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지리산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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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폭력대화 연습모임을 시작한 꼬리의 방구일기
    ‘함께 살아간다’이 말의 첫 느낌은 여전히 참 다정하다. 이 말을 들으면 왠지 의지할 구석이 생긴 것 같고, 더는 외로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끝까지 불러본 적도 없는 ‘손에 손잡고~’로 시작되는 노랫말이 떠오르기도 한다.그러나 곱씹다 보면 전혀 상반된 기억들이 밀려온다. 한 지붕 아래 사는 가족에게 도저히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그래서 내가 새롭게 찾아낸 공동체에서 지긋지긋하게 싸우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고마는 무례한 사람들 틈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말은 무섭게 돌변한다. 그러면 상처입을까 두려워 크게 분노하거나 떠나버리곤 했다.방랑단 친구들은 한 지붕 아래 살았던 식구였다가 지붕없이 한 길을 걸었던 동료였다가 지금은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이웃이다. 그리고 방랑단 각자 저마다의 사랑과 우정을 나누며 더 많은 친구들과 연결되어가고 있다. 아무래도 우린 ‘함께 사는’ 쪽을 자꾸 선택하는 것 같다. 그래서 싸우거나 피하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너무 필요해졌다.평생을 일궈온 습관을 단숨에 고치는 건 불가능해도 잠시 멈춰서 내 말 속에 담긴 감정과 욕구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용기있게 마주하는 시간만이라도 꾸준히 가져가고 싶었다.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형편은 못 되어서, 다만 배웠던 걸 조금 공유하는 수준이지만 고맙게도 글쓰기 모임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마음을 내주어 연습모임을 시작했다. 서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관계 안에서 조금 더 내공이 쌓이면 더 많은 이웃들과 열린 모임으로 진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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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방랑단
    2024-03-27
  •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오-붓한 책담!
    여성환경연대 부설 에코페미니즘연구센터 ‘달과나무’에서 방랑단에게 연락이 오셨어요. 지리산의 에코페미니스트들을 만나고 싶어 구례에 놀러오신다고요. 지리산의 많은 얼굴들이 떠오르며 만남이 얼마나 기대됐는지 몰라요. 꽃철에 겹쳐 못오실까봐 부랴부랴 숙소부터 추천드렸답니다. 방랑단도 귀촌하기 전 여성환경연대에서 펴낸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 책에 큰 영감과 용기를 얻었는데요. 이번엔 따끈따끈한 신간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의 공동저자 중 네분(김혜련, 유서연,이현재, 황선애 작가님)을 모셔서 책담도 나눠주실 수 있다니! 이리 좋은 기회를 함께 준비하게 되어 영광이었어요! “지구가 불탄다고 화성으로 떠날 건 아니잖아요? 이 땅에 발붙이고 살고 싶은 여성들이 기후위기시대에 지구를 돌보는 법” 여성주의x환경에 관심있는 지리산의 에코페미니스트들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눠요! - 24년 3월 30일 (토) 15-16시반 캄다운파티 - 신청: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오-붓한 책담 신청 (google.com) <신청하러가기! - 참가비: 1만원 (대관료입니다. 음료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음료를 원하시는 분은 영업마감 3시 이전에 오셔서 주문하시면 됩니다) - 참가비 입금 계좌번호 - 카카오뱅크 3333131937387 ㅂ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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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방랑단
    2024-03-27
  • ♪ 숲(에 나무가 있어야지 골프장이 있냐) 음악회♬
    작년에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 뒷산에서 21만㎡ 너비의 면적의 숲이 사라졌습니다.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부터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 인근까지 최소 2만 5천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습니다. 구례군과 시행사는 이 자리에 1000억원을 들여 45만 평 너비의 대형 골프장을 지을 거라고 합니다.골프장 사업을 막아내고 무단 벌목지에 봄을 돌려주기 위해 음악회를 엽니다. 음악회에 앞서 지리산골프장 개발 예정인 벌목지 답사도 준비했습니다.다시 숲으로 돌아갈 날을 위해 음악과 이야기와 마음을 모으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2024년 4월 6일(토)▶ 오후 1시, 벌목지 답사 사포마을회관 (구례군 산동면 사포길 72)에서 시작- 지리산 난개발에 대한 소책자를 읽고나서, 주민분의 안내로 벌목지를 함께 걷습니다.▶ 오후 4시, 숲 음악회사포저수지 옆 공터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401)♬ 공연자- 오프닝 : 캄캄밴드- 살래 재즈 트리오와 옥수수- 김목인☞ 참가비 20,000 원 이상 (카카오뱅크 3333-11-3005007 이신지원)☞ 주최 : 지리산골프장백지화연대, 지리산방랑단, 동아시아에코토피아포스터배경 사진: @phoma_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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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방랑단
    2024-03-18
  • 층층집에 나눔해주세요!
    층층집에 모실 입주자를 선정했어요. 구례에 오고 싶은 이유도, 각자의 관심사도 다양한 분들이 신청해주셨어요. 층층집을 온기로 채워주실 분들이 참 반갑고 기대되어요.층층집 프로젝트는 정부나 재단에서 지원금을 받지 않아요. 지리산사람들 시민단체에서 입주자분들의 월세를 일부 지원할 뿐입니다. 보증금 2천만원도 개인 후원자의 도움으로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층층집엔 아직 필요한 물품이 남아있어요. 자세한 품목은 웹자보에 기재해두었습니다. 지리산 곁으로 온 새 이웃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물품을 나눔해주시길 요청드려요.기재해둔 물품목은 총총이가 생각한 최소필요물품이에요.(감사하게도 여기저기 나눔해주셔서 현재난로와 식탁 의자만 구하면 됩니다!) 이외에 물품도(예: 에어프라이어, 전기포트, 집안을 꾸밀 장식 등) 얼마든지 선물해주실 수 있어요. 다만 불필요한 물건이 너무 많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품후원 시 연락망: 칩코 010-2구5육-팔115(카톡이나 디엠 선호해요:)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틀림없이 좋은 일이 생길거예요!!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분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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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8
  • 캄다운파티의 두 번째 작은 콘서트
    캄다운파티의 두 번째 작은 콘서트 <흙과 바람과 별과 농부_서와콩> # 기획자, 상글로부터의 편지 달콤한 매화 향기에 마냥 설레다가도 매년 빨라지는 봄꽃의 개화 소식과 이상한 흐름이 마냥 반가울 수는 없어요. 올해도 어김없이 호미를 들고 밭에 앉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에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까 걱정이 밀려와요. 서와콩은 합천에서 농사지으며 자연이 들려주는 아름다움을 시와 노래로 짓는 남매(서와&수연) 듀오예요. 서와가 쓴 시집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를 같이 낭송하고 노래하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흙을 만질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사람들과 이웃들에게, 그리고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에게 서와콩의 노랫말이 아직은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기를 바래요. - 일시 : 3월 17일 일요일 오후 4시 - 장소: 캄다운파티(구례읍 중앙로 25, 2층) - 신청: 인원수와 함께 문자(010-2075-140공) 혹은 DM(@cdp.gurye) 주세요. - 참가비: 어른/ 1만 5천원, 어린이/ 5천원 (음료 포함) ——————————————————————————— *서와콩* 서와콩은 서와&수연 남매듀오로 합천 황매산 기슭에 서식하며 퍼머컬처 방식으로 숲밭을 꾸리고 있는 농부이자 음악가다.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작은 존재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래를 부른다. 서와는 시집 『생강밭에서 놀다가 해가 진다』를 썼다. ——————————————————————————— # 서와의 시들 “수수밭은 내 마음 같아 키우고 싶은 것만 키울 수 없는 마음 같아” - 「수수밭」 중에서 “나는 쓸모 있는 사람보다 오늘 본 밤하늘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 「오늘부터」 중에서 “그래도 괜찮아 사실 고래는 내 안에 살고 있거든 바다로 이 고래를 풀어 줄 수 있는 바다로 가기만 하면 돼” - 「바다 고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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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방랑단
    2024-03-05
  • 도림사로 동안거 다녀온 상글이의 방구+단식일기
    #단식 1일차몸이 퉁퉁 부었다. 손가락도 발가락도 퉁퉁, 스마트폰은 어찌나 봤는지 눈도 시렵고, 종아리도 아팠다. 그동안에 쌓인 피로가 올라오는 듯 했다. 이사에, 축제에, 텃밭수업에, 공유회 준비로 하반기에는 쉼없이 달려왔던 까닭이다. 꼬리, 아림, 아라, 주옥쌤, 차라, 칩코 편안한 동지들과 함께 도림사에서의 5일을 보낼 수 있음이 감사하다.우리가 온다고 청소부터 보일러까지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방이 지글지글 따뜻해서 들어가자마자 꿀잠을 잤다. 핸드폰도 시계도 없으니 몇시간을 잤는지도 모르겠다. 쓰러져서 잠에 들었다.수행을 삶으로 사는 친구들이 옆에 있으니 이런 호강을 누린다. 덕분에 나를 지극히 살피는 시간이 있음에 감사하다. 이런 시간을 마련해준 친구들에게 나는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단식 2일차시계가 없으니 눈을 뜨면 지금이 몇시일까 생각하다 잠을 뒤척였다. 고요한 어둠 속에서 눈을 끔뻑이다 옆에서 울리는 첫 알람 소리를 들었다. 4시였다.아침에는 속이 메스꺼렸다.울렁거리는 와중에도 열심히 요가와 명상 일정을 해냈다. 아침일정을 마치고 잠깐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다.아림, 주옥샘, 아라와 도림사 뒤에 있는 동악산에 올랐다. 동근, 봄이랑 종종 올랐던 길이라 익숙하고 반가웠다. 단식 중인 내 발걸음에 속도를 맞춰주는 동료들 덕분에 산행이 편안했다.마지막 2km는 매우 가파랐다. 배고픔이 많이 느껴졌지만 쉬엄쉬엄 함께 숨을 고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정상에 도착했다. 동악산을 둘러싸고 있는 능선들이 끝없이 펼쳐졌다. 저 멀리 우리들의 지리산도 보였다. 먹을 것이 없으니 그저 아름다운 경치로 점심을 대신했다.산에 다녀와서는 밤 무서운 줄 모르고 내리 잠을 잤다. 저녁을 먹지 않으니 시간이 많다. 고요한 밤이 참 길었다.#단식 3일차4시 알람을 듣고 일어나 공양간으로 오면 주옥쌤이 책을 읽고 계신다. 하루를 시작하며 처음 인사를 나누는 사람. 따뜻한 눈인사로 맑은 기운이 전해진다.속이 울렁거린다. 아침 명상을 하고 한 숨 자고나면 제 컨디션으로 돌아오니 다행이다.여여의 ‘0원으로 사는 삶’을 읽고 있는데 글에서 그녀의 여정이 눈에 선하다. 깨지고 부딪히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이야기에 푹 빠져 읽다보면 여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글이 살아있다.아림이와 108배를 올리기로 했다. 참회문 한구절을 소리내어 읽고 절을 올렸다. 문득 이 순간 평화로운 상태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이 감사했다. 종종 비구니스님인 친구를 찾아가 절에서 쉬었다가셨다는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도 잠시 멈추어가는 시간이 필요하셨을까, 눈물이 핑 돌았다. 시야가 흐려져서 글자를 엉터리로 읽는 바람에 잠깐 웃음이 났다. 108배를 마치고 아림이가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아림과 진하게 함께 맞춰보는 첫 호흡이었다.사람들이 저녁예불을 드리는 동안 공양간 설거지를 했다. 몸을 비워내는 시간도 좋지만 함께 맛있게 먹는 시간도 의미가 있다. 그 시간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잘 먹어주는 이들이 있어 단식에 활기가 넘치니 감사할 일이다.#단식 4일차입이 바짝타고 메슥거림이 심해 힘겹게 요가를 마쳤다. 잠깐 잠든 사이 온갖 꿈을 꾸었다. 살아오면서 만난 인연들이 전부 찾아오는 느낌이다.빨래를 했더니 개운했다. 독소가 나오는 것인지 몸에서 쾌쾌한 냄새가 자꾸 신경쓰였다. 단식할때는 세제가 손에 안닿게하라하여 손빨래는 적게했다.도림사에 있는 동안 내게 가장 많이 찾아 온 메세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라’였다. 살집이 붙은 내 몸이 맘에 들지 않아서, 다른 동물의 살덩이를 먹고 싶은 내 욕구가 불편해서, 몸이 정화되었으면 해서, 나를 불결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된 단식의 동기가 컸다.단식을 진행하는 동안 이만큼 건강할 수 있는 나의 몸에 감사하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완전한 상태로 바라봄에서 나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더 멋있어져야할, 더 깨끗해져야할 ‘나’가 아닌, 이로써 충분한 ‘나’라는 거. #보식 1일차집에 돌아왔다. 벌써 절에서 지낸 시간이 꿈같다. 배농장에서 동근이와 반가움 입맞춤을 나누고 봄이와 실컷 뛰어노니 집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 집이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어 기분이 참 좋았다. 돌아올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_()_어느새 처리해야할 것, 당장 해야할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이 조급해지니 천천히 주변을 살피는 것을 잊는다. 너그러운 마음상태로 주변을 챙기는 것을 잊지 말아야지, 그리고 나의 몸을 연인처럼 애정해주어야지.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4-02-02

실시간 지리산 오늘 기사

  • [숲샘의 지리산통신] 봄날, 하동호 둘레길에서 화양연화를...
    하동군 청암면에 자리한 하동호는 1985년 1월에 착공하여 1993년 11월에 준공한 농업용 댐으로 청학동 계곡과 묵계 계곡의 물들이 흘러들어 거대한 산중호수를 만들었다. 지리산 둘레길 10구간과 11구간이 연결되는 지점에 있는 이 하동호를 한 바퀴 도는 하동호 둘레길이 새 단장을 하고 2000년 봄에 완성되었다. 전체 길이 7.5Km에 수평의 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지리산 둘레길 구간에는 포함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 하동호 둘레길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뭐니 뭐니 해도 아름드리 왕벚나무 가로수가 꽃을 활짝 피우는 4월 초라 할 수 있다. 하동호 둘레길은 하동호 댐 주차장에서 시계 방향으로 걸음을 시작하길 권한다. 비바체리조트를 지나면 곧바로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나타나는데 왕벚꽃이 만개하는 4월 초쯤이면 막 돋아나기 시작하는 메타세쿼이아의 연초록의 새잎은 눈과 머리를 헹궈주고 온몸을 초록으로 물들인다. 메타세쿼이아를 만날 때마다 쉽지 않은 외래어 이름보다는 북한에서 부르는 것처럼 수삼(水杉)나무라고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곤 한다. 예전엔 청학동으로 가는 1003번 지방도를 따라 왕벚나무 터널길로 걸었었는데 지금은 호수를 따라 데크 길이 조성되어 안전하게 걸을 수가 있어 좋다. 하동호 관리사무소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시계 방향이든 반 시계 방향이든 그 중간 지점이 되는 마을이 바로 나본마을인데 나본마을 서어나무 숲에 조성된 정자와 데크는 휴식과 함께 하동호를 바라보며 물멍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2023.04.25) 나본마을을 뒤로 하고 하동호 둘레길 나머지 반을 걷게 되는데 30분쯤 더 걸으면 만나는 상이리는 위태에서 양이터재 넘어 하동호로 이어지는 둘레길 10코스가 지나는 마을로 여기서부터는 둘레길 10코스와 하동호 둘레길이 겹치는 구간이다. 상이리에서 하동호 댐까지는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 거리로 하동호의 비경을 만끽하기 딱 좋은 구간이기도 하다. 하동호 댐에 도착하면 망향관에 들러 하동호가 생기면서 수몰된 청암골 아홉 마을(몰랑몰, 새터, 가리점, 대밭몰, 고래실, 생방몰, 동촌, 가마소, 난전)의 옛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감상해보길 권한다. 이렇게 출발점인 하동호 댐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하면 느릿느릿 걸어도 세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산중호수길로 이름 붙여진 이 하동호 둘레길은 장애가 있는 분들도 얼마든지 동행할 수 있다. 게다가 원점 회귀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하동호 둘레길의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왕벚꽃잎 난분분 흩날리는 4월의 하동호 둘레길을 걷는 이들은 분명 봄날의 화양연화를 만끽하리라.
    • 지리산 오늘
    • 숲샘의 지리산 통신
    2023-04-24
  • [지리산인 칼럼] “여러분은 사회적 시인(社會的詩人)!” You are Social Poets!
    “여러분은 사회적 시인(社會的詩人)!” You are Social Poets! 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 지리산 자락자락에 안겨 살면서 문정댐이니 케이블카니 산악열차로부터 마고할메 치맛자락을 지켜주려고 맘고생하는 이들에게 “여러분은 시인입니다. 사회적 시인입니다(You are social poets). 인간사회의 약자들을 갈라치기하고 창조계의 생물들을 쓰고 폐기(廢棄)하는 문화 풍조 속에서 지구라는 공동주택(common home)을 지키겠다고 꿈꾸는 시인들입니다.”라는 격려를 보낸 종교지도자가 있다. 로마 교황 프란치스코다. 2021년 10월 16일, 전 세계 사회운동가, 민중운동가들에게 보낸 메시지였다. 그는 10년 전 가톨릭교회에서 성베드로의 제266대후계자로 뽑히자마자 전 지구에 충격을 가해왔다. 13억 가톨릭신도들을 지도하는 기조문서 「복음의 기쁨」에서, 그는 쇠푼께나 있다고 거들먹거리며 세계 금융시장과 대기업들과 다국적기업들을 이미 장악한 ‘신자유주의’ 경제를 ‘살인경제(殺人經濟)’라고 단언하였다. 미국 보수언론인(Rush Limbaugh)에게서 ‘순 빨갱이(pure Marxist)’라는 욕설이 나옴직했다. 그리고 ‘하나뿐인 지구’라는 자연을 파괴하지 말자고, 생명체들을 멸종시키지 말자고 호소하는 「찬미 받으소서」라는 문서를 내놓자(2015)미국 폭스뉴스가 이 교황을 ‘지구상의 가장 위험한 인물’로 단정했다. 종교는 ‘생태 복음(生態福音)’이어야 프란치스코는 지구(地球)가인류와 모든 창조물의 ‘공동주택’이니까무릇 종교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반길 기쁜 소식, 곧‘생태 복음(生態福音)’이어야 한다고 확대한다. 그가 구상하는 그리스도교는 ‘지구에 충직하면서 모든 생명계를,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종교’다. ‘타자들에 대한 개방 여부’로 개인적 집단적 구원이 결정된다는 종교적 신조를, 이제 창조계 전체로 열어 우리 다함께 구원에 이르자고 요청했다. 4세기의 인물 아우구스티누스는 이것을 ‘사회적 사랑(amor socialis)’이라고 명명했다. 교황의 문서 「찬미받으소서」는 13세기 인물 아씨시의 프란치스코(1181-1226)의 시구에서 제목을 따왔는데 ‘하느님의 어릿광대’로 자처한 저 인물이 “저의 주님, 찬미 받으소서. 누이이며 어머니인 대지로 찬미 받으소서. 저희를 돌보며 지켜주는 대지는 온갖 과일과 색색의 꽃과 풀들을 자라게 하나이다.”라고 읊은 ‘태양의 찬가’는 이탈리아 시문학의 효시로 평가된다. 지구라는 환경 체계를 위협하고 공멸을 향해 가는 인류에게 우리 공동주택을 덮치고 있는 재앙을 알리고, 누구보다도 종교인들에게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 생활양식의 변경, 그리고 생태영성(生態靈性)의 함양을 호소했던 현자였다.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누이이며 두 팔 벌려 우리를 품어 주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같은 지구가 지금 울부짖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비명에 귀 기울이고 창조계 전체의 신음을 귀여겨 들읍시다.”라고 하소연하는 프란치스코교황은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택한 한국에서 방한 내내 세월호 배지를 가슴에 달고 다녔고, “그것 좀 떼고 중립을 지키시오!”라던 한국인 고위성직자에게 “타인의 고통 앞에는 중립이 없소!”라는 결연한 답변을 우리 국민의 뇌리에 남겼다. 1968년 창립된‘로마클럽’ 이래로 미래학자들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인류세(人類世)의 임계점이 수년밖에 안 남았다고 경고하는데도, 아마존을 불 지르고 화석연료 소비를 증대시키고 산과 강에 삽질하며 무수한 종을 말살시키고 있는 짓은 “인류의 자살이요 환경학살이요 생물 종의 학살”이라는 것이 교황의 외침이다. 한번 저지른 환경파괴는 거의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인류도 국가사회도 양단간의 선택기로에 놓여 있는 현시점에서, 환경운동가들이야말로 ‘죄의 구조’, ‘죽음의 체제’에 맞서서지구상의 생명을 구하겠다고 투쟁하는, 인류의 주춧돌이라고 독려한다. 교황은 이 메시지에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요청합니다. 광산, 석유, 삼림, 부동산, 농산품을 좌우하는 대기업들에게 호소합니다. 삼림 파괴를 중단하시오! 습지 파괴를 중단하시오. 산을 훼손시키지 마시오. 강을 오염시키고 바다를 오염시키는 짓을 그만두시오, 주민들과 곡물을 [화공약품으로]중독시켜가는 짓을 그만두시오!”라고 경고한다. 그는 세계 곡물회사들, 무기장사들, 허위와 조작을 일삼는 언론재벌들, 강대국과 국제금융기관들에게도 ‘하느님의 이름으로’ 같은 호소를 보냈다. ‘잘 사는 세상’이란 ‘인류 전체와 정의롭게’, ‘창조계 전체와 조화있게’ 살아감’이라는 가르침이다. 윤정권이 두려워하는 것은 ‘꿈꾸는 사람들’ 국민의 촛불 혁명을 꺼뜨린 현정권이 한반도의 가난한 이들과 노동자와 농민, 여성에 대한 증오와 갈라치기로 뭉쳐진 집단으로 드러나면서,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허가와 원전확대로 환경운동가들은허탈하다 못해 공포에 사로잡히는 듯하다. 교황은 우리에게 말한다. “기득권 수호에 앞장선 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인물들은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강자들의 집단적 이기심, 약자들의 영합, 중도층의 체념을 시인들이 문제 삼으면서 심간을 편치않게 만드는 까닭입니다.” 우리의 꿈은 국민이 유일하게 권력에 접근하는 선거와 투표에서 반영되기도 한다. 한반도 남쪽의 국립공원들의 생태를 살리는 노력에 헌신하는 우리에게 프란치스코는 이런 격려를 보낸다. “무한성장의 야심으로 자연을 오로지 수탈하고 착취하고 폐기하는 사고방식으로 되돌아가지 않으려면 꿈을 꿀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꾸는 꿈은 인류라는 종족에게 자유, 평등, 정의 그리고 존엄을 그려가고실현하려는 원대한 꿈입니다. ‘보다 나은 세상(a better world)’을 만들고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려는 꿈입니다. 우리 시인들이 꿈꾸는 이 꿈을 통해서 창조주의 꿈이 우리 모두에게 관통하고 드디어 역사로 실현되기에 이릅니다.” 이 나라의 금력과 권력을 독점적으로 누리는 자들은 국민의 1%에 불과하며, 현정권의 제반행태는 공포가 핵심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의 진보정권의 출현에서, 그동안 중국, 일본, 미국에 의존해서 영화를누려온 노론파가 그 기득권을 영구히 누리지는 못하리라는 공포심을 감추러 자기들은 무슨 파렴치도 감행할 수 있다는허세를 보인다. ‘조직’의 그 허세를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으면 저자들은 허깨비다. 우리는 남북의 분단을 넘어, 그리고 우리네 금수강산이라는 창조계 전체와 더불어 조화를 이루는 삶을 꿈꾸는 까닭에 저자들이 우리를 두려워한다. 운동가들이 공포를 품을 것은 아니니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저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매듭짓는다. “우리 함께 꿈을 꿉시다! 저 참담하고 오래도 가는 체념에 우리는 절대 빠지지 맙시다.” *이곳의 사진은 4월 14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진행된 ‘414기후정의파업’에 참가한 박두규 시인, 최상두 대표가 찍은 것입니다.
    • 이야기
    • 여기저기 민들레
    2023-04-22
  • [청명 편지 : 덕복희와 산달] 유연함을 만들어내는 주파수일지도 몰라요
    디자인.칩코 <천재만재 이야기꾼 산달에게> 산달, 지난 편지를 읽고 얼마나 들떴는지 몰라요! 똥개시절 이야기의 보답이 이렇게 근사하다니, 이번 편지엔 똥오줌 못가리던 시절 이야기까지 줄줄 불어댈 뻔 했습니다. 저는 아홉시만 되면 퓨즈가 나가듯 잠이 든다고 했는데, 누군가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해준다면 잠을 순식간에 쫓아낼 수도 있어요. 산달의 이야기는 꼭 목련만큼이나 향기롭고 우아했어요. 정말 고마워요. 저도 까만 밤의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전등에 반짝 빛나는 목련에게 홀딱 반하던 순간을 기억한답니다. 여섯 꽃잎을 한 장 한 장 떼며 문법을 알려주셨다니, 꽃잎이 곱절은 많은 국화여도 즐겁게 배웠을 거예요. 봄의 새소리가 참으로 다채로워요. 산달이 사는 곳도 그렇겠지요? 새도감을 뒤적거리다가 후투티라는 이름의 새를 봤어요. 머리도 꼭 락커처럼 모히칸 스타일을 했길래, ‘와 이 새는 한국에서 보기 힘들겠지?’싶을만큼 이색적이었거든요. 그런데 새벽요가를 마치고 동이 틀 시간이 되면 꼭 바깥에서 누가 ‘구구구’하고 노래하는 거예요. 작은 드럼을 두드리는 듯이 편안하고도 차분한 목소리였어요. 누군지 알아내려고 새소리를 모아놓은 유튜브를 마구잡이로 보았는데,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후투티였던 거죠! 이렇게나 가까이 모히칸 드러머가 살고있었다니. 아직 얼굴은 만나보지 못했지만 집 근처에서 이웃들을 잘 살펴야겠어요. 전 학창시절에도 음악에 두말할 것없이 가장 재능이 없었는데, 요즘 새공부를 하자니 음악공부처럼 고역이에요. 영상으로 새소리를 달달 외우고도, 실제로 들으면 다 똑같은 소리처럼 들려요. 그런 제가 올해는 우쿨렐레를 배우기 시작했답니다. 제 옆지기가 우쿨렐레를 잘 친다는 소문을 듣고 마을 이웃 두 분이 떡과 반찬을 잔뜩 갖다주시며 스승으로 모시니 결국 얼렁뚱땅 강좌를 열게 됐어요. 그렇게 네 명이 모여 일주일에 한번 우쿨렐레를 쳐요. 햇살이 차르르 쏟아지는 이웃집댁에서 우쿨렐레를 연주하다보면 바깥에 딱새들이 꼬리를 팔랑 떨면서 창가에 앉는 게 보여요. 전 요즘 그 시간이 참 좋아요. 물론 딱새나 후투티는 제 형편없는 연주를 듣기 거북해할지 모르겠어요. 작년부턴 장구를 열심히 치고 있는데, 장구는 사실 인간이 아닌 동물들은 다들 듣기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집회할 때는 더없이 흥이 나는 악기지만요.) 그래서 숲에서도 연주하기 미안하지 않은 우쿨렐레를 배우기 시작한 건데 여전히 조금 미안할 수밖에 없는 실력이랍니다. 산달은 어떤가요? 제가 예상한 대로라면 음악을 좋아할 것 같아요! 산달은 새공부를 해도 저보다 일취월장이겠어요. 사실 음악 얘기를 꺼낸 이유가 있어요! 저는 제가 너무 진지한 게 싫어요. 친구를 새로 사귀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 어울리기도 별로 안좋아하고요. 누군가를 만나면 시시콜콜한 이야기 나누기가 제일 숙제에요. 반드시 모든 것에 심오한 의미가 있어야하는 양 굴어요. 전 잡담이랍시고 자꾸 일 얘기를 꺼내서 친구들을 질려버리게 만드는 재주가 있답니다. 글을 쓸 때도 지나치게 거창해지곤 하는데요. 그렇게 종이 위에 우주의 진리나 세계평화를 쏟아내고 나면, 새벽에 쓴 글도 아닌데 느끼하고 부끄러워서 두번은 못읽겠어요. 전 밤 아홉시에 머리만 땅에 닿으면 즉시 잠에 드는 사람으로서 ’이불킥’을 해본 적은 없지만, 만약 한다면 이불보다 제 무릎관절을 더 걱정해야 할 거예요. 이번 주제가 ‘나를 바꾼 꿈’인데요. 평소엔 꿈을 꾸더라도 물에 그은 선처럼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거든요. 제가 기억하는 몇 안되는 꿈들은 다들 음침하고 징그럽고 어두워요. 그런 꿈들만이 돌에 새긴 선처럼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요. 이번 편지에도 제 꿈 이야기를 쓰자니 호러 영화를 한 편 쓰게 생겼더라고요. 심지어 그런 호러씬들 안엔 제 깊은 죄책감이 숨어있어요. ‘이렇게 사는 게 옳은 거야!‘하던 제 경직된 윤리관이 만든 꿈이죠. 로드킬 당한 고양이를 구조해 살려놨는데 목만 겨우 남아서 물을 마셔도 목 아래로 줄줄 새던 이야기, 소의 위장을 뒤집은 것으로 만든 샤워볼로 제 몸에 피칠을 하며 목욕하는 이야기 등이에요. 참고로 전 말싸움조차 없이 평화롭고 싱겁게 끝나는 영화나 드라마만 즐겨본답니다. 음악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야겠어요. 악보에서 도레미를 찾기도 헤매는 제가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 때가 있어요. 제 옆지기가 우쿨렐레로 코드를 몇개 연주하면서 저에게 아무 말이나 뱉으면서 아무 멜로디나 붙이라고 한 거죠. 모든 말에 의미 부여를 하는 저에게 ‘아무 말이나 뱉으라’고 하는 건, 한 시간짜리 연설을 하라는 말보다 어렵게 들렸어요. 도대체 아무 말이 뭔지도 모르겠고, 그 아무 말에 멜로디를 붙이라니 영 쑥쓰러워서 한 마디도 못 뱉겠더라고요. 헛소리를 하거나 우스꽝스러운 멜로디를 만들어도 누구도 평가하거나 비웃지 않다는 건 천천히 깨달았어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나마 아무 말이나 흥얼거릴 수 있게 됐죠. 그래서 성다양성 축제에서 들레네교향악단이 해마다 엉망진창 합창을 선보일 수 있었는지도 몰라요. 직접 만든 어설픈 노랫말과 멜로디로요. 음악이 내내 어려우면서도, 올해 열심히 악기를 배우거나 새소리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건 이런 까닭일 거예요. 음악은 저에게 힘을 빼는 방법을 알려주거든요. 덜 진지하게 사는 방법을요. 산달이 지난편지에서 한빛이 애증의 공간이었다고 했잖아요. 사실 좋기만한 것들은 별로 없어요. 가족이든 연인이든 어떤 공간이나 기억이든, 사랑과 미움과 애틋함과 서운함이 마구 섞이는 듯해요. 그래서 저라도 산달같은 결론을 내렸을 거예요. 세상을 바꾸겠다면서 나를 미워하기보다, 그 미운 세상과 내가 서로를 만들었다고 믿어버리자고요. 모든 숨들이 섞여서 결국 다 하나라고도 믿고요. 그런데도 전 저의 진지한 모습들이 여전히 예뻐보이지 않아요. 내 꿈은 왜 다 저런 모양일까, 왜 그렇게 고리타분한 글을 쓰고야 말았을까, 제 자신이 시시해보일 때가 많아요. 이런 모습들도 제 공동창조자일텐데 말이에요. 덜 진지해지려고 하지만, 사실 정말 필요한 건 ‘진지한 그대로도 충분한’ 마음일 것 같아요. 산달, ‘명금류’라는 말 들어봤어요? 명금류는 ‘소리가 고운 새’라는 뜻인데, 참새같이 조그마한 새들을 가리킨대요. 큰 새들은 성대가 굵어서 섬휘파람새나 방울새 같이 고운 소리가 나지 않고, 거칠고 위협적인 소리를 낼 수 있죠. 이 말을 들은 제 친구가 ‘와 그것 참 좋다!’하며 감탄하는 거예요. 자신은 키가 크다고 늘 부러움을 받는데, 실은 키가 작든 크든 각자 매력이 있을 뿐 큰 게 더 멋진 건 아니라고요. 그런데 명금류는 작기 때문에 오히려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니까 좋았다는 거죠. 아마 키가 작은 제게 해주고 싶었던 말 같더라고요. 참 다정한 친구죠? 저도 제 진지한 모습들을, 도리어 진지하다는 이유로 좋아하게 될 수 있을까요? 산달의 지난 편지를 곱씹으며 노력해봐야겠어요. 산달! 전 친구가 냉이를 잔뜩 나눠준 덕에 냉이를 안캤어요. 그런데 산달의 편지를 보니 냉이 캐는 즐거움을 제가 놓칠 뻔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냉이 꽃대가 모조리 올라오기 전에 납작 엎드려 냉이를 찾았답니다. 냉이를 보면서도, 목련과 연꽃, 산과 달, 메리올리버의 시를 보면서도 떠올릴 이가 있다는 건 참 풍요로워요. 제가 산달을 떠올리는 순간마다 산달에게 봄볕이 닿기를 바랄게요. 구례는 벌써 목련이 옷을 갈아입는 청명입니다! P.s. 감자님은 제가 자나깨나 물을 너무 열심히 갖다바치는 바람에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 물이 많으면 씨감자가 썩으니 제발 그만 주라고 이웃분이 와서 저를 말리셨을 땐 이미 너무 늦은 뒤였어요. 감자님께 심심한 위로를… 냉이주먹밥 해먹은 덕복희가 <진지함이 사랑스러운 복희에게> 복희야말로 천재만재 이야기꾼인 것 같아요!! 새 공부 이야기도, 꿈 이야기도, 음악 이야기도 너무너무 재밌어요. 어쩜 그렇게 감질나게 풀어놓을 수가 있죠? 늘 복희의 편지를 보면서 감탄해요. 그 솜씨를 닮고 싶어요. 이제 복희의 편지를 받을 때면 다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할머니의 손맛 듬뿍 담긴 코스 요리를 대접받는 것 같아요. 약간은 쓴가 싶더니 끝에 가서는 결국 단 맛이 입천장을 달래주는 것만 같아요. 어떤 기분인지 짐작이 가시려나요! 그런데 음악 이야기라니. 복희, 조심하셔야 해요. 저는 음악 이야기라면 10통의 편지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이나 떠들어 볼 수 있답니다. 소싯적엔 그랬어요. 지금은 그만큼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요. 그것도 한때 이야기랍니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쳤거든요. 엄마는 저를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부터 남들 다 가는 피아노 학원과 태권도 도장에 보냈어요. 다른 아이들은 피아노 학원 가기를 싫어하기도 하고 그러던데 저는 싫고 좋고를 떠나서 당연히 가야하는 곳이라 생각했나봐요. 한 7년차 되는 해부터 재미가 들려서 열심히 연습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혼자 클래식 곡들도 파고, 밴드도 시작했어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에는 예배당이 있었어요. 그곳에는 위엄있는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놓여져 있었는데, 사람들이 거의 집에 돌아간 주말에는 그 피아노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특히 해가 기지개를 펴는 새벽이나 어스름이 찾아오는 저녁, 옅은 빛에 취해 드뷔시를 연주할 때면 마치 온 세상에 저 혼자만 있는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서울에서는 더 이상 이런 순간들을 누리기가 어려워요. 그곳을 떠난지 시간이 꽤 흐르고 나니 저는 이따금 고요한 숲 속에서 혼자 피아노를 연주하는 제 모습을 상상하고는 해요. 아! 복희의 우쿨렐레 수업 시간을 상상하니 저도 모르게 입이 귀에 걸려요. 제 안에 그런 순간에 대한 갈망이 있음을 느껴요. 우쿨렐레를 배우는 건 즐겁나요? 우쿨렐레를 연주할 때면 호흡이 줄의 진동 소리와 어우러지는 걸 느끼나요? 어려운 것은 없는지, 짜증나는 순간들은 없는지도 궁금해요. 제가 좀 들떠 보이죠? 그만큼 악기를 배우는 건 설레는 일이니까요! 사실 설레는 순간보다 답답하고 속이 터지는 순간들이 많이 있기도 하다는 걸 알아요.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종종 드는게 다반사이니까요. 음악을 한다는 건 조급함과 싸우는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씨앗이 싹을 틔우기를 재촉할 수 없듯이, 고양이가 내 품을 편하게 여기지 못하는 걸 저어하는 일이 쓸모없듯이요.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했던 말이 옳아요."참을성이 있어야 해." 여우가 대답했다. "우선 내게서 좀 멀어져서 이렇게 풀숲에 앉아 있어. 난 너를 곁눈질해 볼 꺼야. 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날마다 넌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앉을 수 있게 될 거야......”날마다 조금씩 편해지는 것, 꾸준함을 연습하는 것, 피아노가 저를 변화시키려는 힘을 환대하는 것, 저는 그러면서 세상을 배웠던 것 같아요. 사실 복희의 ‘진지한’ 이야기에 손으로 입을 막을 정도로 공감하며 읽었답니다. ‘스몰 토크’라고 하죠. 최근에 새로 만난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내가 스몰 토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막 ‘활동가’들의 네트워크 속에 들어온 신입으로서 받아들여야 할게 너무나도 많았던 저는 어쩌면 스몰토크를 사치처럼 여겼던 것 같기도 해요. 제게도 힘을 빼는게 정말 큰 숙제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최근에는 바쁜 동료와 잠시 차를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저는 단체 이야기, 운동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 친구와 그런 방식으로만 소통하는 저를 미워하며 다음부터는 다른 이야기들을 좀 해보겠다고 다짐했어요. 간혹 그런 꿈을 꾸기도 해요. 꿈 속에서 저는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막 떠드는데 제 친구들은 제 이야기를 듣는 것에 피로해하는 낌새에요. 그럴 때면 나는 왜 그들과 마음이 공명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에 날마다 실패할까 고민하게 돼요. “나의 언어가 저들에게 닿고 있지 않구나.” 복희의 표현대로 제 대화의 방해꾼 또한 ‘경직된 윤리관’인 것 같아요. 머리로는 내 윤리관을 내세우는 것보다 저들과 대화를 통해 깊은 관계를 맺는게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이렇게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야”라고 자랑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해요. 저도 음악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볼까 해요. 복희는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나요? 전 여러 뮤지션들을 좋아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이들의 일관적인 공통점을 생각해보면 삶이 곧 음악이 되고 음악이 곧 삶이 된 사람들이더라구요. 최근에 사카모토 류이치라는 음악가를 다룬 다큐멘터리인 ‘코다’를 봤어요. 아직 다 보진 않았지만, 인상깊었던 장면이 있었어요. 사카모토는 원전 참사가 있었던 후쿠시마에 가서 쓰나미에 잠겼던 피아노를 하나 발견해요. 그 피아노를 연주하고 나서는 송장을 어루만지는 느낌이었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하셨던 말씀이 마음에 남아 오래 생각해 볼 문장이 되었어요. "일반적인 피아노 소리는 인간이 억지로 조율한 부자연스러운 상태인거지. 그런 억지스러움에 대한 혐오감이 내 안에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자연이 조율해 준 그 쓰나미 피아노 소리가 굉장히 좋게 느껴져요.” 피아노는 보통 주파수를 나타내는 단위인 440헤르츠로 조율되고는 해요. 간혹 432헤르츠로 조율되는 경우도 있고 피아노 연주자들마다 마음대로 할 수 있기는 하지만, 각 음계의 간격이 일정하다는 것은 모든 피아노와 서양 악기의 공통점이에요. 그런데 아시아와 중남미 등의 전통 악기들은 셀 수도 없이 다양한 음계를 채택하고 있어요. 가장 낮은 음에서부터 가장 높은 음까지의 스펙트럼은 무한하니까요. 우리의 귀는 440헤르츠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어서 다른 주파수의 소리를 잘 포착하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복희가 새들의 소리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요! 아마 저도 인간의 주파수의 귀가 너무나도 적응되어 있어 그들의 노래나 비명을 듣기 위해서 많은 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사카모토의 말은 사카모토가 평생 사회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큰 힘을 얻는 것 같아요. 그의 세계는 늘 소리로 가득 차 있다고 해요. 파도소리, 빗소리, 숲의 소리들을 길어내 음악으로 만들어내는 그가 저는 참 놀라웠어요. 원전을 반대하고 삼림 보호를 위한 그의 행동과 숲 속에 들어가 그들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모습이 많이 겹쳐보여요. 어쩌면, 우리가 ‘듣지 않음으로써 듣지 못하게 된’ 소리들을 들으려는 하나의 태도에서 비롯된 일관된 삶일지도 몰라요. 그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의 삶은 참 아름다워요. 새들을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해요. 나무도, 풀들도, 곤충들도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인데, 우린 종종 놓치는 풍경이죠. 그래서 우리가 듣는 소리들은 하나의 주파수가 아니라 여러 주파수들의 화음일거에요. 숲마다 어떤 공명이 발생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어 보이네요! 어쩌면 복희의 진지함도 우리의 유연함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주파수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전혀 어울리지 않은 복수의 소리들이 어우러져 간혹 협화음을 만들어내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런 순간은 아주 가끔이어서 우리에게 희열을 주곤 해요. 궁금해요. 복희의 진지함은 어떤 순간들에 화음을 만들어내나요? 오늘 아침, 짬내서 책을 읽다가 발견한 문장이 맘에 들어서 그걸로 편지를 마무리해요. 복희가 제게 선물해준 문장에 대한 보답이에요. 제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든 저의 아름다움을 알려줘서 고마워요. 아름다운 하루 보내세요! "내가 생각할 때,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 바로 그것이 된다” -미셸 셰르- p.s. 씨앗 잘 받았어요! 해바라기, 목화, 분꽃, 메리골드 모두 잘 모시겠습니다. 그들이 피어날 때 생각나게 해줄 사람이 되어주어 고마워요. 함께 삶을 연주하고픈 산달이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방랑단
    2023-04-21
  • “생명권 환경권 주거권 무시하는 지리산골프장 건설 추진 중단하라!”
    지리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 입장문 발표 “생명권 환경권 주거권 무시하는 지리산골프장 건설 추진 중단하라!” 지리산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구례 시민사회와 종교단체는 20일, 지리산 기슭에서 벌어진 산림 훼손을 멈추고 골프장 건설 추진을 중단하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리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은 구례군이 과거 골프장 예정지에 21ha가 넘는 대규모 임목 벌채 허가를 내주고, 3월 23일 민간사업자와 골프장 사업 업무협약을 맺은 것과 관련하여 산림 훼손과 수질 오염, 멸종위기종 서식지 파괴, 주민 주거권 침해 등이 심각하게 우려됨을 밝히고, 무차별 벌채 규탄과 골프장 건설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무차별 대규모 벌채, 알고 보니 골프장 예정지!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과 멸종위기야생생물 서식지는 나 몰라라? 지리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은 이날 골프장 건설 반대 입장문을 통해 “골프장 예정 부지의 30%인 16개 필지(축구장 30개 규모)에서 모두베기 벌채가 자행돼 수십 수백 년 된 아름드리나무가 무차별적으로 베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벌채지는 국립공원 200여 미터 거리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을 포함한 울창한 숲을 파괴하고 무단으로 경사지 절·성토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벌채지를 더 확대하지 말고 원상복구 단계를 속히 밟으라고 요구했다. 현재 벌채가 이뤄진 곳은 산주가 재선충 예방을 목적으로 소나무 등을 베고 편백을 심겠다고 수확벌채 허가를 받은 땅인데, 과거 골프장 개발을 추진하다가 산림 훼손 우려와 주민 반대로 무산된 곳으로 지리산골프장 건설이 추진되리라고 예상되는 곳이다. 이에 대해 지리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은 “생태·자연도 1등급은 생태 경관이 수려하고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자연환경 보전과 복원을 우선하도록 자연환경보전법에 명시돼 개발계획을 세우거나 환경영향평가에 활용해야 하는데, 이번에 대규모 벌채를 통해 아예 그 증거를 사전에 인멸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 산림자원법(36조)이 바뀌어 10ha 이상 대규모 벌채는 사전타당성 조사, 20ha 이상 벌채 시엔 민관합동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시행일이 오는 6월인 것을 고려하여 시행일 전에 벌채를 끝내려는 속셈”이라며 “이런 까다로운 절차를 피하고자 행정지원과 수확벌채란 미명으로 골프장 건설의 장해물인 숲을 사전에 모두 베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JTBC 취재 결과 골프장 예정지에서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수달과 2급인 담비의 서식 흔적이 발견되었고, 이어 시민단체 자체 조사를 통해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삵의 흔적도 확인되었으며 수만 송이의 자생 앵초 군락지가 발견되었다. 시민사회는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생명의 보금자리를 경제효과 같은 미사여구에 속아 파괴하면 결국 우리 자손에게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태 학살 중단을 호소했다. 자연재해, 수질오염, 잔류농약 우려에 이어 시행사 자본 조달 능력도 의문 또 지리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은 “2020년 국지성 집중호우로 구례 ⅓ 이상이 잠겨 재산상 큰 해를 입었고 현재까지도 지방하천 보강 등의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06년 9월에 나온 <구례 온천CC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해당 사업지구는 산간 지역으로 강수량은 110일, 눈 27일 등 기상 조건이 양호하지 않은 곳으로 국지성 호우에 대한 주의가 요망된 극히 위험한 지역이다”며 자연재해 발생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해당 사업지구는 <영산강·섬진강 수계 물관리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 규정>에 의해 오염총량제가 시행되는 섬진E 단위 유역이다. 숲 베어내기와 골프장 건설로 인한 홍수 및 오염 유출량으로 섬진강의 오탁도가 증가할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자연재해 및 수질오염에 대한 충분하고도 과학적인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은 졸속 행정”을 질타했다. 한편 시민사회는 시행사의 사업비 조달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해다. “시행사인 피아웰니스는 2022년에 설립된 법인으로 지리산온천 운영자 K의 두 아들이 이사로 있는 곳이다. K와 두 아들은 주민의 강력한 반대에도 골프장 사업권을 인가받아 8년간(2008~2016), 두 차례나 연기를 거듭한 끝에 골프장 시행의 실효를 상실한 사람들”이며 “당해년도 자본이 1억 원도 되지 않는 종이 껍데기 회사”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지리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은 “구례군수는 골프장 건설 업무협약 즉시 파기하고 군민에게 사죄하라. 구례군수는 추가적인 산림 훼손을 막고 원상복구 계획을 수립하여 숲을 살리기 위한 행정을 지원하라. 그것만이 천년만년 흘러갈 구례의 역사와 사람과 동식물에 사죄하는 유일한 길이다”고 강조하며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아래 붙임. 입장문 전문) [붙임] 입장문 전문 골프장 유령에 휩싸인 구례군 ㅡ 골프장 건설을 위한 사전 정비작업, 모두베기를 즉시 중단하라 구례군은 되살아난 골프장 건설의 유령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구례군은 2023. 3. 24일 ㈜피아웰니스, ㈜삼미건설과 지리산골프장 조성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업무협약의 주요 내용은 산동면 지리산골프장 조성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협약으로, 산동면 관산리 산53-3 일원 150만 제곱미터 부지에 사업비 약 1,500억,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리산 골프장 예정지 업무협약과 때를 맞춰 마을별 이장단, 부녀회, 청년회, 체육회 및 이름도 생소한 단체들의 업무협약 환영 현수막 400여 개가 사전에 약속이나 한 듯이 거리 곳곳에 일시에 걸리고, 관변 단체 격인 지역 단체장 협의회 등이 골프장 건설 지지 선언으로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해당 지역 주민 및 청정 구례를 지향하는 군민의 입과 귀를 막고 있다. 더구나 한심한 현실은 업무협정 발표를 기점으로 골프장 예정지의 30%인 16개 필지에서 수십, 수백 년 된 아름드리 외 모든 나무를 베어내는 ‘모두베기’ 벌채 작업이 쥐도 새도 모르게 군사작전식의 속도전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점이다. 지리산 국립공원과 불과 약 200m, 마을과는 약 500m 거리의 청정 임야를 벌채 허가 사항과는 달리 40년 이상 된 소나무뿐만 아니라 활엽수림까지 모두 베어내며 작업 차량 진입 및 작업 공간 확보 등의 이유로 무단으로 경사지 절·성토를 서슴지 않고 있다. 또한 흐르는 계곡물을 메우는 무법천지가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에서 자행되고 있다. ‘모두베기’ 방식의 벌채가 진행 중인 16필지 21만 제곱미터(축구장 30개 규모)에 이르는 벌채지역은 생태·자연도 1등급 산림이 포함돼 있고 일부 필지는 전체가 1등급이다. 생태·자연도 1등급은 생태 경관이 수려하고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자연환경 보전과 복원을 우선하도록 자연환경보전법과 시행령에 명시돼 있고 개발계획을 세우거나 환경영향평가에 활용해야 하는데, 아예 그 증거를 사전에 인멸하고 있는 셈이다. 향후 골프장 개발 인허가를 위해서도 생태·자연도는 필수 고려 사항인데, 그 숲 자체를 깡그리 없애버리고 있는 형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2022년 말 산림자원법이 바뀌어 10ha 이상 대규모 벌채는 사전타당성조사, 20ha 이상은 민관합동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그 시행일이 다가오는 2023년 6월이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를 피하려고 행정지원과 수확벌채란 미명으로 골프장 건설의 장해물인 숲을 시행일 전에 모두 베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무차별 벌목이 진행되고 있는 골프장 예정 부지는 지리산국립공원과 최단 인접 지역으로 생태계에 직간접 영향을 주는 곳이다. 종 구성의 변화가 불 보듯 뻔하다.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수달이나 2급인 담비, 삵의 서식 흔적이 최근까지 발견되고 있으며 수만 송이의 자생 앵초 군락지가 확인되어 보호가 시급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민과 군민이 우려하는 바는 자연재해 발생에 대한 우려이다. 2020년 국지성 집중호우로 구례 ⅓ 이상이 잠겨 재산상 큰 피해를 보았고 현재까지도 지방하천 보강 등의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06년 9월에 나온 <구례 온천CC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해당 사업지구는 산간 지역으로 강수량은 110일, 눈 27일 등 기상 조건이 양호하지 않은 곳으로 국지성 호우에 대한 주의가 요망된 극히 위험한 지역이다. 이렇게 자연재해 취약지역임에도 아무런 대비나 공사 안내판 하나 없이 모두베기로 임야를 절개하고 공사 도로를 불법 개설하여 다가오는 홍수기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예상된다. 또한 해당 사업지구는 <영산강·섬진강 수계 물관리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 규정>에 의해 오염총량제가 시행되는 섬진E 단위 유역이다. 숲 베어내기와 골프장 건설로 인한 홍수 및 오염 유출량으로 섬진강의 오탁도가 증가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에 대한 충분하고도 과학적인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은 졸속 행정과 개발을 위한 파괴의 표본이 된 부끄러운 상황임에도 구례군은 경제 활성화라는 당근과 반대 주민 배제라는 엄포로 군민의 입과 귀를 막고 있다. 해당 시행사는 누구인가? 지리산온천 운영자 K와 그의 아들들이다. 지리산온천의 호황기가 끝나고 코로나 비수기가 되고 건물이 낙후되자 미련 없이 문을 닫아 지역민의 원성을 샀던 인물이다. 더구나 주민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사업권을 인가받아 8년간(2008~2016), 두 차례나 연기를 거듭한 끝에 골프장 시행의 실효를 상실한 사람들이다. 1,500억에 이르는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인허가 사업권으로 기생적 이익을 노린 행위의 결과이다. 이번 경우도 똑같은 의도의 반복이다. 어떻게라도 골프장 사업권을 허가받아 유휴지나 마찬가지인 임야의 가치를 상승시켜 부당 이득을 보려는 속셈인 것이다. 시행사인 피아웰니스는 2022년에 설립된 법인으로 두 아들이 이사로 있고 당해년도 자본이 1억 원도 되지 않는 종이 껍데기 회사이다. 사업비 1,500억 조달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없고 외부유입이나 대출이 유일한 방안이다. 지역민을 위한 정책이나 환경 등에 대한 어떠한 배려나 최소한의 마음도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와 같은 상황임에도 무엇을 믿고 누구를 신뢰하여 구례군은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골프장에 심취하여 골프의 ‘G’ 자만 나오면 업무협약을 하고 일제히 현수막 개점을 지시하고 모두베기 벌채 허가를 내준다는 말인가. 주민들의 뜻을 물어 지방자치를 하라 했더니 자치독재를 하는 것이다. 말로는 친환경 구례요, 자연으로 가는 길이라 하면서 행동으로는 생태를 교란하고 멀쩡한 사람 내쫓는 것이 골프장 건설이란 말인가. 더는 두고 볼 수가 없다. 구례군수는 골프장 건설 업무협약 즉시 파기하고 군민에게 사죄하라. 구례군수는 추가적인 산림 훼손을 막고 원상복구 계획을 수립하여 숲을 살리기 위한 행정을 지원하라. 그것만이 천년만년 흘러갈 구례의 역사와 사람과 동식물에 사죄하는 유일한 길이다. 집권 자치는 짧고, 잘못된 행정의 죄는 길이 남는다. 2023. 4. 20. 지리산골프장을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 문의 : 박홍진(010-3202-6021), 김창승(010-8883-0269), 윤주옥( 010-4686-6547)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위기
    2023-04-21
  • 마고할미를 쫒아내는, 지리산 골프장
    지리산 산신, 마고할미가 깃든 간미봉 능선에 골프장이라니... 지리산 산신이 노할 일이다
    • 지리산 오늘
    2023-04-20
  • [청명 편지 : 참새와 돌] 스스로 재생할 수 있도록
    디자인.칩코 <청명편지, 돌에게> 아아 돌, 괜찮아요. 괜찮을 거예요. 편지에 쓰인 말들로 돌의 하루를 자세히 다 알 순 없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 그저 모두 다 괜찮다고 안아주고 싶어요. 포옹과 온기를 편지에 마음 담아 보내니 잠시라도 눈을 감고 받아주세요. 끈덕지게 늘어지고, 축축 처지는 몸과 마음을 겨우 부여잡고, 밖으로 나와 자신을 세워두는 돌이 안쓰러웠다고 제가 감히 말해도 될까요? 동시에 우리의 펜팔이 멋진 문장을 만들어내기 보다 솔직한 삶의 일부를 들려주기 위한 것임을 상기시켜준 돌에게 위로를 받기도 했고요. 이번 돌의 편지를 보면서 ‘앗 내가 쓰고 싶었던 말들인데, 우리 참 닮았다!’하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나도 비염인인데 그래서 향에 무감했겠구나 하는 뒤늦은 깨우침도 있었고, 바닥과 혼연일체가 되어야만 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도요. 돌의 몸은 좀 더 누워있자고 하는 것 같은데 돌의 마음은 누우면 더 우울해지니 그러지 말자고 하는 것 같네요. 사람들 사이에서 눈을 반짝거리는 돌의 바깥세상과 바닥에 누운 채 별 수 없이 무기력함을 느끼는 돌의 심연이 꼭 낮과 밤처럼 여름과 겨울처럼 꽃과 낙엽처럼 느껴져요. 제가 사는 구례는 지금 벚꽃축제가 한창이에요. 사람들은 정말 꽃을 좋아해요. 여러 꽃들 중에서도 특히 눈이 부실정도로 희고, 화려한 벚나무를, 그것도 한 그루만으로는 모자라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쭉 이어지는 꽃길에 다들 홀려 있어요. 저도 마찬가지로 꽃을 보느라 가던 발걸음을 종종 멈춰서요. 매년 벚꽃축제를 여는 구례에 살게 된 덕분에 꽃을 구경하러 찾아온 손님이라는 뜻의 ‘상춘객’이란 단어를 올해 처음 알았어요.(제 모자란 어휘력에 돌이 너무 놀랐지 않기를 바라요.ㅎ) 단어가 있을 정도로 인간들의 꽃구경은 유구한 역사를 지녔구나 싶었어요. 겨우내 가장 길었던 밤을 지나 해의 시간이 다시 길어지며 찾아오는 봄, 그리고 그 봄에 피어나는 꽃이 반가울 수밖에 없겠죠. 그토록 보고 싶을 만큼 생긴 것도 예쁘고, 꽃비가 되어 떨어지는 모습조차 예뻐요. 그런데 저는 올해 벚꽃을 보며 예전만큼 감탄스럽지가 않더라고요. 사방천지가 벚나무라 벌써 질려버린 걸까? 그건 아닌데, 왜 그럴까? 잠시 고민해보니 올해는 벚꽃 피기 전부터 봄을 알리는 신호들을 이미 많이 만났더라고요. 더욱 세차진 개울물 소리, 꽃씨를 심어둔 모종에 싹이 올라오는 모습, 하루가 다르게 맨바닥을 덮어가는 초록 풀들, 그리고 거기에 핀 좁쌀 크기의 꽃들,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연둣빛 잎이 총총히 뿌려진 모습, 더욱 풍성해진 아침 새소리, 날씬해진 참새 얘기는 제가 벌써 했지요! 이러니 벚꽃만 쭉 줄지어있는 도로가 보기에 예쁘긴 해도 어색해졌어요. 아마 이 어색함은 ‘여기 작은 풀들도 조용히 봄을 알려오고 있었는데..’하는 아쉬운 마음 같아요. 그리고 꽃이 다 지고나면 발걸음을 뚝 끊을 상춘객들에게도 미리 서운한 마음이 들었어요. 누가 봐도 빛나고, 아름다운 것에만 관심 주는 세상에 대한 괜한 심술일까요? 돌, 돌이 바깥에서 느꼈을 의지, 열정, 희망은 돌이 어두운 밤의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해가 물러간 뒤라 눈에 잘 띄지 않아도 분명 돌의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피어나고 있을 거예요. 잠든 새 키가 크는 아이처럼, 꽃이 진 후에 맺힐 수 있는 열매처럼, 빛바랜 이파리를 모두 떨어트리고, 볼품없어 보여도 어느새 꽃눈을 품고 있는 나뭇가지처럼.. 하루 종일 데구르르 굴러다녔을 돌이 비로소 멈춰 선 밤이 그래 보여요. 어쩌면 저는 제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돌에게 해주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신기하게도 우리는 타인을 위한 기도를 할 수 있게 되는 순간 자기의 문제에서 해방되는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솔직한 일상을 공유해주어서 고마워요. 돌의 편지를 읽을 때면 돌이 가진 단단함에 기대어 제가 참 든든했어요. 그러니 좀 쉬면 어때요?! 지리산을 마음 한 켠에 품음으로서 소망하는 세상에 한 발 가까워졌다 말하는 돌의 열정과 희망을, 반짝 반짝 빛나던 순간들을 천천히 더 듣고 싶어요. 그러려면 굴러가는 돌을 곁에 붙잡아둘 수밖에 없겠어요!ㅎㅎ 이번 청명편지는 정해진 주제로 쓰지 않고,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했어요. 하루 빨리 응답을 보내고 싶었나 봐요. 돌도 저도 어제보다 조금 더 평안한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기를 간절히 기도할게요. 편지 쓰기가 힘들만큼 바쁘고 지칠 때면 망설이지 말고, 얘기해줘요 기간을 조정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이만. 짹짹! 2023.4.2. 참새로부터 <참새에게> 참새, 괜찮다는 토닥임으로 시작하는 편지라니.. 제 속에 울음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읽다보니 울컥했어요. 지난 춘분 때 나름 안정을 다잡으며 책상 앞에 앉았고, 그렇게 편지를 쓰며 작은 평화를 찾았었어요. 그럼에도 제 끈덕진 기분들이 여실히 참새에게 다 전달됐나봐요. 편지를 통해 떠나보냈던 걸까요. 2주가 지나 저는 바닥에 딱 붙어있지 않을 수 있게 되었어요. 참새의 편지를 받은 날부터 몇번을 다시 들여보면서, 그때마다 제 상태가 조금씩 달라져 있는 것도 신기해요. 참새, 저의 눈빛과 바깥세상을 또 무기력과 심연을 연결해 일러주고, 낮과 밤, 여름과 겨울, 꽃과 낙엽으로 불러주어 한 번 더 고마워요. 스스로도 믿지 못한 의지, 열정, 희망에 이름 붙여주어 고마워요. ‘볼품없어 보여도 어느새 꽃눈을 품고 있는 나뭇가지’처럼 봄을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할게요. 제 몸의 소리를 그렇게 들어야겠어요. 저로서는 스스로에게 할 줄 몰랐던 벅찬 말들을 참새는 매번 해주어요. 봄이에요. 불이 나고 비가 왔다가 갑자기 추워지기도 하는 이상한 봄이지만요. 저도 상춘객은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봄을 알리는 신호라며 참새가 전해준 신호들을 세 번 곱씹어 읽었어요. 개울물, 싹, 풀, 꽃, 연둣빛 잎, 새소리, 날씬해진 참새까지. 지리산 자락 구례에서의 봄은 이렇구나. 참새가 만나는 봄은 이런 장면들이구나. 열심히 이것저것 떠올리며 읽었어요. 그저, 들려주어 고마운 마음입니다. 저는 얼마 전에 꽃이 빨리 피고 또 지는 일이 왜 문제인지 알려주는 뉴스를 봤어요. 저만 벚꽃이 빨리 폈다고 느끼나 했는데 실제로 그랬나봐요. 오며가며 사진도 찍고 꽃구경을 했었고, “너무 빨리 폈어, 이상해!”라는 친구의 얘기에 “그러게”라고만 답했었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맞았어요. 이른 개화가 꿀벌과 멸종 위기 식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대요. 기온은 빠르게 상승해 나무의 꽃은 일찍 폈지만, 땅속 온도는 천천히 오르기 때문에 땅속에서 월동을 하는 많은 야생벌들이 아직 나올 시간이 아니라는 거죠. 벌은 먹이활동을 할 수 없고, 꽃과 식물들은 그만큼 수분을 못하겠지요. 적어도 내년까지는 영향을 미치는 일인 거예요. 기온이 오르는 것처럼, 위기의 징후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늘어만 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전국적으로 크게 화재가 났지요. 지리산은 괜찮았는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마침 방랑단이 칩코의 일기와 기자회견 소식을 올려준 것을 봤어요. 나무들이 타는 냄새부터 부고 소식까지 20년 사이 최대규모라는 게 느껴져 마음이 무거웠어요. 무엇보다 화재가 자꾸 커지는 죽음의 연쇄를 끊기 위해서는, 숲이 스스로 재생할 수 있도록 놔두는 일이라는 말이 감사했어요. 우리는 매년 산불이 날 때마다 같은 얘기를 하는데 왜 재난은 자꾸 반복될까, 하고 암담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더 선명하게 말해주는 이들 덕분에 다짐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제가 지리산보다는 정부와 (거리 상으로도, 관계에서도) 가까이 있음을 느끼는 지점이기도 했어요. 숲이 어떻게 회복하는지를 자주 들르며 옆에서 본다면, 저도 마음 깊숙이 재생을 믿고 숲의 지혜를 말할 수 있을까요. 특히 근래에 저는 더 많은 이들이 다른 무엇이 아닌 자신의 삶으로부터, 사회-세상을 만나고 반응해온 경험으로부터, 바라는 상으로부터 언어를 만들어가길 바라며 애쓰고 있어요. 다른 이들의 삶에서 우리 사회의 모순, 아픔, 폭력을 보면서 동시에 제 삶에는 그러한 가치를 부여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제 이야기가 정말 다른 생의 목소리와 공명하고 있나하고 물음표를 띄우기도 해요. 그럴 수록 제 가치를 의심하기보다는, 공명하는지 직접 찾아가고 호흡과 소리를 맞춰보고 듣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방랑단이 방구일기를 통해 전해주는 지혜들이 저에게는 응답하고 싶은 이야기들이에요. 저도 이번 편지는 주제와 무관하게 썼어요. 참새와 방랑단의 이야기에, 지구 곳곳에서 나는 소리를 차분히 마주하는 일에 집중했어요. 일찍 도착한 편지를 받자마자 읽고선 쓰고 싶은 이야기를 한 가닥 적고, 다음 날 다시 곱씹고서 또 한 가닥 적고, 그렇게 마지막 날 오늘 완성했어요. 한 주를 꼬박 같이 한 편지를 보내보아요. 서울은 오늘 강풍이 불어 조심하라던데, 일상의 것들은 튼튼한 뿌리로 버티고, 둥둥 떠다니는 잡념과 어려움은 같이 날아가길 바라봅니다. 참새의 평화를 전하며, 굴러가요 데구르르- 4월 11일, 청명, 참새에게 일곱번째,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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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18
  • 쳇gpt에게 구례 골프장의 효과와 문제점에 대해 물어봤다.
    환경 파괴: 구례 지역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으로 유명합니다. 골프장 건설로 인해 대규모의 나무 식재 및 땅 공사 등이 이루어지면서 지역의 자연 환경이 파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 부족: 골프장 운영에 필요한 물의 양이 매우 많습니다. 구례 지역은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골프장 건설 및 운영으로 인해 지역의 물 부족 문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토지 문제: 구례 지역은 농업용 지역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골프장 건설로 인해 농지가 감소하면서 지역의 농업 생산성이 감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역사회 갈등: 골프장 건설로 인해 지역사회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환경 파괴 및 물 부족 등의 문제를 우려하며, 골프장 건설을 반대할 수 있습니다. 경제 효과 미비: 골프장 건설로 인한 지역 경제 효과가 기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구례 지역은 관광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지역으로, 지역 주민들은 관광 산업 발전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골프장 건설은 지역의 관광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 골프장 건설 및 운영으로 인해 일자리가 창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건설 과정에서는 건축업체, 운영 단계에서는 골프장 관리인, 경비원 등의 직종에서 일자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수입 증대: 골프장 운영으로 인해 지역 내 외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방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수입이 증대될 수 있습니다. 관광 산업 활성화: 골프장이 지역에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을 경우, 관광 산업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호텔, 음식점 등 관광 산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 골프장 주변에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지역 홍보 효과: 구례 골프장이 성공적으로 건설되고 운영된다면 지역 홍보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이미지 개선과 함께 지역 내 기업들의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생태계 파괴: 골프장 건설로 인해 지면의 개조, 토목공사, 벌목 등이 이루어져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골프장 운영 시 사용되는 화학 농약 및 비료 등이 지하수나 지표수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 부족: 골프장 운영 시 대량의 물 사용이 필요하므로 지역 물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립공원과 같은 자연 보호지역의 경우 물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할 수 있습니다. 소음 및 대기 오염: 골프장 운영으로 인해 차량 등이 많이 출입하고, 높은 데시벨의 소음과 대기 오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생물 다양성 감소: 생태계 파괴로 인해 국립공원 주변의 생물 다양성이 감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국립공원은 많은 야생동물들이 서식하는 중요한 지역입니다. 민감 지역 문제: 국립공원은 법으로 보호되는 지역으로서 건설과 운영이 엄격히 제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골프장 건설이나 운영에 있어서 국립공원과의 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지리산 오늘
    • 지리산 위기
    2023-04-14
  • [4월20일] 2023년 지구의 날 구례 어린이 기후행동
    2021년부터 올해로 세 번째 지구의 날 구례 어린이 기후행동을 진행합니다. 2023년엔 구례 어린이들 힘을 모아 쓰레기 없는 거리를 만들고, 지구의 날 캠페인을 벌이며, 지구를 지키고 싶은 마음을 모으고자 합니다. 구례 기후위기 단체 협의회(화엄사, 지리산사람들, 구례기후위기행동, 섬지아이쿱, 지구를 위한작은발걸음) 문의 : 문현경 01027513021, mhghg@naver.com
    • 지리산 오늘
    • 기후 위기
    2023-04-14
  • 앵초꽃이 울고 있다
    앵초꽃이 울고 있다 김창승 앵초꽃이 울고 있다. 보라, 눈물을 흘리며 바르르 떨고 있지 않은가! 구례 산동면 사포마을 뒷산, 이곳에 자리 잡고 고향 삼아 꽃을 피우기까지 그 지난했던 세월이 얼마인데 겨우 동족이 모여 한숨 돌리는 짧은 봄이 되자 예고도 없이 무자비하게 베어내는 절단기와 포크레인의 공포스런 소리를 들어보라. 아름드리 소나무가 지리산 전령처럼 빽빽하게 들어찬 50만 평 지리산 산동 숲은 무참하게 베어지며 앙상한 모습으로 토사 먼지가 날리고 있다. 무엇 때문에 군사작전을 펼치듯 이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생명의 숲을 전부(모두) 베어내고 있는가? 우리는 안다. 산속 친구 앵초도 알고 고라니도 둥지 새들도 안다. 골프장 사업권 인허가를 위해 수확벌채란 명목으로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작은 고을에 '골프장 건설 업무협약을 환영'한다는 이장단, 부녀회, 청년회, 체육회… 명의의 프랑카드가 400장 이상이나 약속이나 한 듯이 동시에 걸렸다. 이게 뭔가? 세뇌 작전인가, 찍소리도 하지 말라는 것인가. 자연으로 가는 길이라 하더니 친환경 지역라고 자랑 하더니 이제는 지역 숙원 사업이라며 골프장을 건설하겠다고 예정 임야 내에 축구장 30개 이상의 20 hr의 숲을 무차별로 베어내느라 정신이 없다. 눈이 있다면 가서 봐라.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두 눈으로 쳐다볼 수도 없는 참혹한, 이성도 대안도 협의도 없는 파괴의 현장을… 입을 막는다고, 현수막으로 현혹한다고 커튼 같은 잡목숲 뒤에서 작업한다고 모를 것 같은가! 꽃이 알고 새가 안다. 그리고 말 없는 민초들이 안다. 나쁜 놈들, 벼락이나 처맞아라! 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숲이 사라지고 그 아래 살던 마을도 사라지면 그다음에 무엇이 남겠는가? 골프장에 고용된 주민, 몇 푼 음식값에 영혼을 버린 사람들, 오도 가도 못하고 하늘만 쳐다보는 농약에 찌든 노인들만 남게 될 것이다. 아, 이것이 자연으로 가는 길이었구나. 불과 50m 앞까지 다가온 절단기와 포크레인 소리에 바르르 떨고 있는 앵초꽃이 가엽다. <구례 산동면 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예정 임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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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위기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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