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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의 아동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하동의 아동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교육소멸, 지역소멸을 벗어날 수 없는가 학교를 살리는 것이 지역을 살리는 일이다 하동 지역의 아동 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2021년 4월 기준 하동군에는 27개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있으며 18개의 초등학교(분교 포함)가 있다. 초등학교 4~6학년은 716명, 초등학교 1~3학년은 545명,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5~7세 아동은 329명으로 연령이 낮아질수록 아동 수가 감소하고 있다. 노량초등학교, 진정초등학교, 양보초등학교, 북천초등학교, 화개분교에는 2021년 기준 1학년 입학생이 없으며 묵계분교의 경우에는 2, 3학년 재학생이 없다. 양보초등학교의 경우에는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가 1명이고 1, 2학년 모두 학생이 없다. 쌍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의 경우에는 어린이가 한 명도 없어서 2022년에는 휴원이 확정되었다. 아동 감소가 학교와 유치원 감소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악양초등학교 병설유치원, 2021년도 원아 수는 2명이다. 학생이 이렇게 줄어드니 ‘1면 1교(하나의 면마다 하나의 초등학교)’ 원칙이 무너질 위기에 있다. 학생 수 200명이 넘는 하동, 진교를 제외한 다른 초등학교는 대부분 학생 수가 70명이 넘지 않는다. 하동군 내 지역 불균형이 심각하다. 아동 수가 적은 지역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를 1명이라도 보내 학교를 존속시키자는 쪽과 이미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으니 다른 면과의 통폐합으로 조금이라도 큰 곳으로 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양보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의 경우, 최근 ‘경남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에 지원하였으나 선정되지 못하였다. 이 사업은 초등학교 자녀를 둔 가구의 이주를 통해 폐교 직전의 작은 학교와 소멸위기 마을간의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양보면에 사는 최병용 씨(69세)는 “학교를 살리는 것이 곧 지역 사회 공동체를 살리는 것이고 촌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였다. “양보에 야구장이 있거든요. 실내 야구연습장까지 잘 갖춰놨으니 좋은 선생님을 델꼬오고, 초등학생 유소년 야구클럽을 만들고, 거기에 살 집을 지어 놓으면 좀 오지 않을까?” 라며 내년에도 공모사업에 지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래가 없으면 아동 발달과 교육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 아동 수의 급격한 감소는 아동의 발달과 교육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첫째, 또래 집단이 없으니 친구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또래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니 사회성 발달이 떨어질 수 있다. 둘째, 아동 수가 적으면 교육기관의 돌봄에서 소외될 수 있다. 유치원은 정원이 3명 미만일 경우에 단독으로 돌봄교실을 개설할 수 없다. 이 경우 초등학교 1~2학년과 함께 돌봄이 이루어져 돌봄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셋째, 교육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교원 수는 학생 수에 따라서 결정되는데 학생 수가 적어지면 교원 수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원 수가 감소해도 행정업무는 줄어들지 않아 업무량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사가 수업 외로 해야 하는 업무량이 늘어나면 학생들에게 소홀해질 수도 있다. 하동군에 거주하는 20세 미만의 인구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자표출처: 통계청(2022년 1월 기준) 하동군 인구통계자료 참조 아동 수가 줄어드는 위기를 자연 속 전인교육의 기회로 삼아야 아동 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은 교육의 위기이자 지역소멸의 위기다. 그러나 이것은 역설적으로 경쟁교육이나 학력 중심의 교육을 넘어서 도시와 차별화된 자연 속에서의 전인교육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하동이 가지고 있는 기회의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교육복지를 실현할 교육예산이 충분하다. 교육지원청의 초중고 교육예산 외에 장학재단의 여력도 넉넉하다. 하동군장학재단에는 약 170억 원의 장학금이 예치되어 있으며 올해 예산만 해도 15억 8천만 원이다. 현재 학생 수에 비춰보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둘째, 하동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연과 접하면서 살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도시의 환경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 자연환경을 교육자원으로 삼고 전인교육을 실천한다면 전국의 학부모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넉넉한 교육예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전인교육을 바라는 사람들이 몰려오게 하면 어떨까. 그 힘으로 지역소멸이 아니라 지역부흥으로 나 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학부모는 물론 교육지원청, 하동군청, 하동군민들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김건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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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3-15

실시간 하동 기사

  • 하동의 섬진강 하류는 짜다
    하동의 섬진강 하류는 짜다 섬진강 하류는 목이 탄다. 흐르는 강물이 적다 보니 바닷물이 섬진강 물을 밀어 올리며 강을 덮쳤다. 강물이 짜졌다. 강이 짜지면서 재첩은 살 수 없고, 주변 농경지 지하수에선 짠물이 솟아 하우스 재배가 힘들어졌다. 물이 흐르지 않는 하동읍 흥룡마을 앞 섬진강 모래사장에는 잡초와 잡목이 빽빽하다. 섬진강 생태계가 크게 바뀌었다. 섬진강 재첩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 섬진강 하류의 염분농도 관측소는 섬진강 끝에서 약 3.5km 위쪽인 섬진강대교 아래다. 이곳 관측자료는 하동군청 해양수산과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주마다 평균 염도를 내고 있는데, 2022년 1월 16일~22일 평균 염분농도는 약 20.73‰이다. ‰(퍼밀)은 천분율로 1000개 중에 몇 개가 있는지 표현하는 단위이고, 바닷물은 평균 염도가 35‰이다. 섬진강 하류는 강물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짜다. 2021년 2월엔 30‰까지 올라갔다. 재첩은 염도 5~15‰에서 살고 18‰ 이상이면 폐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니 섬진강 하류에서 재첩은 살 수가 없다. 재첩이 위쪽으로 이동하여 서식하게 된다. 섬진강댐이 생기기 전인 1960년대 초까지 재첩의 주요서식지는 섬진강의 끝 지점인 태인도 부근이었다. 강물이 짜진 1990년대 이후 주요서식지는 15㎞쯤 상류로 바뀌었다. 강폭이 넓은 하구에서 폭이 좁은 위쪽으로 바뀌다보니 재첩 서식지가 크게 줄었고 생산량도 줄었다. 강물은 언제부터 왜 줄어들었는가? 섬진강댐과 주암댐이 섬진강 물을 막았고, 광양 다압취수장에서 섬진강물을 빼갔다. 섬진강은 전북 팔공산을 발원지로 삼고 호남정맥의 큰 산들이 내어준 물로 호남을 거쳐,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과 합수하여 흐르는 강이다. 길이는 무려 223km이다. 그렇다면 섬진강의 끝자락 하동에는 큰 산들이 내어준 물이 엄청나게 흘러야 하는데, 바닷물이 15km 이상 역류할 정도로 물이 흐르지 않는다. 1965년. 임실의 섬진강댐이 준공되면서 위쪽의 강 물을 막아버렸다. 강물이 크게 줄었다. 1991년. 순천의 주암댐과 주암댐 조절지댐이 건설되자 보성강에서 섬진강으로 흘러들던 물이 막혀버렸다. 구례와 하동 경계인 송정관측소에서 잰 강물의 양은 주암댐/주암조절지댐 준공 이전엔 초당 98.09톤이었는데 건설 후엔 초당 49.33톤으로 크게 감소하였다.(자료출처, 건설교통부 <섬진강수계 하천정비기본계획> 2003) 2005년 다압취수장이 하구에서 25㎞ 떨어진 악양면 평사리공원 강 건너편으로 위치를 옮기면서 강물은 더 줄었다. 다압취수장은 광양시와 광양제철소에서 쓰는 물을 하루 최대 40만 톤까지 뽑아간다. 다압취수장은 지금보다 7.2km 아래쪽에 있었는데, 주암댐 건설 이후 섬진강 물이 줄어들어 취수가 어려워지고 바닷물이 올라오자 현재 위치로 옮겼다. 하동의 섬진강 물은 얼마나 흐르고 있는 걸까? 그에 따른 염도는 어느정도일까? 섬진강의 수량을 재는 기준점은 여러 군데인데, 하류의 수량을 재는 주요 관측소는 하동과 구례 경계지점인 구례 송정에 있다. 송정은 섬진강 하구에서 40km 위쪽이다. 여기서 흐르는 물의 양은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영산강홍수통제소에서 공개하고 있다. 구례 송정 관측소에서 흐르는 양은 2022년 1월 16일~22일 평균 초당 약 16.8톤이다. 이 기간 동안 섬진강대교 아래 평균 염분농도는 20.73‰이므로 현재 흐르는 물의 양으로는 염도를 15‰ 이하로 낮출 수 없고 재첩 서식은 불가능하다. \ 재첩들이 줄어들자 어민들도 죽을 맛이다. 2003년부터 어민들은 재첩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왔다. 어민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염해피해대책위 어민측 대표 이명환씨(남, 58세)는 “섬진강 하류에 재첩이 살 수 있도록 해달라. 섬진강댐 방류를 늘리고, 다압취수장의 취수량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상류 곳곳에서 물을 빼 가 버리니 하류에 사는 어민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것이다. 어민들은 댐 방류량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2017년에 6월에 어민 975명이 ‘섬진강 염해피해 관련 탄원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하였고, 이듬해인 2018년 9월에 국민권익위원회의 ‘섬진강하류 염해피해 대책 수립을 위한 집단 고충 민원 조정회의’에서 조정서에 합의하였다. 그 결과 2019년 5월에 섬진강 하류 염해피해 원인조사 및 대책마련 연구용역’을 실시하여 2021년 12월 30일 용역을 완료하였다. 이 용역보고서는 아직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으나 어민대표, 하동군, 광양시, 환경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그 내용에 대해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였고, 2단계 연구용역을 하기로 하였다. 이명환씨는 “재첩이 살 수 있는 환경과 그 대책에 대한 연구용역이었는데, 재첩을 살리는 실질적인 대책이 빠져 있다. 그래서 2단계 용역을 한다”고 했다. 어민들의 요구로 진행된 ‘섬진강하류 염해피해 원인조사 및 대책마련 연구용역’에서는 송정관측소 유지수량을 초당 10.4톤으로 제안하고 있다. 유지수량은 가뭄 때 흘러야 할 물의 양이다. 그런데 현재 16.8톤이 흘러도 염도가 20‰ 이상인데 현재보다 훨씬 낮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섬진강 하구의 생태계를 살리는 데는 어림없는 수치다. 어민들로서는 보고서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 어민들은 재첩 서식환경을 기준으로 유지수량이 책정될 수 있도록 2단계 연구용역을 요청하였고, 2022년부터 5년간 ‘장기적인 재첩생태연구를 통한 실질적인 대책강구’라는 과제로 연구용역을 다시 실시하기로 하였다. 그동안 국가는 강을 관리하는 관점을 ‘가뭄과 홍수 방제, 즉 치수(治水)’를 기준으로 삼았. 그러나 이제 강에 살고 있는 ‘동식물과 주변 환경을 유지 보존하는 생태 환경’으로 서서히 기준이 바뀌고 있다. 이런 점에서 섬진강하구의 재첩 서식환경 개선을 위한 유지수량 확대요구는 당연하다. 섬진강하류의 염분농도를 15‰이하로 낮추면 재첩도 살고, 어민도 살고, 주변 농경지도 살아난다. 하류의 염분농도를 15‰로 낮추려면 물이 얼마나 흘러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 국가의 하천관리기본계획의 방류량 기준으로 포함되면 되는 것이다. “섬진강 상류에서 이곳저곳 물 다 빼가고, 하류에선 먹다 남은 찌꺼기를 먹는 것 아니냐? 하류가 살면 모두가 다 사는 거다. 하류가 살아나게 하천기본계획을 세워달라”는 어민들 요구에 섬진강 관리부처와 섬진강 물을 이용하는 지자체들, 기업들이 응답해야 한다. 왕규식 기자
    • 지리산 오늘
    • 기후 위기
    2022-02-23
  • 남도2대교로 끝나지 않을 욕망
    남도2대교로 끝나지 않을 욕망 더 빨리, 더 쉽게, 더 많이! 남도2대교로 끝나지 않을 욕망 하동군과 광양시의 연결 본능! 그렇게 섬진강은 다리 부자가 된다. 섬진강에 남도2대교가 놓일 예정이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삼거리에서 맞은편 광양시 다압면 고사리 죽천마을을 잇는 교량이다. 현재 광양 매화마을에서 악양 최참판댁으로 이동하는 경로는 지방도 861호선을 이용하여 섬진교나 남도대교를 건너 국도 19호선을 이용하는 것인데, 남도2대교는 이 이동거리를 14.7km, 시간으로는 11분 단축시켜 줄 것이라 한다. 광양 매화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하동 최참판댁을 구경하러 오고 그 반대의 경우도 쉽게 하겠다는 것이다. 국비 99억 원, 지방비 99억 원, 총 198억 원이 소요될 남도2대교. 우리의 혈세를 쏟아붓고, 섬진강의 물길에 손을 대는 남도2대교의 건설이 그럴 가치가 있는 일인지 살펴보자. B/C 0.65, NPV -51.78억원, IRR -1.56%. 한 마디로 ‘경제성 없음’ 정부와 지자체에서 하는 공공투자사업은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경제성 분석을 한다. 남도2대교의 경제성 분석 결과는 편익비용비(B/C) 0.65, 순현재가치(NPV) -51.78억 원, 내부수익률(IRR) -1.56%인데, 이 수치들은 ‘사업성 없음, 투자비보다 회수비용이 적어서 적자가 많이 남’을 의미한다. “기재부나 국토부에서 경제성, B/C가 너무 안 나와서... 이게 꾸준히 교통량이 많지가 않고 축제라든지 아니면 이런 피크철에만 차가 집중되다 보니까 경제성이 안 나와 가지고, 이만큼 큰돈을 주고 할 그게 없다, 그래가지고 저희가 계속 떨어졌죠. 그래서 교량 양식하고 좀 바꿔가지고 B/C를 좀 올려가지고 채택이 된 겁니다” 하동군 건설교통과 담당자의 말이다. 보통 B/C 값이 1이상이어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남도2대교는 수정을 거듭해도 1에 미치지 못했다. 일 년에 한두 달, 11분이라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다리가 수익성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도 남도2대교의 건설이 강행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토교통부와 하동군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동서통합을 위한 섬진강 교량건설 최적화 방안 연구 2014.10 참조) 국토부와 하동군, 전국 교량 간 평균 거리 8km를 근거로 신설 교량 필요 역설 2014년 10월, 국토교통부의 의뢰로 한국교통연구원이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에는 전국 주요 6개 강의 교량 수와 교량 간 인접 최단거리와 최장거리, 그리고 이들의 평균값을 정리한 표가 나온다. 이 표에서 대도시를 흐르는 한강을 제외하고 나머지 5개 강의 교량 간 최단거리와 최장거리를 평균하면 8.1km라는 수치가 나온다. 국토부와 하동군은 섬진교와 남도대교 사이의 거리가 18.9km로 전국 평균치를 훨씬 웃돌고 있으니,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교량을 하나 더 짓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긴 우회거리로 인해 광양시와 하동군 양 지역 간의 왕래와 교류가 어렵다는 것이다. 섬진강대교, 섬진교, 남도대교 등으로 하동에서 광양시로 가는 길은 쉽고 빨라졌다. 신설될 남도2대교를 이용해 악양에서 광양으로 넘어간다고 상상해보자. 거기 무엇이 있는가? 3, 4월 꽃철이 지나면 그 다리를 건너게 될 일이 얼마나 있을까? 광양 시내로 가기 위해 구불구불한 그 길을 선택하게 될까? 8km마다 교량을 놓게 되면 균형발전이 보장되는 걸까? 다리만 있으면 교류는 저절로 활발하게 일어나게 될까? 남도2대교 신설에 대해, 인구수와 교통량에 대한 면밀한 검토, 지역 간 상생을 위한 심도 있는 정책적 고려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계속해서 질문이 꼬리를 잇는 것이다. 축제 시기 혼잡한 교통의 원인은 병목현상, 남도2대교로 해결될 일 아냐 국토균형발전, 동서통합 등의 미사여구를 붙였지만, 결국 남도2대교는 매화축제와 벚꽃축제마다 반복되는 교통체증 현상을 완화하여 좀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적으로 계획된 것이다. 축제 때마다 극심한 정체현상으로 불편을 겪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솔깃할 일이다. 그러나 정말 그 다리가 차량의 원활한 흐름에 도움이 될 것인지 생각해 보자. 문제는 도로나 우회 경로의 부족에 있지 않다. 국도19호선을 4차선으로 확장한 지금은 더욱 그렇다. 축제 기간 동안 차량이 밀리는 이유는 ‘병목현상’ 때문이다. 축제 현장의 입구가 좁기 때문에 한꺼번에 몰리는 차들이 줄지어 늘어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도2대교의 신설은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줄 수 없다. ① ‘제2남도대교’ 건설 예정지 ② ‘화합의 다리’ 건설 예정지 광양시, 매화마을에서 하동 잇는 인도교 ‘화합의 다리’ 구상 중 2021년 2월, ‘섬진강 하천기본계획(변경)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섬진강에 신설될 교량은 총 4개다. 이 중 하동군과 관련 있는 것이 2개, ‘남도2대교’와 ‘화합의 다리’ 이다. ‘화합의 다리’는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매화마을에서 반대쪽 하동을 연결하는 인도교다. 영산강 유역청의 하천계획과 담당자에 따르면, 광양시에서 인도교를 놓겠다며 기본계획에 반영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왔다고 한다. 기본계획에 반영이 되어야 국토교통부의 계획에 올릴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한다. 지자체가 요청하면 무조건 반영해주는 것인지를 물으니, 담당자는 교량 간 평균 거리 8km를 근거로 내세우며 “사업의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러다 전국의 강에 8km마다 다리가 놓이게 되지나 않을는지 걱정이다. 섬진강대교, (구)섬진강대교, (신)섬진강대교, 철도교, 경전철교, 섬진교, 남도대교. 이들 7개의 교량은 섬진강 하동 구간에 놓인 다리들이다. 이제 여기에 남도2대교가 들어오고, 화합의 다리까지 확정된다면 9개의 다리가 놓이게 된다. ‘있으면 좋지’라는 생각으로 섬진강에 무분별하게 건설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만 있는 것은 괜찮은 일일까. 남도2대교가 건설되면 우리에게 주어질 ‘11분 단축’이라는 선물이 황금빛 모래밭을 안고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의 가치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일까. 河東, 강의 동쪽 하동, 우리들 마음과 삶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 섬진강! 그 강을 품고 사는 하동군민들의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이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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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
    2022-02-23
  • 섬진강의 새 _후투티
    겨울을 나고 있는 후투티(여름 철새의 텃새화), 섬진강 하류 송림 상저구 수변공원, 2021 겨울 철새를 마중하고, 섬진강의 물새를 찾아 나선 섬진강 하류에서 나는 섬진강의 탄식을, 뭇 생명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그렇게 절망하여 돌아서는 길에 기후변화로 인해 철새의 텃새화 과정에 있는 후투티Upupa epops saturata를 만난다. 이것이 희망인지! 경고인지! 모를, 그저 생명의 아름다움을 본다. 후투티의 다른 이름으로는 인디언 추장새(후투티가 머리 깃을 펼치면 전통 원주민 추장이 쓰는 모자 장식과 닮음), 오디새(오디 열매를 좋아해 뽕나무밭에서 주로 목격됨)다. 날개깃과 머리 깃이 화려하나 계절에 따라 둘레 환경에 따라 조화를 이룬다. 깃털의 아름다움과 빼어난 자태, 귀여운 행동으로 사랑을 받는 후투티는 우리 나라의 여름 철새이고, 강가의 초원과 농경지, 산림을 오가며 땅 속의 땅강아지, 지렁이 등 곤충류를 잡아먹는다. 봄, 여름에는 주로 애벌레를 잡아먹고 가을에는 수확이 끝난 농경지, 특히 깨밭과 콩밭에서 자주 목격된다. 겨울은 먹이 활동이 가장 어려운 시기인데 강가의 풀밭 및 퇴비장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여름 철새인 후투티는 5월부터 도래하여 번식 후 가을에 돌아가지만, 몇 년 전부터인지 모르나 섬진강 유역 곳곳에, 남도 지역 여러 곳에서 텃새로 살아가는 녀석들을 목격한다. 5년째 섬진강 상류에서 강 하구까지 살피면서 관찰된 텃새화된 후투티 개체 수는 6개체. 중상류 1, 중류 2, 중하류 1, 하류 2. 아마도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름다운 후투티를 만나면 영혼의 상처를 치유 받는 것 같아 행복하다. 이명정 숲해설가.시민과학활동가 .섬진강 강가에 깃들어 옆지기와 함께 섬진강의 생태계, 특히 섬진강의 새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며 <빵 굽는 버딩스테이/북스테이>를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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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
    2022-01-12
  • 신선대에서 신선되기
    박경리 소설 '토지'로 알려진 악양의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구름다기 신선대에 있는데 직접 올라가서 보니, 구름다리도 구름다리지만 다리 입구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출경이 정말 형언할 수 없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신선대'라는 지명 때문일까요? 영상을 확인하고보니 학을 타고 신선대 부근을 지나다 사람들이 구름다리를 건너며 일출을 맞이하는걸 직관하고있는 신선이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일출을 보러 가셔도 좋고 낮에 풍경을 보러 가셔도 좋고 봄여름가을겨울 겨울마다 각각 다른 감동을 준다고 하니 아무때나 가셔도 좋은 곳이 아닐까 합니다.
    • 우리마을
    • 하동
    2022-01-02
  • 신선대에서 맞이한 2022년 새해 일출
    2022년 새해를 맞이하여 가까운 곳으로 일출을 보러 가기로 하였는데 하동과 구례 인근 지역 중에서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악양을 보듬고 있는 형제봉 지맥의 끝자락에 있는 신선대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 못하지만 최근에 해발 900m의 이곳에 길이137m, 폭 1.6m의 출렁다리가 생겼습니다 원래는 2개의 짧은 다리였었는데 철거하고 하나의 다리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무섭지않고 무엇보다 풍경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멀리 금오산과 바다까지 보이는 일출쪽 풍경부터 악양 무딤이뜰을 비롯한 동네가 한눈에 보이고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과 무등산이 잡힐듯이 눈호강을 시켜 주더군요 1월1일 새해 첫날 지리산 자락 끝단에 올라, 지리산 기운을 전해드립니다
    • 우리마을
    • 하동
    2022-01-02
  • 하동 ‘행복버스’에서 행복을 나르는 박덕미 씨
    귓볼에 살랑살랑 바람은 스치고 하늘은 드높이 파랗다. 길 옆엔 코스모스가 하늘과 서로 키재기를 하고 있다. “어디론가 슬며시 떠나볼까?” 하는 생각이 한번쯤은 머리 속을 스치는 가을이 어느새 성큼하더니 벌써 꼬리를 드러내고 있다. 큰 길에 나서보니 “행복버스”라 쓰인 버스가 눈 앞을 횡 스쳐간다. 행복? 저 버스를 타면 행복해질까? 저 버스를 타 고 가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하는 상념이 머리를 스친다. “좋아, 오늘 행복을 한번 잡아보자!” 하동의 농어촌버스인 ‘행복버스’에 다가서면 상냥한 목소리가 먼저 귀를 훔치고 눈가에 새겨진 미소가 마스크 아래 크게 웃고 있는 이모를 만난다. 그녀는‘행복버스도우미’박덕미(54)씨다. 그녀는‘행복버스도우미’로 행복을 실어다 주는 일에 편승한지 9년차되는 ‘행복버스’ 원년멤버다. <행복버스 도우미 박덕미씨> ‘행복버스도우미’ 박덕미씨가 하는 일은 ‘어르신유모차’를 소유한 분들이 버스에 오르내릴 때 일일이 잡아주고 앉으신 후 안전벨트를 매도록 도와드리는 것이다.손님이 제일 많은 장날 큰 짐을 가진 분들을 도와드리고 버스운행 중에는 승객의 안전에 최선을 다한다. 하동소식에 밝지 못한 분들을 위해 최신 뉴스도 전해드린다. 요즘은 급히 병원을 찾아야 할 경우 새로 응급실을 갖춘‘중앙병원’위치를 알려드리며‘회남재걷기’나앞으로다가올‘하동세계차엑스포’ 같은 축제 일정도 알려드린다. 관광객이 내려야 할 목적지와 질문에 답해 주고 최참판댁, 서산대사길, 동정호 같은 주요 관광지 안내는 그녀가 즐겨 하는 일이다. 최근 팬데믹 시간을 지내며 터미널 소독에서 화장실 청소까지 그야말로 일당백 팔방미인의 역할이 그녀가 하는 주요 업무다. 무엇보다 오랜만의 나들이에 깊은 잠에 빠진 어르신이 계시면 깨워서 살고 계신 곳에 내려드리는 일도 빼 놓을 수 없다. 이 일을 오래하다 보니 어느 분이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도 대충 알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어르신들과 대화하는 것이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코로나 땜에 못해요.”라고 아쉬움을 전한다. “예전에 아흔 넘으신 진교의 어르신 몇 몇 분이 나들이 삼아 매일 타셨는데 지금은 안 타신지 오래되고 자주 보이시던 어르신이 안 보이는 일이 제일 안타깝죠. 더운 여름엔 버스가 시원하니까 왕복2500원에 하동 한 바퀴 여행하는 분도 꽤 계셔요. 요즘 같은 계절에 버스 타고 하동 일주하면 가을여행 딱 이죠. 또 초등학생 때부터 버스 타고 다니던 아이가 이쁜 청년이 되어 알바 한다며 만날 땐 정말 반갑지요.”라며 마치 손님 한분 한분이 가족인 것 처럼 말한다. 일녀일남을 키우며 남편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던 주부였던 그녀가 이 일을 시작한 지는 어느새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내다보고 있다. “아들이 장애가 좀 있는데 어렸을 땐 남들과 다르니 학교에서 체벌이 심했고 당시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많아 힘들었어요. 지금은 독립해서 경제 활동도 합니다.” 두 아이가 성인이 되어 독립할 즈음 그녀 는 우연히 군청홈피에서 모집 광고를 보고 응모 하여 이제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 9년 경력의 전문가가 되었다. 그러나 계약직인 것은 처음과 마찬가지다. 하동에서 나고 자란 그녀의 하동 사랑은 누구보다 특별하다. “관광 안내를 위해 하동에 대해 공부도 많이 했어요. 내 고향이지만 하동에 대해 저도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됐어요.”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 제 성격에 꼭 맞습니다. 힘들다기보다는 즐겁고 행복합니다. 가끔 타는 외국인도 도와주고 내년에 있을 ‘ 하동세계 차엑스포’에 대비해 영어도 배 워요. 이 일은 어느새 저의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일이 되었어요. 아침에 일하러 나설 때면 콧노래가 절로나옵니다.”라며행복버스도우미박덕미씨는오늘도 행복 버스에 오른다.
    • 우리마을
    • 하동
    2021-12-27
  • 하동의 미래 먹거리는... 섬진강 모래톱!
    22년 만에 섬진강 모래톱에 굴삭기가 나타났다 하동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하동송림, 평사리공원, 섬진강100리 테마로드, 구재봉 활공장, 고소산성, 스타웨이 등은 모두 섬진강의 모래톱을 기반으로 하는 곳이다. 관광객들은 전망이 좋은 곳에 올라 백운산과 지리산 사이의 협곡에 발달한 모래톱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섬진강의 아름다움에 환호한다. 또한 하동송림, 평사리공원에 펼쳐진 모래톱에 내려가 고운 모래를 즐긴다. 미래 하동 100년 먹거리의 핵심이 바로 이 모래인 것이다.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하동만의 관광 자원인 모래톱이 위협받고 있다. 재해예방을 명분으로 대규모 준설이 강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섬진강 모래채취 영구금지 약속은? 1999년까지 섬진강의 모래톱에서는 굴삭기, 덤프트럭 등의 장비를 항상 볼 수 있었다.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이라는 명목으로 모래를 채취하여 판매하는 이른바 ‘골재채취 사업’을 각 지자체가 앞다투어 시행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2004년 12월 영산강유역 환경청과 섬진강유역 11개 지자체장이 모인 섬진강 환경행정협의회에서 ‘모래채취 휴식년제’의 연장 필요성에 동의하며 ‘섬진강에서의 모래채취를 영구적으로 금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 결의문으로 지금까지 섬진강에서 모래채취는 금지되고, 섬진강은 점차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하천기본계획과 재해복구사업은 과연? 국토교통부는 정기적으로 하천을 관리하기 위해 하천기본계획을 세운다. 하천기본계획에는 하천 내 지구설정, 시설물 설치, 하도정비와 퇴적토 준설등의 사업이 포함된다. 이 기본계획에 따라 하천관리가 이루어지는데, 문제는 하천관리의 기본 방향이 각종 시설물의 설치와 준설이라는 ‘정비’에 있다는 것이다. 하천기본계획에서는 모래를 하천의 일부가 아닌 지장물, 즉 ‘방해가 되어 없애야 할 대상’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두곡지구 재해복구사업 역시 하천기본계획을 기반으로 각 지구단위 사업이 진행된다. 하동군에서 홍보하는 두곡지구 재해복구사업의 목표는 ‘재첩서식지 복원과 홍수 예방’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우리마을
    • 하동
    2021-12-27
  • 랜선여행 - 악양을 소개합니다
    최참판댁으로 이름난 악양을 4k 영상으로 소개합니다
    • 우리마을
    • 하동
    2021-10-06
  • 하동 송림에서 나눈 이야기
    섬진강변의 멋짓 소나무숲. 하동송림에서 숲에 대해 나눈 이야기 입니다.
    • 우리마을
    • 하동
    2021-09-03
  • 지리산 숲속에서 불편한 실험을 시작하다
    감자 (지리산필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지리산에 돌아온 것은 2018년 11월이었다. 부모님이 장기 여행을 떠나며 개 두 마리와 고양이 밥을 챙겨달라는 요청 때문이었다. 3개월간 불무장등의 단풍이 지는 모습을 홀로 바라보며 안식과 위로를 얻었다. 더 이상 취업과 내집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자란 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늙어 죽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내가 사는 곳은 지리산 남부능선의 끝자락 하동 형제봉 아래 ‘회강골’이라는 골짜기에 있다. 2019년 2월, 이곳에 양수발전소라는 두 개의 댐을 짓는 사업설명회 일정이 알려졌다. 계획에 따르면 우리 집은 수몰위기에 처해 있었다.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댐 건설 반대활동을 시작했다. 다행히 하동의 유치계획은 철회되었다. 이 때 나는 하동의 화력발전소 인근 명덕마을 주민들을 처음 만나게 됐고, 고전면의 돈사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전기의 편리함과 육류소비를 누릴 수 있는 배경에는 신규 발전소 건설과정에서의 주민갈등, 발전소인근 주민들의 암 발병, 무책임한 공장식 축산업의 팽창으로 인한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이곳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양수발전소 반대활동 이후 지역의 활동가들과 연결되면서 산내에 하무와 상이, 온빛, 상글을 만나고 교류하기 시작했고, 구례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아라도 함께 만나 이야기하며 우리가 지리산에서 어떤 삶을 기대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일본 미야자키 현의 ‘표주박시장’에 다녀오면서 우리의 기대는 구체화되었다. 표주박시장은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겐고망 가족이 중심이 되어 한 달 동안 전기와 화석연료, 일회용품 없이 살아가는 캠프이자 자급적인 전망을 내놓기 위한 시장이다. 우리는 각자 ‘표주박시장’에서 만난 친구들과 경험들에 관해 이야기 하던 중 하마터면 댐 건설로 잠길 뻔 했던 회강골 계곡에서의 ‘지리산게더링(혹은 캠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지리산게더링은 2020년 6월과 7월에는 2박3일씩 공간에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 준비워크샵을 진행했다. 첫 번째 워크샵에서는 계곡의 돌과 흙을 이용한 화덕을 만들고, 이 화덕으로 밥을 지어먹고 요리를 해먹기로 했다. 두 번째 워크샵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퇴비간과 기존에 있던 생태화장실을 리모델링 하는 작업을 함께 했고, 세 번째 워크샵은 9월19일부터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모일까’라는 주제를 놓고 서클을 열면서 본 캠프를 시작했다. 8월 중순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일정과 참가자들을 어떻게 조율할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9월 1일부터 10월 1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일정은 미뤄졌고, 공개적인 홍보보다는 친구를 통해 초대장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어떤 시기에는 20명 가까운 사람이 찾아올 때도 있었고, 어느 날에는 한명, 두 명 정도 캠프를 지키는 때도 있었다. 지리산게더링은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모임을 추구하고 정해진 규칙이나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초청장에 안내문을 첨부해 우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캠프에는 기본적으로 비건 요리를 해먹는다던지, 성별/장애/연령 등에 기반한 혐오발언을 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식사당번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었다. 계곡에서는 수영을 즐기기도 하고 캠프장소의 뒷산인 형제봉에서 산악열차건설 이슈가 생기면서 산악열차반대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산에 떨어진 밤을 주워 밤조림을 해먹기도 했다. 밤마다 모닥불 앞에 모여 생태적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계획보다는 나의 몸과, 친구들과, 자연의 흐름 속에 한번 맡겨보는 생활이었다. 현재 지리산게더링의 고민은 크게 다섯 가지인데, 장소의 관리에 관한 문제와 먹거리를 사거나 얻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방법, 불과 전기 등의 에너지를 자립하는 것, 그리고 어떻게 하면 지리산을 기반으로 생태적인 네트워크를 만날 수 있을까, 생태적 실험의 장을 어떻게 만들어갈까에 대한 고민이다. 사실 지리산게더링의 실험은 아직 초기단계고, 고민해야 할 지점이 많지만, 해 볼만 한 실험이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즐겁게 이어나가려고 한다. 사람들에게 캠프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명확하게 전달하기 어려웠다. 사람에 따라서는 지리산게더링이 ‘환경캠페인’이라거나 ‘생존캠프’라거나 ‘삼시세끼’라거나 하는 식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사실 그것보다는 자연과, 사람과, 내 몸과 조금 더 연결감을 갖고자 하는 실험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한 번 와보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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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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