미 정도라 정신 바짝 붙들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정말 이 작은 신호들을 앞으로도 무시했다간 더 큰 재난과 그에 따르는 혼돈의 크기가 어마어마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요. 지구가 제게 그 시대를 연습하라고, 집에 흰개미들을 등장시켰을지도 몰라요. 오늘도 치열하게 개미들과 생존경쟁을 벌였어요. 내 생존을 위해 진짜 싸워야할 대상은 사실 인간들일텐데 말이에요. 기후를, 산을, 바다를 그대로 두는 게 왜 중요한지 더 뼈저리게 느꼈어요. 오래된 자연림인 지리산이 산불을 이겨내는 지혜가 있듯이 우리에게도 여전히 선조들의 지혜가 쓸모있기를 바라요. 기후가 바뀌면 우리가 기존에 적응해서 살아가던 삶의 방식이 전부 다 뒤집힐테니까요. 돌에게 제 벌레썰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지금 제 머릿속이 온통 흰개미로 가득차서 다른 말을 쓸 수가 없었어요. 부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줘요. 그래도 돌에게 쓰는 편지라서, 정말 돌 덕분에 편지를 쓰며 비운의 사건 정도로 생각했던 경험이 지구의 변화이자 지혜로 이해되어요. 끔찍한 일에도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데, 돌의 가치는 의심할 필요도 없어요. 저도 다시 삶의 의지를 다져볼게요. 부디 안녕히 지내길 바라요. 그럼이만. 짹짹 2023.4.19 돌에게 <참새에게>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에 돌아온 지각자 돌입니다. 참새, 오래 기다리게 해 미안해요. 활동하는 단체의 중요한 행사가 끝이 났고, 중간고사도 무사히 마쳤어요. 이제는 두 발 뻗고 잠들 수 있어요. 참새는 그간 어떤 날들을 지나왔을지 궁금해요! 참새, 정말 큰 충격을 받았겠어요. 편지에서 당황스러움, 걱정, 혼란이 느껴졌어요. 정말 실존적으로 ‘내 일상의 터전을 어떻게 지키지?’라는, 또는 ‘어떻게 공존하는 방향으로 다시 꾸려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갖게 된 것 같아 보여요. 집이 전혀 다른 장소가 되었겠어요. 내 집이고 내 방인줄 알았는데, 손 쓸 수 없이 통제할 수 없는 장소가 되어버렸으니까요. 정말 머릿속이 온통 흰개미로 가득찰 만 해요. 방을 화생방으로 만들어 놓으며 싱숭생숭한 마음도 너무 알겠어요. 저는 집에 바퀴벌레가 나올 때 그래요. 너무 놀라고, 가까이 다가갈 때도 궁금증보다 겁이 더 많이 나요. 그러면서도 ‘왜 나는 이 곤충을 이렇게까지 싫어하지’라는 질문이, 무서워하는 마음 옆에 딱 눌러붙어 있어요. 그래서 불편했거든요. 혐오의 상징이 되어버린 바퀴벌레가 아니더라도, 어떤 곤충이 내 몸 위로 걸어가는 상상을 하면 피부가 부르르 떨리는 것 같아요. 몸의 경계를 침해받는 기분 같기도 하고요. 음, 저는 친밀한 사람과의 스킨십은 항상 환영하는 편이에요. 길고양이는 알레르기 때문에 조심히 쓰다듬고요, 길거리의 지렁이는 기꺼이 나뭇가지로 들어 옮기는 편이고요. 저의 이런 상이한 감각들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왜 누구는 편하고 좋고 가까운데, 누구는 보기만 해도 놀라고 가까이 가기도 싫고 어려워졌을까요? 참새는 일주일 남짓한 시간이 지났는데, 여전히 벌레와의 전쟁을 하고 있어요? 사건의 시간이 길어지며 참새의 마음은 어떻게 변했어요? 이상적인 줄 알았던 귀촌의 현실…ㅋㅋㅋ 사실 부분적으로 맞는 말이에요. 저 지리산에서의 삶에 대해 기쁘고 밝은 면만 기대하며 편지를 썼던 것 같아요. 삶은 그런 모습이 아닌데요..ㅎㅎ 물론 참새가 얘기해주었듯 단지 ‘불쾌하고 짜증나는’ 경험이라고 평하는 건 아니어요. 환영받는 감각이 아니라는 의미에서요. 지구, 숲, 땅의 주기에 더 가깝게 지내는 삶은 더 크고 깊게 숨 쉴 수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위기의 신호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는 일이기도 하겠구나 싶어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주제가 되게 어려워요. 누군가 날 싫어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항상 떠올리면서 또 걱정하면서 지냈기 때문에 익숙한 감각인데요. 막상 구체적으로 누구였는지를 생각하면 잘 생각나지 않아요. 음, 아주 오래 전으로 돌아가면 선명한 기억이 있어요. 중학생 때, 초등학교 때부터 가까이 지내던 친구들이 갑자기 저를 따돌린 적이 있어요. 정확한 이유는 몰랐어요. 사실 없었을 수도 있고요.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그때의 저는,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만 생각했어요. 어떻게 해야 있어보이고, 흥미로워 보이고, 괜찮아보이고, 말 걸고 싶을까? 가치의 위계를 포착해내는 것에 온 신경이 쏠려 있었고, 문제인 것도 바뀌어야 할 것도 이 모든 상황의 원인도 저에게 돌렸어요. 저의 모든 행동과 태도를 같은 반 친구들에 맞추던 그 습관이 오래 몸에 남아서, 관계에서 자주 불안을 느끼게 되었어요. 그 친구들과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사람이 되어, 다른 관계를 맺고 있어요. 지금도 그 시절에 제가 어땠는지 속시원히 말하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미안했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기도 해요. 이렇게 돌아보고 인식하게 되기 전에도, 저는 계속 관계에 신경을 쓰며 살아왔어요. 가까운 이들을 챙기고, 듣고, 지지하면서요. 저는 그런 저의 태도가 더 많은 이들과 상호적인 관계를 만들어 오는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느껴요. 한편 최근에는 그런 타인에게 열린 태도가, 제가 제 존재를 스스로를 주장하고 선명히 만드는 걸 방해하고 있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성과를 향해 달리는 메이트가 아니라, 삶을 나누는 동지가 되기 위해서는 제가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말하고 응답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사실도요. 제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에서는, 우리 시대의 운동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고자 시도하고 있어요. 특정 의제에 한정해 집중하며, 특정한 계급 또는 정체성 집단을 당사자로 기초하여, 요구하고 주장하는 방식의 운동은 더 이상 맞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더 많은 이들이 기후생태위기의 시대에서 거대한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며, 다른 무엇보다 스스로가 다르게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어요. 불평등과 소외, 착취의 구조에 기반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규범은 숱한 폭력을 만들었어요. 아직 ‘의제’로 충분히 이야기되지 않는 문제들도 너무 많지요. 그 폭력을 경험한 이들이 증언하는 일, 그 삶들을 엮어 우리 사회의 현재를 정의하는 일, 그렇게 자신과 지구의 위기를 동시에 느끼고 경험하는 이들이, 곧 바라는 세상을 직접 살아내는 이들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세상을 바꾸는 운동의 주체에 누구든 자신의 이름으로 올 수 있다는 선언이지요. 이런 고민과 시도 속에서 저도, 제가 살아온 시간을 자연스레 다시 돌아봤던 것 같아요. 이유 모를 무시가 어떻게 제 안에 들어와, 스스로 대상화하고 폭력의 위계 구조에 익숙해지게 만들었는지를요. 덕분에 제가 왜 이 어색하고 불분명한 이름인 ‘활동가’로서 살아가고 있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나를 살게 하는 존재들을 살리고 지키기 위해, 이제는 정말 아닌 것 같다는 신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정치적이고 생태적인 삶으로 흘러들어온 이들이 많을 것 같아요. 참새의 시작은 어땠는지, 어떤 일들과 감각과 관계가 연결되어 있는지 궁금해요. 편지의 답장이 아니더라도, 다음에 만나면 들려주셔요. 5월과 함께 다시 따뜻한 봄날이 되기를, 봄이라는 계절도, 참새의 방도, 생태계의 곳곳이, 각자의 구역을 안전히 보장받으며 공존할 수 있기를 바라며 편지를 닫습니다. 오늘도 굴러갑니다 데구르르- 돌이 20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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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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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우 편지 : 참새와 돌] 힘껏 나아가려고 애쓰는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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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우 편지 : 유우야와 갈토] 갈등은 변화를 위한 시작점
- 디자인.칩코 <갈토에게> 갈토의 축하를 받으니정말 기쁩니다. 이번에 며칠 내려가서 새 집과 짧은 인사도 나눴어요. 갈토도 이 편지를 받을 때 즈음은 보물찾기 횟수가 줄었을 것 같아요. 조금 익숙해졌나요? 편지를 늦게 보내는 것은 정말 괜찮아요!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저도 갈토처럼 지각을 원치 않는 타입이라 갈토가 얼마나 스트레스였을지 이해가 되어요. 저는 단 1분이라도 지각하면 끝도 없이 미안해집니다. 옛날 사람들은 달이뜨면 만나자, 초하루날 만나자는 등 낭만적인 약속을 했다는데, 시계 같은 저는 그게 잘 안돼서 아쉽기도 해요. 우리 서로가 그런 점에서 비슷한 마음으로 살았으니 더더욱 이 편지로 마음껏 지각해보면 어때요? 지각하는 사람도 되어 보고 늦어도 된다는 다른 마음으로도 살아보는 거지요. 하하 갈토의 인내심과 체력이더 소중하니, 일상을 찾고 나서 편안한 마음으로 편지를 쓰고 싶다면 꼭 말해주세요. 이미 그렇게 편지 기간을 기존보다 늘린 펜팔팀도 있고요! 제가 찜한 집은 펜션으로 쓰이던 원룸인데 스트로베일 하우스라고 하더라구요. 볏짚을 바싹 말리고 압축해서 만든 집이래요. 이 방식이 생태적이기도 하지만 보기에도 예쁘더라고요! 처음 알게 되었어요. 또 읍내가 가깝고 친구들이 사는 마을이라는 점이 살고 싶은 이유였어요. 5월 회동 때 제 집과 이웃 마을인 곳에 숙소를 마련해 두었으니 갈토에게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갈토가 회동에 꼭 올 수 있어야 할텐데요. 일정이 바뀌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이번 주제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에요. 어찌보면 앞서 말한 시계 같은 모습과 비슷한데요. 저는 뭐든지 칼같이 나누는 버릇이 있어요. 시간도 딱 맞춰서 장소에 나와 있어야 하고, 다같이 먹어도 칼같이 나눠서 돈을 지불하기를 좋아해요. 누가 사준다고 하면 기어코 갚아야 성이 풀리고, 먹지 않은 것까지 동의 없이 내는 상황에선 몇 천원도 억울해져요. 각자 먹은 것을 돈으로 십원단위까지 나눴을 때 딱 맞게 떨어진다면 희열을 느껴요. 최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친구랑 여러 개의 빵을 나눠 먹는데, 스콘을 양보한 친구에게 치아바타를 다 먹으라고 했어요. 제 나름은 스콘이 크기가 작지만 이 맛있는 걸 줬기 때문에 남은 치아바타를 친구에게 줘야 공평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친구가 장난스럽게 ‘어쩜 그렇게 칼 같냐’고 하더라고요. 물론 그 친구가 저를 싫어한다는 뜻으로 얘기한 건 아니지만 자주 들은 말이었어요. 아마 세 자매인 저희 집이 싸우지 않고 오순도순 살기 위해 택한 방법이겠지요. 제 이런 점이 누군가는 부담스럽고 계산적이라고 느끼나 봐요. 그 친구는 칼보단 담는 그릇에 따라 양도 모양도 변할 수 있는 물 같아요. 제 성향처럼, 주고받는 것에 섬세한 친구와 만나면 설명할 필요가 없어요. 그 자리에서 계산도 착착 되고, 무언가의 보답으로 준비해 간 선물에 부담보단 고마움을 느껴줘요. 그럼 선물이 더 뿌듯해지고 설명이 없어도 되니 편하고 공통점으로 공감도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하지만 물 같은 친구들을 만나면 또 배우게 되네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성향이 다른 사람과 있을 때 더 뚜렷이 발견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얻고요. 이런 면이 어쩌면 제 작은 환경 운동의 발판이 되었을 것도 같아요. 지구가 자꾸 주는 것 같아서 보답하려고 열심히 물도 아껴 쓰고 쓰레기도 덜 소비하려고 해도 지구만큼 못 따라가요. 지구에게 부채감만 남아 있는 느낌이에요. 갈토는 어느 쪽이에요? 갈토를 싫어하는 사람은 또 어떤가요? 갈토가 말해준 ‘까다로운 마음의 문’이 떠올라요. 그 속에 까다롭게 느낄까 걱정하는 갈토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져요. 그리고 그 까다로운 문이 열리는 순간은 언제였는지도 궁금하네요! 이만 마칠게요. 내일부터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에요! 곡우도 무사히 잘 지내보아요. <유우야에게> 유우야 덕분에 스트로베일 하우스라는 것도 알게 되네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예쁜 집이 많네요. 가서 보고 싶은데.. 5월 20일에 갈 수 있어야 할텐데, 지금 상황으로는 낙관적이기 어렵네요. --;;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으로! 저는 아직도 새집에 적응중이에요. 잠을 푹자지 못해서 피곤함이 점점 축적되어가는 기분이에요. 새벽에 빨래를 돌리는 분이 계셔서 그 소리에 깨기도 하고. 아직 새집의 소리와 빛에 적응이 안되네요. 예전에 비해 수면 시간이 줄었는데 몸이 그걸 또 적응하는게 신기하기도 해요. 제가 이번에 이사하면서 되도록이면 새 물건을 사지 않고 새 집을 꾸며보자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매일 당근마켓을 보면서 필요한 물건을 나눔 받기도 하고. 사고 싶은 제품이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게 됩니다. 갑자기 이사를 가시는 분이 테이블을 나눔해주시기도 하고, 선반도 나눔 받았어요. 저도 이사갈 때 이웃에게 나눔을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나눔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근마켓이 참 피곤한 곳이기도 해요. 때론 물건을 그냥 사는게 더 시간대비 저렴한 것도 같아요. 제가 사려는게 어차피 비싼 물건들도 아니고. 하지만 새 물건보다는 중고로 대체할 수 있다면 중고를 사자는 마음으로 견디는 중입니다. 물건 하나하나에 사연을 알면 더 좋겠지만, 그렇게까지는 이야기 나눌 수는 없고. 다만 나눔을 받을 때, 그 사람에게서 나에게 올 때 반가움과 나와도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들어요. 나눔을 하는 이유는 다양할 거에요. 이사가는데 짐줄여야 해서, 더 이상 사용을 안 해서. 쓰레기 버리기 귀찮고 누군가 가져가주면 좋겠어서. 그냥 버려도 되지만, 필요한 이웃에게 나눔해주려면 여튼 애를 써야 하잖아요. 사진을 찍고 글을 올리고, 저는 그 마음이 항상 고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나눔 받을 때, 제가 뜬 삼베 수세미를 나눔해드려요. 좋아하는 분도 있고, 안 받는 분도 있어요. 삼베 수세미 하나 뜨는데 30분 정도 걸리거든요. 실도 좋은 거고. 안 받는 분은 조금 서운한데 더 필요한 분께 드리자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당근마켓에서 좋은 이웃도 만나고 황당한 이웃도 만나서 이 이야기가 길었네요. 이번 주제가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군요. 저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인 줄 알고 내가 싫어했던 사람들을 마구 떠올렸는데. 완전 다른 주제네요. ^^ 저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좀 명확한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저의 에너지를 쓰지 않아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쓸 에너지가 늘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곧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기도 해요. 나의 세상은 나 중심으로 돌아요. ㅋㅋㅋㅋㅋ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라고 전전긍긍하는 스타일도 딱히 아니고. 좀 속상하지만, 너랑 내가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가보다 해요. 직장에서 나를 싫어하는 상사를 만나면 진짜 고달픈데요. 그러면 퇴사를 하죠. ㅋㅋㅋㅋ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생각났어요. 주로 저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에요. 하하하하 제가 엄청난 ‘강강약약’이거든요. 저와의 권력관계에서 약자라고 여겨지면, 너그러운 편인데, 강자에게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상사들이 저를 주로 안 좋아해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하지만 가모장인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자신의 권력을 마구 휘두르면서 우리는 평등조직이고 자신의 역할일 뿐, 권력에 의한 상하는 없다고 믿는 아주 꼰대 가모장들이 저를 주로 싫어합니다. 하지만 이제 저도 사회 생활의 얼룩으로 많이 순해졌어요. (저는 스스로 순둥이가 되었다고 하지만 측근들은 글쎄라고 합니다 ㅋㅋㅋㅋ) 예전에 다른 단체와 계약서를 쓰는데 저희가 갑이었거든요. 그래서 계약 조건이 우리에게 유리했어요. 저는 아무리 우리가 갑이라고 해도 단체간 계약인데 을에게 부당한 것 같아서 공정하지 못한 계약이라고 단체장에게 말했다가 진짜 제대로 폭언을 들었어요. 과거를 잘 생각해보면, 다 그런 일들이에요. 부당하게 퇴사한 다른 지부 활동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거나, 임금 후원, 점수 평가제에 대해 논의 주제로 가져가 조직의 다른 사람들이 그 동안 관습처럼 해오던 일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변화’를 만들지만 조직이 순탄하길 바라는 윗 분들에게는 그게 공격처럼 느껴지나봐요. 잘못된 것이었지만 계속 이어져오고 있었는데 누군가 “왜”라고 질문해주는 용기와 무대포 정신이 있던 저는 요새 점점 작아지고 있어요. 함께 일하는 동료들 중에 그래서 저에게 고마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변화를 위한 조직내 갈등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저를 까다로운 동료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결국 혜택은 모두에게 돌아가는데 말이죠. 여러 번 이렇게 조직 내 갈등을 경험하다보니 나에게 남는 건 퇴사인가 싶고, 이제는 조용히 살자, 편하게 살자, 되도록이면 문제제기 하지 말자라고 결심하게 되요. 내가 좀 더 나은 공간으로 만들고 나는 그 곳을 나와야 되는게 억울하기도 하고. 그래서 좀더 유연해지려고 해요. 상사들과도 잘지내고 싶고. 상사가 나를 안 싫어하면 좋겠어요. 상사에게 이쁨을 받으면 조직생활이 좀 편하니까. 근데 저는 송곳 같은 사람이라, 얼마나 이 송곳을 감추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 사람들은 변화를 원하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해요. 갈등은 변화를 위한 시작점이잖아요. 갈등을 잘 해결하면 변화를 만들 수 있는데, 갈등을 견디는 힘이 다 다르다보니, 때론 누군가에게 저의 문제제기가 고통을 안기기도 하는 거죠. 대부분은 상사들이었지만, 상사도 사람이고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요. 자질이 부족한 사람은 책임자가 안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특히 인사권을 가진 사람은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데, 이런 사람이 특정인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면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거든요. 공평하고 합리적인 상사가 될 자신 없으면 안하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는 안하거든요. ㅋㅋ 근데 누구나 책임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 있잖아요. 그 사람이 좋은 책임자가 되도록 옆에서 기다려주고 조언을 해주는 것도 동료들 역할인 것 같아요. 같이 일하기 제일 힘든 책임자가 자질도 부족한데, 동료들의 조언에 귀를 막고 회피하는 사람. 제가 딱 싫어하고, 저를 젤 싫어하는 사람들의 유형이에요. 저는 송곳이잖아요. 문제를 발견하고 변화를 만드는 송곳. 회피하는 사람들은 송곳을 너무 싫어해요. 우리는 상극인거죠. 가끔 자리가 저 사람을 저렇게 만든 걸까, 원래 저런 사람이었을까 궁금해져요. 활동가로 살면서,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는 송곳 같은 사람들이 왜 조직 문제는 회피하는 걸까. 내가 일하는 터전이 안전하고 즐거워야 되지 않나. 여튼 저는 사회생활, 조직생활이 참 힘든 사람인데, 큰 재주가 없어서 직장생활을 해야합니다. 그래도 지금 있는 곳은 적게 일하고 적게 벌자의 저의 가치관과 맞아서 내가 원하는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래 다녀보고 싶네요.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는 걸 느끼면 자존감도 떨어지고 스스로 위축되요. 특히 그게 생계와 연결되어 있다면 끔찍하죠. 만약, 이 글을 읽는 분이 딱, 그런 상황이라면 이 세상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꼭 기억하면 좋겠어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감정을 소모하지 않았으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아까워요. 나의 시간과 마음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 때문에 쓰이는 거. 그리고 내가 나를 좋아하면 좋겠어요. 부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면 좋겠습니다. 조금씩 일상을 찾아가고 있는 갈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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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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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우 편지 : 유우야와 갈토] 갈등은 변화를 위한 시작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